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엔 할머니 한마리가 산다
송정양 글, 전미화 그림 / 상상의집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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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이 제목을 보고 깜짝 놀랐다.

아무리 노인 경시가 하늘을 찌른다고 하지만,

어린이 책에 붙은 제목이 이래도 되는가 하고 말이다.

그리고 자세히 보니 여기서 할머니는 사람이 아니라 '개'였다.

그러니까 '한 분'이 아니라 '한 마리'였던 거고.

프랑스였던가?(나라이름은 정확하지 않다!)

얼마 전 읽은 기사에 코로나로 인해 반려동물의 인기가 치솟고, 실제로 많은 가구가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맞아들였는데,

일상을 다시 회복하면서 그 동물들이 다시 버려지고 있다고 했다.

아이들은 동물을 좋아하고, 소유하고 싶어한다. 

키우게만 해 주면 목욕도 다 시키고 똥도 오줌도 다 치우겠다고 조르던 아이들도

이내 그 일을 엄마에게 미루는 경우가 많다.

조카는 사춘기 시절 개를 키우게 해 달라고 단식 투쟁을 벌였고,

언니는 그걸 이기지 못해 푸들 한 마리를 가족으로 받아 들였다.

아들 둘 엄마는 그렇게 '까미'의 엄마가 되었고, 우리 딸래미로 키우고 있다.

동물을 키운다는 것은 엄청난 책임감을 필요로 하는 일이다.

'나' 보다 나이가 두 배나 많아서

똥도 아무 데나 싸고 더 이상 귀엽지도 않은 할머니 개 보다는

친구네에서 이제 갓 태어난 흰둥이 강아지가 가족이 되었으면 싶은 마음에

할머니 한 마리는 '나'의 눈에 들어오지도 않는다.

아기였던 나의 위험을 엄마에게 알려 구해 주었던 할머니는

마지막까지 나를 지켜주었다.

내 목숨을 두 번이나 구해주고 무지개 다리를 건넌 할머니. 

아이들에게 이별은 먼 이야기다.

특히 죽음은 만나더라도 쉽게 실감하기가 어렵다.

나도 어릴 때 외할머니가 돌아가셨지만, 오래 앓으셔서 그런지 슬픔이 뭔지 잘 몰랐다.

이야기를 통해 아이들은 동물을 가족으로 맞아 들이는 것에 대한 책임감에 생각해 볼 수 있을 거 같다.

그렇게 관계맺음으로써 가족이 되고, 가족으로서 맞이하는 이별이 갖는 슬픔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을 거 같다.

오랜 시간 함께한 할머니를 보내게 된 아빠의 슬픔을 위로하는 '나'는 이별을 통해 조금 자랐다고 보아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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