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릿 그림책으로 만나는 셰익스피어 6
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 브루스 코빌 엮음, 레오니드 고어 그림, 임후성 옮김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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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게 다시 쓴 브루스 코빌의 [그림책으로 만나는 셰익스피어] 시리즈 여섯 번째 권. 성에 나타난 유령을 통해 아버지의 죽음의 비밀을 알게 된 후 고뇌하고 갈등하는 한 인간의 모습을 담아 낸 "햄릿"을 그림과 함께 만나 볼 수 있는 작품이다.

  가는 선으로 표현된 인물들이 배경 속에 스며들어 있는 듯한 느낌을 주는 레오니드 고어의 독특한 그림이 이 작품의 비극적인 내용의 분위기를 잘 나타내고 있다. 회색이 가미된 희뿌연 푸른색과 어두운 남색 계열의 색조로 유령이 나타나는 장면과 슬픔과 혼란에 빠진 햄릿의 감정 상태를 적절하게 표현하였으며 이와 대조적으로 슬픔, 절망, 분노, 죽음 같은 강렬한 감정과 상황은 황갈색 계열 색조를 사용한 그림으로 표출하고 있다.

 햄릿 왕자가 아버지의 죽음 소식을 듣고 돌아왔을 때는 이미 숙부(클로디어스 왕)가 왕위에 오른 후. 거기다 어머니마저 곧 숙부와 결혼을 하였음을 알게 된 햄릿은 슬픔과 분노 속에서 지내게 된다. 어느 날 선왕을 닮은 유령을 만나 독살당한 사연과 아비의 원수를 갚아달라는 말을 듣고, 이후 연극을 통해 숙부가 죄를 저질렀음을 확신한다. 그러나 증거를 모으기 위해 광기의 가면을 썼던 햄릿은 사랑하는 연인(오필리어)에게도 진실을 말하지 못하고 결국 그 사랑마저도 잃고 만다. 그리고 숙부가 꾸민 또 다른 흉계 때문에 왕비도, 친구도, 그리고 숙부의 죽음으로 복수를 끝낸 자신도 죽음에 이르는 비극적인 결말을 맞이한다.

 햄릿은 셰익스피어의 여러 작품들 중 가장 널리 알려진 뛰어난 작품으로, 작가의 말을 보면 햄릿에서 인용되는 대사들이 "영국인들의 일상 언어에 스며들어" 있다고 할 만큼 널리 알려지고 가장 자주 인용되는 작품이기도 하단다. 햄릿의 내용을 자세히는 몰라도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라는 구절은 어떤 경로로든 한 번쯤은 접하게 될 터인데, 아이들이 그 구절의 출처나 햄릿 이라는 작품에 궁금증을 가졌을 때 원작의 묘미와 등장인물들의 대사의 느낌을 살린 그림책을 통해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처음 접해 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

 전에 시리즈 중의 하나인 <맥베스>를 아이가 본 후에 작품 내용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다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작품을 언급하니 다른 작품들도 보고 싶다고 하였었다. 그랬던 터라 <햄릿>을 만나게 되어 반가웠는데 너무 이른 나이에 살인, 광기, 복수 등의 어두운 면이 드러나는 비극적인 이야기들을 접해주는 것은 아닌가 싶어 마음에 조금 걸리기도 한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이보다 더 비극적이고 광기 어린 일들이 비일비재하니 인간이 지닌 한 단면을 엿보게 해주는 일도 필요할 것 같다. 

- 200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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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감추는 날 - 웅진 푸른교실 5 웅진 푸른교실 5
황선미 지음, 소윤경 그림 / 웅진주니어 / 200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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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구나 한 번쯤 일기 때문에 고민이나 갈들을 겪어 본 적이 있지 않을까 싶다. 아이들 보고 매일 일기를 쓰라고 강조를 하는데 어른들도 한 번 매일 일기를 써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도 삼 년 전인가 전에 한 일년 정도 일기를 써봤는데 늘 비슷한 일상이다 보니 정말 쓸 거리가 없어서 가끔 건너 뛰게 되었다. 아이가 3학년일 때는 선생님이 일기를 매일 검사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사흘에 한 번 정도씩 썼었는데 4학년이 되자 선생님께서 매일 일기를 쓰라는 숙제를 내주신다. 선생님이 주제를 정해주지 않고 생활 일기를 쓰는 날이면 아이는 일기장을 펼쳐 놓고는 ''오늘 일기의 주제는 뭘로 정해야 할까'' 하고 고민을 한다. 늘 비슷한 일상이다 보니 같은 내용을 자꾸 쓰기도 그렇고, 딱히 쓸만한 내용이 없어서 이리 저리 궁리를 하곤 한다.

  조금 아이러니 한 것은 선생님께는 검사를 맡는 명목으로 다 보여주면서 일기 쓸 때는 엄마가 혹시라도 볼까 봐 가리곤 한다는 점이다. 이 책을 구입할 때 사은품으로 비밀 일기장이 함께 왔는데 아이가 나 모르게 쓸 것이 있었는지 수연이처럼 검사 받는 일기 외에 비밀 일기장에 열심히 뭔가를 적더니 그것을 숨겨 놓는 것이었다. 그 모습을 보고 아, 우리 아이도 감추고 싶은 이야기가 있구나 하는 것을 느꼈다. 그러나 비밀 일기장에 몇 번 적다 만 것을 보면 일기를 두 개 쓰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닌가 보다.

