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비 이야기
송진헌 글 그림 / 창비 / 200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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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나 삐비 같은 친구 하나쯤 있지 않을까?

잘 대해주지 않아 미안한 그런 친구 말이다.

잘못 한 거 없이 친구들에게 무시 받는 아이.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까마귀 소년>>이 자꾸 생각이 났다.

누구에게도 피해를 주지 않지만 모두가 싫어하는 아이.

아이들이 삐비를 싫어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책에 구체적으로 나오지는 않아 모르겠다.

보통의 아이들과 다른 점이 있다는 정도?

나뭇가지로 자기 머리를 자꾸자꾸 때리고, 그 가지가 부러지면 또 다른 가지로 자꾸자꾸 때린다는 걸로 봐서.

평범한 보통의 아이는 아닌 거 같다.

혼자서 숲속을 돌아다니는 아이.

아이들은 삐비를 피해 다녔지만, 어느 날 나는 삐비와 친구가 되었다.

함께 있으면 마음 편한 그런 친구.

아이들이 나도 피해 다녔지만 삐비가 곁에 있어 외롭지 않았다.

그러다 학교를 가고.

그리고 모든 것이 달라졌다.

친구들과 함께하기 위해 나는 삐비를 멀리하게 되었고, 모른 척 하게 되었다.

다시 혼자가 된 삐비.

그 삐비가 마음 속에 미안함으로 자리하고 있다.

나에게도 삐비같은 미안함을 가지게 하는 친구가 있다.

아니, 말도 한 마디 해 보지 않았으니 친구가 아닌 지도 모르겠다.

(그 친구가 싫어서 말을 안 한 것은 아니고, 나는 너무 내성적이어서 어릴 때는 학교에서 말 한 마디 안 하는 아이였다.)

부족한 것이 많아서 썩 좋아라 하지 않았던 2학년 땐가? 내 짝이 얼굴만 또렷이 남아 미안함으로 남아 있다.

그 꼬맹이는 왜 이유도 없이 짝에 대한 불편한 마음을 가졌는지?

다른 친구들은 괴롭혀도 나는 괴롭히지 않았던 그 짝에게 자꾸자꾸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이 책은 조금 마음이 찌릿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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