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책방 길벗어린이 문학
엘리너 파전 지음, 에드워드 아디존 그림, 햇살과나무꾼 옮김 / 길벗어린이 / 2005년 11월
평점 :
절판


<<하하 아빠, 호호 엄마의 즐거운 책 고르기>>에서 이 책에 대한 리뷰가 너무나 책을 읽고 싶게 만들어 책을 찾아 보았다. 그리고 많은 이들이 적은 글을 보고 더욱 이 책을 사야겠다는 맘을 먹게 되었다. 그래서 얼른 샀는데, 사고 나서 보니 학급문고에 이 책이 있는 거다. 방금 전에 결재 했는데... 얼른 결재를 취소하고 예치금을 받고! 내가 가지고 있는 책은 2004년도에 나온 책이고, 가격도 5,000원인데, 이 책은 10,000원이니 상당히 많이 올랐다. 몇 년 사이에 물가가 그렇게 올랐나 싶었다. 그런데, 차례를 다시 보니 이야기가 8개에서 20개로 늘었다. 표지 그림도 내가 가지고 있는 책과 다르고...

사람들이 적은 리뷰가 너무 근사해서, 학급문고 정리 중에 발견한 이 책을 얼른 읽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이렇게 숨은 보물을 찾을 때 신이 난다. 스스로 찾은 것이 아니라 다른 이들의 힘으로 그 책의 가치를 다시 보게 된 거지만, 그래도 괜찮다. 이 책이 재미있는 줄 모르고 지금까지 제대로 대우를 못 해 주어 책에게 잠깐 미안함을 전하는 묵념(?)을 하고! 우리 반 친구들 중에 이 책을 읽은 친구는 1명! 그 아이에게 물어보니 읽다가 힘들어서 관뒀단다. 제법 책을 잘 읽는 친구인데도 말이다. '책에 대한 간단한 설명을 곁들여 주었으니 관심을 가지고 읽을 열성 동지들이 몇 나오겠지!'하고 기대를 해 본다.

중학교 땐가? 친구집에 갔는데, 거실은 책장으로 둘러쳐져 있고, 다락방에는 책이 꽉 들어차 있다고 했다. 그 집을 보면서 참 부럽다는 생각을 했다. 책을 많이 읽지는 않았지만, 많이 가지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참 부자처럼 보였으니! 그리고 나는 우리 아이의 책방을 하나 꾸며 주고 싶은 소망을 가지고 있다. 만약에 이사를 하게 된다면 아이에게 동화처럼 아름다운 책방 하나를 만들어 주고 싶다. 혼자서 콕 박혀서 책 읽을 수 있는 책방석이나 혹은 책그네 같은 것을 만들어 준다면 얼마나 우리 아이가 좋아할까 하고 말이다.

이 책의 작가 엘리너 파전은 어린 시절 '작은 책방'이라는 방을 가지고 있었다 한다. 그 집의 모든 방이 책방이었지만 작은 책방은 그녀에겐 정말로 특별한 공간이었다고 한다. 잘 정돈되어 있지도 않았고, 멋지게 꾸며지지도 않았고 다른 방에서 쫓겨난 온갖 책들이 길 잃은 떠돌이 마냥 있었던 공간! 그 속에서 어린 시절 진짜 보물찾기 놀이를 했을 파전의 축복받은 어린 시절을 그려보니 참으로 부럽기도 하고, 그로인해 이렇게 대단한 작가가 탄생될 수 있었구나 생각도 해 본다.

<보리와 임금님>에서 임금님보다도 보리밭의 주인인 아버지가 황금(보리)을 더 많이 가지고 있다고 믿는 소년에 대한 화풀이로 보리밭을 태우지만, 소년의 손에 꼭 쥐여져 있던 보리 알들은 새로이 열매를 맺고 결국 보리를 태우며 보리보다도 오래 살 것이라고 하는 '라 임금님'의 무덤에 새로운 열매를 맺은 보리 이삭이 임금님의 호화로운 장례식 때 임금님과 함께 무덤에 묻히고, 그리고 수백 수천년 후에 무덤이 발굴 되면서 다른 것은 다 가루가 되어도 보리는 다시 그대로 남아 있더라는 이야기! 진정으로 오래 산 것은 임금님일까, 황금 보리일까?

