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먼센스 2010.12 - 송년호
우먼센스 편집부 엮음 / 서울문화사(잡지)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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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이 가계부 애용하는 분께 선물해드렸는데 전과 달리 메모칸 크기가 줄어 아쉽다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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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예보, 믿을까 말까? - 날씨 뒤에 숨어 있는 재미있는 생활과학
크리스토프 드뢰서 외 지음, 유영미 옮김, 박정규 감수 / 뜨인돌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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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엄마 내일(혹은 오늘) 날씨 어때요? 우산 가져가야 돼요?"
 일기 예보를 봐두지 않은 탓에 우산을 안 가져가서 비를 맞고 오거나 학교까지 데리러 가야 하는 일을 가끔 겪고 난 뒤로 아이들도 일기 예보에 관심을 가지고 찾아보곤 한다. 그런데 근래 들어 일기 예보가 들어맞지 않는 경우가 종종 생겨 신뢰도가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 비가 온다고 했는데 안 온다거나 태풍이 예보와 달리 다른 경로가 가버리기도 하고, 예상보다 빠르게 내륙에 상륙하거나 예기치 않은 국지성 호우가 쏟아지는 바람에 미처 대비를 못해 큰 피해를 입기도 한다. 양치기 소년도 아닌데 믿었다가 발등 찍히고, 안 믿었다가 더 낭패를 보게 되는 일기 예보를 믿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날씨 예측이 어려워진 것은 기상 이변이 심해지는 탓이겠지만 그래도 참 공감이 가는 책 제목이다.  날씨와 관련된 과학 상식을 담고 있는 이 책은 날씨와 관련된 다양한 속설들에 대해 알아보고 , 다음날 날씨를 짐작해 볼 수 있는 전조 등도 알려 준다. 기상 현상을 주제별(비, 구름, 바람, 번개 등)로 나누어 호기심을 자극하는 질문하는 형식 등으로 날씨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과학적으로 설명해주며, 날씨에 관해 한 번쯤 가져보았을 법한 의문점들을 풀어주기도 한다. 전공서적처럼 전문적인 지식을 다룬 것이 아니라 일반인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고 있으며, 본문에 언급된 전문용어는 각 글의 말미에 설명을 기재해놓았다.




 얼마 전에 기후와 관련된 다큐멘터리를 잠깐 시청하였는데, 컴퓨터가 세상에 나온 지 얼마 안 되었을 때는 분석 시스템으로 24시간 후의 날씨를 예측하는데 24시간이 걸렸다는 이야기에 웃음이 나왔다. 컴퓨터의 성능이 급속도로 향상된 오늘 날에야 기술적으로는 일 년 뒤의 날씨도 예측 가능해졌다고 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100% 정확한 예보를 하기 힘든데, 이는 기후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요소들이 작용하여 이론적인 예측과는 다른 기상 변화를 일으키기 때문이다. 01 파트의 [04 일기 예보, 얼마나 믿으세요]에서 보면 기온은 90퍼센트 이상의 적중률을, 구름에 대한 예보는 70퍼센트 정도의 적중률을 보인다고 한다.(저자가 살고있는 독일의 통계인 듯) 


 
 우리나라 속담을 보면 달무리가 지면 비가 온다, 제비가 낮게 날면 비가 온다 등과 같이 날씨와 관련된 것들이 있다. 이처럼 동물이나 기상 현상과 연관된 속설들이 정말 근거가 있는 것인지 궁금했는데 이 책에서 해답을 얻었다. 곤충이나 동물들이 인간보다 기상 현상에 좀 더 민감하긴 하겠지만 개구리가 사다리를 오르는 것이나 다람쥐가 도토리를 저장하는 것 등을 날씨를 예측하는 능력과 결부시키기는 어려운 것 같다.




