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 이 달에 읽은 책들



총 13권의 책을 읽었다.


<침묵>은 읽을 결심이 나지 않아 뒤로 밀리게 됐고 대신 <조선총독부박물관과 식민주의>를 읽었다.

어려웠던 책은 중국철학사(상)이었다. 하지만 읽을 만한 가치는 있었던 책이었다.

기대 이상을 충족시켜준 책은  <만주족의 역사>였고 <이욘 티히의 우주일지>는 흥미롭고 재미났던 책이었다.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는 증언이 가지는 힘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되었다. 다만 이것이 실효성이 있으려면 학문적으로나 제도적으로 각고의 노력이 이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토지> 1권은 오디오북으로 완청했다. 이제 2권 째를 듣고 있는데 꾸준히 들어서 시리즈를 완청하는 것이 목표다.



#2 - 8월에 읽을 책들



8월은 벽돌책 독파 기간으로 삼았다.

그동안에도 벽돌책을 많이 읽어서 딱히 독파 기간이라고 하기에는 뭣하지만 그래도 이번엔 많이 두꺼운 책들이긴 하다.

휴가가 포함되어 있는지라 읽을 시간이 더 확보되었으니 충분히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3 - 이 달의 사건

매 달 특별한 사건을 뽑는 습관이 있었는데 요사이 정리를 잘 못한 것 같아서 다시금 시작해보려 한다.


자우림 25주년 기념 콘서트에 다녀왔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

참으로 오래간만의 서울 나들이이자 내적 흥을 외부로 분출할 수 있는 기회였다.

가수와 함께 나이를 들어간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생각해보게 된다. 

콘서트장에 있으면서 참 행복했던 것은 오래도록 그들이 음악을 멈추지 않고 앨범을 내고 노래를 불러준다는 것, 그리고 내가 그 자리에 함께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런 시간이 부디 더욱 오래가길 소망했다.



추가)

주중에 찍어둔 사진이 있었는데 북플 아이폰앱에서는 사진이 잘 추가가 안되어서 계속 올리지를 못했다.

이런 풍경을 보는 것이 요즘은 또 하나의 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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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아 2022-07-31 17:4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거리의화가님 벽돌책도
거뜬히 읽어내시는 모습 항상 부럽습니다*^^* 저는 여태 많아야 서너권? 정도 읽어본거같아요.
8월에는 화가님따라 한 권 클리어해볼래요!! 저녁맛있게 드세요😊

거리의화가 2022-07-31 20:17   좋아요 3 | URL
두꺼운 책이라고 크게 다르진 않습니다. 심호흡이 필요하긴 하지만요. 알라딘 서재에 워낙 다양한 분야로 많은 책들을 척척 읽어내는 분들이 많으셔서 전 명함 못내밀것 같아요ㅋㅋ 임신중지를 제외하곤 제가 주로 읽는 역사 분야의 책들로 잡았습니다. 미니님의 벽돌책 읽기도 응원할게요! 저녁은 맛나게 드셨는지요^^ 저는 맥주와 문어버터구이 먹었습니다. 남은 저녁 편안하게 보내세요!

얄라알라 2022-07-31 19:3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코스모스가 가을에 피는 꽃이라고 생각해온 저는,
어린시절 코스모스 늘어서 핀 도로변을 조깅했던 기억(가을이라 생각한)을 믿지 못하겠네요.
여름 꽃이었군요??

7월에 밀도 높은 책들로 13권.
8월에도 <임신 중지>만 해도 하루를 꼬박 써야 읽을 수 있는 빡빡한 책인데 여럿 읽으시는 거리의화가님은 진정 앎의 즐거움을 누리시는 분^^ 응원드립니다

거리의화가 2022-07-31 20:12   좋아요 3 | URL
ㅎㅎ 그러게요 저도 코스모스보고 놀랐습니다 심지어는 잠자리가 날아다니더군요 오늘 오전 산책하면서 찍었습니다ㅎ
임신중지가 오히려 제겐 어려운 책일 것 같습니다. 저는 임신에 대해서 깊게 생각해본 적이 없었던 것 같아서; 흐흐 알라님 응원 감사합니다^^*

새파랑 2022-07-31 20:06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와우 13권~!! 대단하십니다~!! 화가님 좋은 동네 사시는군요 ^^ 8월에도 기대가 됩니다~!!!

거리의화가 2022-07-31 20:14   좋아요 5 | URL
ㅋㅋ 좋은 동네라고 하니 뭔가 갸웃하게 하기도 하고요. 좋은 동네인가?ㅎㅎ
새파랑님의 8월 독서 생활도 응원합니다!^^*

scott 2022-07-31 22:5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화가님이 포착 하신 사진 속 풍경에서
열탕 같은 습도와 무더위가 느껴지지 않습니다
가을이 가깝게 느껴지능!
8월 휴가
멋지게 보내시길 바랍니다 ^^

거리의화가 2022-08-01 09:03   좋아요 2 | URL
ㅎㅎㅎ 사진만은 그렇죠? 코스모스 피어 있는 사진은 오전임에도 불구하고 열대야로 기온도 높고 습도까지 높아서 말 그대로 사우나 같았어요ㅠㅠ 그래도 코스모스 보니 가을이 빨리 왔으면 하는 바람에 잠시나마 기분 좋더라구요!ㅎㅎ
스콧님도 8월 활기차게 시작하세요~*^^*

막시무스 2022-07-31 23:0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자우림 콘서트 너무 부럽습니다!ㅎ 8월의 벽돌 격파하기 응원할께요!ㅎ

거리의화가 2022-08-01 09:04   좋아요 2 | URL
막시무스님 콘서트 다시 생각해도 참 잘 다녀온 것 같아요. 역시 혼콘의 맛이 좋고요~ㅎㅎ
8월 독서 생활 저도 응원합니다~^^*

희선 2022-08-01 02:1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벌써 코스모스가 많이 피었군요 언제부턴가 코스모스가 여름에도 보였어요 제 때 피면 좋을 텐데... 봄꽃도 예전보다 빨리 피기는 하는군요 하늘 멋지네요 더워도 하늘이 멋지면 좀 괜찮지요 거리의화가 님 이달에 책 즐겁게 만나시기 바랍니다


희선

거리의화가 2022-08-01 09:06   좋아요 3 | URL
코스모스 보니 잠시 초가을인가 착각을~ㅎㅎ 요새는 꽃들도 한꺼번에 피었다 지는 듯 싶어요. 특히 봄꽃은 더 그런 듯 싶구요. 몇 년전 봄에 창덕궁에 갔었던 적이 있었는데 꽃들이 그때 한꺼번에 피어서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며 후원해설사 분도 놀라더라구요. 기후변화를 실감했던 기억이 납니다ㅠㅠ
지난주 하늘 보는 맛은 좋았어요. 많이 덥긴 했지만요~ 이번주는 태풍 때문인지 흐리게 시작하네요. 희선님도 8월 즐거운 독서 생활 되시길 바랍니다^^

바람돌이 2022-08-01 13:3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8월도 만만치 않은 책들이 포진해있군요. 하나같이 관심가는 책들인데 왜 저는 읽기가 요원한지... ㅠㅠ 지금 저희 집앞 공원에도 코스모스가 피기 시작했어요. 예전 어릴때는 분명히 가을에 피었는데말이죠.

거리의화가 2022-08-01 15:35   좋아요 3 | URL
관심가는 책들이 부피도 얇으면 얼마나 좋을까요~ㅎㅎㅎ
요새 꽃 개화 시기 패턴이 달라진 모양입니다. 그곳도 이제 피기 시작했군요~ 핀 김에 가을이 오면 좋겠어요. 바람돌이님 이번 달도 즐거운 독서 생활 되세요!

레삭매냐 2022-08-01 15:4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우와 벌써 코스모스의 계절이 되었군요 :>

콘서트 관람, 멋지십니다!!!

8월의 벽돌책 격파 기대합니다 화이팅~

거리의화가 2022-08-01 16:40   좋아요 2 | URL
코스모스...가 2주 전부터 조금씩 피더니 지난 주말에는 저렇게 한가득 피었더라구요. 이리 더운데 너무 일찍 나온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요.

콘서트 한살이라도 더 먹기 전에 체력이 있을 때 다녀야 합니다. 나중에는 힘들어서 못 다닐수도;;;ㅎㅎㅎ

감사해요. 매냐님 8월 독서 저도 응원합니다^^

라로 2022-08-01 17:2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코스모스 이렇게 일찍 피다니 이상해요. ㅎㅎㅎ 예전엔 9월이 넘어야 보였는데… 하늘하늘 아주 예뻐요. 그름도 멋지고요!! 노을이 배경이라 더 멋져요. 어려운 책 많이 읽으시는 거리의화가님!!

거리의화가 2022-08-01 17:27   좋아요 1 | URL
그쵸. 요새 꽃 시기들이 다 엉망인듯해요ㅠㅠ 9월부터 보여야 맞는건데~ 흠...
지난주는 날이 맑아서 저런 하늘이 자주 보였어요. 날씨는 무진장 더웠는데 그래도 하늘 볼때만큼은 좋더라구요. 퇴근 때 딱 저렇게 해 질무렵이어서 노을을 보는 맛도 좋았습니다.
라로님~ 감사해요^^

mini74 2022-08-01 22:0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코스모스 사진에 저도 놀란 ~계절감과 상관없이 참 예쁘네요 사진이 *^^* 화가님 역사며 철학책 척척 읽어내시는 모습 👍 8월 벽돌책 독파 파이팅입니다 !

