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가족의 고향 - 2020 칼데콧 아너상 수상작 꿈터 지식지혜 시리즈 69
켈리 스탈링 라이언스 지음, 다니엘 민터 그림, 김선희 옮김 / 꿈터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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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즈라 잭키츠의 책을 읽었을 때 

어린이 책에 흑인 소년을 주인공으로 삼은 것이 특이한 점이라고 한 설명을 읽었었다.

아이들과 책을 읽기 시작한 초창기에 만났던 글이었으니 그로부터 20년 세월은 흐른 거 같다.

이제는 이러한 일들이 더이상 낯설고 신기한 일이 아니다.

온통 흑인 아이들이 나오는 이 책이 2020 칼데콧 아너상을 받은 책이라 하니

세상의 불평등은 그 이전 보다는 더 나아졌다고 조심스럽게 진단해 볼 수도 있을까?

(하지만, 여전히 모든 면에서 가야 할 길은 멀고, 완전한 평등이란 닿지 않을 세계라는 생각이 들어 씁쓸하다.)

이 책은 흑인과 백인과의 차별을 다룬 이야기가 아니다.

이야기 속에 차별의 과거는 있지만, 그것이 이야기의 중심은 아니다.

그것을 이겨내고 이 땅의 주인공으로 살아가고 있는 이들의 이야기다.

에즈라 잭키츠의 그림책 소년이 세상의 주인공이듯이

이 책의 인물들 또한 세상의 주인공이다.

 

시골 할머니 집에 온 가족이 모였다.

가족들은 돌아가신 할아버지를 추억하고, 부모님과 삼촌의 어린 시절을 추억하고,

그렇게 현재와 이어진 과거 속에서 현재를 살아가는 용기를 얻는다.

 

-내 마음의 소리를 잘 들어보렴.

-가족보다 소중한 건 없단다.

-너도 할아버지, 할머니 눈을 닮았어.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걸어온 발자취, 살아온 과거 속에서 가족의 역사를 발견하고

가족 행사에서 조상들이 살아낸 시간을 이야기 한 소년 릴 알란.

아프리카에서 붙잡혀 사슬에 묶인 채 배를 타고 와서

노예 생활을 하던 땅에서 새로운 길을 내며 꿈을 키웠고

흑인 차별 정책에 맞서 싸웠으며

그렇게 가족을 일구어 행복한 시민으로 우뚝 설 수 있었음을 릴 알란은 알고 있다.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이 살아낸 삶을 통해 차별을 알아차리는 것이 차별을 없애는 시작이라고 옮긴이는 말한다.

이 책은 수상작이라는 타이틀에 맞게 그림이 아름답고 의미있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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