 02 파트에서는 '비'에 관한 과학 지식을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다. [미웠다 고왔다 하는 비]라는 제목을 보니 어머니가 두 아들로 인해 비가와도 걱정이요, 안 와도 걱정을 한다는 "짚신 장수와 우산 장수"라는 우화-이야기의 핵심은 생각하는 관점을 바꾸라는 내용이긴 하나-가 생각난다. 책을 읽어나가다 보면 비가 내리면 나는 냄새는 어떤 성분 때문인지, 우리가 흔히 그리는 것처럼 빗방울의 모양이 위가 뾰족한 형태인지, 그치기 직전의 비가 웅덩이에 거품이 일게 하는 것처럼 보이는 까닭은 무엇인지 알 수 있다. 강아지가 풀을 먹으면 비가 온다는 주장은 별 근거가 없는 반면, 햇무리가 보이면 비가 오게 될 확률이 높다고 한다.  



  '번개'를 다룬 04 파트는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데 필요한 지식이라 할 수 있겠다. ^^ 천둥 번개가 칠 때는 나무 아래 숨지 말아야 하고, 옥외 피뢰침과 접지를 하는 것과 더불어 가전제품의 플러그를 모두 뽑아 놓은 것이 좋다는 정도는 널리 알려진 상식~. 05 파트는 알아 두면 큰소리를 칠 수 있는 날씨에 관한 여러 가지 상식들을 담고 있다. 남극과 북극 중 어느 곳이 더 따뜻한지, 계절이 생기는 까닭은 무엇인지, 적도가 가장 더운지 등을 알려준다. 그리고 저기압권과 고기압권의 날씨와 남반구와 북반구의 회전 방향에 관한 지식도 습득할 수 있다. 

 뉴스나 신문 등에서도 일기 예보는 하루도 빠지지 않는 것을 보면 날씨가 우리 생활과 얼마나 밀접한  관련이 있는지 짐작할 수 있다. 비가 계속 오면 우울한 기분이 들고, 청명한 하늘을 보면 기분까지 해사해지는 등 때로는 웃게도 하고 울상을 짓게 만들기도 하는 날씨가 일상에 미치는 영향력은 생각보다 큰 것 같다. 일기 예보를 100 퍼센트 믿을 수 있는 날이 언제 올지는 모르겠지만 날씨에 관한 과학 상식을 풍부하게 해 주는 이 책 덕분에 다음날 날씨가 궁금해져서라도 자연 현상에 좀 더 관심을 가지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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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우맘 2010-11-23 04: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지내세요?^^ 그리워요...
 
모든 버섯의 정체를 밝히다 집요한 과학씨, 웅진 사이언스빅 25
오치 노리코.권오길 지음, 김주영 옮김, 송향란 그림, 아자와 마사나 사진, 조덕현 감수 / 웅진주니어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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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계절이 바뀔 때면 종종 산에 나물을 캐러 다니곤 하시는 시어른들께서 -흔히 볼 수 있는 종류는 아니지만- 식용이 가능한 버섯을 따오실 때가 있다. 예전에 어머님께서 크고 하얀 덩어리를 주시며 '노루 궁뎅이 버섯'이니 삶아서 그 물을 마시라고 하시는데 그런 버섯을 본 적이 없는 나로서는 미심쩍은 마음이 살짝 들었다. 그러나 버섯에 관한 지식이라고 해봐야 느타리나 양송이버섯처럼 마트에서 파는 식용 버섯 정도만 아는 얕은 수준. 기껏해야 버섯 머리의 모양이나 색이 수수한 것은 식용 가능하고, 색이 예쁜 것은 대게 독버섯이니 먹으면 안 된다는 정도? 최근 들어 버섯의 종류나 특징에 대해 조금 더 알고 싶은 마음이 일던 차에 이 책을 접했다. 



 초등 4~5, 6학년 아이들이 보면 좋을 '집요한 과학씨' 시리즈에 속하는 이 책은 다양한 버섯 사진과 더불어 버섯의 생태와 관련 지식을 알려주고 있다. 구성은 두 파트로 이루어져 있는데, 01 '버섯이 자란다'에는 자연과 어우러져 곳곳에서 모습을 드러낸 버섯(77가지)의 모습을 생생하게 사진으로 담아 보여 주며, 본문 글을 통해서는 버섯들이 자라는 곳(Everywhere~), 균사와 포자의 역할 및 형태, 포자가 번식하는 방식, 버섯의 먹이 등을 알려 준다. 아이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처럼 편안한 문장이다. 



