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오브 더 북
제럴딘 브룩스 지음, 이나경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7월
평점 :
절판


인류가 지키고자 했던 책'사라예보 하가다' 에 얽힌 많은 사람들의 노력과 수많은 사연이 담긴 이야기를 오백여 년에 걸쳐 풀어내고 있다. 종교를 넘어, 사상을 넘어 보호하고 보존해야만 했던 '책'에 관한 이야기는 가슴뛰는 감동을 준다. 여주인공 서적보존 전문가 해나 히스 박사의 직업을 통해 생소했던 서적보존에 대한 연구와 과정을 엿볼 수 있고 책이 보편화되기 이전에 한 권의 귀한 책이 만들어지기까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숨은 공로가 있었는지 알게 해준다.  

시드니에 살고 있는 해나 히스 박사는  이스라엘의 고문서 학자 아미타이로부터 전화를 받고 흥분을 감추지 못한 채  UN의 공식 초청으로 보스니아로 날아가게 된다. 그 임무는 1992년 보스니아 내전 중 유실되었던 '사라예보 하가다' 가 발견되었으니 그 책의 상태를 분석하고 보존 작업을 해달라는 것이다. 해나는 일생일대의 기회로 생각하고 '사라예보 하가다'의 보존 작업에 들어가게 된다. 그 곳에서 급박한 상황에서 '사라예보 하가다'를 구해낸 국립박물관 도서관장이자 보스니아 국립대학 문헌정보학과 교수로 있는 오즈렌 카라만 박사를 만나게 되고 해나는 공통된 관심사와 함께 그에게 사랑을 느끼게 되고 연인이 된다. 하지만 후에 오즈렌은 해나에게 지울 수 없는 마음의 상처를 주게 되고 그들의 관계는 운명의 책 '사라예보 하가다'와 같이 세월 속에 묻히게 된다. 

해나는 '사라예보 하가다'를 연구할수록 특이한 점을 발견하게 되고 책이 주는 정보와 흔적에 혼란을 갖게 되고 동요를 느끼게 된다. 바인딩 사이에서 발견된 나비 날개, 소금의 흔적, 와인을 흘린 흔적, 유월절 저녁 식사 장면에는 샛노란 옷을 입은 흑인 여인의 그림을 통해 해나는 책이 간직한 오백여 년의 시간을 담긴 사연을 추적하고 유대교와 이슬람교가 평화적으로 공존한 15세기 스페인 콘비벤시아 시절에서 시작된 '사라예보 하가다'의 역사를 1990년대의 보스니아에서 거슬러 올라가 위대한 책을 만들어 낸 위대한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과거와 현재를 잇는 '책'의 역사는 실로 감동적이다. 특히 종교를 넘어선 그들의 열정과 신념은 인류의 문화유산에 대한 긍지를 느끼게 해준다. 이 작품 '피를 오브 더 북'은 작가가 14세기 스페인에서 제작되어 지금까지도 실존하는 유대교 경전에 관한 실화에서 영감을 얻어 집필한 것이라고 한다. 수많은 자료와 역사적인 사실, 전문적인 직업에 대한 관찰력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한 권의 '책'에 얽힌 사람들의 열정, 욕망, 아픔이 느껴지는 사연이 가득한 책 '사라예보 하가다'였다. 치밀하게 짜여 진 스토리와 매력적인 주인공들은 '피플 오브 더 북'을 빛나게 하고 그 책을 읽은 나로 하여금 흐뭇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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