거리의화가 2022-08-01 22:24   좋아요 1 | URL
미니님 코스모스 보니 계절이 앞서 와 있는 것 같지 않으신가요?ㅎㅎ 정작 저는 미니님을 닮고 싶습니다. 다양한 책을 척척 읽으시잖아요~ㅎㅎ 동양 철학사 책은 저도 이번에 처음 읽어요. 물론 논어, 맹자는 인강을 통해서 들었지만~ 참 진도는 안나갑니다ㅎㅎ
미니님의 8월 독서 리스트도 궁금합니다^^ 멋진 독서생활 되시길 기원해요~
 
중국철학사 -상 - 완역판 까치글방 154
풍우란 지음, 박성규 옮김 / 까치 / 199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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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오랜동안 역사를 읽어오면서 자국의 역사 뿐 아니라 이웃 나라인 중국과 일본에 대한 역사를 공부해야겠다 마음먹었던 기억이 난다. 구체적인 계기는 생각이 안나지만 아마도 차곡차곡 필요성이 누적된 것이라 여겨진다. 

이 책을 도전하기로 했던 이유는 결국 그것에서 출발한다. 중국의 역사를 들여다보면 결국 사상가들, 즉 철학자들에 주목할 수 밖에 없다. 그들이 중국사, 나아가 한반도와 일본 등지에 끼친 영향이 크고 심지어 이들은 동양 사상을 대표한다 여겨지기도 한다. 때문에 이들을 공부하는 것은 어쩌면 자연스럽다 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자인 풍우란은 20세기 중국을 대표하는 철학자로 특히 이 책을 펴냄으로 인해 큰 족적을 남겼다 할 수 있다. 무려 27쇄다. 지금은 더 추가됐을 수도 있겠다. 한 권의 책이 20쇄가 넘어가도록 꾸준히 읽힌다는 것은 정말 가히 놀라운 일이다. 


저자가 사료를 선택한 기준은 다음과 같다. 

- 토론한 내용이 철학에 존재하는 문제들의 범위 내에 있는 것

- 새로운 “소견”이 들어있는 저술

- 철학자의 소견, 즉 중심 관념이 있는 것

- 이지적 논변으로 표출된 것

- 한 철학자에 관한 서술 가운데 인격을 드러내는 것

이렇게 선택한 자료를 헤겔의 정반합 관점과 연결시켰다는 것이 흥미로웠다. 정은 전통적 견해, 반은 실증을 찾을 수 없는 경우, 합은 실증은 찾을 수 없지만 상당수 발생원인이 있다고 여겨지는 경우다. 

이 책에 등장하는 여러 사상의 기초 저작을 싣고 저자의 견해를 밝힌 것이 대부분이다. 때문에 그대로 수용하지 않고 독자가 비판적으로 읽는 지혜가 필요하다. 관심이 가는 저작이 있다면 원전(또는 번역본)을 찾아 읽는 것이 필요하리라 생각된다.


철학이라는 용어는 서양에서 온 것이다. 중국 철학은 논증의 측면에서 서양 철학에 비하여 뒤떨어진다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중국 철학자들은 지식을 위한 지식 추구를 하지 않았을 뿐 철학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중국인의 사상 속에는 한번도 "아"에 대한 뚜렷한 자각이 없었기 때문에 역시 한번도 "아"와 "비아"가 뚜렷이 분리된 적도 없었고, 따라서 인식의 문제(협의의)는 중국철학에서 한번도 큰문제가 되지 못했던 것이다. 철학자는 논변하지 않으면 몰라도 변한다면 반드시 논리학을사용해야 한다고 이미 말했다. 그러나 중국철학자들은 대체로 주장을 수립하는 데에 진력하지 않았기 때문에, 일어났다가 금방 사라진이른바 명가(名家)를 제외하고는, 사상과 논변의 과정 및 방법 자체를 의식적으로 문제시하거나 연구한 사람이 드물었다.

중국철학자는 또 인간사를 특별히 중시한 까닭에, 우주론에 대한 연구 역시 매우 간략했다. - P11


춘추시대부터 한나라 초에 이르기까지 중국역사는 정치, 경제, 사회 모두에 근본적인 변화를 맞이하며 해방의 시대(자학시대)를 맞았다. 봉록의 세습과 정전제가 무너지면서 서민이 사유재산을 획득하면서 부호가 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공자는 이전 제도가 무너져 가던 시기 등장하여 구제도를 옹호하기 위해 나선다. 이후 유가 학파가 공자의 사상을 계승한다. 자학시대는 전국시대 말이 되면 끝난다. 한 무제(140-87B.C.) 때 재상인 동중서는 공자를 숭상하며 유학을 제도권의 학문으로 끌어올리게 된다. 이 때부터 공자는 신이 되고 유가는 유교가 되었다. 


공자(551-479B.C.)는 중국 역사에 있어서 어떤 위치에 자리할까. 공자는 서양 철학으로 말하면 소크라테스와 비견되는 인물이라 할 것이다. 제자가 그의 사상을 정리하여 출판했다는 것도 비슷하고 사상 면에서도 유사성을 엿볼 수 있다. 공자는 주의 문화를 추종하여 주례를 잘 알았고 또 깊이 이해한 사람이기도 했다.


공자는 소크라테스와 흡사했다. 소크라테스도 원래 "소피스트였지만, 그들과 다른 점은 학생들에게 학비를 받지 않았고 지식을 팔지 않았다는 점이다.

소크라테스는(아리스토텔레스에 따르면) 귀납법으로써 정의(定義)를 구했고, 정의로써 우리 행위의 기준으로 삼았다. 공자 역시 정명(正名)을 주장했고, 명(名)에 대한 정의로써 우리 행위의 기준으로 삼았다. 소크라테스는 인간의 도덕성을 강조했다. 공자도 인간의 "인(仁)"이 "정치담당(從政)" 능력보다 더욱 중요하다고 보았다. - P92

소크라테스 사후에 그의 학파는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의 선양, 발전 과정을 거쳐 마침내 서양철학의 정통이 되었다. 공자의 학파도 맹자와 순자의 선양, 발전 과정을 거쳐 마침내 중국철학의 정통이 되었다. - P93


공자는 각각의 이름들에 정의가 있고 정의가 뜻하는 바는 이름이 지칭하는 사물의 본질이라고 보았다(정명론). 공자는 정명론을 통해서 당시의 혼란상을 바로잡으려 했다.


공자는 당시에 이름이 바르지 못해서 어지러워졌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이름을 바룸으로써 당시의 폐단을 구제하고자 했다.  - P103


공자의 직, 인, 충, 서, 의, 리, 성 또한 밝혔다. 공자의 철학은 인간의 심리(마음의 도리와 이치) 측면을 매우 중시했다. 그래서 그후 유가는 모두 심리학을 중시했다.


정직이란 안으로 자신을 속이지 않고 밖으로 남을 기만하지 않고, 심중의 좋고 싫음을 그대로 나타내는 것을 말한다. - P113

인이란 우리 마음의 진실되고도 예에 맞는 발로로서, 동정심을 바탕으로 자기 마음을 미루어 남을 헤아리는 것을 말한다. - P117

"자기가 서고 싶으면 남도 세워주고 자기가 통하고 싶으면 남도 통해주는 것"이니 곧 충이다. "자기가 싫어하는 것은 남에게 강요하지 않는 것"이니 곧 서이다. 충과 서를 실행한다고 함은 인을 실행한다는 말이다. - P121

공자는 다섯 가지를 세상에 실천할 수 있으면 인이다고 했는데, 공손하면 남에게 모욕당하지 않고, 관대하면 많은 사람의 지지를 얻을 수 있고, 미더우면 남의 신임을 받고, 기민하면 공을 이룰 수 있고, 은혜로우면 남을 부릴 수 있다’는 것이다. - P124

"군자가 벼슬함은 자기의 의를 행하는 것일 따름인즉", "그 옳은 도리를 바룰 따름"이며, "그 도를 밝힐 따름"이다. 도가 과연 행해질지의 여부는 결과로서, "이익"이고 "공(성과)"이니, 반드시 "꾀하고" 반드시 "계산할" 필요는 없다. - P127

군자는 의리에 밝고 소인은 잇속에 밝다.

이것이 공자와 맹자의 일관된 주장이고 묵가와의 근본적인 차이점이다. - P127


묵자(475?-396B.C.)는 묵가 사상의 중심 인물로 귀족을 반대했고 주의 문물제도를 반대했기 때문에 당연히 유가와 대척점에 있는 입장이었다. 그의 사상의 핵심은 공리주의와 겸애 사상이라고 할 수 있다.


"모든 주장에는 반드시 세 표준이 있다.

첫째, 그것의 근거; 둘째, 그것의 실증성; 셋째, 그것의 응용성이다. 어디에 근거해야 하는가? 위로 옛 성왕의 사적(事: 과거에 경험한 역사적 교훈)에 근거해야 한다. 어디에서 실증되어야 하는가? 아래로 뭇 사람의 이목의 실제 경험에서 실증되어야 한다. 어디에 응용할 수 있어야 하는가? 정치제도에 응용하여 국가와 모든 이익에 적중할지를 살펴야 한다."

