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동생이 수상하다 사계절 아동문고 88
성완 지음, 방현일 그림 / 사계절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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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씩

내가 모르던 작가의 작품인데,

잘 알려진 거 같지 않은 작품인데.(나만 모르고 있었을 수도 있다.)

그 작품이 마음을 크게 울리는 경우가 있다.

이런 작품은 저 깊은 곳에서 보석 하나를 캔 듯한 느낌을 준다.

이 책이 바로 그런 책.

최근에 읽은 책 중 으뜸이다.

철거를 시작한 동네에 아직 터를 지키고 있는 민영이네가 산다.

민영이에게는 파워 레인저를 좋아하는 동생 민국이가 있다.

민국이는 파워 레인저의 짝퉁 호빵 레인저다.

남자 아이들은 어릴 적 파워 레인저 앓이를 한 번씩 하는데, 요즘 아이들도 그런지 모르겠다.

마트에서 산 파워 레인저 전화기 들고 망토 두르고 열심히 뛰어다닌 아이, 우리 집에도 한 명 있었지.

그 아이 조금 더 자라서 정말로 스파이더맨이 되고 싶다고 진지하게 이야기도 했었는데.

 

민영이의 집에는 척은혜가 세들어 산다.

착한 척, 예쁜 척, 즐거운 척, 괜찮은 척……. 그래서 나는 권은혜척은혜라고 부른다. (13)

척은혜랑 민영이의 관계는 썩 좋은 편이 아니다.

친구의 괴롭힘에 굴하지 않고, 당당히 맞서는 민영이는 척은혜의 '척'이 마음에 들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야기가 전개되면서 이들 사이의 갈등도 멋지게 해결이 된다.

 

이 이야기는 비극이다.

감수성이 예민한 어린이라면 이야기를 만나게 되면 눈물 한 방울 정도는 찍을 것이다.

 

민영이가 조금 귀찮은 일이 생기면 호빵 레인저 민국이를 파워 레인저라 추켜 세우며 심부름을 시키기도 하는데

민국이는 정말로 정의의 사도처럼 길고양이들을 보살피면서 호빵 레인저로서 눈부시게 활약한다.

 

미래의 민영이가 어린 시절 동생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타임 슬립하는 장면도 나온다.

 

폭풍우 치는 밤, 철거 중이던 쓰러져가는 이웃 집에서

위험에 처한 고양이를 온몸으로 안아 지켜 준 민국이가

거꾸로 신은 운동화는 마음 속에서 오래도록 남아 그 아이를 애도하게 할 것이다.

 

감동이 있는 동화!

이 동화가 널리 읽히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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