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꽃만큼 아름답고 밥만큼 소중하다 - 한 교사의 학교도서관 40년 분투기
이혜화 지음 /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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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교사의 학교 도서관 40년 분투기라는 말이 그대로 팍팍 실감나는 책이었다.

책을 진정으로 좋아하는 분이기에 고민할 수 있었고, 그리고 성공할 수 있었고, 이러한 사례 자료집을 낼 수 있었으리라. 감히 따라하기에는 버겁지만, 선생님께서 앞서 실천하신 일들은 무척이나 감동적이었고, 하나하나 옳으신 말씀이었다.

무에서 유를 창조해 나가신 일들이 하나하나 놀라움으로 다가오며, 입이 쩍 벌어지니 책을 읽는 마음이 부담스럽기도 하였지만, 이렇게 고민하는 분이 계셨음이 참 반갑다.

초등학생부터 아니, 아주 어린 아이들부터 시작해서 좋은 대학가기라는 하나의 목표에 이제는 독서가 도구가 되어 버린 시점에서 주객이 전도되지 않은 독서 교육을 고민한 이야기는 가슴 깊이 남는다.

문제아들의 집단소가 되어 지역 주민들로부터 냉대받던 학교를 평생교육과 도서관이라는 두 축을 세워 주민들에게 다가가서 우리의 학교가 되도록 만들고, 꺼리는 학교 대상 1호에서 보내도 좋을 학교, 혹은 가고 싶은 학교로 만들기까지 모든 길은 순탄하지만은 않았을 것이며, 많은 고민도 있었으리라 생각된다. 그리고 교감으로서 혹은 교장으로서 선생님께서 하신 일도 많으시겠지만, 교사로서 뜻을 같이 하신 많은 분들의 선생님이 계셨기에 화수고등학교 도서관이 전국적인 모델이 될 수 있었으리라 생각한다.

책 안 읽는 머리 다 큰 학생들을 도서관으로 부르기 위해 내민 막대사탕, 늦은 시간의 컵라면, 그들이 좋아하는 만화책, 무협지 등을 갖추어 유인하는 작전 등은 한 해를 돌이켜 결산 해 보아 낙관적인 결과는 없었다 하더라도 아이들에게 책이라는 것을 조금은 가깝게 느낄 수 있도록 해 주는 단초는 되었으리라 생각한다. 그리고 이러한 도서구성은 참 모험적이었으며 용기있는 선택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무엇보다도 케케묵은 도서를 버리지 못해 안고 있는 묵은 도서관이 아니라 끊임없이 장서를 공급 해 주고, 분실의 아픔을 감수하면서까지 끊임없이 지원할 수 있었던 그런 여건이 저절로 만들어졌다기보다는 준비된 작업에 의해 주어진 선물이었음에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말이 딱 들어 맞는다는 생각이 든다.

아이들을 위해 학교의 가장 좋은 명당 자리(교무실)를 도서관으로 만들 계획을 세우면서 그 넓은 공간을 바라보며 좋아 어쩔 줄 몰랐었다는 대목에서 그 마음이 참 와 닿았다. 모든 일에 불평 불만 없을 수 없었겠지만, 뜻을 세우니 많은 도움의 운까지 닿아 큰 재정적 어려움없이 풍부한 지원 속에서 많은 일을 할 수 있었다하니 뜻이 있는 곳에 길이 함께 하나 보다.

자신이 좋아서 하는 일은 힘이 들더라도 즐거우리라. 선생님께서 하신 많은 일들을 간접적으로나마 이렇게 접하면서 참 가슴이 뜨거워짐을 느꼈다. 그리고 책, 꽃만큼 아름답고 밥만큼 소중하다는 말을 가슴 깊이 꼭 새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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