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화에서 속담 찾는 엉뚱한 감상법 책상자 속 너른 세상 1
이규희 지음, 지문 그림 / 책상자 / 2020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민화면 민화, 속담이면 속담이어야 하지 않을까?

이 둘을 어떻게 조합한단 말인가?

이거 무모한 도전 아니야?

싶었다.

민화가 속담과 직접적으로 관련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민화의 소재에서 속담을 연결하고., 민화를 설명하면서 속담을 활용했다. 기억하고 싶은 많은 정보를 담고 있는 참 값진 책이다.

참 좋아하는 그림책인 <<피노키오는 왜 엄펑소니를 꿀꺽했을까?>>는 문자도를 이용하여 만들어진 그림책인데,

거기에 등장하는 죽준이니 할미새니... 하는 것들이 민화를 해석해서 나온 것들이라는 것을 이 책을 통해 알 수 있어

작품 이해에도 도움이 되었다.

이 책에는 50개의 민화가 소개되고 있다. 한 민화당 2개의 속담이 연결되어 있으니 속담은 100개가 되겠다.

잘 알려진 속담도 있지만 생소한 속담도 있다.

속담을 알려주는 새로운 방식의 도전! 멋지다.

민화란 조선시대 이름없는 화가들의 그림이다.

(아주 오래 전부터 그려 왔지만 조선후기에 대유행을 했다고 이 책에서는 소개하고 있다.)

글의 시작에 앞서 민화란 무엇인지, 속담이란 무엇인지부터 소개하고 있다.

민화의 종류로는 화조도, 어해도, 호작도, 십장생도, 산수도, 신선도, 풍속도, 고사도, 유교문자도, 책가도, 무속도, 백수백복도가 있다.

익살스러운 그림 속에서 조상들의 풍자도 만날 수 있다.

속담은 쉽고 짧은 말 속에 조상들의 생각, 지혜, 생활 모습을 담고 있다.

<효자도>는 추운 겨울에 부모를 위해 얼음을 깨고 잉어를 잡아 드렸다는 이야기, 더운 날 부채질을 해 드린 이야기, 한겨울에 죽순을 따다 드린 이야기 등이 그려졌다고 한다. 이러한 장면 장면을 <<피노키오는 왜 엄펑소니를...>>에서 만날 수 있다.

문자도에서 '제'자에 아가위 꽃송이와 할미새가 등장하는 이유 설명도 재미있다.

시경에 의하면 '아가위 꽃송이 울긋불긋하도다. 지금 세상사람 가운데 형제만 한 이가 또 있는가?'

'할미새가 들판에서 바삐 날아도, 형제가 위급할 땐 서로 돕는 법이다.' 라는 말이 나온다고 한다.

이를 바탕으로 '제자도'에는 두 소재가 사용되었다고 한다.

상상의 동물 용은 여러 동물들의 조합으로 이루어져 있다.

중국의 어느 책에 의하면 머리는 낙타, 뿔은 사슴, 눈은 토끼, 귀는 소, 목덜미는 뱀, 배는 큰 조개, 비늘은 잉어, 발톱은 매, 주먹은 호랑이를 닮았다고 한다.

봉황에 대한 설명도 재미있다.

수컷은 '봉'이요, 암컷은 '황'인데 용과 마찬가지로 봉황도 상상의 동물이다.

닭의 머리와 제비의 부리, 뱀의 목과 용의 몸, 기린의 날개와 물고기의 꼬리를 가진 동물로 아주 상서롭고 아름답게 그려지고 있다. 그런데 기린의 날개라니? 기린이 날아다니는 동물이었던가? 하고 고개를 갸우뚱 하고 있는데 다음 페이지에 자세한 설명이 나온다.

민화의 기린은 우리가 알고 있는 기린과는 다르다.

이 또한 상상의 동물로 '기'는 수컷, '린'은 암컷으로 늘 암수 한 쌍이 같이 그림 속에 그려진다.

기린은 살아 있는 풀은 밟지 않고 살아 있는 생물은 먹지 않으면 날개가 있어서 천리를 달릴 수 있는 매우 상서러운 동물이다.

문자도 중 가장 유명한 문자도는 '효제문자도'이다.

유교의 중요 가르침인 '효제충신예의염치'를 그린 것으로 <<피노키오는 왜 엄펑소니를...>>에서도 이 내용을 만날 수 있다.

해, 산, 물, 돌, 구름, 소나무, 불로초, 거북, 학, 사슴을 그린 십장생도, 삼국지 이야기를 그린 <삼국지연의도>, 서포 김만중의 작품을 다룬 <구운몽도> 등 다양한 민화를 만나보는 재미가 있다.

이 한 권의 책 속에 정말 많은 정보들이 가득하다.

재미있게 읽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