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과 토요수영을 다녀왔다.
수영을 하고 나와 샤워를 하려는데 바디폼이 사라졌다.
예전에 샤워용품을 바구니에 넣고 다닐 때도 샴푸와 린스(거의 새것 500ml 세트)를 도둑 맞아서 찝찝한 기분이었다. 심지어 바디타올도 한번인가 쓰고 도둑 맞았었고 그 뒤로 조그만 통에 덜어 다녔다. 조그만통에 덜어 다닐 때는 없어지진 않지만 간혹 신경을 못 써서 잊어버릴 때는 샴푸나 린스가 부족해서 불편하다. 그래서 요새 많이 들고 다니는 목욕가방을 사서 적당한 크기의 샴푸와 린스 그리고 바디폼을 넣고 다녔는데 오랜만에 도둑을 맞았다. 딸애랑 씻으려고 보니 가방 속에 있어야할 것이 사라졌다. 이름을 쓴다는 게 또 깜빡했다.ㅜㅜ 게다가 또 거의 새 것이다.
딸애가 내게 하는 말이 아무래도 엄마에게 누군가 복수를 하는 게 아닐까 한다. 잘 생각해보란다. 누군가와 원수 진 일이 없는지......
만약 누군가 나를 골탕먹이려고 일부러 그랬다면 난 속수무책 당해야하겠지만, 다 큰 어른이 성숙하지 못한 방식으로 복수를 하는 거라면 그 사람과 나는 좋은 관계를 평소에도 유지할 수 없는 건 확실하다.
찝찝한 기분에 속상해 하는 나에게 딸애가 먼저 그 기억을 털어버리란다. 제법이다. 어느새 자라서 엄마를 위로하다니.
여기에 글을 써두고 그동안의 찝찜한 기분을 털어 버려야겠다. 조금 더 빨리 썼다고 생각하고 말아야겠다.

사실 오늘의 찝찝한 기분은 바디폼을 도둑맞은 것보다 수영장 레인의 문제이다. 그동안 토요수영 성인반은 두개의 레인을 사용했다. 초급반과 중상급반. 나머지는 애들이 6개 레인, 철인반이 2개 레인을 사용해 왔다.
그런데 이번달부터 우리 레인에 유난히 사람이 많아졌다.
그러다보니 상대적으로 인원이 적은 철인반 레인 하나를 우리가 쓰면 안되냐는 얘기가 나왔다. 사무실과 선생님들의 협의 내용은 우리 레인의 상급자들을 철인반 레인으로 보내면 철인반 선생님이 지도하신다는 거다.
3년을 넘게 보았지만 그 반은 늘 자유형만 하고, 선생님도 거의 안 계신다. 사실 그 선생님께 다른 시간에 배워 봤고, 올 해 다시 바뀌어서 그 선생님 반이다. 월수금에 그 선생님께 배우는데 굳이 토요수영까지 그 선생님께 배어야 할까 싶은데, 어쩌면 선생님은 내심 나를 포함한 몇몇이 그 레인으로 오기를 바라실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들었다. 우리반을 쪼개서 그 반으로 가는 것보단 우리반을 유지하는 게 나는 더 맞다고 생각한다. 가도 문제 안 가도 문제가 될 거라는 생각에 기분이 영 찝찝하다. 3년 정도 함께 수영했던 사람들이라 편안하고 좋은데 팀을 갈라 놓는다는 게 좀 그렇다.

이래저래 심란한 한 주를 보내 게 될 것 같다. 다음주에 또 어떤 결과가 나오게 될지, 그게 참 그렇다.

기분을 검색창에 넣고 보니 관련 책들이 꽤 많이 나온다.
나쁜 기분을 좋은 기분으로 만들고 싶다. 여튼 여기 이렇게 쓰고나니 좀 나은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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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각성 2018-01-20 18: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넘읽고싶네여

꿈꾸는섬 2018-01-21 12:00   좋아요 0 | URL
네.. 어떤 책을 읽고 싶은지...기회되시면 읽어 보셔요.

서니데이 2018-01-21 06: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앗, 그런 일이 있으셨군요. 사소한 것이지만, 겪으면 조금 불편한 마음이 들 것 같아요.
다음에는 그런 일이 생기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꿈꾸는섬님, 즐거운 일요일, 편안한 하루 보내세요.^^


꿈꾸는섬 2018-01-21 12:00   좋아요 0 | URL
사소하지만 기분은 참 그래요.ㅜㅜ
서니데이님도 편안한 일요일 되세요.^^

다크아이즈 2018-01-21 11: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수영장 레인이 바디폼을 훔쳐 간 게 아닐까요.ㅋ
웃자고 한 소리입니다.

꿈섬님,
바디폼도 찾고, 맘 맞는 분들끼리 수영 레인도 사수하시고...
새해 복도 담뿍 안으시고

꿈꾸는섬 2018-01-21 12:02   좋아요 0 | URL
그럴지도요.ㅎㅎ
잃어버린 것들은 찾기가 쉽지 않아서 잊는 게 젤 나아요.
수영 레인은 ㅎㅎ 사수하고 싶네요.ㅎㅎ
편안한 일요일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