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인생이 자식 교육의 성공으로 확 달라지는 건 아니지만 많은 영향을 끼치긴 하더군요.

수능 시험 후 등급 예상점수가 올라온 날부터 수시합격자 발표되던 날까지

시험을 치른 당사자인 아이보다 저희 부부가 더 많이 우울한 나날을 보냈더랬습니다.

 

수시는 상향 지원하는 거라지만 혹시라도 다 떨어지면 어쩌나 싶어 불안한 마음에

합격권에 들만한 학교도 한 두군데는 썼으면 싶었습니다.

그렇긴해도 지금껏 혼자 힘으로 공부해 온 아이인데 나중에 후회하지 않도록 

학교 지원 역시 아이의 소신을 최대한 존중해 주기로 했습니다.

지금껏 학원이나 과외를 안해온 마당인지라 논술 준비도 방과후 수업으로 대비를 했구요. 

그런데... 막상 논술시험을 봐보니 생각보다 어려웠고, 수능시험 결과는 생각외로 암담..  

 

 

접힌 부분 펼치기 ▼

 영어에 이어 수학B(이과생)도 쉽게 출제되었다는, 이른바 물수능 기사를 시작으로

등급별 예상컷과 아이가 가채점으로 알고 있는 자기 점수를 비교해 보니

까딱하면 수능 최저 등급(대게 두 과목:수학, 과탐 중 하나 필수 포함- 2등급 이상)도 못 맞춰

수시 넣은 것이 모두 물거품-논술을 잘 봐도 불합격됨-이 될 판이더군요. ㅠㅠ

 

영어도 하나(3점)를 틀리는 바람에 2등급으로 내려 앉는 것은 확정.

가장 뼈아팠던 건 쉽게 출제되었다던 수학을 못 보는 바람(4개 오답?)에 4, 5등급을 예상해야 할 판.

이과는 수학 점수가 특히 중요-가중치 들어감-한데 과탐까지 불안한 점수.

수능 날 저녁 때부터 기분이 급격하게 처지고 다음날까지도 의욕이 사라져

하루종일 아무 일도 하고 않고 누워만 있다 이러면 안되지 싶어 일어나긴 했어요.

 

아이도 마음을 다잡기 어려웠는지 공부에서 손을 놓은 듯

학교 기말고사도 하루 하루 공부해서 대충 보는 모양새이고, 

수능 뒤 논술을 하나 더 봐야 하는데 대비도 안 하는 것 같고... 참 답답하더이다.

속상한 마음에 아이에게 논술시험 보러 가지 말라는 핀잔을 주기도 했습니다.

물론 엄마의 그런 구박과 잔소리에도 불구하고 큰애는 꿋꿋하게 시험을 보러갔구요.. ^^*

 

정시는 어디에 써야 하나 고민하느라 남편이나 저나 잠도 설치고 한숨을 달고 지냈어요.

(한 곳은 일찌감치 불합격, 학교장 추천 넣은 곳은 내신이 2.5~8 정도라 1차에 불합격..)

새삼 인서울이 참 힘들다는 것을 절감하며 포털에서 백분위며 표준점수로

합격할 만한 학교들을 검색해보는 것 말고는 달리 할 게 없더이다.

 

펼친 부분 접기 ▲

 

 

12/3 수능 성적 통지표가 나왔습니다.  언수외과탐  24231

한숨이 절로 나오는 성적표였지만 그래도 아슬아슬하게 학교별 수시 최저 등급은 충족.

그리고 12/6일 수시합격자 발표날...

이미 기대감은 사라졌지만 실낫같은 희망을 가지고 아이더러 확인해 보라고 했죠.

2시가 넘어도 조용하길래 저는 저대로 안방에서 크게 낙담하고 있는데 "엄마!"하고 부르는 소리...

 

 

"어, 이거 맞나? 진짠가?" 그러면서 보여주는데, ㅈㅇ대 합격증..

둘째까지 달려와 보고는 셋이서 얼싸 안고 환호성을 질렀답니다.

마음 다스리러 근처 등산 둘레길에 나간 남편에게는 합격증을 카톡으로 날려주었는데

돌아와서 그러더군요.  웃음도 나왔다가 눈물도 났다가 정말 기쁘더라고.

천국과 지옥을 오가는 기분, 세상이 달라지는 것을 두 번째 경험한다 하니 남편도 공감하더이다. 

