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를 위한 배려 - 어린이 자기계발 동화 01, 엄마와 아이가 함께 감동한 베스트셀러 <배려>의 아동판 어린이 자기계발동화 30
한상복 원작, 전지은 글, 김성신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06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도덕시간에 가르쳐야 할 많은 덕목들이 있다. 질서, 정의, 예절, 공정, 애국... 아이들이 그 의미를 쉽게 받아들이는 것도 있지만, 단어가 가지는 추상성 때문에 여러 예화 자료를 통해서도 그들에게 낱말의 이해를 돕기가 쉽지 않은 경우도 있다. 낱말을 이해하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그러한 생활덕목을 실천하라고 시키는 것은 무리가 아닐까?

추상적인 단어의 책 제목을 가진 책 <<편견>>을 읽으면서 나는 아이들에게 그렇고 그런 이야기를 하는 재미없는 책일거라고 생각했는데, 그 감동이 무척 컸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그 책을 통해 낱말이 가슴에 콱 박혔던 걸 경험했던지라 이 책도 나름 그런 류의 책이 아닐까 기대를 하고 보았다.

배려라는 단어는 아이들이 익히기에는 좀 어려운 단어가 아닐까 싶기도 하다. 하지만, 조금만 쉽게 풀면 "참아라.", 아니면 "입장 바꾸어 생각 해 보아라."가 될 것이다. 이 말은 책에서도 간간히 나오고 있다.

아이들이 싸울 때 그 이유는 그들에게는 굉장한 것이었겠지만, 조금만 더 생각하고 바라보면 참을 수도 있었던(거의가 그렇다.) 그런 류의 문제들이다. 상대의 입장에서 조금만 더 생각한다면 (배려한다면) 교실이라는 곳이 좀 더 평화로워지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항상 자기 잘난 맛에 살던 예나는 6학년 1학기 학급 회장에 이어 6학년 2학기 전교 회장을 꿈꾸지만, 시작부터 삐긋거려 속이 상하다. 지금까지 회장의 자리를 놓치지 않아 자신만만이었는데... 광고회사 일을 하느라 늦은 밤까지 일을 하시고 낮에는 주무시는 어머니를 보는 맘도 편치 못하다. 더군다나 자신이 작년까지도 그렇게 없어지기를 바라던 바른생활 학급 부장에다 전교 차장의 자리까지 맡고 보니 이만저만 속상한 것이 아니다. 하지만, 우혁이는 다른다. 바른생활 전교 부장으로서 아이들에게 뭔가 의미있는 일을 하고 싶어 하고, 장애우 친구를 돕는 일, 아픈 친구 병문안 가는 일, 친구들의 고민을 들어 주고 해결 해 주는 고민상자 설치 등 나름의 방법을 궁리한다. 처음에는 관심이 없다가, 자기 공을 세우기 위해 무언가를 해 보는 것도 괜찮겠다고 예나는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남의 맘을 헤아리지 못해 그들의 맘을 아프게 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예나도 남의 입장을 생각해 보게 된다. 지금까지 한 번도 그래 보지 못했던 자신의 모습을 키워 나가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엄마와의 갈등도 엄마 입장에서 헤아려 보니 그렇게 풀기 어려운 숙제는 아니었다는 걸 생각하게 된다. 예나의 모습은 이제 형식적이고 가식적인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어떤 문제를 해결 해 보려는 적극성을 가지게 되고, 진심은 통한다고 바른생활부의 존폐여부를 결정하는 교무 회의에서 차기 학생회장 후보인 밉살맞은 승호의 엄마의 강력한 입김에도 불구하고 만장일치로 바른생활부는 있어야 한다는데 의견이 모아지게 된다. 예나를 경쟁자로 보고 깎아내리려 하던 승호도 이제는 예나의 자신만만함을 이기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우리 학교 학생들을 배려하는 차원에서의 경쟁을 해 보자는 예나의 이야기는 굉장히 희망적이다. 나라면 이렇게 멋지게 변한 예나에게 나의 귀중한 한 표를 던지겠다.

책을 읽으면서 채인선의 <<아름다운 가치사전>>이 떠오른다. 한 번 더 읽어 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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