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산 할매와 나
윤구병 지음, 이담 그림 / 휴먼어린이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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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산공동체학교를 꾸리고 계신 윤구병님의 글과

<<폭죽 소리>>, <<곰이와 오푼돌이 아저씨>>의 그림을 그렸던 이담님이 만나 완성된 작품이다. 

여기서 말하는 '당산 할매'는 마을 앞의 아주 커다란 나무를 말한다.

마을 어르신들은 그 큰 나무가 '당산나무'는 아니라고 하셨지만

윤구병 선생님의 마음 속에서 당산할매로 자리잡았고,

그 나무를 통해 마을 학교 이야기를 조금 들려주신다.

어렸을 때 우리 마을에도 아주 커다란 나무가 있었고, 우리는 그 나무를 당산나무라 불렀다.

'당산나무'의 의미를 모르는 채 큰 나무를 그렇게 부르나 보다 생각했더랬다.

이 책을 읽으면 자급자족하는 공동체의 삶을 지향하며 서로 배우면서 사는 학교인 '변산 공동체 학교'를 만나 볼 수 있다.

이곳은 아이고 어른이고 모두 학생이고,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곳이다.

하기 싫은 일을 아이들에게 억지로 하게 시키지 않는다고 한다.

이 말은 그저 편하도록 교육하겠다는 의미가 아니라

하고 싶은 일들을 많이 만들어주는 그런 살아있는 교육의 의미가 아닐까 하고 조심스럽게 짚어 본다.

다행복학교(부산의 혁신학교 명칭)에 근무하다 보니 '다행복지구'니  '마을공동체'니 하는 말들도 만나게 되었다.

그 기원이 닿은 곳이 바로 변산공동체학교가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들지만,

두 페이지 정도의 설명만으로는 '변산공동체학교'를 이해하기란 쉽지 않을 거 같다. 

관련 책도 있을 거 같으니 찾아보아야겠다.

자연 속에서 살아가는 아이들의 건강성이 느껴졌고, 

그림의 웅장함이 좋아 다시 되돌아가 그림만 읽어 보기도 했다.

그림으로 만났지만 그곳에 잠시 머무르는 느낌이 든다.

당산 할매의 뿌리에 걸터앉아 등을 보이고 있는 이는 누구일까?

그 마음은 어디에 가 닿아 있을까?

내 마음도 따라 고요해지는 느낌이다.

마지막 장면에서 당산 할매에게 절을 하고 배낭을 메고 떠나며 다시 못 뵐지도 모른다고 인사하는 걸로 보아

윤구병 선생님이 다른 곳으로 터를 옮기셨다는 말인지 모르겠다.

그 분의 다른 이야기들이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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