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버섯의 정체를 밝히다 집요한 과학씨, 웅진 사이언스빅 25
오치 노리코.권오길 지음, 김주영 옮김, 송향란 그림, 아자와 마사나 사진, 조덕현 감수 / 웅진주니어 / 2008년 5월
평점 :
절판





 계절이 바뀔 때면 종종 산에 나물을 캐러 다니곤 하시는 시어른들께서 -흔히 볼 수 있는 종류는 아니지만- 식용이 가능한 버섯을 따오실 때가 있다. 예전에 어머님께서 크고 하얀 덩어리를 주시며 '노루 궁뎅이 버섯'이니 삶아서 그 물을 마시라고 하시는데 그런 버섯을 본 적이 없는 나로서는 미심쩍은 마음이 살짝 들었다. 그러나 버섯에 관한 지식이라고 해봐야 느타리나 양송이버섯처럼 마트에서 파는 식용 버섯 정도만 아는 얕은 수준. 기껏해야 버섯 머리의 모양이나 색이 수수한 것은 식용 가능하고, 색이 예쁜 것은 대게 독버섯이니 먹으면 안 된다는 정도? 최근 들어 버섯의 종류나 특징에 대해 조금 더 알고 싶은 마음이 일던 차에 이 책을 접했다. 



 초등 4~5, 6학년 아이들이 보면 좋을 '집요한 과학씨' 시리즈에 속하는 이 책은 다양한 버섯 사진과 더불어 버섯의 생태와 관련 지식을 알려주고 있다. 구성은 두 파트로 이루어져 있는데, 01 '버섯이 자란다'에는 자연과 어우러져 곳곳에서 모습을 드러낸 버섯(77가지)의 모습을 생생하게 사진으로 담아 보여 주며, 본문 글을 통해서는 버섯들이 자라는 곳(Everywhere~), 균사와 포자의 역할 및 형태, 포자가 번식하는 방식, 버섯의 먹이 등을 알려 준다. 아이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처럼 편안한 문장이다. 



 선명한 사진 속에 담긴 다양한 버섯들의 모습을 하나하나 들여다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이름은 또 어찌 그리 특징을 잘 포착해서 붙였는지, '오징어 버섯'이나 '망태버섯' 그리고 '들주발버섯' 같은 이름 속에 버섯의 형태가 잘 녹아 있다. 문틀에서 버섯이 자라난 모습을 포착한 사진도 있던데 참 대단한 생명력이구나 싶어 감탄스러웠다. '잔나비걸상버섯'처럼 튼튼해 보이는 것도 있지만 '애주름버섯'은 너무 약하고 가냘파 보인다. 그리고 '꽃흰목이'나 '꽃무늬애버섯'은 정말 꽃처럼 어여뻐 보이고, '유착나무종버섯'은 꼭 배추 이파리 뒷면처럼 생겼구나 싶다. '동충하초'처럼 버섯이 다른 생물에 기생하는 경우도 있다. 
 


  본문 말미에는 버섯과 식물의 공생 관계와 '종이꽃낙엽버섯'의 예를 통해 자연의 순환 방식을 설명하고 있다. 이 책은 버섯을 음식 재료 정도로만 알고 있는 아이들에게 색도 모양도 다채로운 버섯들이 균사에서 자라는 -동물도 식물도 아닌-균류이며, 버섯도 곰팡이처럼 죽은 생물이 썩는데 일조하는 방식으로 생태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존재임을 일깨워 준다. 책에 실린 버섯 사진들을 보고 있노라니 버섯들이 올망졸망 모여 있는 모습이 귀엽게 보이고, 모양도 색감도 어찌 저리 곱고 매력적인지 다른 식물들처럼 화분에 키워볼까 하는 생각이 들 법도 하다.


 
  [02 식물일까, 동물일까?]에서는 버섯의 몸 구조를 동.식물의 구조와 비교한 내용을 비롯하여, 버섯에 대한 옛 사람들의 이야기와 버섯의 한살이, 버섯의 생태와 역할 등의 지식을 알려준다. 01 파트의 글과 사진은 일본 저자가, 02 파트는 우리나라 권오길 교수가 글을 맡았다. 이 책이 제목처럼 모든 버섯의 정체를 밝혀주는 것은 아니지만 버섯에 관한 지식과 다양한 사진들로 호기심을 일깨워준다. 책에 언급된 여러 버섯들에 대한 정보를 도감류처럼 개별적으로 설명해 놓지는 않지만 아이들이 버섯에 관심을 갖게 하는 길잡이 역할을 해줄만한 도서이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버섯의 종류가 많다는 것은 알았지만 이 책을 보니 처음 보는 버섯들이 참 많았다. 거의 대부분이 처음 보는 버섯이라고 해도 될 정도이다. 아이가 버섯에 대한 관심이 있어서 전부터 버섯 도감이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하곤 했는데, 이 책을 보고 나니 나도 버섯의 종류며 특징 등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알고 싶어서 최근에 버섯 도감을 하나 구입했다.  

* 사진 추가 (9/17) 


- 이미지 : 아영엄마네 화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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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딧불,, 2010-09-15 02: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이 시간에 엄마가 안주무시면 어떡합니까..피곤하게요.
어여쁜 리뷰네요^^

아영엄마 2010-09-17 19:44   좋아요 0 | URL
에고.. 요즘은 이 시간대 쯤 되어야 리뷰가 써지는데 문제는 이 시간대에 깨어 있는 날이 손에 꼽을 정도라는 점이죠. ^^;

반딧불,, 2010-09-18 23:59   좋아요 0 | URL
얼마 안남은걸요. 지나고나니 아쉬운 것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