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과 암탉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168
옐라 마리 지음, 엔조 마리 그림 / 시공주니어 / 2006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닭이 먼절까? 계란이 먼절까? (ㅎㅎ)이 책을 읽으면서 이런 생각이 갑자기 들었다.

글 없는 그림책에 관심을 가지면서 이 책을 구입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닭의 깃털 하나하나를 그냥 쳐다보고 싶게 만드는 책이다. 닭이 달걀을 품으면 21일 만에 병아리가 부화된다거나 하는 설명 하나 없지만, 이 책은 그런 설명을 주절주절 읊고 있는 것보다 더 많은 이야기를 우리 아이에게 해 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어미 닭의 끊임없는 보살핌 속에서 생명이 싹터 점점 더 자라는 모습, 그러다가 결국 부리로 알을 깨고 나오는 병아리. 그 모습을 동그란 눈으로 (경이로운 눈으로) 쳐다보고 있는 어미 닭.

교사의 역할을 이야기 할 때면 줄탁동시의 의미를 되새김질 해 보라고 하시던 전임교 교장선생님의 말씀이 이 책을 읽으니 떠오른다. 이 고사성어는 병아리가 알을 깨고 나올 때 그 어미인 닭이 시기를 맞춰 알을 쪼아 줌으로써 병아리가 보다 쉽게 세상 밖으로 나옴을 의미한다고 한다. 줄은 병아리가 달걀 껍질 안쪽에서 밖으로 나오기 위해 연약한 부리로 내벽을 쪼면서 우는 소리이며 탁은 병아리의 우는소리 줄을 듣고 어미 닭이 단단한 부리로 밖에서 껍질을 쪼아 깨뜨리는 동작이라고 한다.

아이 책을 읽다 말고 뜬금없는 교사의 역할이라... 삼천포로 빠져도 제대로 빠졌다.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이렇게 흘러가는 생각의 흐름을 막을 길은 없다.

일단 이 책을 보면 그 그림의 세밀함에 감탄을 한다. 어른들은 "에게게~ 글자도 하나 없잖아."하고 말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글을 모르는 어린아이들은 제법 혼자 집중해서 이 책을 보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글자가 없어서 오히려 아이와 할 이야기가 더 많을지도 모르겠다.

나는 이 책이 아직도 맘에 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