  동민이는 아침에 학교 가는 길에 친구인 경수가 금지된 장난을 하는 것을 보게 되는데, 어쩐 일인지 선생님이 이 일을 아시곤 경수를 야단치신다. 그러자 경수는 자기 모습을 본 동민이가 일기에 그 일을 썼나 의심을 하면서 둘의 사이는 점점 틀어진다. 한편 동민 엄마는 경수가 했던 행동을 일기에 쓰라고 한다. 동민 엄마의 모습에서 전에 아이가 짝이 자꾸 괴롭힌다고 말을 하자 그런 일이나 심경을 선생님이 알 수 있도록 일기에 쓰라고 종용하던 내 모습을 보는 것 같았다. 그리고 나도 아이가 쓴 일기를 보다가 선생님에게 보이기 싫은 가정사를 쓴 부분이 있길래 동민 엄마처럼 그 부분을 지우면서 이런 이야기는 쓰지 말라고 한 적이 있는지라 가슴이 뜨끔했다.

 동민이는 고자질인 것 같으면서 경수와의 일을 일기장에 쓰는데 선생님은 친구의 잘못을 적어서 뭐 하겠느냐며 동민에게 마음을 풀라고만 하신다. 동민은 자신의 일기를 검사하는 선생님도 싫고, 일기를 훔쳐보는 엄마도 밉기만 하다. 일기를 왜 써야 하는지 모르게 되어 버린 아이... 선생님이 동민이의 심경을 포용해 주는 모습에서 나도, 그리고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도 우리 아이들에게 좀 더 너그러워지는 법을 배워야 할 것 같다.  

- 20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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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꽁이 서당 6 - 조선시대 영조편 맹꽁이 서당 6
윤승운 글,그림 / 웅진주니어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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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왕과 역사를 재미있는 캐릭터와 결합하여 들려주는 윤승운님의 맹꽁이 서당 여섯 번째 권. 이 책에서는 나라의 부흥을 위해 애쓴 영조대의 역사를 다루고 있다. 검소했던 영조는 나라는 잘 다스렸으나 자식으로 인해 큰 슬픔을 맛본다. 바로 영조의 둘째 아들로 나주에 뒤주에 갇혀 아사하는 비운의 사도 세자 이야기가 이번 편에 나온다 그 외에 이사관, 유진항, 어사 박문수 이야기가 뒤를 잇는다.

 말썽꾸러기 학동들은 공부는 하러 오지 않고 비가 오는데도 여전히 놀러 다니기 바쁘고 훈장님은 속이 폭폭 내려 앉는다. 김진사 환갑 잔칫날에는 마당쇠 녀석이 눈을 부릅뜨고 지키고 있는데도 꾀를 부려 잔칫집에 가서 배부르고 먹고 오기도 한다. 어떤 날은 공부하러 안 오고 멧돼지 사냥을 가서는 도리어 멧돼지에게 쫓겨 서당까지 쑥밭으로 만들어 놓기도 하는데... 아무튼 못 말리는 학동들이지 뭔가~.

 그리고 이번 책에서는 서당 학동 중에 장쇠가 드디어 장가를 가게 된다! 홀어머니에게 효도하는 마음으로 장가를 가긴 했는데 친구들이 곱게 봐주질 않는다. 그러나 장쇠가 장가는 잘 가서 현모양처를 얻었으니 학동들이 꼼짝도 못한다. ^^ 또한 늘 학동들 때문에 흰머리가 늘어가는 훈장님에게 귀한 손님이 찾아오나니, 탐관 오리를 혼내주는 어사 출두의 호쾌한 장면이 재미를 더하고 있다. 

- 20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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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의 여왕 안데르센 걸작그림책 1
한스 크리스찬 안데르센 지음, 키릴 첼루슈킨 그림, 김서정 옮김 / 웅진주니어 / 200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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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데르센 원작의 동화를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게 재해석한 그림책. 김서정씨가 원작의 느낌을 살려 글을 쓰고 러시아 화가 키릴 첼루슈킨가 작품의 분위기를 잘 살려낸 그림을 그렸다. 이 작품은 안데르센의 아버지가 창문에 낀 성에를 바라보며 한 말-봐라, 얼음 아가씨가 나를 데려가려고 와 있구나.-이 모티브가 되어 탄생하였다고 한다. 얼마 전에 두툼한 안데르센 평전을 읽어 보았는데 그는 어린이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독자로 생각하고 작품 곳곳에 많은 상징과 의미를 부여하여 글을 썼다고 한다. <눈의 여왕>에도 기독교적인 배경과 해석이 작품에 깔려 있지만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이 그림책에서는 그런 의미를 해석하기보다는 이야기 자체에 무게를 싣고 있다.

