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로운 은재 사계절 아동문고 100
강경수 외 지음, 모예진 그림 / 사계절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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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절 아동문고 100번이다.

일종의 기획도서다.

이름은 잘 몰라도 작품명을 들으면, 아하! 할 만한 분들이 모여 100번, 101번 동화집을 만들었나 보다.

 

이 책에는

<<거짓말 같은 이야기>>의 강경수

<<순재와 키완>>(읽지 않음)의 오하림

<<잃어버린 일기장>>의 전성현

<<기호 3번 안석뽕>>, <<사랑이 훅>>(요즘 이 도서 아이들 사이에서 인기인 듯)의 진형민

<<걱정쟁이 열세 살>>의 최나미

<<마당을 나온 암탉>>의 황선미

님의 작품이 실려 있다.

 

<정의로운 은재>에서는 하루 세 번 쓸 수 있는 투명 양동이가 나온다.

누군가 정의롭지 못한 일을 하는 이를 발견하면 두 손을 브이로 만든 후 겹쳐서 #을 만들어 악당에게 물바가지를 쏟아 붓는 거다. 은재와 승연이는 단짝이 되어서 정의로운 일을 하며 우정을 가꾸어 가고 있는 중.

그러다가 은재가 친구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는 말을 하게 되고 그걸 본 승연이가 투명 양동이를 은재에게 퍼붓게 된다.

누구의 눈에도 보이지 않지만, 당하는 사람에게는 물이 끼얹어지는 느낌이 드는. 그렇게 해서 정신이 들기를 바라는.

은재는 자기보다 더 나쁜 이가 많은데, 왜 자기에게 이런 양동이를 퍼붓는지 억울하다 생각한다.

양동이는 불공평하기 짝이 없다고 생각한다.

정의로운 은재는 정의로웠던가?

<그날 밤, 홍이와 길동이>는 약간의 패러디 기법을 사용했다.

홍이와 길동이를 합치면 홍길동이 된다.

떡 하나 주면 안 잡아 먹겠다는 호랑이도 나오고.

아버지의 사랑을 받지 못하는 길동이도 나오고.

선녀의 날개옷을 고이 간직하고 있는 홍이 엄마는 홍이보고 하늘나라로 가자고 한다.

다시 돌아오지 않을 각오를 하고 말이다.

"싫어요." 말하는 홍이. 그리고 사슴도 만나고 호랑이도 만나고 길동이까지 만난다.

홍이와 길동이의 이야기가 어디로 튈지 일단 한 번 읽어보시길.

<골목이 열리는 순간>은 황선미님의 작품이다.

약간의 판타지 기법을 가미한 이야기다.

리나는 인터넷에 연재되는 조완 작가의 <아름다운 가면> 27편을 본다. 그런데 그게 순간 나타났다 사라지고 만다.

'27편은 사라진 게 아냐. 넌 이미 이야기 속에 있어.'

알쏭달쏭한 이 말을 한참 들여다 본다.

이 글을 읽는 나도 어쩜 이 이야기 속에 들어있는 지도 모른다.

<살아있는 맛>은 신종 바이러스 이야기다. 코로나-19 공포 속에서 살고 있는 오늘 이야기랑 닮아 있어서 조금은 무서웠다.

이 어두운 시대가 언제 끝나나 싶다가도 이게 끝나더라도 또 다른 비슷한 바이러스의 습격이 있지 않을까 생각하니 마음이 우울해진다. 이런 우울함에 우울함을 더하는 이야기라 반갑지 않았다. 현실 세계를 잘 나타내서 더 그런 맘이 든 거 같다. 밖은 위험하니 밖에 나가지 말라고 하는 부모님. 밖에 나갔다 돌아오지 않고 있는 형. 새로운 바이러스의 숙주로 추측되는 다양한 동물들. 사람들이 동물들을 우리에 가두니 거꾸로 동물들이 사람들을 집에 가두었다는 표현. (동물들을 꺠끗한 사육장에 가두어 키우는 주인은) 고기의 살아있는 맛을 느끼도록 애썼다고 이야기 하는 장면이 나온다. 농장 주인의 말처럼 바이러스와 싸우기 위해 개인 위생 관리를 철저히 하고 소독하면서 깨끗한 환경에 살고 있는 사람들도 살아있는 맛이 날까? 라고 책에서 묻고 있다.

<손톱 만큼의 이해>는 세대 간의 갈등을 이야기 한다. 정치 문제와 엮이면서 한창 지역 갈등이 있었던 때가 있었다. 그게 요즘은 세대 갈등으로 변하는 거 같다.

<바이, 바이>는 좀비 이야기다. 좀비가 된 아이 이야기다. 좀비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깨어있는 아이 이야기. 좀비 소년은 자기 옆의 강아지를 먹고 싶은 욕구를 느끼지만 그 마음을 이겨낸다. 좀비 이야기라니. 하핫^^;; 아이들이 좋아할지도 모르겠다.

이야기 마다에서 하고 싶은 말을 찾으려면 생각을 조금 길게 해야 할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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