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즈텍의 비밀
폴 크리스토퍼 지음, 민시현 외 옮김 / 중앙books(중앙북스)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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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즈텍의 비밀'은 어린 시절 누구나 한번 쯤 꿈꾸었을 모험이야기로 가득하다. 꿈과 모험이 가득하고 더불어 눈이 부시게 아름다운 미모에 지성미를 갖춘 여자 주인공과 멋진 외모와 지성, 귀족신분으로 무장한 남자 주인공의 조합이면 더 말할 필요가 있겠는가. 부모님이 고고학자, 인류학자이셨던 핀은 학문과 배에만 관심을 두고 살았던 귀족 빌리보다 훨씬 더 적극적이고 모험의 선두역할을 하게 된다. 마치 영화 '툼 레이더'의 라라 크로프트를 보는 듯 하다.  

마야 문명의 잔인한 정복자 코르테스가 남긴 엄청난 보물이 숨겨진 코덱스를 둘러싼 흥미진진한 모험이, 억만장자인 제약회사 사장인 제임스 조나스 노블, 종교집단인 까발로 네로까지 합세하면서 서로간의 이해관계로 인해 더욱 복잡해지고 배신과 배신이 난무하게 된다. 그 속에서 핀과 빌리는 코르테스가 숨긴 보물이 있는 곳을 밝혀주는 코덱스를 따라, 보물을 따라 유카탄 반도에서 목숨을 건 게임을 시작하게 된다. 

이 책을 읽기 전에 작가의 전작이자 이 책의 출발점이 되는 소설 '렘브란트의 유령'을 읽었다. '아즈텍의 비밀'에서 자연스럽게 등장하는 두 주인공들과 주변인물에 대한 설명과 모험이 시작되는 부분이 담겨 있어 '아즈텍의 비밀'을 읽는데 도움을 주었다. 물론 꼭 전작을 읽지 않아도 무방하다. 주인공만 같은 뿐 다른 장소, 다른 모험이 시작되니까 말이다.  

일상에 묶어있지만 마음만은 저 멀리 모험 속에 빠지고 싶다면 '렘브란트의 유령', '아즈텍의 비밀' 이 흥미롭다. 한 편의 모험이 가득한 영화를 보는 듯 전개도 빠르고 다양한 인물과 사건들이 등장하기 때문에 지루하지 않다. 다만 너무 많은 이야기를 담으려다 보니, 산만한 느낌이 있어 아쉽지만 담백한 느낌의 모험이야기라는 장점이 있다. 너무 많은 감정이 실리지도 않았고 또 너무 가볍지도 않고 적당한 즐거움을 주는 모험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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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박민규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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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아홉살의 나는 언제쯤 어른이 될까 싶어서 스무 살이 오기만을 기다렸었다. 한 살 더 먹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지는 전혀 모르고 있었지만 그냥 막연하게 스무 살의 어감이 좋았고 마치 스무 살만 되면 '어른'으로 바로 승격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기대감을 갖고 있었던 것 같다. 물론 정작 스무 살이 되었을 때는 열 아홉에 꿈꾸었던 그 스무 살이 아니었지만 말이다. 열 아홉까지 지겹게도 긴 시간으로 느꼈던 그 시간들이 스무 살을 넘기면서부터는 고속열차를 탄 기분으로 지나가고 있다. 그 때...열 아홉에는 왜 몰랐을까....... 다시는 그 순수했던 순간으로, 사람을 사랑만으로 사랑할 수 있었던 시절로 되돌아 갈 수 없음을 말이다. 

백화점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만나게 된 세 사람은 각기 다른 마음의 상처를 갖고 있었고 특히, 그녀는 사회생활에 지장을 줄 만큼 못생긴 외모를 갖고 있어서 사람들을 기피하고 안으로만 자꾸 숨으려고 하고 있다. '나'는 그런 그녀에게 마음이 끌리고 그녀를 사랑하게 된다. 하지만 그동안 너무 많은 모멸감과 놀림을 당해야 했던 '그녀'는 그를 받아 들이가 쉽지가 않아 다가서는 그를 어찌해야 할지 몰라 당황하게 된다. 그런 둘을 이어주는 역할을 하는 아르바이트 선배인 '요한'은 둘의 마음을 서로에게 납득시켜주고 그 둘과 우정을 쌓아간다. 그만의 고통을 숨긴 채....... 

