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으면서 편집자가 궁금했던 적이 거의 없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정말 편집자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생각했다. 양희정 편집자님이 궁금하다. 적절한 그림들, 이 책 읽기의 최고는 문학작품의 적절한 사례들일 수도 있으나 그보다 그림들이 아니었나 싶다.
다양한 사람들의 다양한 감정을 스피노자의 <에티카>를 빌어서 이야기 한다. 철학자의 어드바이스를 통해 작가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한다. 물론 좋기도 하고 싫기도 하다. 내가 그보다 덜 읽었고 덜 똑똑하고 덜 이해하고 있을지는 모르지만 감정이라는 건 활자로 관념으로 배울 수 있는 건 아니라는 생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학을 읽어야 한다, 더 많이 더 많은 사람들이 소설을 읽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다양한 사람들의 다양한 감정을 배우는 건 철학자의 정의가 아니라 인물과 인물의 말과 행동 그리고 관계에서 배울 수 있는 것 같다.
읽은 책보다 읽지 않은 책이 더 많았고, 공감 가는 부분도 공감가지 않는 부분보다 많았다

최강한파를 뚫고 여섯명의 여자가 도서관 전시실에 모여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이야기를 나누었다.
올 봄에 새롭게 피어날 꽃을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작년에 핀 꽃과 분명 다른 꽃이 필테니까 말이다.
감정을 솔직하게 직면하는 것, 그것부터 시작할 용기가 필요하다. 타인의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나의 감정을 들여다보고 무슨 감정인지 느껴보는 시간을 조용히 맞이해 보는 것도 좋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하는 사람의 감정이 어떤지도 함께 살폈으면 좋겠다. 우리가 느끼는 모든 감정의 근원은 사랑으로부터 시작되는 것이니까, 그리고 사랑의 감정이 불러 온 다른 감정들까지, 결국 사랑을 통해 말할 수밖에 없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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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시집을 꺼내드는 일은 무심한 일상에 잔잔한 물결을 일렁이게 한다.
2018년을 시작하면서 그동안의 나를 돌아보며 생각하는데 나를 잘 다스리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생각하게 했다.

˝삶이란 자신을 망치는 것과 싸우는 일이다˝
라는 첫 구절부터 이 시는 나를 사로잡았다.
˝망가지지 않기 위해 일을 한다˝ 이 구절도 너무 좋다.
사실 이 시의 모든 단어가 구절이 정말 좋아 여러번 써둔 시인데, 오늘 다시 또 써 봤다.

1999년 11월30일 누군가를 기다리며 서점에서 골라든 시집이었다. 그때 이 시집을 펼쳐 들고는 사진이 삽입되어 있어서 놀라기도 했지만 그보다도 시가 파격적이라 더 좋았었다. 이때부터 신현림 시인의 팬이 되기도 했다.

지금의 나는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고 있는 중일까, 생각하면 한없이 불안하고 막막하다. 나의 이십대가 그랬던 것 같다. 하고자 했던 일들을 제대로 찾지도 못하고 여기 기웃 저기 기웃 거리기도 하고 정말 열심히 노력하기보다 편안한 쪽을 선택했던 것 같다. 그땐 그런 게 잘 보이지 않았고, 그건 지금도 늘 후회로 남는 일이기도 하다. 난 그 시간들이 지금은 부끄럽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하다. 하지만 그런 시간을 겪었었기에 지금 충분히 나와 싸울 수 있는 것도 같다.

요즘 나는 내가 잘 살고 있다는 생각을 한다. 그게 내 주변사람들을 돌아보면 그런 생각이 더 많이 든다. 함께 봉사하는 선생님들을 생각해도 그렇고, 함께 공부하는 언니들을 생각해도 그렇다. 그리고 함께 청소년교육을 고민하는 선생님들이 계신다는 것도 그렇다. 함께 수영하며 친해진 언니들도 다들 열심히 살아간다. 또 이곳 알라딘 마을의 이웃들을 생각해도 절로 마음이 풍성해지고 뿌듯한 마음이 생겨난다. 주변에 좋은 사람이 많다는 건 그만큼 내가 잘 살고 있는 것일 거다.

