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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려시대 보물찾기 1 ㅣ 한국사탐험 만화 역사상식 1
곰돌이 co. 지음, 강경효 그림 / 미래엔아이세움 / 2010년 12월
평점 :
<고구려 시대 보물찾기>는 "한국사 탐험 만화 역사 상식" 시리즈 첫 번째 권으로, 등장인물들이 가상의 보물을 찾기 위해 겪는 모험을 통해 우리나라 역사와 문화, 각 시대의 유물 및 문화재 등에 대한 지식을 알려 준다. <고구려 시대 보물찾기>를 본 중학생 큰 아이가 한국사는 왜 이제야 나왔냐고, [oo(세계 각국)에서 보물찾기] 시리즈보다 먼저 나왔어야 하지 않냐고 소리 높여 말하며 책을 집어 들더니 낄낄거려 가며 본다. 어지간히 재미있는지 몇 번이나 반복해서 보더니 한 날을 조용하게 책을 가져가서는 지식 페이지에 나와 있는 삼족오 그림-요즘 새 그림 그리기에 심취 중-을 따라 그리느라고 열심이다.
주인공인 팡이는 한국 대표로 세계 어린이 태권도 대회가 열리는 베이징에 갔다가 <중국에서 보물찾기>때 만난 메이링과 조우하게 된다. 보아하니 메이링이 팡이를 좋아하는 눈치인 듯. 팡이가 한창 경기 중일 때 삼촌인 지구본 교수가 유물을 검증해 달라는 편지가 담긴 봉투를 전달 받는 바람에 금메달의 꿈이 물거품이 되어버린다. 메이링의 코치라는 인물도 왠지 수상쩍어 보이고(외모에 대한 편견이려나??) 거기다 악당인 것도 같고, 아닌 것도 같은 애매한 이미지의 유물 에이전트인 금발머리 휘날리는 '봉팔이'와 그의 수하들도 보물찾기에 가세한다.
고구려가 어떤 나라인가! 건국 후 700여년에 걸쳐, 영토를 확장하며 우리 역사에 있어 가장 넓은 땅을 세력권에 넣고 지배했던 나라이다. 안타깝게도 북한과 중국의 영토에 위치한 탓에 일반인이 가기에는 어려운 곳이 되어버렸지만 고구려인의 그 호방한 기백과 기상은 전해지는 여러 유물을 통해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만화에서는 우리가 흔히 쓰는 '조선족'이라는 표현 대신 '중국 동포'라고 지칭해야 한다고 알려주고 있다.
학습 만화는 대게 만화에서 언급하고 있는 지식과 정보를 자세하게 다룬 코너를 따로 마련해 놓고 있는데, 이 시리즈 역시 각 장마다 [한국사 역사 상식] 코너가 삽입되어 있다. 이 코너를 통해 고구려가 어떤 나라인지, 우리나라 역사의 한 부분을 자신들의 역사에 편입시키는 중국의 술책, 이른바 '동북공정'도 다루고 있다. 고구려의 건국과 영토 확장, 수. 당과의 전쟁에 이어 고구려의 멸망에 이르는 역사도 알려준다. 이 코너를 통해 항상 전쟁을 준비하여 많은 전쟁을 치른 고구려의 지형적인 특징, 무기의 모양과 특징, <수렵도>를 통해 무예의 우수성을 알려준다. 거문고를 비롯하여 춤의 형식을 추측할 수 있는<무용총> 그림 등을 통해 예술과 문화 분야도 짚어주고 있다.
고구려의 상징인 '삼족오'와 이를 형상화 시킨 문양은 이 책을 통해 처음 접했는데, 아이들 역시 이런 지식은 처음 접하는지 큰 관심을 보였다. 가끔 접하게 되는 경극의 한 장면에 등장하는, 푸른 얼굴에 붉은 수염을 나부끼는 무시무시하게 생긴 인물이 중국 장수가 아니라 연개소문인 것도 이번에 처음 알았다. 등 뒤에 다섯 개의 칼을 꽂고 다니는 형상인데, 이 만화에서 바로 이 칼들을 사라진 보물로 설정하고 있다. <~ 보물찾기>에는 이처럼 교과서에서는 배우지 못한, 처음 접하는 지식들이 많이 담겨 있어 더욱 호기심을 가지고 보게 되는 것 같다.
만화 내용과 역사 상식 코너를 통해 가야금과 거문고의 차이도 일깨워 주며, 까마귀를 흉조로 인식하게 된 이유도 알려준다. 지금은 까마귀를 흉조로 인식하고 있지만 고구려 시대 때만 해도 까마귀를 신성한 새로 여겼다고 한다. 바다 건너 일본에서는 까마귀를 길조로 여기는데, 신사나 가문의 문장 등에서 찾아볼 수 있는 일본의 삼족오(야타가라스)의 문양은 고구려의 삼족오와는 조금 다른 모습이다. 책을 보며 고구려의 음식 문화를 통해 '맥적'이라는 요리도 알게 되었고, 고구려 산성 축성법의 비밀을 알려주는 건축 문화도 눈길을 끈다.
팡이 일행과 봉팔이 일당이 벌이는 쫓고 쫓기는 추격전이 웃음을 주며, 후반부로 접어들면서 대저택에서 사라진 칼의 행방과 함께, 지나치게 젊어 보이는 대저택의 노인의 정체도 드러난다. 그리고 차도남(?)의 자태에 수정을 가할 수밖에 없었던 '강작가의 마감 후기'도 재미있게 보았다. 아이들은 2권은 언제 나오냐며, 나오는 대로 얼른 사달라고 재촉한다. 이 시리즈를 통해 역사 지식도 많이 얻고, 우리 역사를 지켜나가기 위해 더 많이 알고 소중히 여기게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