열아홉, 스무 살에는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기란 쉽지가 않다. 더구나 '그'가 자신을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납득' 해야만 하는 이해가 되는 못생긴 그녀에게는 말이다. 단 한 번도 사랑의 눈빛으로 보아 준 이가 없던 그녀에게 '그'는 한줄기 빛과 같다. 그녀는 그 빛이 사라지고 또 다시 어둠만이 가득한 곳에 갇힐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생겨 그를 떠나게 되고, 그는 그녀의 부재를 통해 자신의 마음이 진심임을 더 확인하게 되고 그녀를 찾아 나선다.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는 마지막 라이터스 컷(Writer's cut)이 있어서 두 가지의 결말이 등장한다. 독자들이 본 내용의 결말을 다양하게 해석할 수 있는 가능성을 남겨두려는 작가의 의도라고 한다. 마지막 어느 부분까지 화자인 '나'의 시각으로 그녀를 요한을 바라보다가 요한과 그녀의 이야기가 등장한다. 처음엔 살짝 놀랐지만 곧 두 가지의 결말을 음미해보고 소설 속 '나'처럼 소설의 처음 부분으로 돌아가 다시 읽게 되었다. 그제서야 그녀가 왜 그렇게 행복해서 눈물을 보였는지, '나'가 그렇게 어른스럽게 행동할 수 있었는지, 그 둘의 마지막 이별의 모습이 얼마나 애틋했는지를 이해 할 수 있었다. 내가 열아 홉, 스물 살이었다면 해피엔딩이 아닌 결말을 받아들일 수 없어 했을 텐데, 이제는 또 다른 결말 또한 애틋하게 다가온다. 인생이란 이상한 것이기 때문에 말이다.

작가 박민규의 소설은 정말 오랜만에 읽게 되었는데, 감성이 더 풍부해졌음을 느낄 수 있었고 주변인들을 바라보는 시각 또한 더 따뜻하게 느껴졌던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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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 오브 더 북
제럴딘 브룩스 지음, 이나경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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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가 지키고자 했던 책'사라예보 하가다' 에 얽힌 많은 사람들의 노력과 수많은 사연이 담긴 이야기를 오백여 년에 걸쳐 풀어내고 있다. 종교를 넘어, 사상을 넘어 보호하고 보존해야만 했던 '책'에 관한 이야기는 가슴뛰는 감동을 준다. 여주인공 서적보존 전문가 해나 히스 박사의 직업을 통해 생소했던 서적보존에 대한 연구와 과정을 엿볼 수 있고 책이 보편화되기 이전에 한 권의 귀한 책이 만들어지기까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숨은 공로가 있었는지 알게 해준다.  

시드니에 살고 있는 해나 히스 박사는  이스라엘의 고문서 학자 아미타이로부터 전화를 받고 흥분을 감추지 못한 채  UN의 공식 초청으로 보스니아로 날아가게 된다. 그 임무는 1992년 보스니아 내전 중 유실되었던 '사라예보 하가다' 가 발견되었으니 그 책의 상태를 분석하고 보존 작업을 해달라는 것이다. 해나는 일생일대의 기회로 생각하고 '사라예보 하가다'의 보존 작업에 들어가게 된다. 그 곳에서 급박한 상황에서 '사라예보 하가다'를 구해낸 국립박물관 도서관장이자 보스니아 국립대학 문헌정보학과 교수로 있는 오즈렌 카라만 박사를 만나게 되고 해나는 공통된 관심사와 함께 그에게 사랑을 느끼게 되고 연인이 된다. 하지만 후에 오즈렌은 해나에게 지울 수 없는 마음의 상처를 주게 되고 그들의 관계는 운명의 책 '사라예보 하가다'와 같이 세월 속에 묻히게 된다. 

해나는 '사라예보 하가다'를 연구할수록 특이한 점을 발견하게 되고 책이 주는 정보와 흔적에 혼란을 갖게 되고 동요를 느끼게 된다. 바인딩 사이에서 발견된 나비 날개, 소금의 흔적, 와인을 흘린 흔적, 유월절 저녁 식사 장면에는 샛노란 옷을 입은 흑인 여인의 그림을 통해 해나는 책이 간직한 오백여 년의 시간을 담긴 사연을 추적하고 유대교와 이슬람교가 평화적으로 공존한 15세기 스페인 콘비벤시아 시절에서 시작된 '사라예보 하가다'의 역사를 1990년대의 보스니아에서 거슬러 올라가 위대한 책을 만들어 낸 위대한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과거와 현재를 잇는 '책'의 역사는 실로 감동적이다. 특히 종교를 넘어선 그들의 열정과 신념은 인류의 문화유산에 대한 긍지를 느끼게 해준다. 이 작품 '피를 오브 더 북'은 작가가 14세기 스페인에서 제작되어 지금까지도 실존하는 유대교 경전에 관한 실화에서 영감을 얻어 집필한 것이라고 한다. 수많은 자료와 역사적인 사실, 전문적인 직업에 대한 관찰력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한 권의 '책'에 얽힌 사람들의 열정, 욕망, 아픔이 느껴지는 사연이 가득한 책 '사라예보 하가다'였다. 치밀하게 짜여 진 스토리와 매력적인 주인공들은 '피플 오브 더 북'을 빛나게 하고 그 책을 읽은 나로 하여금 흐뭇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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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신저
마커스 주삭 지음, 정영목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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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마커스 주삭의 유명한 책 '책도둑'을 갖고 있은지 꽤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게으름에 아직도 못 읽고 있던 차에 '메신저'를 읽게 되었다. 그러니, 작가의 발표된 순서대로 읽게 되어 오히려 잘 되었다고 생각하며 읽기 시작했고 그 기대감은 빗나가지 않아 즐거웠다. 아직도 세상 어딘가에는 혹은 우리 가까이에는 이렇게 아름다운 눈으로, 따뜻한 가슴으로 세상을 보고 실천할 수 있는 메신저들이 가득할지도 모르니까 말이다. 

