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마중 겨레아동문학선집 1
방정환 외 지음, 겨레아동문학연구회 엮음 / 보리 / 199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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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책을 조금씩 읽다 보니 아주 조금 무언가 눈이 틔이는 느낌이 든다. 새로운 작가들을 만나고, 거기다 일제시대 때 우리의 얼을 깨우쳐 주는 글을 자라는 아이들을 위해 쓰신 많은 동화 작가들을 새롭게 알게 된 것은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다.

겨레아동문학선집이라는 것을 살까 말까 망설이다가 우선 1권을 사 보기로 했다. <<엄마 마중>>은 그림책으로 먼저 만났던 터라 책의 제일 뒷 부분부터 읽어 보았다. 그림은 단행본으로 나왔던 그림책과 다르지만, 그 그림책의 아이가 눈에 그려지면서 이야기가 하나씩 펼쳐진다. 2쪽에 걸친 이야기가 이렇게 감칠 맛 나다니! 그림책에 덧붙여진 뒷 이야기가 안타깝다고 하는 분들도 있던데... 이 속에 포함된 여러 이야기들은 단행본의 모습으로 제법 명성(?)을 얻고 있는 것들이 있다. 사람마다 느낌은 조금씩 다르겠지만, 내게도 이 책은 그림책으로 정말 잘 만들어졌다는 느낌을 주는 것도 있고, 이것은 그림이 오히려 글의 이해를 방해한다는 느낌을 주는 것들도 있다. 그림을 곁들이지 않은(아니, 이 책에도 그림이 있긴 하다.) 글 자체로 내용을 씹어 볼 수  있는 기회를 이렇게 만나는 것도 괜찮은 것 같다.

이 책의 방정환 편에 나온 이야기들 중 단행본으로 나온 <<만년 샤쓰>>는 내가 참 좋아하는 글 중의 하나이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방정환 선생님에 대해 이야기 해 줄 수 있도록 방정환 선생님의 어린 시절이 이야기 되어 있어 참고가 많이 되겠다.

또 마해송의 <토끼와 원숭이>는 일제 강점기의 고통받던 우리 민족의 모습을 그려 놓은 듯하나 좀 넓게 보자면 세상 살아가는 모습인 것 같아 오래도록 여운이 남는다.

내가 잘 알지 못하는 작가들도 새로이 많이 만났지만, 그리고 글 말미에 이오덕 선생님의 추천사에서도 여기에 가려 뽑은 것들 중에는 가치 있는 것들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것도 있을 수 있다는 말이 있었지만.... 글을 읽고 무언가 느끼는 것은 독자의 몫이리라. 내가 그냥 별 감흥 없이 읽고 넘어 간 것도 다른 이들에게는 또 자신의 경험과 연결되어 깊은 인상을 줄 수도 있을 테니까. 그냥 있는 그대로 편안한 맘으로 이 책을 만나보면 좋겠다.

이 책을 시작으로 겨레아동문학선집 10권을 모두 샀다. 하나씩 읽으면 좋은 공부가 되리라 생각한다. 또 책을 바라보며 몇 날 며칠동안 뿌듯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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