 선명한 사진 속에 담긴 다양한 버섯들의 모습을 하나하나 들여다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이름은 또 어찌 그리 특징을 잘 포착해서 붙였는지, '오징어 버섯'이나 '망태버섯' 그리고 '들주발버섯' 같은 이름 속에 버섯의 형태가 잘 녹아 있다. 문틀에서 버섯이 자라난 모습을 포착한 사진도 있던데 참 대단한 생명력이구나 싶어 감탄스러웠다. '잔나비걸상버섯'처럼 튼튼해 보이는 것도 있지만 '애주름버섯'은 너무 약하고 가냘파 보인다. 그리고 '꽃흰목이'나 '꽃무늬애버섯'은 정말 꽃처럼 어여뻐 보이고, '유착나무종버섯'은 꼭 배추 이파리 뒷면처럼 생겼구나 싶다. '동충하초'처럼 버섯이 다른 생물에 기생하는 경우도 있다. 
 


  본문 말미에는 버섯과 식물의 공생 관계와 '종이꽃낙엽버섯'의 예를 통해 자연의 순환 방식을 설명하고 있다. 이 책은 버섯을 음식 재료 정도로만 알고 있는 아이들에게 색도 모양도 다채로운 버섯들이 균사에서 자라는 -동물도 식물도 아닌-균류이며, 버섯도 곰팡이처럼 죽은 생물이 썩는데 일조하는 방식으로 생태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존재임을 일깨워 준다. 책에 실린 버섯 사진들을 보고 있노라니 버섯들이 올망졸망 모여 있는 모습이 귀엽게 보이고, 모양도 색감도 어찌 저리 곱고 매력적인지 다른 식물들처럼 화분에 키워볼까 하는 생각이 들 법도 하다.


 
  [02 식물일까, 동물일까?]에서는 버섯의 몸 구조를 동.식물의 구조와 비교한 내용을 비롯하여, 버섯에 대한 옛 사람들의 이야기와 버섯의 한살이, 버섯의 생태와 역할 등의 지식을 알려준다. 01 파트의 글과 사진은 일본 저자가, 02 파트는 우리나라 권오길 교수가 글을 맡았다. 이 책이 제목처럼 모든 버섯의 정체를 밝혀주는 것은 아니지만 버섯에 관한 지식과 다양한 사진들로 호기심을 일깨워준다. 책에 언급된 여러 버섯들에 대한 정보를 도감류처럼 개별적으로 설명해 놓지는 않지만 아이들이 버섯에 관심을 갖게 하는 길잡이 역할을 해줄만한 도서이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버섯의 종류가 많다는 것은 알았지만 이 책을 보니 처음 보는 버섯들이 참 많았다. 거의 대부분이 처음 보는 버섯이라고 해도 될 정도이다. 아이가 버섯에 대한 관심이 있어서 전부터 버섯 도감이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하곤 했는데, 이 책을 보고 나니 나도 버섯의 종류며 특징 등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알고 싶어서 최근에 버섯 도감을 하나 구입했다.  

* 사진 추가 (9/17) 


- 이미지 : 아영엄마네 화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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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딧불,, 2010-09-15 02: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이 시간에 엄마가 안주무시면 어떡합니까..피곤하게요.
어여쁜 리뷰네요^^

아영엄마 2010-09-17 19:44   좋아요 0 | URL
에고.. 요즘은 이 시간대 쯤 되어야 리뷰가 써지는데 문제는 이 시간대에 깨어 있는 날이 손에 꼽을 정도라는 점이죠. ^^;

