마스크맨 우리 아빠 신나는 책읽기 10
배서연 지음, 설은영 그림 / 창비 / 200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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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표지가 무척 재미있지요?

이 책을 보니 작년에 이 책이 재밌다고 끼고 살던 친구의 얼굴이 떠오릅니다. 그 때 꼭 읽어야지 했는데, 또 시간을 많이 놓치고 이번에야 읽습니다. 책은 저학년 동화라 금방 읽힙니다. 그림도 책의 재미를 더해 줍니다. 이야기는 모두 4편인데요, 빠지는 것 없이 다 재미가 있습니다. 그럼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보실까요?

<매미와 햄스터>에서는 뭐든지 해 보자는 실습형 주인공 나와 무엇이든 묻자는 질문형 동생 동이가 나옵니다. 엄마는 수퍼 가시고 동생은 낮잠 자던 틈을 타서 내가 좋아하던 만화영화를 보려고 하는데, 매미란 녀석 때문에 동생이 깨고 맙니다. 우는 동생을 이리저리 달래보려고 해도 잘 되지 않자 형은 매미를 잡아주고, 동생을 위해(?) 매미의 날개를 똑 떼어 버립니다. "매운 맛을 보고 싶으면 또 울어보시지."라고 매미에게 말하는 걸 듣고 동생이 묻네요. "형아, 이거 매워? 먹어도 돼?" 그냥 얼렁뚱땅 이걸 먹으면 노래 못하는 병이 낫는다고 한 것 뿐인데, 노래를 잘 하고 싶은 동생은 결국 그걸 꼴까닥 먹어 버리네요. 이어지는 엄마의 불벼락, 결국 "동생이 실험용 쥐냐?"를 외치던 엄마는 나에게 햄스터를 사 주시네요. (읽어 보면 아시겠지만, 진짜 웃겨요.)

<은지가 벼슬한 날>에서는 은지가 지하철에서 쉬를 한 사건이 소개됩니다. 쉬가 마렵지만, 참으면서 다 와 가냐고 물었더니 엄마는 언제나 그러셨던 것처럼 "조금만 더 가면 된다."라고 그러십니다. 저도 어릴 때 이게 참 이상하더라구요. 가도가도 끝이 없는 길을 어른들은 왜 '조금만!'이라고 표현하는지! 집을 나설 때 쉬를 하고 가자는 엄마의 말씀을 못 들은 척 한 죄로 은지는 쉬가 밀고 나오는 걸 엄마에게 말하지 않은 채 조금만 참아보자고 하지만, 그게 뜻대로 되나요, 어디! 결국 지하철 의자에 지도를 그리고 무안해진 엄마는 은지 손을 끌고 지하철에서 내리지요. 그러고 보니 어제 밖에서 놀다가 쉬를 외침과 동시에 주르륵 싸고는 어기적 거리면서 집에 걸어들어 온 우리집 아이가 눈앞에 척 하고 나타나네요. 카메라 고발이라고 사진 한 장 찍어 두어야겠다고 하니 씩 웃어주던 센스(?)까지 발휘하던 녀석이 크면 이 사진 가지고 많이 놀려 먹어야겠다 생각했지요. 은지는 딱 우리 아이만한 그런 나이인가 봅니다.

<마스크맨 우리 아빠>는 직업을 잃어 새 직장을 얻어야 하는데, 세차원도 괜찮다고 하는 아들의 응원에 힘입어 다시 일을 시작하시는 아빠가 나오십니다. 새벽 일찍 집을 나서셨을 아빠는 일을 마치고 우리집 중강새(나)를 보러 학교로 가지만, 나는 그런 아빠를 청소부 아저씨, 빵집 아저씨, 뚫어 아저씨로 만들고 맙니다. 아빠가 한없이 부끄러워 다리를 다쳐 꼼짝하지 말았으면 하는 바람까지 가지지요. 그러다 정말로 아빠가 학교 앞에서 사고를 만나세요. 뺑소니차를 잡으러 가다가 그만 크게 다치셔서 병원에 입원 하시고 용감한 시민으로 신문에까지 실리시지요. 앞니가 부러져 나와 같은 중강새가 된 아빠는 마스크를 쓰시게 되네요. 이제 아빠가 부끄러운 아빠가 아니라 친구들에게 자랑하고픈 그런 아빠가 되어 정말 다행이죠?

<하느님, 잠깐만요>에서는 천당에 가고 싶은 우리 할머니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진짜 순 국산콩을 판다고 하면서도 수입콩을 반이나 섞어 파시던 할머니는 천당에 가고 싶어 교회에 나가시면서 양심의 가책을 느낍니다. 그렇다고 국산콩만으로 두부를 만들려고 하니 수지가 맞지 않고... 손자가 두부를 2가지로 만들어라고 해서 일이 많지만 그렇게 해 보지요. 그런데, 갑자기 뛰어 오른 순 국산콩 두부를 보고 예전에 만들어 팔던 것은 진짜가 아니었냐면서 손님들이 발걸음을 돌리고 마네요. 천당에 가고 싶어하는 할머니의 마음을 아주 잘 표현해 놓은 정말 멋진 동화였답니다.

우리 반 친구 말대로 진짜로, 정말로, 참말로 재밌는 동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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