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표지에서 나는 웬 농부 아저씨일까?하는 생각을 하며(당연 그 분이 옥수수 박사 김순권이라는 사실을 알았지만) 첫 장을 넘겼다. 몇 년 전이던가 아프리카의 수퍼옥수수니, 옥수수로 남북을 잇는다느니 하며 한참 시끄러웠던 적이 있었다. 어려운 가정 형편 속에서도 열심히 열심히 정말 열심히 공부하셨고 그리고 힘들게 일하는 우리 농부들과 굶주림에 고통 받는 아프리카 사람들, 또 흉년으로 배를 곯고 있는 우리 동포들에 대한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마음으로 자신을 내어놓고 연구, 또 연구하신 옥수수 박사님. 어린시절에 책상에서 너무 공부가 하고 싶어 밥상에 다리를 붙여 책상을 만들고, 의자가 없어 고심하던 중 친구들이 학교의 의자 하나를 가지고 오는 것은 도둑질이 아니라 부치기는 바람에 두근거리는 가슴을 안고 의자 하나를 슬쩍하다가 선배한테 들켜 학교 교감선생님께 꾸중과 벌을 받은 사건이 있었다. 모른척 해 주지 않은 선배가 원망스러웠지만 그 때 바로 잡아 주지 않았다면 더 나쁜 맘을 먹으면서 자라게 되었을지도 모르겠다고 추억하셨다. 그리고 3번의 시험에 낙방함으로써 오늘의 옥수수 박사가 있을 수 있었다 한다. 하나는 고등학교 입시-부산 상업 고등학교-에 걸렸더라면 은행 같은 곳에 취직 했을 것이고, 하나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어려운 가정형편에 농협에 취직하여 돈을 벌려고 했으나 거기도 떨어지는 바람에 대학을 가게 되었고, 대학원에 가서 농업경제학과 교수가 되려 했으나 또 떨어졌단다. 여러 시련 속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자신의 길을 찾으신 분이며 자신을 위해서가 아닌 남을 위한 삶을 멋지게 사시는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농사를 짓지 않는 내게는 썩 실감나는 이야기가 아니지만, 배고픔에 고생하던 아프리카 주민들에게는 얼마나 엄청난 일일까? 그래서 명예추장으로 받들기도 했나 보다. 또 아프리카에서 배고픔을 몰아내어 여러 차례 노벨평화상 후보에도 오르셨다 한다. 눈부신 근면 성실함이 오늘의 연구 업적을 낳았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