반딧불,, 2010-09-18 23:59   좋아요 0 | URL
얼마 안남은걸요. 지나고나니 아쉬운 것이...^^
 
손으로 따라 그려 봐 : 인체 (스프링) 손으로 따라 그려 봐 시리즈 3
이승은 글, 박철권 그림 / 뜨인돌어린이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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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등 고학년으로 접어 들면 과학 시간에 인체에 대해 배우게 된다. 하긴 그 때문이 아니더라도 아이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자기 몸에 관심을 가지게 되는 시기가 어느 순간 찾아온다. 내가 먹는 음식은 어디로 가고, 대변과 소변은 왜 나오는지, 피는 왜 빨간 색인지 등등 다양한 궁금증이 생기기 마련. "따라 그려 봐" 시리즈에 속하는 이 도서는 초등 저학년도 인체 지식을 재미있게 알아갈 수 있는 책이다. 스프링 제본이라 책장을 완전하게 펼쳐 놓고 보거나 따라 그릴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속표지 다음 장에 인체의 골격 구조와 혈관, 장기 등을 적나라하게 그려 놓은 인체 그림이 실려 있으니 본문에 들어가기에 앞서 내 몸의 구조를 감상(?)하고 넘어가자. 차례를 보면 호흡 기관, 순환기관, 소화기관, 배설기관의 순으로 이동 경로와 인체 기관의 이름을 익히고 따라 그려 볼 수 있다. 마지막 5장에서는 우리 몸을 지탱하는 역할을 하는 뼈에 대해 알아본다. 

- 차례 오른쪽 책장에 이 책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이 소개되어 있다. 몸에 대해 척척 박사인 엄마와 변신 모드가 가능한 물콩이, 궁금한 것이 많은 딸콩이, 몸속이 궁금한 아기호랑이가 말 풍선을 통해 지식을 전달하고 있다.




 [알고 싶어요]는 각 순환 기관과 관련된 지식을 설명하고 있는 부분. 우리가 어떻게 숨을 쉬는지, 몸속의 피는 어떻게 돌고 있는지에, 음식은 어떻게 소화되는지, 오줌과 땀은 어디에서 만들어지는 등에 대해 순환기관별로 여러 장기들에 대해 알려주고 있다. 




 요즘은 학습 교재에도 핵심 내용을 담은 짧은 만화가 안 실려 있으면 아이들이 서운해 한다. 이 책에도 호흡, 간, 뼈의 연결, 오줌이 노란색인 이유 등 인체와 관련된 지식을 네 캐릭터가 등장하는 만화를 통해 알려주고 있다. 주로 딸콩이와 아기 호랑이가 티격태격하는 모습으로 마무리되면서 웃음을 준다. 




 [꼼꼼하게 살펴보아요] 코너에서는 우리 몸의 각 기관들을 꼼꼼하게 살펴보면서 기관의 위치와 명칭, 하는 일을 익히도록 하고 있다. 이 부분은 학교에서 인체에 대해 배울 때도 많은 도움이 되므로 제목 그대로 꼼꼼하게~ 살펴 볼 필요가 있다. 초등 6학년인 아이의 과학 단원 평가 시험지를 보니 기관의 명칭과 순환 경로 등을 순서대로 적는 문제가 출제되기도 한다.




  이 시리즈는 "따라 그리는 페이지" 코너의 종이를 코팅 처리 하여 -유성 말고~-수성사인펜이나 화이트보드용 펜으로 여러 번 그리고 지울 수 있는 것이 장점! "따라 그려봐"에서 세 단계에 걸쳐 점선으로 그려진 부분을 따라 그리면서 공기나 음식물, 혈관과 배설물의 이동 경로를 파악하도록 하고 있다. 다음 단계에서는 한 글자만 주어진 명칭을 메워 넣고, 마지막 단계에서는 순환 경로 및 기관의 이름을 혼자 힘으로 그리고 적어보도록 해 놓았다. 

 


 [도란도란 딸콩이 이야기]에서는 이성 친구를 보면 왜 얼굴이 빨개지는지, 모지가 왜 나만 무는지, 식물도 똥을 누는지, 더울 때 개가 혀를 내미는 이유 등 각 기관별로 아이들이 궁금해 할 법한 질문과 그 이유를 알려주는 등 다양한 읽을거리가 담겨 있다. 




 [여기가 어디일까?]는 인체의 여러 기관에 속하는 장기의 사진과 함께 장기의 색이나 특징, 위치 등을 설명해 놓았다. 사진 속의 장기가 우리 몸의 어느 부분에 있는지 떠올려 보게 한다. 
 


