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시집을 꺼내드는 일은 무심한 일상에 잔잔한 물결을 일렁이게 한다.
2018년을 시작하면서 그동안의 나를 돌아보며 생각하는데 나를 잘 다스리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생각하게 했다.
˝삶이란 자신을 망치는 것과 싸우는 일이다˝
라는 첫 구절부터 이 시는 나를 사로잡았다.
˝망가지지 않기 위해 일을 한다˝ 이 구절도 너무 좋다.
사실 이 시의 모든 단어가 구절이 정말 좋아 여러번 써둔 시인데, 오늘 다시 또 써 봤다.
1999년 11월30일 누군가를 기다리며 서점에서 골라든 시집이었다. 그때 이 시집을 펼쳐 들고는 사진이 삽입되어 있어서 놀라기도 했지만 그보다도 시가 파격적이라 더 좋았었다. 이때부터 신현림 시인의 팬이 되기도 했다.
지금의 나는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고 있는 중일까, 생각하면 한없이 불안하고 막막하다. 나의 이십대가 그랬던 것 같다. 하고자 했던 일들을 제대로 찾지도 못하고 여기 기웃 저기 기웃 거리기도 하고 정말 열심히 노력하기보다 편안한 쪽을 선택했던 것 같다. 그땐 그런 게 잘 보이지 않았고, 그건 지금도 늘 후회로 남는 일이기도 하다. 난 그 시간들이 지금은 부끄럽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하다. 하지만 그런 시간을 겪었었기에 지금 충분히 나와 싸울 수 있는 것도 같다.
요즘 나는 내가 잘 살고 있다는 생각을 한다. 그게 내 주변사람들을 돌아보면 그런 생각이 더 많이 든다. 함께 봉사하는 선생님들을 생각해도 그렇고, 함께 공부하는 언니들을 생각해도 그렇다. 그리고 함께 청소년교육을 고민하는 선생님들이 계신다는 것도 그렇다. 함께 수영하며 친해진 언니들도 다들 열심히 살아간다. 또 이곳 알라딘 마을의 이웃들을 생각해도 절로 마음이 풍성해지고 뿌듯한 마음이 생겨난다. 주변에 좋은 사람이 많다는 건 그만큼 내가 잘 살고 있는 것일 거다.
올 해에도 ˝나의 싸움˝ 시처럼 치열하게 살아야겠단 생각을 한다. 어느새 한 학기 남은 공부도, 청소년지도사 자격연수도, 가을엔 청소년상담사자격시험도 잘 치뤄내고 싶다. ˝지겨운 고통˝ 따위는 꺼지라구! 큰소리치며 한 해 또 열심히 살아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