"국가와 모든 인민의 이익"은 바로 묵자가 모든 가치를 평가하는 표준이다. 모든 사물은 반드시 쓸모가 있고, 주장(言論 : 학설)은 반드시 행할 수 있어야만 가치가 있게 된다. - P144

겸애의 도는 타인에게 유리할 뿐더러겸애의 도를 행하는 사람 자신에게도 유리하다. 즉 "타인에게 이로울" 뿐더러 "자신에게도 이롭다." 즉 순전히 공리적인 측면에서 겸애의 필요성을 증명했다. 이것이 묵가의 겸애설이 유가가 주장한 인(仁)과 다른 까닭이다. 천하의 큰 이익은 사람들이 겸애하는 데에 있고, 천하의 큰 해악은 사람들이 서로 투쟁하는 데에 있기 때문에 우리는 전쟁을 배격해야 한다. - P157


맹자(371-289B.C.)는 인간의 본성이 선하다 생각했고 호연지기를 통해 덕을 함양할 수 있다고 보았다. 그는 공자의 사상을 계승했으나 기존의 귀족을 위한 제도를 넘어서 백성을 위한 정치/경제 제도를 시행하려 했다는 점이 다르다. 모든 정책은 인민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는 생각이 마음에 들었다. 내가 공자를 읽을 때와 맹자를 읽을 때 태도가 달랐던 이유가 이것에서 온 게 아닌가 생각한다


인이란 "사람"이면 지녀야 할 마음이요, 의란 "사람"이면 따라야 할 길이다. 만약 "인에 거하지 않고 의를 따르지 않으면" 곧 사람이 아니다. - P204

"임금이 신하를 자신의 수족처럼 여긴다면 신하는 임금을 자신의 몸처럼받들 것입니다. 임금이 신하를 개나 말처럼 대한다면 신하는 임금을 일반인처럼 대할 것입니다. 임금이 신하를 초개처럼 취급한다면 신하는 임금을 원수처럼 여길 것입니다." - P206

인간에게 4단이 있는 까닭과 그리고 성이 선한 까닭은, 바로 성이 "하늘이 내게 부여한 것", 즉 인간이 하늘로부터 얻은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성선설의 형이상학적근거이다.

마음이 인간의 "대체(大體)"이므로 "자기의 마음을 다 발휘한 사람"은 "인간의 본성을 알게 된다." 이 본성은 바로 "하늘이 내게 부여한 것이기" 때문에 "자신의 마음을 다 발휘하고" "인간의 본성을 아는 것"은 또한 "하늘을 아는 것"이다. - P210


양주는 맹자와 동시대 인물로 위아 사상을 주장하며 자신을 존중하자 말하였다. 맹자는 양주가 일신을 께끗하게 하기 위해대륜을 어지럽혔다며 비판하였다. 하지만 노장은 양주의 사상을 계승함으로써 그의 사상은 이어질 수 있었다.


양주(일파)가 말한 것은 주로 우리 스스로 자신의 생을 손상시키지 않을 방법(道)이다. 그러나 이 세계에서 살면서 스스로 자신의 생은 손상시키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나를 손상시키는 다른 사람과 다른 사물은 항상 있는 것이다. 우리는 진실로 자신을 손상시켜서도 안 되지만 또한 나를 손상시키는 다른 사람과 다른 사물에도 대처해야 한다. 이 측면에서의 양주의 방책은 오직 피(避 :도피)라는 한 글자의 비법이있었을 뿐인 듯하다. 예컨대 "은자"의 "피세(避世)"가 그 예이다. 그러나 인간사는 변화 무궁해서 피하지 못할 해는 늘 있는 것이다. - P231


‘노자’라는 책은 초나라 사람인 이이가 쓴 전국시대의 저작으로 알려져 있다. 사마천은 이이를 전설 속의 노담으로 병치시켰는데 노담의 모습은 신령과도 같아 전설 속 인물의 모습이다. 이이가 쓴 기록에 노담의 전설이 더해진 후 순자, 장자 이후에는 노자학을 노담의 학문으로 자리하게 된다. 노자학과 장자학의 학설은 같은 듯 다르다. 노자가 말하는 이상적인 사회는 원시 사회가 아니라 소박함을 지키는 사회이다. 야만을 함유한 문명의 경지로 오래 지속 가능한 문명이었다. 노자는 도에 형이상학적 의미를 부여하며 만물의 생성에는 원리가 있는데 그것을 도라 한다 했다.


"초연히 홀로 신명과 더불어 거했다"는 말과 "홀로 천지의 정신과 더불어 교류했다"는 말만이 같은 의미이다. 이외에, 『노자』학은 여전히 선후(先後), 자웅(雌雄), 영욕(榮辱), 허실(虛實) 따위의 분별에 주목하여, "단단하면 깨지고 예리하면 꺾임"을 인식하고, 깨지지 않고 꺾이지 않을 술(術)에 주목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장자학은 "사생을 도외시하고 시종을 무시한다." 『노자』학에서 주목한 내용은 장자학에서 주목할 가치가 없다고 여긴 것들이었다." - P279

도가라는 명칭은 한나라 사람이 수립했다. 그들이 노장을 같은 도가로 여긴 것은, 『노자』학과 장자학이 서로 다르기는 하지만 다같이 당시의 모든 전통적인 사상과 제도에 대한 반대파였기 때문이고, 또『노자』학과 장자학이 논한 도·덕의 두 근본 관념도 같았기 때문이다. 이것이 한나라 사람이 그들을 도가로 통칭한 이유였다. - P281

사물은 유(有)라고 이름할 수 있지만, 도는 사물이 아니므로 다만 무(無)라고만 일컬을 수 있다. 그러나 도는 천지만물을 생성할 수 있기 때문에 유라고도 일컬을 수 있다. 따라서도는 유무를 겸한 말인데, 무는 도의 체(體)를, 유는 도의 용(用)을일컫는다. - P285


“변자”는 당시의 “유명 학파”로 “유명 학파”를 통칭하는 말이기도 했다. 변자 학설은 명리(이름에 근거한 판단, 논리학)에 근거를 둔 것이다. 혜시(350?-260B.C.)는 변자 중 하나로 그리스로 따지면 소피스트와도 같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장자의 학설은 “말”과 “지식”의 측면에서는 혜시와 일치한다. 그러나 장자는 혜시가 논변으로 명성을 추구하여 끝내 아무것도 성취하지 못하였기에 재능이 아깝다고 평했다. 


혜시는 단지 지식(知識)으로써 "만물은 어느 면에서는 모두 같고, 어느 면에서는 모두 다르다", "천지는 한몸이다"는 설을 증명했지만, 우리가 어떻게 해야 실제로 "천지와 한몸인" 경지를 경험할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았다. 그러나 장자는 말(言) 외에 또 "무언(무言)"을 말했고, 지식(知) 외에 또 부지(不知)를 말했고, 이른바 "심제(心齋)", "좌망(坐忘)"을 통하여 실제로 망인아(我), 제사생(齊死生), 만물일체(萬物一體), 절대소요(絶對逍遙)의 경지에 도달했다. 따라서 「천하편」은 장자를 일컬어 "위로는 조물자와 더불어 노닐었으며 아래로는 사생을 도외시하고 시작과 끝을 무시하는 자와 더불어 벗했다"고 한 반면, 혜시는 "도덕수양이 빈약하고 사물의 해설 따위에 뛰어났은즉 매우 협착한 길이었다"고 평했다. 이로써 보건대 장자의 학문은 참으로 혜시에서 다시 진일보한 것이었다. - P324

혜시의 관점은 개체를 강조한 것임을 알 수 있다. 개체는 항상 변한다. 따라서 혜시의 철학은 변화의 철학이라고 할 수 있다.- P353


장자학은 전통적 사상과 제도에 반대하는 태도를 견지했는데 유묵을 공박했으나, 노담은 우러러 공경했다. 맹자와 장자(369?-286?B.C.)는 동시대인이었다. 장자의 학문은 양주의 학문이 진일보한 것으로 맹자의 관점에서 보면 장자도 양주의 추종자였고 장자 역시 맹자를 공자의 추종자로 보았다. 장자학이 논한 도와 덕은 노자와 같았으나 그는 천지만물이 변화 가운데 존재한다고 보았다. 본성을 따르는 것이 행복이고 사물은 모두 동등하므로 도와 합일할 수 있다면 하나의 경지에 이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의 우주론이 신비주의로 여겨지는 것은 우주와 합일하는 경지에 이르는 것을 최고의 경지라 보았고 그곳에 이른 이를 지인이라 여겼기 때문이다.


만물의 생성은 마치 말이 질주하는 것과 같다. 움직여 변하지 않는 것은없고, 잠시도 변천하지 않는 것은 없다. - P363

정치적, 사회적 각종 제도는 장자학의 관점에서 보면 모두 다만 인간에게 고통을 주기에 충분한 것일 뿐이다. 사물의 본성은 지극히 상이하여 사물마다의 취향(所認爲之好)이 존재하기 때문에, 꼭 같을 필요도 없고 강제로 같게 해서도 안 된다. 사물이 한결같지 않으니, 한결같지 않은 대로 맡겨두어야 한다. 이른바 한결같게 하지 않음으로써 한결같게 한다(以不齊齊之)는 말이다. 정치적, 사회적 각종 제도는 모두 하나의 취향(一好)을 정하여 행위의 기준으로 삼아 사람들로 하여금 따르게 한 것이므로, 한결같지 않은 것을 강제로 한결같게 만든 것으로서 사랑이 오히려 해가 된 경우이다. - P366

맹자의 철학 속에 존재하는 신비주의의 경우, 신비주의적 경지에 도달하는 맹자의 방법은 "자강불식 서를 실천하여(強恕)" "인을 구함(求仁)"으로써, "만물이 다 내게 구비되어 있으니, 자신을 돌이켜 참될(誠) 수 있으면 그보다 더 큰 기쁨은 없다")는 경지에 이르는 것이라고 말했다. 장자학이 사용한 방법은 인식의 측면에서 모든 분별을 없애고, "천지는 나와 더불어 생겼고 만물은 나와 더불어 하나이다"는 경지에 이르는 것이다. 이 두 방법은 중국철학사상 분파하여 나란히 대치하여 상당한 이채를 띠었다. 그러나 장자학의 방법은 위진(魏晉) 이래로 다시 거론한 사람이 없게 된 반면, 맹자의 방법은 송명(宋明)의 여러 철학자들에 의해서 발전되고 제창되었으니, 두 파의 운명은 이렇게 달랐다. - P391


묵가의 묵경은 유가의 순자, 정명편처럼 변자의 학설을 논박한 것이다. 묵가는 유가보다 더욱 논변을 중시했고 묵가의 제자는 4개의 파로 나뉘었다(상리씨 유파, 상부씨 유파, 등릉씨 유파, 송견과 윤문 일파).각 파들은 서로 달랐고 상대를 별묵이라고 부를 정도로 자기들이 정통이라 주장했다. 묵경에서도 공리주의를 논하면서 이익이 행위의 기준이 되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또한 묵경은 인간의 인식 능력을 인간 생명의 본질로 여겼다.