올 해에도 ˝나의 싸움˝ 시처럼 치열하게 살아야겠단 생각을 한다. 어느새 한 학기 남은 공부도, 청소년지도사 자격연수도, 가을엔 청소년상담사자격시험도 잘 치뤄내고 싶다. ˝지겨운 고통˝ 따위는 꺼지라구! 큰소리치며 한 해 또 열심히 살아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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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yche 2018-01-23 02: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글씨를 너무 이쁘게 쓰시네요!

꿈꾸는섬 2018-01-23 08:48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수이 2018-01-23 09: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섬 언니의 치열한 삶을 옆에서 보는 저로서는 언니 말씀 백 만번 옳소 외칩니다. 세기말 블루스 저리 보니 또 저릿저릿해지네요, 아침부터. 오늘도 즐거운 하루 언니!

꿈꾸는섬 2018-01-23 09:06   좋아요 0 | URL
야나님~ㅎㅎ
보고 싶은, 그리운...
오늘도 즐겁게~ 멋지게~ 힘차게~ 치열하게~ 살아봐요. 우리♡

2018-01-23 21: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1-23 21: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1-23 22: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1-23 22: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1-23 22: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1-23 22: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1-24 17: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1-24 17: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1-24 17: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1-24 17: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쉬는 일요일 아침 7시, 남편은 쌀을 씻어 밥을 짓고 쌀뜨물을 받아 미역국을 끓여 아침상을 차려 놓고는, 나와 아이들을 깨웠다. 소박한 밥상이지만 아침부터 감동이었다.
어디든 나가자는데 나이 드는건지 집에서 쉬는 게 더 좋다. 점심에 집근처 맛집에서 밥을 먹고 간단히 장을 봐서 집으로 돌아와 또 휴식모드~
아이들이 준비한 케익에 불을 켜고 노래를 부르고 선물을 받고 사진을 찍고 가볍게 와인을 마신다. 남편은 소고기를 굽고 아이들은 먹성 좋게 먹는다.

딸아이는 얼마 전에 생긴 문화상품권으로 박성우시인의 <웃는 연습> 시집을 선물했다. 궁금했던 시집이기도 했고, 찜해두었던 시집이라 단숨에 읽는다. 물론 두고 두고 읽을 시집이긴 하다.

나이 들어간다는 것은/ 중심에세 멀어진다는 것//
먼 기억을 중심에 두고/ 둥글둥글 살아간다는 것//
무심히 젖는 일에 익숙해진다는 것(p82)

나이를 또 한 살 먹었어도 늘 현재가 좋고 지금이 좋다. 과거의 어느 시간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
늘 한결같이 사랑으로 보답해주는 남편과 아이들에게 고맙고 고마운 오늘이라 더 행복한 날이다.

어제는 친정부모님을 찾아가 저녁식사를 함께 했는데 어렸을 때는 몰랐던 감사함은 아이를 낳고 엄마가 되고나서야 알았다. 아직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시간이 있지만 이제는 늙어가는 부모님들 생각하면 눈물이 왈칵 쏟아질 것 같다. 딸 생일이라고 아빠는 용돈을 챙겨 주셨다. 괜찮다며 뿌리치는데 엄마도 아빠가 얼마나 더 주실 수 있겠냐며 받으란다. 그 마음이 너무 짠해서 감사하게 받아왔다. 예전에 엄마 몰래 아빠는 간혹 용돈을 챙겨주셨는데 그때의 기억까지 떠올라서 어젯밤엔 잠도 오지 않았고, 사랑은 내리사랑이라는 말도 생각나고, 살아 있는 지금, 살아 가는 오늘 정말 많이 행복하고 감사하고 그 마음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감사하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오늘 하루를 마무리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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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avis 2018-01-21 19: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아빠표 식탁♡♡넘나 멋져요^^

꿈꾸는섬 2018-01-21 22:24   좋아요 0 | URL
감사해요.^^ 소박한 밥상이지만 미역국은 정말 최고에요.♡

다크아이즈 2018-01-21 19: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심히 젖는 일에 익숙해져야 하는데 전 아직 멀었어요ㅠ
미역국 감동이에요~

