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의 종말 - EU는 운을 다했는가
얀 지엘론카 지음, 신해경 옮김 / 아마존의나비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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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영국이 유럽연합에서 탈퇴를 결정했다. 물론 그 과정이 어떻게 진행될지는 모르겠지만, 유럽연합 탈퇴의 이야기가 나온 것은 사실 몇 해 전 그리스 때 부터였다.  결국 그렉시트 대신 브렉시트가 결정되었고, 경제적인 이유보다는 정치적인 이유가 드러났지만, 사실 유럽연합은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 불안정하다.

 

사실이긴 하지만, 그리스가 지금 겪고 있는 문제 전부를 스스로 자초한 것은 아니다. 강대국 회원들 편에 서서 약소국 회원들을 도울 장치도 하나 없이 공통 통화를 계획한 유럽경제통화동맹의 불완전한 구상 뒤에는 그리스가 아니라 독일과 프랑스가 있다. 그리스의 국가부채를 더 이상 지탱할 수 없을 지경으로 만들어놓고 그리스를 매력적인 투기 대상으로 만든, 2008년 국제 금융 붕괴의 책임을 져야 할 주체도 그리스 은행이나 그리스 규제당국은 아니다. 유로 위기가 시작된 초창기부터 그리스의 정책을 담당한 이는 그리스가 아니었으니, 가혹한 긴축과 내부적 가치절하 탓에 벌어진 참혹한 사회적, 정치적 효과를 놓고 아테네를 비난하기는 힘들다는 의미다. (33)

 

잘 모르는 사람들은 근면한 독일인, 게으른 그리스인을 이야기하지만 통계자료들을 보면 그렇지 않다. 게다가 사람들이 참 이상한게 저녁이 있는 독일인의 삶을 생각하면서도 일벌레로 생각한다는 것이다. 그만큼 사회가 만들어낸 허상의 이미지에 속고 있는 것이 아닌지. 그리스는 유럽에서 손 꼽히게 노동시간이 많은 나라다. 반대로 북유럽 복지를 감안해보면 형편없는 복지정책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사람들은 게으르고, 복지병에 빠진 그리스라 생각하고, 보수언론들이 그렇게 거짓말을 했다.

 

사실 유럽연합은 굉장히 착취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다.

 

EU에 정책수립자와 정책수용자가 따로 있다는 사실도 그 어느 때보다 분명하게 드러났는 데, 전자는 채권국이, 후자는 채무국이 좋은 예가 된다.(36)

유럽통합은 무엇보다 먼저 힘의 정치를 제거했어야 했다. 크고 부유한 국가들이 더 이상 작고 빈곤에 빠진 국가들을 따돌리지 않게 해야 했다. 무엇보다 유럽은 독일에 의해 지배되지 않 아야 했다. 오늘날 소수의 A+, 국가들이 독일과 같이 운전석에 앉아서 유럽을 굴리고 있다. 회원국들 사이의 평등은 사라졌다. 새로운 조약들이 일부 국가들만 염두에 두고 서명되고, 외부로 부터의 (제멋대로인)내정간섭이 넘쳐난다. 정책들이라곤 대체로 지원과 동기부여보다는 처벌에 관한 것들이다.

 유럽통합은 또한 세상에서 가장 경쟁적인 시장을 창출해야 했다. 거기다 유럽통합은 유럽 북부에서만이 아니라 동부와 남부에서도'스톡홀름 컨센서스가'워싱턴 컨센서스를 누르고 성 공하도록 만들 거라는 의도를 가졌다. 공통 통화와 단일시장은 이런 야심찬 경제 목표들을 성취할수있도록 해주는 핵심수단 이었다. 지금 공통 통화는 곤란에 빠졌고, 곤란에 빠진 공통 통화는 단일시장의 성과를 잠식하고 있다. 유럽에서 가장 강력한 국가경제들마저도 성장을 일으키는 데 실패하고, 유럽의 복지 제도들은 무너지고 있다. 유로는 유럽통합을 도왔어야 하지만 그 반대 결과를 얻었다. 유로는 흑자국과 적자국 간, 수입국과 수출국 간, 북과 남 간의 차이와 대립을 강화했다. (68-69)

 

게다가 재미있는 것은 재정건전성을 확보하지 못한 남유럽에 대해서는 가혹한 정책을 강요하지만, 실제 2000년대 독일-프랑스가 유럽연합의 기준을 지키지 못했을 때 정작 자신들에게는 그 정책을 가동하지 않았다. 유럽내 강대국과 그렇지 않은 나라에 대해 공평하게 정책이 지켜지지 않는다.