욕망사항은 항상 그 이익을 놓고 올바로 가늠(正權)해야 하고, 혐오사항은 항상 그 손해를 놓고 올바로 가늠해야 한다. 「경설」 : 권이란 두 가지 이익과 손해를 치우침 없이 고려하는 것이다." - P400


순자(298?-238?B.C.)는 공자를 존숭한 반면 맹자에 대해서는 비판적 태도를 견지했다. 손자는 맹자와 기질적으로도 학문적으로도 차이가 있었다.


공자는 어질고 슬기로웠으며 가로막히지 않았다. 따라서 천하통치에 대한 그의 학술은 선왕(先王)에 비해서 손색이 없었다. 일가(一家)의 언설로서주도(周道:周의 정치철학)의 핵심을 파악했고, 나아가 그것이 널리 앙양되고 통용되게 된 것은 그가 어떠한 기성의 잡설에도 가로막히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공자의 덕은 주공에 비견되었으며, 이름은 삼왕(하의 우왕, 은의 탕왕, 주의 문왕 또는 무왕)과 더불어 드날리게 되었으니, 이것이 바로 편견 없는(가려막히지 않은) 인식 체계의 복이다. - P451

단지 선왕(先王)의 지엽적인(피상적인 것만 본받고 선왕의 근본정신을모르면서도, 오히려 재주를 과시하고 뜻만 커서 견문은 잡다하고 해박했기에, 옛것에 빗대어 새 학설을 조작하여 오행(五行:五常)이라고 했다. 그들의 견해는 기묘하고 모순되어 기준이 없고, 불분명하여 논리적 근거가 없고, 난삽하여 해명할 수 없는 것들이었다. 그런데도 그 말들을 수식하고 찬양하면서 "이야말로 진정한 선배 군자(즉 공자의 말씀이다"고 말한다. [이 사조는] 자사(子思)가 창도했고 맹가(孟軻)가 동조했다. 세속의 어리석고 눈먼 유생들은 그저 떠들고 있지만 그것의 그릇됨을 모르고 있다. 드디어 서로 전수하면서 공자와 중궁이 그들 덕분에 후세에 더욱 추존되었다고 주장한다. - P452


순자는 자연지천을 주장했고 이는 노장의 영향을 받은 것이다. 순자는 공맹과는 다르게 성악설을 주장했다. 또한 왕도정치와 패도정치를 구분한 맹자와는 달리 순자는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종류의 차이가 없다고 여겼다. 공맹의 정명은 도덕적이고 윤리적인 관점에 치우쳐 있었으나 순자의 정명론은 묵자의 관점과 오히려 비슷했다(인간이 가진 인식능력이 지이고, 지가 외물과 접촉하는 것이 인식이며 이름을 통해서 실제 사물에 지위를 부여하는 것이다.).


배울 수 없고 도모할 수 없는 천성적인 것을 성이라고 한다. 배워서 얻을 수 있고 도모하여 성취할 수 있는 인위적인 것을 위라고 한다. 이것이 바로 본성과 인위의 분별이다. - P461

우리는 무엇으로써 도를 인식하는가(知道)? 그것은 바로 심(心)이다. 심은어떻게 하여 [도를] 인식하는가? 허일이정(虛壹而靜 : 허심, 전일, 평정)함으로써 인식한다. 심은 잠시도 [생각을] 저장하지 않을 때가 없지만 거기에는 이른바 허(虛: 비어 있음)가 존재한다. 심은 대립적인 것들이 없을 때가 없지만 거기에는 이른바 전일함(一:專一)이 존재한다. 심은 잠시도 활동하지 않을 때가 없지만 거기에는 이른바 평정(靜)이 존재한다. - P468

성취하는 데에 재능을 다 발휘하여 도야된 성품을 지속시켜 처음 상태로 되돌아가지 않으면 교화된 것이다. - P471

○ 임금이란 공동체(사회)를 잘 경영하는 사람이다. 공동체의 도리가 정당하면 만물은 각기 그 적합성을 획득하고, 육축이 잘 자랄 수 있고, 뭇 생물이제 명을 다할 수 있게 된다. 따라서 제때에 기르면 육축은 잘 자라고, 제때에벌목하고 식목하면 초목은 번성하고, 제때에 정령이 발해지면 백성들은 단결하고 어진 인재들은 복종하는데, 이것이 바로 성왕의 제도이다. - P480


법가의 학설은 제나라와 삼진(한, 위, 조)에서 성행했다. 당시 현실은 귀족정에서 군주정으로 가던 때였는데 인민은 독립하고 자유로워지고 국가 범위는 넓어지고 조직이 복잡해지면서 사람 간의 관계가 이전보다 친밀하지 않게 되면서 인물로 사람을 다스리는 정치는 먹히지 않게 되었다. 법가는 한대에 와서 사상으로 자리하게 된다. 법가하면 한비자만 있는 줄 알았는데 그 전에 세 파가 존재했다. 신도(395?-315?B.C.), 신불해(385?-337B.C.), 상앙(390?-338B.C.)이 그 중심 인물이다. 세 파는 각각 세(임금은 위세가 있어야 신하를 부릴 수 있다)와 술(군주가 신하를 제어해야 한다), 법(신하가 준수할 법규가 있다)을 중시하는 점이 달랐다. 이 세 파를 하나로 집대성한 사람이 한비자(279?-233B.C.)다. 


법이 통일되지 않으면 군주에게 불길하다.…………즉 법이란 고정불변적이지않으면 안 된다는 말이다. 법이란 존망(存亡)과 치란(亂)이 갈라지는 근원이요, 성군(聖君)이 천하의 대(大)의표가 되는 수단이기 때문이다.……………만사만물은 법에 규정된 것이 아니면 행해서는 안 된다. 따라서 법이란 천하의지극한 도술(道)이요, 성군에게 가장 실용적인 기물이다.………법을 만드는이가 있고, 법을 수호하는 이가 있고, 법에 복종하는 이가 있다. 무릇 법을만드는 이는 군주요, 법을 수호하는 이는 신하요, 법에 복종하는 이는 일반백성이다. 군신(君臣), 상하(上下), 귀천(貴賤)을 막론하고 모두가 법을 따르는것, 이것이 바로 태평성세(大治:太平)이다. - P511

일은 사방에 있지만 관건은 중앙에 있다. 성인(聖人 : 명철한 군주)이 관건을 쥐고 있으면 사방의 신하들이 저마다 공력을 바친다. 군주가 허심한 태도로 신하를 대하면 신하들은 각자의 능력을 운용한다. 군주는 이미 온 천하를 품에 안았으면 은밀한 가운데서 신하들의 동태를 관찰한다. 좌우에 보필하는 신하가 세워졌으면 문을 열고 모든 것을 맞아들이기만 하면 그만이다. 군주가 변경하거나 바꾸지 않고 오직 두 가지(二: 形, 名)를 바탕으로 행하여, 중단 없이 행하는 것이 바로 "법도의 실천(履理)"이다. - P525


진한 무렵 예기, 효경, 대학, 중용을 통해서 이론을 뒷받침하는 저작이 정리된다. 예기에는 주로 예를 논하고 있는데 사람과 사람 간의 충돌을 막기 위해 든 예라는 이론은 차별을 낳고 분리를 낳아 구조적 폐쇄성을 낳는다고 보인다. 오랜동안 이것이 고착화되었고 이는 오늘날로 보면 고리타분한 이론으로 느껴질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예란 인간의 성정(人之情)에 의거하여 그것을 절제하고(節) 격식화하여(文) 인민의 단속(民坊)을 도모하는 것을 말한다. 예의 기능(禮之用)에는 두 측면이 있는데, 하나는 "인간의 성정"을 "절제하는" 측면이고, 하나는 "인간의 성정"을 "격식화하는" 측면이다. 먼저 "인간의 성정"을 "절제하는" 측면에 대해서 논한다. 인간의 정욕의 발로(情欲之流露)는 적당한 절도와 본분(分限)에 맞아야 한다. 절도와 본분에 맞는 것이 곧 중도(中)에 맞는 것이다. 중도란 인간의 정욕발로의 적절한 한 지점으로서, 이 지점을 넘으면 남혹은 자기 자신의 다른 측면과 충돌이 생긴다. 예란 인간에게 중도를 얻게 하는 표준적인 외부규범이다. - P538


전국시대 말이 되면 유가의 육예인 시, 서, 예, 악, 춘추, 역이 정립된다. 진한은 통일 후 정치나 사회상으로 각종 제도를 정립할 때 유자의 힘을 빌렸는데 유자는 이전의 제도에 밝았고 공자 이래 기존 제도에 부여한 각종 이론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또 여러 사람의 사상이 포함된 유가의 사상은 탄력성이 있어 흡수할 수 있는 범위가 넓었던 이유도 있다. 따라서 진한 통일 이후에는 유가에 필적할 수 있었던 사상은 없었다.