꿈꾸는섬 2018-01-21 22:25   좋아요 0 | URL
ㅎㅎ무심히 젖는 일상, 저는 그런 일상이 참 좋아요.♡
14년동안 한결같은 미역국인데 맛도 점점 더 좋아지네요.^^

2018-01-21 20: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꿈꾸는섬 2018-01-21 22:26   좋아요 1 | URL
서니데이님 감사해요. 편안하고 행복한 하루가 되었어요.^^
편안한 밤 보내세요.^^

책한엄마 2018-01-21 2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생일 축하해요.^^

꿈꾸는섬 2018-01-21 22:26   좋아요 0 | URL
꿀꿀이님~감사해요.^^

2018-01-22 07: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꿈꾸는섬 2018-01-22 08:56   좋아요 0 | URL
한결같아서 더 고마워요.^^
희망찬샘님 감사해요.^^

북극곰 2018-01-22 09: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늦었지만 생일 축하드려요.
저 미역국 참 맛나보입니다. ^-^ 계란후라이도 후루룩...!

꿈꾸는섬 2018-01-22 09:11   좋아요 0 | URL
감사해요. 미역국은 정말 최고!ㅎㅎ
 

아이들과 토요수영을 다녀왔다.
수영을 하고 나와 샤워를 하려는데 바디폼이 사라졌다.
예전에 샤워용품을 바구니에 넣고 다닐 때도 샴푸와 린스(거의 새것 500ml 세트)를 도둑 맞아서 찝찝한 기분이었다. 심지어 바디타올도 한번인가 쓰고 도둑 맞았었고 그 뒤로 조그만 통에 덜어 다녔다. 조그만통에 덜어 다닐 때는 없어지진 않지만 간혹 신경을 못 써서 잊어버릴 때는 샴푸나 린스가 부족해서 불편하다. 그래서 요새 많이 들고 다니는 목욕가방을 사서 적당한 크기의 샴푸와 린스 그리고 바디폼을 넣고 다녔는데 오랜만에 도둑을 맞았다. 딸애랑 씻으려고 보니 가방 속에 있어야할 것이 사라졌다. 이름을 쓴다는 게 또 깜빡했다.ㅜㅜ 게다가 또 거의 새 것이다.
딸애가 내게 하는 말이 아무래도 엄마에게 누군가 복수를 하는 게 아닐까 한다. 잘 생각해보란다. 누군가와 원수 진 일이 없는지......
만약 누군가 나를 골탕먹이려고 일부러 그랬다면 난 속수무책 당해야하겠지만, 다 큰 어른이 성숙하지 못한 방식으로 복수를 하는 거라면 그 사람과 나는 좋은 관계를 평소에도 유지할 수 없는 건 확실하다.
찝찝한 기분에 속상해 하는 나에게 딸애가 먼저 그 기억을 털어버리란다. 제법이다. 어느새 자라서 엄마를 위로하다니.
여기에 글을 써두고 그동안의 찝찜한 기분을 털어 버려야겠다. 조금 더 빨리 썼다고 생각하고 말아야겠다.

사실 오늘의 찝찝한 기분은 바디폼을 도둑맞은 것보다 수영장 레인의 문제이다. 그동안 토요수영 성인반은 두개의 레인을 사용했다. 초급반과 중상급반. 나머지는 애들이 6개 레인, 철인반이 2개 레인을 사용해 왔다.
그런데 이번달부터 우리 레인에 유난히 사람이 많아졌다.
그러다보니 상대적으로 인원이 적은 철인반 레인 하나를 우리가 쓰면 안되냐는 얘기가 나왔다. 사무실과 선생님들의 협의 내용은 우리 레인의 상급자들을 철인반 레인으로 보내면 철인반 선생님이 지도하신다는 거다.
3년을 넘게 보았지만 그 반은 늘 자유형만 하고, 선생님도 거의 안 계신다. 사실 그 선생님께 다른 시간에 배워 봤고, 올 해 다시 바뀌어서 그 선생님 반이다. 월수금에 그 선생님께 배우는데 굳이 토요수영까지 그 선생님께 배어야 할까 싶은데, 어쩌면 선생님은 내심 나를 포함한 몇몇이 그 레인으로 오기를 바라실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들었다. 우리반을 쪼개서 그 반으로 가는 것보단 우리반을 유지하는 게 나는 더 맞다고 생각한다. 가도 문제 안 가도 문제가 될 거라는 생각에 기분이 영 찝찝하다. 3년 정도 함께 수영했던 사람들이라 편안하고 좋은데 팀을 갈라 놓는다는 게 좀 그렇다.

