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방학 숙제 조작단 사계절 아동문고 103
이진하 지음, 정진희 그림 / 사계절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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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맞게 붙여진 건가? 약간 의문이 들었다.

'조작'이라는 단어가 가지는 부정적인 느낌이 있어서다.

이 책의 세 꼬마 아이는 여름 방학 숙제를 위해 참된 마음으로 노력했기에 더 그런 느낌이 든 거 같다.

방학 숙제! 생각하면 맘이 편치 않다.

시상식이 있는 경우, 방학 숙제를 하느라 저 아이의 방학은 즐거웠을까 의문이 들 정도로 방학 숙제를 위한 방학을 보낸 것 같은 아이들이 있어 마음이 불편하기도 했다. 

어떤 경우에는 아이의 손은 하나도 가지 않은 부모가 한 숙제가 있어서 누가 했냐 물으니 엄마가 했다 하길래...

그럼 이건 전시하기 어렵겠다고, 아무리 못 해도 숙제는 스스로 해야 하는 거라고 돌려 보낸 적이 있었다.

아, 그 때 왜 그랬을까? 눈 딱 감고 받아 두었다 며칠 후 보냈어야 하는데 말이다.

그 어머니, 이 일을 맘에 꼭 담고 서운함을 어느 순간 폭발하셨다.

아이 일기까지 대신 써 주시길래, 그러시면 안 된다고 했는데...

내가 완전 이상한 사람인 것처럼 다다다 자기 말만 하고 전화를 '팍' 끊어서 아직도 안 좋은 맘으로 남아 있다.

주인공 오준보는 방학 숙제 상을 받으면 갖고 싶은 거 하나를 사 준다는 엄마의 말에 흥분한다.

준보로 말하자면, 모범생과는 거리가 먼 캐릭터다.

준보는 절친 구봉이와 방학 숙제에 도전하려 하지만, 상을 타야만 하니 좀 더 다른 대책이 필요했다.

공부만 잘하는 바보 경수와 손을 잡기로 한다.

모범생 경수가 말하는 숙제 잘하는 법은

아빠가 대신 해 주기, 사이트에서 돈 주고 사기 등이 있다.

어째 좀 이상하다. 이렇게 해서 상을 받는 게 맞나 싶다. 

수동적 인간 경수는 영 믿음이 안 간다.

요즘은 방학 숙제 시상식이 많이 없어졌고, 숙제를 위한 숙제도 많이 사라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학날 일기 한 편 써 오지 않는 아이들이 있어서 속을 끓일 때도 많다.

"다 썼는데 잃어버렸어요."라는 말을 들으면 이 아이가 거짓말을 하는구나 싶은 마음에 가슴이 답답해오기까지!

요즘은 인권 침해, 뭐 그런 문제 때문에 일기쓰기 숙제도 없는 경우가 많을 것도 같다.

준보는 여러 가지 숙제 중 3개를 골라서 하라는 방학안내문을 보고 친구들과 함께 어떤 숙제를 할까 궁리하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장난처럼 설렁설렁 하는데, 그 과정에서 아름다운 성장을 한다.

대충하자는 말과는 달리,

세 아이가 방학 숙제를 해 나가는 과정을 보면서 '기특한 녀석들!'하고 마음 속으로 칭찬해 주게 된다.

친구간의 우정이 자라는 과정을 읽는 것도 이 책의 맛이다.

(공부를)잘 하는 아이는 잘 하는 아이 대로 (공부를) 못 하는 아이는 못 하는 아이 대로 방학 숙제를 사이에 두고 무럭무럭 자란다

재미있다, 이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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