○음양이 교대로 작용하는 것이 도(道)이다(一陰一陽之謂道). 도를 이어받은 것이 선(善)이고, 도에 의해서 성취된 것이 성(性)이다. [이 도는 어진 이가 보면 어질다고 하고, 지혜로운 이가 보면 지혜롭다고 하며, 또 백성들은 날마다 도를 사용하면서도 인식하지 못한다. 따라서 군자의 도를 아는 사람은 거의 없다. [도는 만물을 생육하는 인(仁)에 드러나 있지만, 그 작용은 은밀하여 감추어져 있다. 만물을 약동시키지만 즉 만물에 생명을 불어넣음] 성인처럼 걱정하지 않는다. 그 도의 성덕(盛德 : 왕성한 능력)과 대업(大業 : 즉 만물)은 지극하다. 우주간의 모든 존재가 대업이고, 끊임없는 혁신(日新)이 성덕이고, 끝임없이 낳고 또 낳는 것이 "역(易)"이다. - P607

고인은 얼마나 완벽했던가(備)! 신명(神明)에 짝하고 천지를 본받아 만물을 양육하고 천하를 화평시켰다. 그 은택은 모든 백성에 미쳤고, 본수(本數:본질적인 법도)에 밝았고, 그것들을 말도(度 : 말단적인 제도)와도 연계시켰다. 상하 사방 모든 곳과 대소(大小), 정조(精粗: 심오한 것과 조잡한 것)를 막론하고 그들의 영향은 무소부재했다. 그 가운데 명확히 본수와 말도(數度)에 해당되는 것들은 옛날의 법도와 사관들의 기록 속에 아직 많이 보존되어 있다. 그리고 『시』, 『서』, 『예』, 『악』속에 기록된 가르침들은 추노의 선비(鄒魯之士)와 진신선생(搢紳先生)들 대부분이 통달하고 있다. - P642


중국철학사 상권은 자학시대의 사상을 역사적 흐름에 따라 고찰하였다. 하권은 경학시대로 청나라 시대까지를 다룬다. 

사실 철학사 책이 재밌을 수는 없다. 읽다가 졸기도 하고 정리하느라 애를 먹었으나 이렇게 한 번 훓고 나니 유가, 도가, 법가 사상 등의 등장 배경과 이론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앞으로 중국 문학과 역사를 읽을 때도 이해의 깊이를 넓힐 수 있는 기회가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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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2-07-30 19:1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우와 화가님!!👍변자 혜시 새로운 걸 많이 알아갑니다 ㅎㅎ 전 묵자가 좋더라고요. 실제 얼굴이 검었다고 노동자계급이었을거란 글 생각납니다. 잘 읽고 갑니다 화가님 *^^*

거리의화가 2022-07-30 20:02   좋아요 1 | URL
미니님 저는 묵자 하면 겸애만 떠올렸는데 공리주의를 주장한 것이 흥미롭더라구요. 저는 노자가 이야기한 이상 사회가 가장 마음에 와 닿았어요. 안분지족? 소박함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라는 생각이 들어서요. 변자, 혜시 저도 이번에 처음 알았답니다^^ 이리도 다양한 학파들이 나와서 오늘날까지 전해지는 걸 보면 당시 사람들도 세상을 개혁하고자 하는 꿈과 이상이 있었던거겠죠. 감사합니다^^

희선 2022-08-01 02:0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래전 사람이어도 지금까지 책이 읽히기도 하는군요 제대로 읽어본 건 하나도 없지만... 공자나 노자는 여러 사람이 말하기도 한 듯합니다 장자도... 이 책 보기 쉽지 않았겠습니다 상권 다 보셔서 뿌듯하시겠습니다 거리의화가 님 남은 하권도 끝까지 보시기 바랍니다


희선

거리의화가 2022-08-01 15:26   좋아요 2 | URL
몇 천년전의 학자와 철학자들의 사상이 지금까지 영향력을 미치는 것을 보면 놀랍죠^^ 아마도 여기 나온 사상가들의 철학을 제대로 공부한 이들은 드물 듯 싶습니다. 각 저작들의 부피도 상당하고 일단 한문이라 쉽지 않죠. 상권을 읽은 김에 하권도 이어서 보려고 계획은 잡았는데 상권보다는 덜 어려웠음 좋겠습니다ㅎㅎ 감사합니다.
 

역전과 회남홍렬 중의 우주론

1. 주역의 기원과 역전의 작자
- 주역의 기원
은나라 사람들은 거북점으로 길흉을 살폈는데 거북껍질 위에 칼로 구멍을 뚫고 구멍 주위를 불에 구워 구멍 주위로 생기는 균열을 “조짐”이라고 생각했다. 점을 관장하는 관리가 이 균열을 근거로 말을 하면서 길흉을 단정한 것이 “점사”다. 8괘는 “조짐”을 모방한 것이고 8괘, 64괘는 표준화된 “조짐”이고, 괘사와 효사는 표준화된 “점사”였다. 거북점에 비해 괘사와 효사로 해석, 추론하는 방식 때문에 편리해진 이것이 시초점이었다.
주역은 주나라 사람이 창작한 것이라 주라고 이름 붙이고 그 방식이 쉬웠다 하여 역이라고 붙였다.
- 역전의 작자는 한 사람이 아니라 여러 사람이 계속 발전시켜 나간 측면이 크다. 역은 괘효과 괘사 효사에 의미를 부여한 것을 다양한 방식으로 고찰함으로써 체계적 철학서가 되었다.

2. 8괘와 음양
- 주나라 사람이 8괘를 만들고 64괘를 중첩하여 거북점을 본떴다. 나중에는 8괘를 대표하는 사물이 생긴다.
- 8괘는 우주의 근본을 대표하며 음양의 이치를 밝힌 것이다.
- 도는 만물을 구성하는 원리고 사람과 사물의 성은 도에서 분리된 일부분이다. 도를 이어받은 것이 선이다. 도가 완성되면 성이다.
- 생명의 근원을 근거로 만물의 근원을 유추
-> 와 ‘괘’ 설명은 왜 이리 지루하나. 이걸 과거 사람들이 몰두한 것이라니 놀랍기만 하다.
게다가 음양을 논하는 부분은 알기는 하겠지만 고리타분하게 느껴진다.

3. 우주 간 모든 사물의 변화발전
- 우주의 모든 사물들은 실시간으로 변하고 새로워진다. 이것이 일신이다.
- 우주의 모든 사물은 일정한 질서에 따라 진행된다.

4. 우주간 사물 변화의 순환
- 우주의 사물의 변화는 돌고 돈다. 가면 돌아온다.
- 물극필반: 사물은 절정에 이르면 반드시 반전한다. -> 64괘의 순서 역시 물극필반의 의미를 드러낸다고 한다.

5. 역상과 인간사
- 우주간 여러 사물이 존재하고 사물이 변화 발전하는 데는 공식이 존재한다.
- 역은 우주의 여러 사물과 변화발전의 공식을 상징으로 나타내고 대표하여 사람이 본받기 편하게 한 것이다. 역은 우주 전체의 축소판이라 볼 수 있다.

6. 회남홍렬 중의 우주론
- 회남홍렬은 한나라 회남왕 유안(177-122B.C.)의 빈객이 공저한 책이다. 여러 학파의 언설이 들어 있어 중심사상은 없지만 우주발생을 논한 부분이 이전 철학자들이 말한 것보다 상세하고 명확하다.
- 천지는 큰 우주이고 인간의 몸은 작은 우주다.


유가의 육예론과 유가의 독존

1. 유가의 육예론
- 전국시대 말에 오면 육예의 효용에 대한 일반 이론이 정리된다.
- 육예란 시, 서, 예, 악, 춘추, 역인데 역은 순자 이전의 유가는 가르치긴 했어도 중시하진 않았다.
- 공자에서 회남왕까지는 자학시대, 동중서에서 강유위까지는 경학시대라 말할 수 있다.

2. 유가가 독존할 수 있었던 원인
- 유가의 흥기는 자학시대가 시작되면서였고 유가의 독존은 자학시대에 끝이 났다.
- 진과 한은 통일 후 정치나 사회상으로 각종 제도를 정립할 때 유자의 힘을 빌렸다. 유자는 이전의 제도에 밝았고 공자 이래 기존 제도에 부여한 각종 이론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또 여러 사람의 사상이 포함된 유가의 사상은 탄력성이 있어 흡수할 수 있는 범위가 넓었다.
- 따라서 진한 통일 이후에는 유가에 필적할 수 있었던 사상은 없었다.

건(乾:三)은 하늘의 상징이므로 아버지를 지칭한다. 곤(坤:-)은 땅의상징이므로 어머니를 지칭한다. 진(震:三)은 첫째 효가 양(男:陽)이므로(震一索而得男) 장남(長男)이라고 한다. 손(巽 :一)은 첫째 효가 음(女:陰)이므로 장녀(長女)라고 한다. 감(坎 : )은 둘째 효가 양이므로 가운데아들(中男)이라고 한다. 이(離 : 二)은 둘째 효가 음이므로 가운데딸(中女)이라고한다. 간(艮 :-)은 셋째 효가 양이므로 막내아들(少男)이라고 한다. 태(兌:三)는 셋째 효가 음이므로 막내딸(少女)이라고 한다.
다. 감ㅈ..
건은 하늘(天), 둥근 것, 임금, 아버지의 상징이다.………곤은 땅(地), 어머니의 상징이다.…………진은 우뢰(雷)의 상징이다..………손은 나무, 바람(風)의 상징이다.…………감은 물(水), 달의 상징이다.………이는 불(火), 해(日)의 상징이다.
………간은 산(山)의 상징이다.………태는 못(澤)의 상징이다. - P604

"역(易)"에 태극(太極)이 있고, 그것이 양의(兩: 즉 음양)를 낳고, 양의가사상(四象)을 낳고, 사상이 8괘(八卦)를 낳는다.

