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예술신서 48
김태웅 지음 / 평민사 / 2005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영화를 보고 돌아온 뒤 그 감동에 취해 부랴부랴 영화의 원작을 찾았다. 그리고 원작을 보게 되었을 때 내 머릿속은 빠르게 영화와 비교해 나가기 시작했다. 영화와 원작은 같으면서도 달랐고, 다르면서도 같았다. 누구의 시점으로 보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모습으로 다가왔다.

'이(爾)'라는 말은 왕이 신하를 높여 부르던 호칭의 하나로 이 책에서는 궁중광대 공길을 연산이 부를 때 쓰는 말이다. 그렇게 궁중광대 공길은 임금 연산의 총애를 한몸에 받았는데 더욱 놀라운 사실은 그가 실제로 존재했던 인물이라는 것이다. 이처럼 이 책은 실존했던 인물들과 배경을 새로운 시각으로 보고, 하나의 작품으로 허구화 시켰다.

장생과 공길은 절친한 친구이자, 실력있는 광대였다. 그러나 둘의 인생을 지향하는 방식은 전혀 달랐다. 장생은 광대로서 천하게 살더라도 자유로움과 광대다움을 추구하는 반면 공길은 권력에 의지해 천함을 극복하고 편하게 살고자 한다.  그렇다고 공길이 권력에 무작정 편승하고 편하게 살았냐고 한다면 그것도 아니었다. 그의 인생은 순탄하게만 돌아가지도 않았고 그저 흐르는 물처럼 그렇게 마냥 흘러 흘러갔을 뿐...

그처럼 장생과 공길은 인생을 지향하는 방식은 전혀 달랐으나 둘은 천상 광대였다. 바람과 같이 자유롭고, 세상을 풍자하는...그들은 광대로서 살았고, 광대로서 죽었다. 그렇게 한 시대를 바람처럼 살다 바람처럼 갔다.

이 책과 영화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건 역사를 보는 시각이었다. 역사란...언제나 승자에 의해서만 쓰여졌기에 패자는 언제나 악한이고, 그릇된 존재였다. 우리 역사에 폭군으로 유명한 연산군의 미치광이 같은 행위를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과 일국의 군왕으로서의 느낀 고통과 번뇌와 함께 표현함으로서 더많은 감동과 안타까움을 가지게 했다.

한바탕 꿈과 같은 인생...그렇게 자유로운 광대처럼 내 소신대로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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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leinsusun 2006-01-15 1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왕의 남자> 원작이 있군요.
전 아직 영화도 안봤지만.... ^^. 영화 원작이 된 소설들에 관심이 많거든요. 저도 읽어볼께요.^^

어릿광대 2006-01-15 19: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세요^^ 영화도 보시구요...참고로 이건 희곡이라는 거 잊지 마시고요...둘을 비교하면서 보면 재밌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