이래저래 심란한 한 주를 보내 게 될 것 같다. 다음주에 또 어떤 결과가 나오게 될지, 그게 참 그렇다.

기분을 검색창에 넣고 보니 관련 책들이 꽤 많이 나온다.
나쁜 기분을 좋은 기분으로 만들고 싶다. 여튼 여기 이렇게 쓰고나니 좀 나은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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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각성 2018-01-20 18: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넘읽고싶네여

꿈꾸는섬 2018-01-21 12:00   좋아요 0 | URL
네.. 어떤 책을 읽고 싶은지...기회되시면 읽어 보셔요.

서니데이 2018-01-21 06: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앗, 그런 일이 있으셨군요. 사소한 것이지만, 겪으면 조금 불편한 마음이 들 것 같아요.
다음에는 그런 일이 생기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꿈꾸는섬님, 즐거운 일요일, 편안한 하루 보내세요.^^


꿈꾸는섬 2018-01-21 12:00   좋아요 0 | URL
사소하지만 기분은 참 그래요.ㅜㅜ
서니데이님도 편안한 일요일 되세요.^^

다크아이즈 2018-01-21 11: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수영장 레인이 바디폼을 훔쳐 간 게 아닐까요.ㅋ
웃자고 한 소리입니다.

꿈섬님,
바디폼도 찾고, 맘 맞는 분들끼리 수영 레인도 사수하시고...
새해 복도 담뿍 안으시고

꿈꾸는섬 2018-01-21 12:02   좋아요 0 | URL
그럴지도요.ㅎㅎ
잃어버린 것들은 찾기가 쉽지 않아서 잊는 게 젤 나아요.
수영 레인은 ㅎㅎ 사수하고 싶네요.ㅎㅎ
편안한 일요일 되세요.^^
 
- 한강 소설
한강 지음, 차미혜 사진 / 난다 / 2016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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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소설이라고 집어들었는데 에세이 느낌이다.
흰 것하고 생각하는데 흰명주실이 가장 먼저 떠올랐다. 아이가 돌이되면 흰쌀과 흰명주실과 연필 그리고 돈을 돌상에 올려두고 돌잡이를 한다. 우리 아이들은 모두 연필을 잡았는데 내심 흰명주실을 잡았으면 했던 것 같다. 오래 오래 건강하게 살라고.

머리칼 속에 흰머리가 어느새 많아졌다. 미용실가서 염색을 해야겠다고 생각한지가 꽤 되었는데 여때 못 갔으니 욕실 거울 앞에서 머리칼 들춰보며 이젠 셀 수도 없게 많이 났다고 한숨을 쉬긴 했지만 그렇다고 나쁘거나 싫지만은 않다.
머리칼이 모두 희어져 백발이 되는 모습을 생각하며 엄마를 떠올렸다. 주름진 얼굴과 흰머리칼 아무래도 세자매중 엄마를 가장 많이 닮은 나는 늙어서도 엄마를 닮겠지 하고 생각하는데 그것 참 괜찮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오십여 년의 고단한 결혼 생활에도 가정을 지켜준 엄마 덕분에 자식들 모두 모이면 시끌벅적 떠들썩하고 사람 사는 집 같다고 다른 친척분들의 부러움을 산다.
어렵고 힘든 시간을 보낼 수 있었던 건 온전히 엄마의 희생 때문이었고 그래서 흰머리가 유난히 일찍부터 시작되고 많았던 것 같기도 하다.

백발성성한 노인이 되어 가는 모습을 일일이 기억할 순 없겠지만 백발은 아름다운 머리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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