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어주기의 힘

소설처럼 - 우리시대의 지성 5-016 ㅣ (구) 문지 스펙트럼 16
다니엘 페낙 지음, 이정임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04년 4월

'무척 딱딱한 책일거야!'라고 지레짐작하고 꼭 읽고 싶어 사 두고는 손을 대지 못하고 있었는데, 책을 펴 든 순간 저절로 끝까지 읽혀지는 그런 책이었다.

다니엘 페나크는 꽤 이름난 작가라고 하는데 나는 아직 그의 책을 읽어본 적이 없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서는 그의 책을 찾아서 한 번 읽어 보고 싶은 맘이 든다.

강백향 선생님 책에서였던가? 아이들이 책읽기에서 장애를 만나는 경우 중의 하나가 학교에 입학하게 되면 혹은 글을 읽게 되면 지금껏 책을 열심히 잘 읽어주던 부모가 이제는 스스로의 힘으로 책을 읽어야 하지 않겠느냐면서 안면을 바꾸는 일을 만나는 거란다. 그로인해 아이들이 책읽기에서 첫번째의 좌절을 겪게 된다고! 이 책에서도 그런 말이 나온다. 부모들이 그렇게 하여 아낀 15분으로 과연 어떤 일을 하고 있는가 반성 해 보라고!

작가는 책 읽어 주기의 필요에 대해서도 이야기 하고, 그리고 작가는 청소년들이 정말 책읽기를 바란다면 우리가 책읽기를 하면서 누리고 있는 권리들을 그들에게도 허락하라고 이야기 하고 있다.

1) 책을 읽지 않을 권리, 2) 건너뛰며 읽을 권리, 3) 끝까지 읽지 않을 권리, 4) 다시 읽을 권리, 5) 아무 책이나 읽을 권리, 6) 보바리즘을 누릴 권리, 7) 아무 데서나 읽을 권리, 8) 군데군데 골라 읽을 권리, 9) 소리내어 읽을 권리, 10)읽고 나서 아무 말도 하지 않을 권리

그리고 소설은, 그냥 소설로, 소설처럼 읽어라고 이야기 한다.

또 책 읽는 시간은 글 쓰는 시간이나 연애하는 시간처럼 언제나 훔친 시간이라는 말을 한다. 중요한 것은 내가 책을 읽을 시간이 있느냐 없느냐가 아니라 독서의 즐거움을 누리려는 마음이 있느냐 없느냐 하는 것! 사실 나도 결혼을 하고 아기를 낳고 몇 년 간은 책을 전혀 읽지 않았고, 내겐 책 읽을 시간이 없어졌다고 여겼다. 그런데, 이제는 다른 시간들로부터 책 읽을 시간을 적당히 훔쳐낼 수 있게 되었다. 그런 점에서 이 부분에 상당한 공감을 하게 된다.

어린 시절 우리의 졸음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그렇게 열심히 책을 읽어 달라고 조르던 아이(정말 미칠 노릇이다.)가 자라서 책을 읽지 않는 어린이, 청소년이 된다면 그 문제의 원인을 부모에게서 찾아보는 것도 현명하지 않을까 하는 작가의 말에 공감하면서 나는 오래오래 우리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어야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이어 읽고 있는 <<하루 15분, 책 읽어 주기의 힘>>에서도 다니엘 페나크의 이야기는 같은 색깔로 계속 되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짐 트렐리즈가 지은 책이지만!

이러한 책 읽기에 대해 고민하게 하는 책들을 읽으며 내가 내린 결론 중 하나는 독서 지도라는 것! 혹은 아이들이 책을 잘 읽게 도와주는 어른들의 역할이라는 것이 답이 없는 것이 아니라 어떤 공통의 답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가령 아이들에게 책을 열심히 읽어 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는 것, 하나를 이번에 건졌다. 그 도움이란 구체적으로 무엇을 말하는 지는 책을 읽어 볼 일이다.) 제대로 알면 우리 아이들을 제대로 도울 수 있다고 믿으면서 열독 중이다. 

기억하고 싶은 문구 하나는 *교육을 전혀 염두에 두지 않았을 때, 우리는 얼마나 훌륭한 교사였던가!*하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