○음양이 교대로 작용하는 것이 도(道)이다(一陰一陽之謂道). 도를 이어받은 것이 선(善)이고, 도에 의해서 성취된 것이 성(性)이다. [이 도는 어진 이가 보면 어질다고 하고, 지혜로운 이가 보면 지혜롭다고 하며, 또 백성들은 날마다 도를 사용하면서도 인식하지 못한다. 따라서 군자의 도를 아는 사람은 거의 없다.
[도는 만물을 생육하는 인(仁)에 드러나 있지만, 그 작용은 은밀하여 감추어져 있다. 만물을 약동시키지만 즉 만물에 생명을 불어넣음] 성인처럼 걱정하지 않는다. 그 도의 성덕(盛德 : 왕성한 능력)과 대업(大業 : 즉 만물)은 지극하다. 우주간의 모든 존재가 대업이고, 끊임없는 혁신(日新)이 성덕이고, 끝임없이 낳고 또 낳는 것이 "역(易)"이다. - P607

하늘과 땅이 서로 감응(感)하여 만물이 화생(化生 : 변화, 생성한다. 하늘과 땅의 기운이 서로 만나 온갖 사물이 갖가지로 창성한다. - P611

[도는 만물을 생육하는] 인(仁)에 드러나 있지만, 그 작용은 은밀하여 감추어져 있다. 만물을 약동시키지만 성인처럼 걱정하지 않는다. 그 도의 성덕(盛德)KLUE과 대업(大業 : 즉 만물)은 지극하다. 우주간의 모든 존재가 바로 대업이고, 끊임없는 혁신(日新)이 바로 성덕이다. - P612

천지의 운행법칙은 절도가 있으므로 사계절이 이룩된다. - P613

예를 이행하여 형통한 연후에 편안하다. 따라서 이괘 다음은 태괘가 이어진다. 태는 형통의 뜻이다. (형통하는) 사물이 언제까지나 형통할 수는 없다. 따라서 다음은 비(막히다)괘가 이어진다. (막힌) 사물이 언제까지나 꽉 막힐 수는 없다. 따라서 다음은 동인(남과 화합) 괘가 이어진다.
사물은 대충대충 부합한 상태에서 그칠 수 없다. 따라서 서합: 합치)」괘] 다음은 「비(貴)」괘가 이어진다. 비는 장식의 뜻이다. 장식이지나치면 아름다움이 없어진다. 따라서 다음은 「박(剝)」괘가 이어진다. 박은 벗겨짐의 뜻이다. 사물이 언제까지나 벗겨질 수는 없다. 위로 정점에 도달하면 다시 아래로 돌아간다. 따라서 다음은 「복(復)」괘가 이어진다.……...
진(震)은 동요의 뜻이다. 사물이 언제까지나 동요할 수는 없다. [동요는 반드시] 정지된다. 따라서 다음은 「간(長)」가 이어진다. 간은 정지의 뜻이다. 사물이 언제까지나 정지할 수는 없다. 따라서 다음은 「점(漸: 차츰 나아감)」괘가 이어진다. - P616

상이란 성인이 객관사물의 번잡한 현상을 관찰하여 그 형상을 모방하고 사물의 본질을 본뜬 것이다. 그래서 상이라고 했다. [이치가] 현현된 것이 상(象)이고, 형체를 이룬 것이 기물(器)이고, 제정하여 준용하는 것이 법(法)이다. 모든 행동에 이롭게 준용하여 인민 모두가 준용할 수 있으므로 신묘한 것(神)이다. - P618

"역"의 체계는 자연계의 법칙과 상응한다. 따라서 천지의 모든 도(道:법칙)를 두루 포괄할 수 있다. 위로 천문(天文)을 관찰하고 아래로 지리(地理:땅의 질서)를 고찰한 까닭에 유명 (幽明 : 감추어진 것과 드러난 것)의 모든원리를 파악하고, 만물의 순환(始終)을 규명한 까닭에 생사의 내력(이치)을 꿰뚫는다. - P626

『시』로써 뜻을, 『서』로써 정사를, 『예』로써 행실을, 『악』으로써 화합을,
『역』으로써 음양의 이치를, 『춘추』로써 명분을 계도했다." - P636

고인은 얼마나 완벽했던가(備)! 신명(神明)에 짝하고 천지를 본받아 만물을 양육하고 천하를 화평시켰다. 그 은택은 모든 백성에 미쳤고, 본수(本數:본질적인 법도)에 밝았고, 그것들을 말도(度 : 말단적인 제도)와도 연계시켰다. 상하 사방 모든 곳과 대소(大小), 정조(精粗: 심오한 것과 조잡한 것)를 막론하고 그들의 영향은 무소부재했다. 그 가운데 명확히 본수와 말도(數度)에 해당되는 것들은 옛날의 법도와 사관들의 기록 속에 아직 많이 보존되어 있다. 그리고 『시』, 『서』, 『예』, 『악』속에 기록된 가르침들은 추노의 선비(鄒魯之士)와 진신선생(搢紳先生)들 대부분이 통달하고 있다. - P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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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7월도 다 흘러가서 마지막주구나.

이번 주는 내내 불볕 더위가 이어져서 그야말로 한여름을 느낄 수 있는 시기인 듯 싶다.

그렇다해도 점심 시간에 산책을 빼먹지는 않았다.(아무리 더워도 이마저 걷지 않으면 안된다라는 생각 때문이다. 그리고 이 시간이 나를 위한 휴식 시간이기도 하다.)

주중에는 <중국철학사-상> 읽는 것만으로 벅차서 다른 책은 읽지 못했다.(아! 이북으로 <폭풍의 언덕>을 읽는다고 집어들기는 했다.)

다만 출퇴근 때 <토지> 1권을 오디오북으로 완독했고(정리 필요) 드라마 <바람꽃은 시들지 않는다>도 짬짬이 본 끝에 9부에 접어들었다.

중드를 보고 싶은 작품이 두 개가 있는데(몽화록, 성한찬란) 한 번 보면 계속 봐야 해서 시작을 하지 못하고 있다^^;

유독 바쁜 한 주여서 서재에 잠깐 오가는 걸 빼고는 친구분들의 글을 제대로 읽지를 못하고 있다.

그나마 오늘 금요일이니 마음이 가볍다.

이번 하계 휴가는 특별히 어디 갈 계획도 없으니 진득하니 집에서 두꺼운 책 독파하는 기간으로 삼으려고 생각 중이다.

아직 한참 남은 휴가를 생각하는 걸 보니 쉬고 싶은 생각이 절로 드는 한 주였던 듯 싶다.




#2


<바람꽃은 시들지 않는다>는 전형적인 옛(!) 드라마다.


시대 배경은 일제 강점기 시기부터 시작이다.

신분제는 진작에 무너졌음에도 양반과 종 간의 위계 질서는 고착화되어 있어 종은 감히 주인을 버릴 생각을 하지 못하는 모습이 보인다.

3.1운동이 일어난 후로 한참 조선인과 일본인 간의 감정이 좋지 않을 시기였다.


윤씨 가문의 종손 며느리인 주인공은 친일파로 변절한 오라비로 인해 가문에서 쫓겨나는 수모를 겪는다.

오라비로 인해 본인은 집안에서 쫓겨나고 친가도 풍비박산이 난다. 

이 때문에 갈 데가 없어진 주인공은 사방을 헤매다 낭떠러지에서 떨어져 머리와 목을 다쳐 기억을 잃고 목소리도 잃는다. 

다행히 그녀를 구해준 이가 있었는데 그 사람은 윤씨 가문의 아재뻘 되는 사람이었다. (다만 그는 종갓댁 사람과는 교류를 많이 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녀의 얼굴을 이전에 본 적이 없다.)

그는 그녀를 극진히 치료해주고 보호해주면서 어느새 정이 싹터 자는 그녀를 범하려 했지만 도망쳐서 미수에 그친다.

하지만 이윽고 그는 그녀가 임신을 하게 된 것을 알게 된다.(종손의 씨를 가진 것이다.)

그녀는 더 이상 그에게 머물 수 없다고 생각해 떠나려 했으나 그는 그녀에게 사과하면서 사건이 무마된다.

사실 그에게도 곡절은 있다. 아내를 얼마 전 돌림병으로 잃었고 하나 남은 아들은 어미 없는 자식이 되었다. 심지어 그녀는 어미를 똑닮은 것이다.

그렇다 해도 그가 그녀를 범하려 한 것이 무마되는 것은 아니다.

아무튼 이후 시간이 흘러 그녀는 아들을 낳는다.