 [바로바로? 퀴즈]는 앞에서 알게 된 내용을 퀴즈로 재미있게 풀면서 한 번 더 확인해 보는 과정으로, 이를 통해 재미도 느끼고 학습 효과가 높아지는 이점이 있다. 길찾기 형식도 있고, 보기에서 정답을 고르는 문제도 있다. 뒤이어 [아하! 그렇구나]에서는 운동이 필요한 까닭, 패스트푸드를 멀리해야 하는 이유, 치아 관리 등 우리 몸의 건강과 관련된 이야기가 담겨 있다. 읽고, 따라그리고, 적고, 풀고, 여러 면에서 인체학습에 요긴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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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7-29 10: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7-29 10: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기억의집 2010-08-26 1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흐 아영엄마님도 진짜 안 들어오시네. 예스에 가봐도 이 리뷰 이후 진전이 없네요^^

아영엄마 2010-08-26 13:04   좋아요 0 | URL
가끔 들어오긴 하는데 요즘 리뷰를 거의 쓰질 못하니 올릴 거리가 없네요. (^^)> 요 며칠은 비 오면서 더위가 잠시 한풀 꺽인 덕분에 살맛나서 책도 좀 읽고 지내고 있습니다.
 
그림책의 새로운 서사 형식 마루벌의 그림책 이론서
옌스 틸레 지음, 지광신 외 옮김 / 마루벌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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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들이 커가는 십여 년간 꾸준히 그림책을 접하다 보니 그림책 작가들은 작품의 그림(삽화)을 그릴 때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목표 의식을 가지고 작업에 임하는지 궁금해지곤 한다. 그림책을 감상하고 즐기는 것에 그치지 않고 좀 더 깊이 있게 볼 수 있는 안목을 키우고 싶은 욕심도 생겼다. 아직 그에 관한 공부를 하는 수준까지는 아니어서 그림책 이론서를 많이 읽어보지는 못했지만 관련 서적에 관심이 많은 편이다.  

 사랑하면 알고 싶고, 알면 알수록 더 깊이 사랑하게 되지 않던가! "이 책, 그림 너무 근사하다~" 하는 차원을 넘어서 작품이 어떤 점에서 돋보이며, 이면에 어떤 주제를 내포하고 있는지, 작가 자신이 추구하는 것을 작품 내에 어떤 방식으로 부여하고 있는지, 작품 속에 투영된 주제 의식이나 의도 등에 대해 파고들어 가보고 싶어진다.

"왜 그림책에는 질적으로 수준 높은 그림들이 실리면 안된단 말인가?"(p. 287)
 
 예전에는 주로 어린이들에게 교훈이 되는 내용을 담고 글과 묘사하는 장면을 삽화로 그려 넣는 수준이었으나 현대로 접어들면서 그림책 분야도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많은 변화를 보이고 있다. 뚜렷한 목표의식을 가지고 작품을 완성하거나 자신만의 독특한 화풍으로 작품을 선보이는 작가도 있으며, 풍부한 상상력과 독창성으로 사랑받는 작가들도 있다. 현대로 접어들어서는 에릭 로만이나 데이비드 위스너의 작품처럼 그림책의 삽화에 무게를 실어 본문 글은 최소한의 분량으로 줄이거나, 아예 글 없이 그림으로 독자의 상상력을 자극하며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는 그림책들도 사랑을 받고 있다. 몇몇 그림책 작가의 작품은 경탄을 자아낼만큼 삽화의 예술성이 두드러져 마니아 층을 형성하고 있기도 하다.
 
 


 앤서니 브라운의 그림을 표지 그림으로 사용한 이 책은 "현대의 대표적인 그림책 몇 권을 조형적, 언어적으로 심도 있게 분석한 논문들을 통해 그림책의 서술 구조를 분석하는 적절한 틀을 제시"하고 있는 이론서이다. 초반부에서는 그림책 분석이 시급한 이유와 함께 그림책이 학문적인 방법을 동원하여 분석해야만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복잡한 것인지 자문하면서 새로운 경향의 그림책들을 체계적으로 논의할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이 이론서에서는 9권의 그림책을 분석하고 있는데, "서술 구조의 다양성과 방법적 접근의 수월함을 고려하여 선정"하였다고 밝히고 있다.