 

부모 마음에 흡족할만큼 열심히 공부하는 것처럼 보이진 않아 늘 불만이었지만

그래도 자기 힘으로 공부해 고등학교 3년동안 장학금도 놓치지 않았고,

수능은 기대에 못 미쳤지만 -SKY급은 못되도- 대학에도 합격해주어 정말 고맙습니다.

앞으로 더 힘든 일들이 많이 기다리고 있겠지만 잘 헤쳐나가길 바래야죠.

 

셋째 키우느라 컴에서 멀어지면서 알라디너분들과도 많이 소원해졌는데

큰 아이 합격 소식으로 알라디너 님들께 안부도 전할겸 해서 페이퍼 하나 올리고 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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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및 변경 소식..

오늘(12/12) 최초합 때는 불합격이었던 ㅅㄱㄱ대에서 2차 추가 합격 연락이 와서 학교 변경했어요.

(예비 번호도 안 주는 학교라 안되려니 하면서도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기다려본 건데 정말 기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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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14-12-10 16: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정말 축하드려요.
쁜이는 정말 알라딘과 같이 자란 아이라는 느낌인데 벌써 이렇게 시간이 흘러 이제 대학생이라니....
쁜이도 고생했겠지만 아영엄마님도 정말 고생많으셨어요.
많이 많이 축하드려요. ^^

아영엄마 2014-12-11 12:25   좋아요 0 | URL
바람돌이님~ 그간 잘 지내셨는지요.
오랫만에 불쑥 소식 전했는데도 이리 축하인사 해주러 오시는 분들이 계셔서 정말 반갑고 고맙네요..
딸아이 합격 축하 말씀도 고맙습니다~~.

애들 키울 때는 잘 모르겠는데 다 키우고 보니 크는 거 정말 금방이네요.
(저 내년에 또 초등학부모 됩니다~. ^^*)
우리 아이들만 훌쩍 큰 게 아니고 알라디너님들 자녀들도 그렇겠죠?
서로의 기억 속에는 유치원생, 초등학생이었던 아이들이 어느 사이에 중고등학생, 대학생으로..
이웃 분들 근황 살피려면 한동안 부지런히 마실 다녀야겠어요. (^^)>

2014-12-10 16: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12-11 13: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립간 2014-12-10 17: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 드립니다.

아영엄마 2014-12-11 12:53   좋아요 0 | URL
마립간님 축하 말씀 고맙습니다!
- 서재 방문하여 최근 글, 자녀분 영어 교육에 관한 글과 다른 분들 댓글 읽으면서
큰 아이 핑계로 방치하고 있는-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막내의 교육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생각해봐야 할 때구나 하는 각성을 하고 왔답니다.

2014-12-10 17: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12-11 13: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라파엘 2014-12-10 17: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기쁘시겠어요 ~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

아영엄마 2014-12-11 13:06   좋아요 1 | URL
ANDANTE 님, 축하 말씀 남겨 주셔서 고맙습니다. (__)
최근에 서재를 여셨던데 알라딘 마을에서 좋은 이웃들과 교류하는 즐거움 누리시길 바랍니다~.

무해한모리군 2014-12-10 18: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려요 정말 세월이 빠르네요♥

아영엄마 2014-12-11 13:13   좋아요 0 | URL
휘모리님~ 축하 인사 남겨주셔서 고마워요!
방금 님 서재 다녀왔는데 -튜브에 앉아 동동 떠 있던 -아기가 벌써 많이 컸네요~. ^^
부군께도 안부 말씀 전해주셔요~~.

2014-12-10 20: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12-11 13: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노아 2014-12-10 2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합니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어요. 쁜이도, 아영엄마님도 모두모두 축하해요.^^

아영엄마 2014-12-11 13:21   좋아요 0 | URL
마노아님~ 제가 한 고생은 귀에 딱지 앉게 잔소리 한 거랑 한숨 쉰 거(^^;;) 밖에 없는 것 같아요. ㅎㅎ
입학 축하해주셔서 고마워요~~.