과연 그녀는 기억을 찾을 수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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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2-07-29 10:2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눈떠보니 7월이 끝났네요. 전 7월도 독서 부진의 달 입니다 ㅜㅜ

거리의화가 2022-07-29 21:44   좋아요 2 | URL
새파랑님 7월 독서도 만족스럽지 않으신거죠?^^; 저는 이번달 독보적 미션 실패ㅠㅠ 미처 체크를 못해서ㅋㅋ 주말 이틀이 남아있습니다. 남은 7월 알차게 보내세요*^^*

청아 2022-07-29 10:39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토지> 저도 언젠가 꼭 읽고 싶은 책인데 그 언젠가가 언제가 될지...ㅎㅎ 3권이상짜리는 엄두가 잘 안나더라구요. 오디오북도 괜찮은 방법같네요.
요즘 너무 덥죠. 가을이 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 ^^*

거리의화가 2022-07-29 21:47   좋아요 2 | URL
긴 호흡이 필요한 책이긴 하죠 긴 시대를 다루고 등장인물도 많고요 1권만 읽었을 뿐인데 초반에 어질어질했었어요ㅋㅋ 소설 같은 경우 오디오북도 실감나는 성우가 연기하면 괜찮은 듯 싶어요. 많이 덥죠ㅎㅎ 오늘 특히나 사우나인줄^^; 남은 7월도 알차게 보내세요^^

단발머리 2022-07-29 12:5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다행히 7월은 31일까지 있어서 아직 7월이 며칠 더 남았다는 기쁜 소식입니다. 여러 분들이 토지 읽으시니 저도 은근.... 토지의 압박이 ㅋㅋㅋㅋㅋㅋ

거리의화가 2022-07-29 21:50   좋아요 1 | URL
이틀이 남아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요. 주말동안 읽고 쓰고 해야겠습니다ㅎㅎㅎ
토지 같이 달려보시죠 같이 읽으면 서로 비교해보는 맛도 있어서 재미도 더 있지 않겠습니까^^*

mini74 2022-07-29 15:20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토지 정말 옛날에 읽은.....다시 읽고 싶어집니다. 20대에 읽는 토지와 지금의 토지는 어찌 다를지 ㅎㅎㅎㅎ

거리의화가 2022-07-29 21:52   좋아요 4 | URL
예전에 읽으셨다면 비교하며 읽는 맛도 있겠네요^^*
저는 처음 읽는데 여기 나오는 남정네들이 영 마음에 안드는ㅋㅋ 그래도 다양한 인물 군상들을 볼 수 있어서 읽는 맛이 있는 아주 찰진 책인 듯 싶습니다

scott 2022-07-29 23:3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물가가 오르니
필요한건 미친듯이 쟁여 두고 있습니다

화가님 8월은 책 보다 건강
그리고 휴식 ^^

거리의화가 2022-07-30 13:43   좋아요 1 | URL
소장할 책이라면 미리 쟁이는 게 이득일지도 모르겠네요ㅠ

네~ 8월은 휴가가 있으니 좀 여유를 가질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8월 중순 지나면 더위도 한풀 꺾이겠죠~ㅎㅎ 감사합니다.

희선 2022-07-30 02:1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칠월이 며칠 남지 않았습니다 주말이 가면 팔월입니다 이번주는 많이 덥네요 볕이 뜨거워요 습도도 높고... 더워도 걸으시다니 대단합니다 그 시간이 쉬는 시간이면 더워도 걷는 게 좋으시겠습니다

거리의화가 님 주말 책과 즐겁게 보내세요


희선

거리의화가 2022-07-30 13:44   좋아요 0 | URL
이번주 특히 많이 덥네요. 뭐 하긴 한여름이긴 하니~ㅎㅎ 8월 중순 지나면 좀 낫겠거니 생각하고 있습니다. 어제는 습도까지 높아서 사우나가 따로 없더라구요.

희선님도 즐거운 주말 보내시길 기원합니다^^
 

진한 무렵의 유가

1.예에 관한 일반 이론
- 예는 인간의 정욕을 적당한 절도와 본분에 맞게 중도를 걷게 할 수 있게 하는 표준 규범이다.
- 하지만 예는 특성상 차별이 필요함을 낳는다. -> 사람과 사람 간의 충돌을 막기 위함이라지만 이는 차별이 분리를 낳아 구조적 폐쇄성을 낳는다고 보인다.
- 예는 사전에 관리하는 것, 법은 사후에 정리하는 것이 다르다.

2. 음악에 관한 일반 이론
- 음악은 인간의 정감을 절제하여 중용을 얻는 데 그 기능이 있다.
- 그러므로 예악은 모두 인간의 정감을 절제하여 중용을 얻게 하는 데 목적이 있다.

3. 상례에 관한 이론
- 인간의 정감을 형식화하는 문의 기능은 순자와 예기에 따라 상례, 제례에서 가장 잘 보인다.
- 순자와 예기에서 논한 죽은 이를 대하는 도리는 이지와 정감 모두를 고려하였다. -> 오로지 이지로만 죽은 이를 대하여 의식이 없다 단정하면 어질지 못하다 이야기하고 오로지 정감으로만 죽은 이를 대하여 의식이 있다 이야기하면 지혜롭지 못하다 함로 이를 절충하여 기물은 갖추되 쓸 수 없게 하였다.
- 예란 삶과 죽음을 대하는 데 신중한 마음으로 정성을 다하는 것이다.

4. 제례에 관한 이론
제사를 올릴 때는 제물을 극진히 마련하고 성심성의를 다하는 마음가짐으로 대하는 것이다.

5. 혼례에 관한 이론
혼인의 기능은 후손을 얻는데 있다. 자식을 낳음으로 새로운 나를 만들어내고 기존의 나를 대체하는 이를 통해 생물학적으로 불사를 획득하는 것이다.

6. 효에 관한 이론
- 자식이 부모의 기대에 부응하면 그것이 효도다.
- 부모를 잇는 도는 정신적, 육체적 측면으로 나뉜다. 육체적으로는 부모의 신체를 봉양하고, 부모가 남겨준 몸을 소중히 여기고, 부모의 생명을 계속 전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신체발부수지부모)
정신적으로는 부모가 살아계실 때 순종하여 몸도 뜻도 봉양하는 것이고 돌아가신 후에는 제사로 추모하여 불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또 부모의 일을 계승하여 마저 완수하는 것이다.

7. 대학
- 예기[소대례기] 중의 대학과 중용은 이후 중국철학에서 많은 영향을 끼쳤다.
- 3강령 8조목: 명덕, 친민, 지어지선 / 격물, 치지, 성의, 정심, 수신, 제가, 치국, 평천하

8. 중용
- 중용은 처음 부분부터 중간 이전과 끝 부분은 인간과 우주의 관계를 논하여 맹자 철학 중 일부를 가져와 발전시켰다. 중간 부분은 인간사를 논한 것으로 공자의 학설을 가져와 발전시켰다.
-> 때문에 내용이 일관성이 없고 우주론 부분은 신비주의 경향이 강하여 난해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 중용의 도는 상대적인 이치로 때와 장소와 상대에 따라 달라지므로 규정하기 어렵다. 다만 중도만 지나치게 논하는 것도 융통성이 없는 것이다.
- 추기급인은 자기 마음을 미루어 상대의 마음을 헤아린다는 것
- 수신하는 이유를 알아야 치인의 방법과 국가의 통치 방법에 대해서도 알 수 있다.
- 천은 도덕의 우주적 원리, 성은 하늘이 인간에게 부여한 것으로 인간은 성에 따르되 교육과 수신으로 닦아야 한다. 중은 희로애락이 아직 발현되지 않은 미발의 상태인데 발현되고 났을 때 절도에 맞는 것이 화이다.

9. 예운
- 유가 철학은 도가 철학의 영향을 상당 부분 받았는데(순자가 도가 철학의 영향을 받았으므로) 도가의 영향을 받은 후 유가의 정치사회철학은 소대례기 중 예운을 통해 살펴볼 수 있다.
- 유가가 제창하는 정치사회는 소강의 정치(예가 있는 사회)이고, 그 위에 존재하는 것이 대동의 정치이다. 대동 정치는 예가 없어도 아무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사회이다.

「방기(坊記)」는 말한다.
예란 인간의 성정(人之情)에 의거하여 그것을 절제하고(節) 격식화하여(文) 인민의 단속(民坊)을 도모하는 것을 말한다.
예의 기능(禮之用)에는 두 측면이 있는데, 하나는 "인간의 성정"을
"절제하는" 측면이고, 하나는 "인간의 성정"을 "격식화하는" 측면이다. 먼저 "인간의 성정"을 "절제하는" 측면에 대해서 논한다. 인간의 정욕의 발로(情欲之流露)는 적당한 절도와 본분(分限)에 맞아야 한다. 절도와 본분에 맞는 것이 곧 중도(中)에 맞는 것이다. 중도란 인간의 정욕발로의 적절한 한 지점으로서, 이 지점을 넘으면 남혹은 자기 자신의 다른 측면과 충돌이 생긴다. 예란 인간에게 중도를 얻게 하는 표준적인 외부규범이다. - P538

「애공문(哀公問)」은 말한다.
인류의 생활 중에서 예가 가장 중요하다. 예가 없으면 법도에 맞게 천지신령을 섬길 수 없고, 예가 없으면 군신 상하 및 장유의 위계질서를 변별할 수 없고, 예가 없으면 남녀, 부자, 형제 간의 친밀한 정 그리고 혼인과 인척간 교제의 빈도 등에서 분수를 정할 수 없다. - P539

예의(禮義)로써 다스릴 경우 예의가 쌓이고, 형벌로써 다스릴 경우 형벌이 쌓인다. 형벌이 쌓이면 백성은 원망하고 돌아서나, 예의가 쌓이면 백성은 화합하고 붙좇는다. 세상의 군주들은 한결같이 백성이 선해지기를 바라지만, 백성을 선하게 하는 방법은 다르다. 어떤 군주는 덕교(德敎)로 인도하고, 어떤 군주는 법령으로 족대긴다. 덕교로 인도할 경우 덕교가 행해짐에 따라 백성은 편안해하고 즐거워하지만(康樂), 법령으로 족대길 경우 법령이 극심해짐에 따라 백성은 슬픔과 수심에 잠긴다(戚). 그런즉 애락(哀樂)의 소재에따라서 화(禍)·복(福)이 각각 감응(感應)하는 것이다. - P542