<달을 갖고 싶어하는 공주님>에서는 달이 갖고 싶어 공주님이 굴뚝에 앉아  우는 바람에 그 눈물이 굴뚝으로 떨어져 굴뚝이 새는 줄 알고 새는 굴뜩에서는 요리를 할 수 없다고 요리사가 요리를 그만 두고, 그 나라의 모든 요리사(가정 주부를 포함해서)가 파업(?) 하고... 누가 공주님을 훔쳐 갔다는 유모의 말에 은그릇 닦는 사내가 은접시가 없어졌다는 이유로 공주님도 훔쳐갔을 거라 의심을 받고, 임금님은 대장에게 체포를 명령하고, 대장은 병사들을 모으고, 집에가서 작별 인사를 하고 오라고 하고... 그러다 그러다 나라가 전쟁의 위험에까지 처하게 된다. 참으로 어처구니 없는 사건의 전개가 어떻게 그렇게 긴밀한 관계를 가지며 전개되고 있는지! 이 이야기에서는 <<모기는 왜 귓가에서 앵앵거릴까?>>라는 책이 떠올랐다. 결국 울기를 그만 둔 공주가 나타남으로써 모든 일은 제 자리로 돌아가게 된다.

<꼬마 케이트>에서는 해 보지도 않은 많은 일들에 대한 금기를 깨트리는 케이트의 이야기가 술술 읽힌다.

<금붕어>에서는 왜 금붕어가 넓고 넓은 바다가 아닌 작은 어항에서 살게 되었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서쪽 숲 나라>는 가장 재미있게 읽었다. <꼬마 케이트>에서 처럼 어린 시절 부모님들은 아이들에게 서쪽 숲 나라는 위험하니 가지 말라 그런다. 그런 소리를 들은 아이들은 가 보지 않고 그런 소리를 되뇌는 어른이 된다. 일벌레 나라 왕자님도 어린 시절의 기억을 가지고 임금이 된디. 가 보지 않은 곳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으나 호기심 또한 있어 그 곳을 가 보려 하지만, 제대로 탐험을 하지 못하고, 신하들이 시키는 대로 다른 곳에서 공주를 찾으려 한다. 그러다 그의 왕비로 가장 가까이 있는 아름다운 하녀 셀리나에게 청혼하게 된다. 결혼하기까지의 이야기가 참으로 재미나게 읽혔다.

<일곱 번째 공주님>에서는 그 나라의 여왕이 되기 위해 평생 머리카락만 기르고 있는 여섯 공주와 머리카락으로부터 자유로운 일곱 번째 공주의 이야기가 나온다. 그런데, 왕비인 어머니는 왜 일곱 번째 공주의 머리를 깡똥하게 잘랐을까? 그녀가 살아 생전 누리지 못한 자유를 막내딸에게 제대로 선물하고 싶어서였을까?

<10원어치 놀이>는 10원을 주운 꼬마 아이가 펼치는 도시탐험이야기라고 하면 될까? 가슴을 졸이며 재미있게 읽었다.

<모란앵무>에서 작가는 무슨 이야기를 해 주고 싶었던 걸까? 할머니의 모란 앵무 점을 본 어린 시절의 아이들은 그 점과 무관하게 자신의 삶을 살았고, 그리고 어린 시절의 그 모란앵무 점을 제대로 기억하지 못한 채 어른이 되어 늙는다. 하지만, 돈이 없어 점을 볼 수 없었던 수잔 브라운은 우연찮게 모란앵무가 준 장밋빛 운명의 쪽지를 받아든다. 그리고 글자를 몰라 그 쪽지의 내용을 알 수도 없었으나 평생토록 소중히 간직하게 된다. 그 점괘의 의미도 알지 못한채로 종이쪽지를 죽을 때까지 평생토록 간직한 그녀에게 그 종이 쪽지가 가진 그 큰 의미는 무엇을 이야기 할까?

어린 시절 엘리너 파전이 누빈 그 엄청난 상상의 보물 창고가 또 다른 이야기에서는 어떻게 제대로 풀어졌을지 다른 이야기들도 사뭇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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