 그림책을 분석한 논문들 중에서 눈길을 끈 부분을 꼽자면 역시 현대 그림책 작가들을 언급한 장들이다. 비네테 슈뢰더, 모리스 샌닥, 앤서니 브라운, 로베르토 인노센티, 크리스 반 알데버그. 이 그림책 작가들의 작품은 개인적으로도 매우 애정을 가지고 있는 터라 더 관심이 갔다. 언급된 그림책이 집에 있는 경우에는 옆에 가져다 펼쳐 놓고 삽화들을 좀 더 유심히 들여다보며 읽었다. 이왕이면 아홉 권의 그림책을 다 구비해 놓고 이 책을 읽어 보면 더 좋겠다 싶은데-두 권은 얼마 전에 구입했고- 아직 우리나라에 번역판이 출간되지 않은 작품도 있는 것이 아쉽게 다가온다. 




 5장 [동화 이야기꾼으로서의 삽화가]에서는 동화를 보는 잘못된 시선을 비롯하여 그림 형제 동화의 변형, 아이들의 심리적 발전을 위한 동화의 기능 등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된다. 이어서<플로리안과 트랙터 막스>, <보름달의 전설> 등의 작품을 통해 몽환적인 화풍을 선보이고 있는 비테네 슈뢰더의 <개구리 왕자>가 큰 관심을 불러일으킨 까닭과 더불어 심리적 발전의 단계들을 자세하게 분석해 놓았다. 슈뢰더의 삽화 이외에도 다른 몇몇 작가의 그림을 언급하여 비교해 놓기도 하였다. 

 6장에서 다루고 있는 작품은 <사랑하는 밀리>'로 유태인 대학살과 '모리스 센닥의 위협받는 어린 시절에 대한 환상'에 대한 글이 실려 있다. 센닥은 <꼬마 곰 (little bear)>시리즈의 삽화가이기도 하지만 논란을 불러 일으켰던<괴물들이 사는 나라>, 만화적인 화풍을 선보인 <깊은 밤 부엌에서>처럼 다양한 화풍의 작품을 선보인 작가이다.

 초반에는 센닥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친 그의 출신과 유년기의 인상 깊은 체험, 그림책 작가로서의 센닥이 지닌 힘을 언급하고 있다. 성담의 특징과 성격에 대한 설명에 이어 본격적으로 <사랑하는 밀리>의 텍스트와 삽화를 꼼꼼하게 짚어가며 설명하고 있다. 조형 예술가로서의 센닥이 삽화 속에 어떤 조형적인 요소들을 도입하고 연출하고 있는지, 어떤 작가의 작품들의 그림 요소를 차용하였는지도 알려 준다. 

 


 7장 [그들은 전혀 닮지 않았다]에서는 지금도 왕성한 작품 활동을 하면서 많은 그림책을 선보이고 있는 앤서니 브라운의 <터널>을 정신분석학적인 관점에서 살펴보고 있다. 그의 그림책을 메우고 있는 상징, 암시, 인용들을 해독하고 상징이 시사 하는 바를 분석하여 본래 의미를 찾을 수 잇도록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로즈가 펼쳐 놓은 책과 침대 옆에 걸린 <빨간 모자와 늑대> 그림 액자가 로즈의 현실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빨간 망토를 끌어들인 의도는 무엇일까? 

 '토마스 클라인스펜'은 <터널>의 숨은 단서를 추적하고, 정확한 추론을 하기 위해서 꿈과 동화에 대한 정신분석학적인 해석이 수반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마비나 공포를 다룬 몇몇 동화와의 유사점과 심리적인 해석이 뒤따르고 있다. 이 책에 실린 글들이 전문적인 논문이다 보니 일반인들이 어렵게 여기는 학술 용어들이 종종 등장하여 (내 이해력이 딸리는 탓이겠지만) 어렵게 여겨지는 부분이 좀 있었다. 

 


 지금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콜로디의 동화 <피노키오>의 삽화를 다룬 8장 [잃어버린 토스카나를 찾아]에서는 로베르토 인노센티가 그린 삽화의 특징과 그림의 연출 기법 등을 집중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2008년에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상을 수상하는 등 많은 조명을 받고 있는 로베르토 인노센티는 자신만의 독자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하고 있는, 그림책계의 거장이라 일컬을 만큼 뛰어난 그림책 작가이다. 올 초에 볼로냐 전시회에 가서 그의 그림들을 직접 보면서 다시 한 번 감탄한 바이지만, 어느 한 부분도 소홀히 하지 않고 세세하게 묘사한 그림들을 보면 탄성이 절로 나오게 된다.