 못된 악마가 만든 거울이 깨지면서 산산조각 난 파편들이 지상으로 떨어져 내리게 되는데 무엇이든 흉하게 보이게 만드는 이 거울 조각이 사람들의 눈과 마음에 박히면 사람들이 차갑고 잔인하게 변해 버린다. 이 이야기의 주인공인 카이와 게르다는 친한 친구 사이로 다락방 장미 정원에서 사이 좋게 함께 놀곤 한다. 그런데 어느 날, 카이의 눈과 마음에 악마의 거울 조각이 박히면서 카이는 차갑게 변해 버린다. 그 후 겨울이 되자 눈의 여왕이 나타나 카이를 데려가 버린다. 우리나라 전래 동화나 서양의 신화에도 여인이 사랑하는 연인을 찾아 고난에 찬 길을 가는 이야기들이 존재하는데 이런 설정처럼 게르다는 카이를 찾기 위해 먼 길을 떠나고 여러 어려움을 이겨내고 눈의 여왕의 성에 다다른다.

 이 그림책의 압권은 눈의 여왕의 성에서 카이를 찾아 낸 게르다가 눈의 여왕의 호위병들과 맞서는 장면이다. 호위병들의 기괴한 모습이나 게르다의 사랑이 형상화 된 천사의 모습이 인상 깊게 다가온다. 눈물의 흔히 정화의 상징으로 여겨지는데 이 작품에서도 게르다의 눈물은 얼어붙은 카이를 녹이고, 카이 또한 눈물로서 자신의 안에 박혀 있던 거울 조각을 몰아 내는 요소로 작용한다. 스케치 선의 섬세하면서도 날카로운 느낌을 그대로 살린 화풍이며 붉은 색과 대비되는 백색으로 눈의 여왕의 차가운 이미지를 잘 표현한 작품이다. 

- 20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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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모중석 스릴러 클럽 6
딘 쿤츠 지음, 최필원 옮김 / 비채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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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릴러 팬들이 기다려 온 딘 쿤츠의 신작. 어느 날 갑자기 아내를 납치해간다는 전화를 받게 된 남편이 범인들이 요구하는 거액의 몸값을 마련하기 위해 고분 분투한다는 내용의 스릴러 작품이다. 이 작품은 주인공에게도, 또한 독자에게도 과연 인간은 누군가를 얼마나 깊이 사랑할 수 있으며, 그 사랑을 위해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 사랑을 위해 타인을 희생하면서까지 지킬 수 있을 것인지를 고민해 보게 하고 있다.

 한창 일을 하고 있던 밋치는 갑자기 아내를 납치해간다는 전화를 받고는 당황하게 된다. 일개 정원사의 아내를 납치한 이유는 무엇이고, 거기다 200만 달러라는 거액의 몸값을 준비하라니,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납치범들은 경찰에 신고하는 등의 허튼 짓을 하지 않도록 주인공의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볼 것이라고 엄포를 놓는다. 그리고는 그 말을 증명하기 위해 그의 눈 앞에서 사람을 죽이겠다고 예고하는데, 실제로 근처의 길을 가던 한 남자가 총에 맞아 죽는다. 이를 조사하기 위해 경찰이 현장으로 오지만 주인공은 아내의 목숨이 달린 탓에 납치 사건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한다.

 요즘 우리나라에 "누구를 납치했다! 돈을 입금시켜라!"라는 신종 사기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는데 혹시 그런 류의 사기 범죄는 아닐까? 아니면 남편의 돈을 노린 아내의 납치 자작극? 밋치로서는 어떤 정황인지 도무지 감을 잡을 수가 없다. 그러나 주인공은 사랑하는 아내가 겪을 고통을 생각하며 어떻게 해서든 범인들과 협상을 하고, 돈을 마련하기 위해 애를 쓴다. 아내가 누구이던가! 죽음이 갈라 놓을 때까지 사랑하고 지켜주어야 할 소중한 사람이 아니던가. 결국 주인공은 아내를 구하기 위해 원예 삽을 만지던 손에 총을 든다!

 그러나 과연 사랑을 위해서라면 사람도 죽일 수 있을까? 사랑하는 아내를 구하기 위해 몇 명이 다치고 죽든 상관없을까? 한 가족의 행복과 안전을 짓밟은 납치범들을 증오하던 주인공도 고뇌에 빠지고 독자도 고민을 해 보고...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생각지 못했던 주인공의 가족과 어린 시절을 마주 하고 조금 당혹스럽기도 했다. 밋치가 형을 만나 도움을 청하면서부터 사건은 점점 흥미진진해지는데...

 딘 쿤츠의 작품으로는 <망가진 바이올린>(혹은 <와쳐스>)란 제목으로 출간된 작품을 읽어본 적 있다. 공포 소설 분야의 작가로 알고 있었는데 이번 작품은 스릴러 분야라 색다른 느낌으로 읽었다. 전체적인 느낌으로 보자면 긴박감이나 반전의 묘미는 조금 부족한 감이 있지만 잘 짜여진 구성과 남편이 아내를 구하기 위해 한 스토리에 충실한, 흡인력 있는 작품이라 여겨진다. 

- 20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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