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왕 형제의 모험 - 개정2판 창비아동문고 46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지음, 김경희 옮김, 일론 비클란트 그림 / 창비 / 2000년 12월
평점 :
절판


나 카알 레욘과 나의 멋진 형 요나탄 레욘이 펼치는 모험이 정말 손에 땀을 쥐게 합니다. (레욘이란 사자라는 뜻이랍니다.)

언제나 병약한 동생 스코르빤(요나탄 형은 형이 가장 좋아하는 과자 이름을 따 나를 그렇게 불렀습니다.)은 어느 날 어른들의 이야기 속에서 자신이 곧 죽을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사랑하는 형은 이런 동생을 위로하면서 죽게 되면 "껍데기는 땅에 묻히나 진짜의 너는 어딘가 전혀 새로운 세계로 날아가는 거야."라는 이야기와 함께 동생에게 낭기열라에 관한 이야기를 해 줍니다. 낭기열라에서의 시간은 이곳과 달라, 형인 자신이 평생을 살고 그곳으로 가더라도 그곳에서의 시간은 겨우 이틀 정도일 것이고, 이틀 정도 후면 형제는 다시 만나게 될 것이라고 동생을 안심 시키지요. 하지만, 낭기열라로 먼저 떠나는 것은 병약한 동생 카알이 아니라 형, 요나탄입니다. 여기까지 이야기를 들려주고는 아이들에게 왜인지 혹시 정말 궁금하거든, 이 책을 읽어보라며 책을 흔들어 보여 주었습니다. "아앙~ 그냥 이야기 해 주세요. 궁금해서 못 참겠는데요."라는 아이들의 열광적인 반응에 뒷이야기를 해 주고는 무지 후회 했습니다. 이 대목에서 정말 딱 잘라서 이야기 해주지 말았어야 하는 건데 하고 말이지요. 하지만,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할 긴장되는 부분, 딱 끊어서 그만 읽어주기 좋은 부분은 이 책 여러 곳에서 만날 수 있답니다.

사실, 다른 여러 권의 책과 더불어 저자의 이름을 믿고 덥석 책 하나를 더 샀기에 이 책은 조금 뒷전이었습니다. 그저  앞 부분만 잠깐 읽어 보려고 책을 펼쳐 든 것이 그만!!! 책을 읽다가 보니 이 책은 읽다가 덮어 둘 그런 책이 아니더라구요. 어찌나 재미가 좋은지... 아이들에게 22쪽까지 읽고는 그 대목까지 이야기 해 주면서 시작부터 이렇게 재미있는 책은 정말이지 처음 만났다는 이야기를 해 주었습니다. 집에 불이 났지만 침대에 누워서 꼼짝할 수 없는 동생을 생각하며 불길 속으로 뛰어 든 요나탄, 그 동생을 업고서는 불길을 헤치고 다시 나오지 못하고 2층에서 뛰어 내리고 맙니다. 그리고 형은 동생 먼저 낭기열라로 들어 가지요. 아픈 동생도 곧 이어 형을 따라 낭기열라로 가게 됩니다. 아무 걱정도 없이 평화롭기만 할 것 같던 그 곳 낭기열라도 선이 있으면 악이 있다고 모든 선한 사람을 괴롭히는 텡일이라는 악당과 그 악당을 돕는 선한 마을의 첩자 요시스 같은 사람으로 인해 평화롭지만은 않습니다. 하지만 우리 사자왕 형제는 그곳의 평화를 되찾아 주기 위해서 열심히 노력하지요. 목숨을 걸고 말이지요. 우리를 돌보아 주시던 마티아스 할아버지가 적과의 전투에서 돌아가셔서 카알은 상심하지만, 또 괴물(용) 캬틀라로 인해 목숨이 꺼져 가고 있는 형을 보며 새로운 슬픔에 잠기게 되지만.... 할아버지가 먼저 가 계신 낭길리마에 가기 위해 형을 업고 절벽에서 뛰어내리는 동생 카알도 진정한 사자왕입니다.

죽어서 낭기열라, 낭길리마 같은 곳으로 가게 된다면 죽음이 두려울 이유가 없겠지요?

이 책을 읽으면서 동생을 보살펴 주는 정말로 따뜻한 형의 마음과 무조건적으로 형을 믿고 따르고, 의지하는 동생을 보면서 진한 형제애를 느꼈습니다. 동생이나 형, 언니, 오빠로 부터 무언가 피해를 입고 있다고 느끼고 있는 아이들이 이 책을 읽으면서 제가 느낀 이런 진한 형제애에 대한 감동을 느끼고, 자신의 형제를 다시 돌아보는 계기로 삼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아이들에게 지난 번 읽어주다가 만 오스카 와일드의 작품이 있어 오늘 국어 시간에 그걸 마저 읽어 주겠다고 했더니, 그러지 말고 사자왕 형제를 읽어 달라고 합니다. 진도도 한 시간 빠르고 해서 3장 정도까지 열심히 읽어 주다가 나머지 부분은 이야기로 들려 주었습니다. 사부작대며 열심히 듣지 않는 친구들이 있어서 방해가 되어 도저히 못 읽어 주겠다고 했더니 아이들이 저를 대신하여 째려 봐 주네요.

이야기를 다 들은 아이들이 이렇게 말합니다. "아! 지인짜 재밌다."

여러분들도 한 번 읽어 보세요. 진짜 재미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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