 '잉에 자우어'는 논문에서 인노센티가 재해석하여 탄생시킨 피노키오의 삽화들을 다각도로 살펴보고 있다. 작은 삽화들에서도 정교한 그림 연출이 눈에 띄는 그의 작품에서 긴장감을 불어 넣는 요소는 어떤 것들이 있으며, 마지막 형상화 요소인 인쇄술에 대해서도 간략하게 언급하고 있다. 뒤이어 조명, 영화기술적인 연출, 관점의 변화, 환상적 리얼리즘 등 책 속에 실린 그림을 예로 들어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무화과>, <압둘 가사지의 정원> 등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를 절묘하게 넘나드는 작품 세계를 선보이는 그림책 작가 크리스 반 알데버그는 내가 전작을 목표로 하고 있는, 편애하는 작가 중의 한 명이다. 비평가들도 그를 위대한 화가들과 비교하는 것을 서슴지 않았다고 한다. 9장 [비행선 조종사의 꿈]에서는 <하늘을 나는 배, 제퍼>의 삽화와 이야기가 지닌 대담함과 문학적인 힘, 이전과 달리 흑백 그림이 아닌 독특한 색을 사용하여 그림을 그린 이유 등을 언급하고 있다. 알스버그가 작품상에서 독특한 초현주의적인 기법을 어떻게 구현하는지, 꿈과 일상적인 현실을 어떻게 아우르고 있는지도 살피고 있다. 



 1장 [그림책 이해하기]에서 지적하였듯이 현대로 접어들면서 "새로운 경향(삽화의 예술성, 서술구조, 참여적인 주제)"의 그림책들이 대거 등장하고 있다. 이런 그림책의 분석을 통해 그림책의 예술 가치를 올바로 평가하고, 그림 뒤에 숨어 있는 그림을 인식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일반 독자가 작품 자체를 즐기고 이해하는데 이런 전문성이 요구되지는 않겠지만 학문적인 논의가 필요한, 그림책의 이론을 공부하는 이들이나 그림책(동화) 작가를 꿈꾸는 예비 작가들도 눈여겨 읽어볼만한 이론서라 여겨진다.

 그림책을 어린이 책으로만 보는 단순한 시선이 아니라 이제는 하나의 예술 장르로 인정받고 있으며, 아이들만 보는 것이 아니라 어른들도 보는 책이라는 인식이 점차 커지고 있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1장에 "예술적인 그림책이 어른 독자들에게 이중적인 감정을 훨씬 더 많이 불러일으킨다. (중략) 반면 어른들 스스로는 예술적인 그림책들을 즐기며 그것을 수집품으로 격상시킨다." 라는 글이 있다. 나도 그런 경우지만 아이들에게 접해 줄 그림책 고르다 본인이 더 그림책에 매료된 어른들도 있고, 자녀가 없음에도 그림책의 매력에 반해서 작품을 구입하여 소장하는 어른들도 있는 것으로 안다. 

 논문에서 시도한 분석들이 그림책의 삽화를 그린 작가들의 실제 의도나 추구하고 있는 작품 세계와 일치하는지는 잘 모르지만 각 논문에서 살피고, 짚어서 준 부분들 덕분에 그림책에 대한 인식이 조금 더 깊어진 것 같다. 새로운 경향을 지닌 그림책의 출판 시장은 현재 진행형이며 그 물살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실로 감탄하지 않을 수 없는 근사한 그림책들이 얼마나 많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지! 여력이 되질 않아 다 사모으지 못하는 것이 통탄스러울 지경이다. 어린 시절부터 이런 호사를 누리지 못하고 큰 것이 안타까워서라도 앞으로도 계속 그림책에 애정을 가지고 탐닉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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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집 2010-06-07 09: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관심 있는 작가들이 많아서 이 책에 구미가 댕깁니다. 특히나 센닥과 알스버그의 작품 분석 시도에 흥미가 생기고요. 이 책이 신간으로 나왔을 때 그런가보다 했는데 아영엄마님의 리뷰 읽으니 대략 구도가 잡히네요.
조만간 땡스투 갈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