열아홉 살 에드 케네디는 전형적인 평범함의 극치를 보여주며 삶에 대한 목적의식도 없고 꿈도 없고 특별히 바라는 것도 별로 없는 남자이다. 그런 그가 우연히 친구들과 들른 은행에서 덜 떨어진 은행 강도에 대항하여 총을 쏘아 은행 강도를 잡게 되어 순식간에 그 지역에서 일약 영웅으로 떠오르게 된다. 그리고 얼마 후, 그에게 세 개의 주소와 시간이 적힌 다이아몬드 에이스 카드 한 장이 배달되고 무미건조한 삶을 살던 에드의 운명은 이 한 장의 카드로 인해 큰 전환기를 맞게 된다. 카드를 받고 망설이던 그는 결심을 하고 주소지로 찾아가게 되고 에드가 만나게 된 사람들의 불행한 삶을 엿보게 된다. 에드는 그들을 위해서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들을 생각하게 되고 메신저 역할을 하게 되면서 에드의 삶은 조금씩 그들과 함께 변화하기 시작한다. 

주위에 별 관심 없고 삶에도 큰 변화를 바라지 않으며 살던 에드는 더 이상 없다. 그는 이제 주변 사람들에게 진실 된 마음으로 관심을 기울이고 도움으로써 자신이 누군인지, 꿈은 무엇 인지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고 자신과 세상과 소통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작가 마커스 주삭의 글에는 따뜻함과 함께 청량한 달콤함이 있다. 그래서 맑고 예쁜 기억하고 싶은 문장들이 많고 정감이 간다. 그가 에드를 통해 전하는 세상에 대한 메시지는 귓가에 울리어 마음을 열리게 하는 힘이 있어 나는, 우리들은, 세상을 조금씩이나마 바꿀 수 있는 힘을 가졌구나 하는 마음을 들게 한다. 이젠 작은 실천만이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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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월은 붉은 구렁을
온다 리쿠 지음, 권영주 옮김 / 북폴리오 / 200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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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문은 자자하지만 구하기 힘든 책, 내용은 세련되지 못하지만 사람의 마음을 확 끄는 책, 한 명의 작가가 쓴 것인지, 여러 명의 작가가 쓴 것인지도 확실하지 않은 책, 작가에 대한 단서가 거의 없는 책...이라면 어느 누가 끌리지 않겠는가...... 

'삼월의 붉은 구렁은' '책'에 대한 갈증과 읽고자 하는 욕망이 있는 사람이라면 매혹될 이야기를 네 가지 이야기로 담고 있다. 1장은 익명의 작가가 사본 200부를 제작해 배포하고는 곧이어 절반가량 회수했다는 소문이 무성한 책에 대한 이야기로 호기심을 자극한다. 더구나 책을 가진 사람은 단 한 사람에게 단 하룻밤만 빌려줄 수 있다는 조건이 붙어 있어서 빌려 읽기도 힘들고 더 읽고 싶어도 하룻밤 내에 다 읽지 못하면 더 이상 읽을 수 없는 책에 대한 이야기는 우연히 독서가라는 이유만으로 참가하게 된 회사원 고이치에게도, 읽는 독자들에게도 숨길 수 없는 욕망을 느끼게 한다. 2장에서는 '삼월은 붉은 구렁을'  책을 쓴 작가에 대한 궁금증을 자극하며 이 책이 나오게 된 배경에 대해서 알아보며 여러 추측을 해보게 한다. 3장은 전혀 다른 아름다움을 지닌 두 소녀에 대한 애증에 얽힌 이야기로 '삼월은 붉은 구렁을' 이 나올 수밖에 없는 배경을 이야기한다. 마지막 4장에서는 막 책을 집필하기 시작한 작가의 이야기가 담겨 있어 책에 대한 관심과 재미를 더한다. 

1장에서 독서가란 이유만으로 사장 집에 초대된 고이치가 배경이 수상한 사장을 비롯한 호사가들에게 수수께끼에 싸인 '삼월은 붉은 구렁을' 책에 대한 여러 이야기를 듣게 된다. 그들이 내준 수수께끼를 품고자하면서 더욱 더 수렁에 빠지듯이 책에 대한 갈증을 느끼며 언젠가는 꼭 읽을 거야 하는 의지를 가지게 되는 장면들이 있다. 바로 나를 비롯한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이 함께 공감하며 그 책의 마력에 빠지는 장면이 된다. 읽고 싶어도 싶게 읽을 수 없는 책, 얼마나 멋지고 유혹적인가... 언젠가는 나 역시 그 책을 읽고 싶은 의지가 저절로 생기게 하는 '책'에 대한 작가 온다 리쿠의 멋진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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