 

독일은 한 10년 전쯤이었으면 먹혔을지도 모르는 정책들을 추진했지만 지금의 채무국들이 보기에는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으로 비참한 결과들을 만들어냈다. 그리스 정부가 통계들을 '주물렀을수도 있지만, 결점이 있는 유로 체제를 (프랑스와 함께)계획한 것은 독일이다. 재정 규율과 관련해 유로존 규정을 (역시 프랑스와 함께)처음으로 깨뜨린 것도 애초에 바로 그 규정들을 제안했던 독일이다. 독일은 자국 재정을 통제하는 데 마침내 성공했고, 이는 분명 박수를 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그리스는 2009년과 2011년 사이에 구조적 적자를 12%나 감축했는데, 이는 독일이 더 나은 조건하에서도 더 오랜 기간에 걸쳐 이뤄낸 성과의 두 배에 이른다. (114)

 

그럼에도 저자는 유럽연합의 희망을 이야기한다. 다소 알아듣기 힘든 다성악이라는 용어를 쓰지만 다양성을 인정하며 하나의 유럽연합 공동체가 아닌 각 분야의 연합공동체가 하나의 공동체처럼 보이는 것을 이야기하는데, 잘 모르겠다.

 

개인적으로 유럽연합을 좀 우려스럽게 본다. 유럽연합의 구조상 독일은 앉아서 돈을 벌 수 밖에 없고,(반대로 남유럽은 뭘 해도 손해를 볼 수 밖에 없다. 그 손해와 독일의 이익은 같다) 유럽연합내에서 힘의 독점을 가질 수 밖에 없는 위치가 저절로 만들어지고 있다.

독일은 두 번의 전쟁을 이룬 전범국가이다. 물론 그래서 스스로 조심하고 있지만, 그리스에 대한 태도 등을 보면 예전 제국주의 냄새가 나기 시작한다. 공식적으로 만들어진 유럽연합이라는 대 제국의 우두머리.... 어떻게 보면 영국이 잘 떨어져 나간 것일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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덫에 걸린 유럽 - 유럽연합, 이중의 덫에 빠지다
클라우스 오페 지음, 신해경 옮김 / 아마존의나비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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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로 EU에 대한 관심이 높다. EU가 지속성 보다는 바보같은 영국의 행동에 더 관심이 가는데, 사실 EU의 문제는 2000년대 후반부터 대두되었다. PIGS로 대별되는 남유럽 국가들의 경제문제와 더불어 그리스의 정권교체와 더불어 그렉시트가 불거졌다. 사실 EU의 역할은 그 때부터 심각한 문제에 직면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EU의 문제점이 제대로 드러나지 않는데, 여기에는 일반 시민들이(유럽만이 아닌 전세계) 가지고 있는 EU에 대한 환상과 유럽이기에 민주적일 것이라는 환상이 큰 역할을 하지 않았나 싶다. 실제로 EU는 민주적이지도, 효율적이지도 않다.

 

사실 EU는 모든 국가들이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체제가 아니다.

무역에 방해가 되는 국경과 그 외의 다른 비관세  장애물들을 없애버린 시장통합형 EU의 경제적 매력이 그 영향 아래에 있는 모든 투자자와 국가, 지역, 산업분야, 피고용자들에게 두루두루 공평하게 이익을 주지는 않는다는 점을 주목하자. EU가 벌이는 경제 게임에 참여하는 참여자들의 경제적, 제도적, 인구통계학적, 지리적, 정치적 환경이 저마다 엄청나게 다르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모두에게 적용되는 단일한 규제 체제로는 모두에게 평평한 운동장을 만들어낼 수 없다는 사실이 자명하다. (36쪽)

 

EU가 각 경제주체들에게 도움을 주지 않는 것은 분명하다. 오히려 경제의 기본을 심각하게 왜곡시킨다. 원래 무역흑자가 지속되면 통화가치가 상승하고 이는 수출경쟁력의 저하로 이루어진다. 무역이 환율로 경제적 균형을 찾아가는 것인데, EU체제 내에 들어와서 무역흑자가 지속되는 나라는 이런 경제 원칙에서 벗어나 있다.

그리스의 국제무역 수지가 균형을 이루려면, 그리스의 수출 품목들은 유로 가격으로 적어도 40% 정도 싸져야 한다. 반면에 독일의 수출 흑자를 제로로 줄이려면 독일의 수출품들은 20% 정도 비싸져야 할 것 이다. (덧붙이자면, 2011년 독일의 GDP 대비 수출 흑자규모는 중 국의 두 배에 이른다.) ... 유로라는 통화 덕분에 독일 경제는 쾌락에 후회가 뒤따르지 않는 이상적인 세계, 즉 수출 흑자가 자국 통화의 절상으로 이어지지 않는, 그래서 아무런 제약도 받지 않고 계속해서 수출 흑자를 낼 수 있는 세계에서 살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피해를 보는 누군가가 있긴 하지만 국가별, 통화라는 게 더 이상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수출 흑자는 끝없이 유지된다. 이제 수출 흑자국에게 남은 일은 적자를 메울 자금을 패자에게 융통해주거나, 적자국이 진 부채를 어떤 형태로든 분담하는 데에 반대하는 국내의 정치적 저항 때문에 이 방안을 시행하는 데 실패할 경우에는 유로존의 무역적자국들로 하여금 (임금 및 이전소득 삭감을 통한)내부적 평가절하와 긴축으로 이루어진 개혁 조치들을 채택하도록 강제하는 일 뿐이다(90-91쪽)

 

EU 체제내에서 독일은 경제적 번영을 이룰 수 밖에 없다. 반대로 남유럽 국가들은 영원히 무역 손실을 입는 구조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EU체제 내에서의 독일의 영향력은 너무 크다. 남유럽의 손실이 곧 독일의 이익이 되는 구조에서 막대한 영향력까지 가지고 있다. 이런 구조는 EU가 기본적으로 경제적 차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것을 뜻한다.

