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아기 권정생 동화집 1
권정생 지음, 이기영 엮음, 신현아 그림 / 단비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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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정생 선생님이 2007년에 어머니 사시는 나라로 떠나셨으니 시간이 제법 흘렀다.

선생님은 안 계시지만 선생님 이야기를 다룬 책들은 계속해서 출간되고 있다.

인물 이야기나 비평서들은 이해가 되지만, 동화책들도 새로 출간되고 있어서 이상하다~ 생각한 적이 있다.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작품들을 정리하면서 새롭게 묶어 책으로 내기도 하고,

선생님의 동화가 그림작가를 만나 새로운 옷을 입고 다시 출간되기도 하나 보다.

<<강아지 똥>>!

우리나라 어린이 치고 이 책 읽지 않은 어린이는 없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책이다.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이 책의 유명세는 그 자체의 작품성에 있곘지만, 

그림작가의 역할도 상당했다고 생각한다.

특히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되어 더욱 널리 알려지지 않았겠나 싶다.

그런 점에서 널리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새롭게 태어나서 많은 이들의 가슴에 살포시 내려 않을 이야기들은 얼마나 많을까 싶다.

이 책에 실려 있는 <밀짚 잠자리>만 해도 얼마 전에 그림책으로 읽었으니 말이다.

이 책은 중학년을 타겟층으로 하지 않았을까 생각이 들었는데 알라딘에서는 1-2학년용으로 설정해 두었다.

모두 4편의 이야기가 있다.

 

<빌배산에 눈이 내리던 날>의 빌배산은 은 권정생 선생이 오르시곤 했다던 빌뱅이 언덕을 가리키는 말인 거 같다.

낯을 가리던 선생님이 사람들이 찾아오면 빌뱅이 언덕에 숨어서 한참만에 내려오셨다던 그곳을 직접 밟아보았던 때가 떠오른다.

권정생 선생님 사후 유품 정리 중 발견했다던 손으로 쓰고 그림을 직접 그렸다던 동시집도 묶여서 책으로 나왔고,

그 중 또 몇 편은 시그림책으로 탄생되기도 했다.

<빌배산에 눈이 내리던 날>에서 아기 늑대들에게 엄마가 들려주는 아빠 늑대의 어린 시절 이야기가 참으로 재미있었다.

코에다 늑대 오줌을 발라가지고 한 번 팔짝 뛰니까 사람으로 둔갑을 했다니!

그렇게 어린 아이의 모습으로 어린 아이들이 사는 마을에 내려갔던 날은 눈이 내렸던 날이었다.

아빠의 모험 이야기를 들은 아가 늑대들도 사람이 되어 마을로 놀러가고 싶어하고

엄마는 위험하니 안 된다 말리고.

선생님은 사람으로 둔갑한 아기 늑대 보거들랑 모르는 척 사이좋게 놀아주라 당부하신다.

 

<외딴집 감나무 작은 잎사귀>에서 가을에 떨어진 감잎이 봄에 다시 떨어진 그 자리에 갖다 붙기를 소망하고 있다.

봄이 되면 그 자리에는 파릇파릇 새잎이 날 것인데도 말이다.

남쪽 두 번째 가지 끝 가지는 내 꺼라고 우기는 작은 잎사귀에게 냉이는 고집통 임금님 같은 소리 하지 말라고 한다.

그 임금님은 임금 자리를 천 년 만 년 자기 것으로 알고 버티고 앉았다가 어느 날 갑자기 죽어 버렸다고 이야기 한다.

이 동화는 박정희 18년 장기 집권이 끝난 후 쓴 동화라고 한다.

 

<밀짚 잠자리>에서는 세상을 알기 위해 모험을 떠나는 잠자리가 나온다.

배고파서 하루살이를 잡아 먹는데, 배가 빵그랗도록 먹은 것을 배가 고파 자꾸자꾸 잡아 먹은 것을 생각하며 눈물을 흘린다.

하루살이들이 자기 보고 도깨비라고 한 것에 대해서도 생각해 본다.

이 세상은 예쁜 것도 있고 미운 것도 있고 재미있는 것도 있고 무서운 것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기 슬프기도 하고 말이다.

세상을 알아가는 어린 잠자리의 이야기는 그림책으로 한 번 더 만나보는 것도 좋을 거 같다.

 

<새해 아기>에서는 온 동물들의 축복 속에서 하느님 손에서 오물오물 모양을 갖추고 태어나는 아가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1974년, 가난하고 슬픈 우리나라에 태어난 아기들이 이 세상을 아름답게 가꿔 나가길 바라는 간절한 마음을 담은 동화라고 한다.

 

엮은이 이기영님의 친절한 해설을 통해 작품들을 조금 더 이해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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