예약은 바로 인예(禮)는 인민의 마음을 절제하고 악(樂)은 인민의 음성을 화평하게 한다. 정치(政)로써 그것을 시행하고 형벌(刑)로써 그것이 어그러지는 것을 방지한다. 예·악·정·형의 네 가지가 세상에 두루 시행되고 어그러지는 일이 없으으면 왕도정치는 완성된다. 음악은 [상하] 화합을 도모하고 예는 [귀천의] 분별을 도모한다. [상하] 화합하면 서로 친애하고, [귀천이] 분별되면 서로 존경한다. 음악[즉 화합]을 지나치게 추구하면 방탕해지고, 예절[즉 분별]을 너무 강조하면 소원해진다. 인정을 화합시키고, 풍모를 격식화하는 것이 예악의 목적이다.…… - P545

공자가 말했다.
"한번 죽으면 완전 끝이다고 여김은 어질지 못하기(不仁) 때문에 행할 수 없고, 죽었는데도 살아 있다고 여김은 지혜롭지 못하기(不智) 때문에 행할 수 없다. 따라서 [부장품용] 대나무 그릇은 사용할 수 없고, 질그릇은 음식을 담을 수 없고, 나무 그릇은 다듬지 않고, 거문고와 비파는 줄만 맸지 조율하지않고, 피리와 생황은 음이 맞지 않고, 종과 경쇠는 있으되 가로대가 없는, 그런 상태로 마련했던 것이다. 이것들을 명기(明器)라고 했는데 신명의 그릇이라는 뜻이다. " - P549

상례(喪禮)란 산 사람의 예절로써 죽은 사람을 섬기고, 되도록 삶을 모방하여 죽은 사람을 송별하는(大象其生以送其死) 것인바, 죽은 사람 섬기기를 산사람 섬기듯하고 없는 사람 섬기기를 있는 사람 섬기듯하여, 시작과 마지막을 한가지로 여기는 의식이다.…………
따라서 상례의 기능은 생사의 의미(死生之義)를 밝혀 슬픔과 공경의 마음으로 죽은 사람을 송별하여 사람의 마지막을 완성하는 것이다.………
되도록 삶을 모방하여 죽은 사람을 송별하며, 죽음과 삶 또는 마지막과 시작 모두가 적절하고도 선하지 않음이 없도록 도모하는 것이 곧 예의의 법식으로서, 바로 유자(儒者)의 입장이다. - P554

상례와 제례는 그로써 인애(仁愛)를 가르치는 것이다. 인애를 다하기 때문에 상례와 제례에 치성을 드려, 해마다 봄가을로 제사하여 추모의 정성을 바치는 것이다. 무릇 제사란 음식을 봉양하는 도리를 바치는 것이다. 돌아가셨어도 추모하여 음식을 봉양하거늘 하물며 살아 생존해계실 때야? 따라서 상례와 제례가 밝혀지면 인민은 효성스러워진다고 말했다. - P561

혼례란 두 성씨의 남녀를 결합하여 위로 종묘(宗廟 : 즉 조상의 제사)를 받들고 아래로 대를 이으려는 것이다. 따라서 군자는 혼례를 중시한다. - P564

무릇 효란 모든 도덕의 근본이요, 모든 가르침의 원천이다.………신체발부(身體髮膚)는 수지부모(受之父母)이니 불감훼상(不敢毁傷)함이 효지시야之始也)요(몸과 털과 살은 부모에게서 받았으니 감히 훼상하지 않는 일이효의 시작이요), 입신행도(立身行道)하고 양명어후세(揚名於後世)하여 이현부모(以顯父母)함이 효지종야(孝之終也)니라(출세하여 도를 행하여 후세까지 명성을 떨쳐서 부모를 영광스럽게 하는 일이 효의 마침이다). 무릇 효는부모 섬기는 데서 시작하여 임금 섬기는 일이 중간이고 출세하는 데서 끝맺는다. 「대아(大雅)」에 이르기를 ‘네 조상의 보우하심을 생각하지 말고 오직네 덕을 닦도록 하라‘ 했다.…………… 무릇 효란 하늘의 떳떳한 이치(經)이자 대지의 올바른 법도(義)요, 사람이 행할 준칙이다. 하늘과 땅의 떳떳한 이치이므로 사람이 본받는 것이다. - P571

대학의 도(大學之道)는 명덕의 천명(明明德)에 있고, 친민(親民: 백성과 친애함)에 있고, 지극한 선에 머무는(止於至善) 데에 있다. 머물 줄 안 연후에 [목적을] 정립할(定) 수 있고, 정립한 연후에 평정할(靜: 외적 유혹에 동요하지 않음) 수 있고, 평정한 연후에 안정할(安) 수 있고, 안정한 연후에 사려할(慮) 수 있고, 사려한 연후에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得) 수 있다. 사물에는 본말(本末)이 있고 일에는 시종(終始)이 있는즉, 선후(先後)를 가릴 줄 알면 도에 가깝다.
옛날에 명덕을 천하에 천명하려는 자는 우선 자기 나라를 다스렸고(治國), 나라를 다스리려는 자는 우선 자기 가정을 다스렸고(齊家), 가정을 다스리려는 자는 우선 스스로 수신(修身)했고, 수신하려는 자는 우선 마음을 바르게 했고(正心), 마음을 바르게 하려는 자는 우선 뜻을 참되게 했고(誠意), 뜻을 참되게 하려는 자는 우선 올바른 앎에 도달했는데(致知), 앎에의 도달은 격물(格物 : 사물의 참모습에 도달함)에 달려 있다. 사물의 참모습에 도달한(物格) 연후에 올바른 앎에 도달하고, 앎에 도달한 연후에 뜻이 참되어지고, 뜻이 참되어진 연후에 마음이 바르게 되고, 마음이 바르게 된 연후에 수신이 되고, 수신이 된 연후에 가정이 다스려지고, 가정이 다스려진 연후에 나라가 다스려지고, 나라가 다스려진 연후에 천하가 태평해진다.
천자에서 서인에 이르기까지 한결같이 수신(修身)이 근본이다. 근본이 문란한데 말단이 잘 다스려지는 경우는 없다. 중시해야 할 것을 경시하고 경시해야 할 것을중시해도 되는 그런 경우(법도)란 세상에 아직 없다. 이런 이해가 바로 근본을 아는 것(知本)이고, 앎이 이르렀다는 말의 의미이다." - P573

[인애를 실천한] 요·순이 천하에 인애주의를 표방하자, 인민들은 추종했다. [폭력을 실천한] 걸·주가 천하에 폭력주의를 표방하자, 인민들은 추종했다. 정치강령의 성격이 주창자의 속성과 정반대이면 인민은 그것을 추종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군자는 스스로 해당 덕목을 갖춘 다음에 그 덕목을 남에게 요구하고, 스스로 해당 결점을 없앤 다음에 남의 결점을 비난한다. 자기 자신 속에 서(恕 : 즉 혈구지도) 덕목이 없으면서 능히(효과적으로) 남을 깨우칠(타이를) 수 있는 사람은 세상에 아직 없다. 따라서 나라를 다스리는일은 가정을 다스리는 일에 달려 있다. - P578

공자가 말했다.
"군자는 중용에 따르고 소인은 중용에 역행한다. 군자가 중용에 따른다함은 군자다우면서 시중(時中)을 추구한다는 말이요, 소인이 중용에 역행한다 함은 소인이면서도 아무런 거리낌이 없다는 말이다." - P587

자막(莫)은 중도(中)를 고집했다. 중도를 고집한 것은 근사하나, 중도를고집하는 데에 융통성(權 : 즉 소위 時中/『신편』)이 없었은즉, 집일(敎一: 하나의 원칙에 대한 집착)에 불과했다. 하나의 원칙에 집착하는 사람을 싫어하는이유는 도(道)를 해치기 때문인데, 그 하나를 내세워 그밖의 전부는 폐기하기 때문이다.) - P588

공자가 말했다.
"도(道)는 사람을 멀리하지 않는다. 사람이 도를 추구하면서 사람을 멀리한다면 도라고 할 수 없다. 『시』에 이르기를 ‘도끼자루감을 베는 일은 그 원원리로부칙(則 : 모델)이 멀리 있지 않다‘ 했거늘, 일반 사람들은 도끼자루를 쥐고 도끼자루감을 베면서 이리저리 흘겨보며 그 원칙(모델)이 멀리에 있다고 여긴다. 즉 군자는 사람(자신을 바탕으로 사람(남)을 다스리며(人治人), 잘못을 고치면 그친다. 충서(忠恕)는 도와 멀지 않다. 자기가 해보아 싫은 일은 남에게도 시키지 말라(施諸己而不願, 亦勿施於人)! - P589

「중용」은 말한다.
하늘이 부여한 것(天命)이 성(性)이고, 성을 따르는 것(率性)이 도(道)이고, 도를 닦는 것(修道)이 교육(敎)이다.

『대대례기』 「본명편(本命篇)」은 말한다.
도(道 : 우주의 최고 원리)로부터 분배받은 것이 명(命)이고, 한 개체에 형상화된 것(특징)이 성(性)이다. 음양(陰陽)의 조화로 말미암아 구체적인 형체를 띠고 피어난 것이 생(生)이고, 조화가 멈추고 운수가 다한 것이 사(死)이다. - P591

오직 천하의 지성(至誠)의(지극히 참된) 인물이라야 자기의 본성을 최대한 발전시킬 수 있다(盡性). 자기의 본성을 최대한 발전시킬 수 있으면 다른 사람의 본성도 최대한 발전시킬 수 있다. 다른 사람의 본성을 최대한 발전시킬 수 있으면 사물의 본성도 최대한 발전시킬 수 있다. 사물의 본성을 최대한 발전시킬 수 있으면 천지의 화육을 찬조할 수 있다. 천지의 화육을 찬조할 수 있으면 천지와 더불어 나란히 셋이 될 수 있다. - P5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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