2014-12-10 21: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12-11 13: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Jinu 2014-12-10 2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축하드립니다. 요즘은 수시 합격이 정말 어려운 일이던데...학원도 안다녔다니, 대견한 따님 두셨네요..^^

아영엄마 2014-12-11 13:38   좋아요 0 | URL
Jinu님 축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수시 안되면 대학 입학이 생각보다 많이 힘들어질 것이기에 정말 간절하게 합격을 바랬는데
이리 기쁜 소식을 접하고 아이에게 정말 고맙더라구요.
본인이 학원 안 다니겠다는 소신을 꺽지는 않았지만 부모 마음에 아쉬움은 좀 있긴 합니다. ^^*

유부만두 2014-12-10 2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려요!아... 내년엔 저희집에서 좋은 소식 올릴 수 있기를~

아영엄마 2014-12-11 13:43   좋아요 0 | URL
유부만두님 반갑습니다~. 그간 어찌 지내셨는지..
방금 님 서재 마실 가보니 독서 기록을 꾸준히 남기고 계시네요.
저는 책과 멀어지기도 하였고, 독서기록 쓰는 건 아주 오래되어서 이젠 쓰라고 해도 못 쓸 것 같아요.ㅠㅠ

님도 큰 아이가 고등학생이라 많이 신경쓰이시겠어요.
내년에 꼭 좋은 소식 전해주시길 바랍니다!!

2014-12-11 05: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12-11 14: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12-11 14: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서니데이 2014-12-11 07: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립니다.

아영엄마 2014-12-11 14:03   좋아요 0 | URL
서니데이님~, 축하해주셔서 고맙습니다. ^^

순오기 2014-12-11 08: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애쓰셨어요~~축하합니다!!
천국과 지옥을 오가는 마음...수능생 부모는 공감하지요!!

아영엄마 2014-12-11 14:11   좋아요 0 | URL
순오기님, 말씀 감사합니다~~.
수험생 부모의 마음이야 늘 조마조마하지만 특히 이 시기가 가장 심정적으로 힘든 것 같아요.
아이도 주변 친구들에게 물어보기 조심스럽다고 하고..
앞으로 두 번을 더 겪어야 할 일들인데 벌써부터 다음 (고1인 둘째) 걱정에 휩싸였어요. ^^;

- 님 서재 마실 다녀왔는데 여전히 왕성하게 활동하고 계시던데,
가족 모두 병장 단 아드님 제대할 날 손꼽아 기다리고 있겠어요.
저도 물 안 넣고 수육 만들어 봐야겠어요. ^^

순오기 2014-12-11 16:26   좋아요 0 | URL
아~ 수육 보셨구나, 삶는 시간도 절약되고 맛도 좋아요!^^

무스탕 2014-12-11 1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축하축하 드리고 기쁜 소식 전해 주셔서 감사해요 ^^
진짜 쁜이네요. ㅎㅎㅎ

아영엄마 2014-12-11 14:23   좋아요 0 | URL
무스탕님 저도 기쁜 소식을 전하게 되어 좋아요!!
쁜이에게 알라니더 분들이 많이 많이 축하해주더라고 꼭 전할께요. ^---^
(아, 저도 아직 2g폰 사용자에요~. ^^)

chika 2014-12-11 1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합니다. 올망졸망 쬐끄맣던 애들이 훌쩍 커버렸네요. ^^

아영엄마 2014-12-11 14:24   좋아요 0 | URL
치카님~ 축하해주셔서 고맙습니다. ^^
몇 년 안된 것 같은데 아이들 크는 것도 금방, 저 늙는 것도 금방이더라구요. ^^;;

울보 2014-12-11 19: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려요 벌써 대학생이네요. 류가에요 중학생이 되려고하니 정말시간이 빠르게 흘러갔네요 그 긴 고통의시간 잘해준 따님께 축하한다 전해주세요 님도 고생 많으셨어요

아영엄마 2014-12-12 12:41   좋아요 0 | URL
울보님~ 반갑습니다! 류도 벌써 중학생이 되다니, 정말 세월이 유수로군요. ㅜㅜ
축하 말씀 감사하옵고, 아이에게도 꼭 전할께요~~

serakk 2014-12-15 09: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축하드립니다!^^ 아침부터 메일링으로 보이는 기쁜 소식에 제 마음까지 흐뭇하네요.

아영엄마 2014-12-16 07:27   좋아요 0 | URL
serakk 님, 축하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알라딘 소식 메일에 이 페이퍼가 링크 되었나 보네요?^^*
많이,좌절하고 있다가 전해진 합격 소식이라 가족들 모두 정말 기뻤더랬어요~. ^__^

2014-12-18 22: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12-20 21: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책읽는나무 2014-12-28 13: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영맘님!!! 아영이도 만세~~~님도 만셉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