유로체제는 유로-유럽을 나눠 독일, 오스트리아, 핀란드, 네덜란드, 룩셈부르크 같은 '핵심', 또는 '흑자' 국가 국가들을 남쪽과 서쪽(아일랜드) 주변부에 있는 주변, 또는 적자, 회원국들과 싸우게 만들었다. 핵심국가들은 유로체제 덕분에 단일한 외부 환율의 이익을 볼 수 있어 유리한데, 유로가 없어지고 각국이 개별 통화체제로 돌아간다면 지금 유로체제 하에서 얻는 정도의 수출 흑자 목표를 달성하기는 휠씬 어려 질 것 이다. 동시에 유로체제는 주변부 국가들이 (지급 불능을 언하여 목숨을 걸고 있다시피 한 은행들의 신뢰를 완전히 잃어버 는 선택 외에는)유로존에서 탈출할 수 있는 선택권을 아예 배제해 버린다. 적자 국가들은 실질적으로 단일통화의 덫에 갇혀 있다. (56쪽)

 

EU 다양한 갈등들로 갈라져 있는, 유로존은 특히 더 심하다. 북 대 남, ‘기존 회원국 대 신규 회원국' '재국가화 대 통합심화', '저항의 정치 대 기술관료적 정책 수립', '초국가주의 대 정부간주의', '핵심 대 주변',' 신자유주의 대 민주자본주의를 재구축하려는 좌파적 전망'이 일관된 양식을 이루지도 못한 채 정치적, 이데올로기적 틈새들을 이리저리 가로지르고 있다. 선명한 지배 이데올로기와 나름의 의제를 갖춘 널리 통용되는 반대 논리가 대립하는 구도로 정립되기보 다는 중첩되고 서로 교차되는 혼란스러운 충돌 양상이 기구를 마비시키고 아무 것도 낳지 못하는 사회적 역학을 만들어낸다. (221쪽) 

 

그리고 EU내 경제문제를 해결하는 방식 역시 바람직하다고 말하기 힘들다. 경제주권을 갖지 못한 개별국가 입장에서는 할 수 있는 게 없고, EU는 복지삭감을 강요하고, 기업들은 임금삭감 혹은 해고의 방향등으로 개혁을 강요한다.

 

개혁이라는 것이 이 현대화라는 과제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면, 강화되어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은 국가 그 자체와 규칙을 제정하고 시행하는 국가의 능력이지 고삐 풀린 시장의 힘이 아니다. 보호되어야 할 것은 보호 수단과 특혜를 '살 수 있을'만큼 자원이 풍부한 이들의 신분 이 아니라 가장 혜택 받지 못한 이들의 안전이다. ... 분배 효과의 감소나 충족되지 않는 필요, 그리고 개혁이라는 이름으로 임금, 연금, 공공서비스 생활자들에게 왕왕 부과되곤 하는 노골적인 악몽은 별개로 하더라도, 개혁이 유럽 주변부 국가들의 경제에 유익한 영향을 준다는 주장도 전혀 확실 하지 않다. 개혁이 단위 생산량에 소요된 총노동비용으로 산정했을 때의 노동생산성을 증가시키는 것은 사실이다. 예를 들어 일자리 보호 장치가 사라지면 고용주들은 수요 감소로 인해 더 이상 필요하지 않게 된 노동력의 임금을 절약한다. 그들로서는 개혁이 없었을 때보다는 신축적인 시장에 적응하는 비용이 내려가는 셈이다. 그러나 내수 시장에든 해외 시장에든 보다 생산적이 된 노동자들이 만든 더 싼(싸다고 추정되는) 생산물을 사줄 유효수요가 충분하지 않다면, 아주 거친 가정이긴 하지만, 개혁의 최종적인 효과는 더 높아진 경쟁력과 개선된 생산성 그리고 머지않아 이어질 추가적인 고용을 통한 경제회복이라기보다는 줄어든 고용이다. (62-64쪽)

 

개인적으로 EU의 이런 구조에 대해서 우려가 있다. 처음의 의도와는 달리 EU내에서 독일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일부 비판적인 사람들은 경제식민지(EU내 국가들)를 뒤에 없은 독일제국주의를 염려하기도 한다. 실제로 EU내에서 독일의 영향력안에 있는 이들이 의사결정권자로 속속 들어서고 있다.

 

과연 EU가 제대로 된 선택을 할 수 있을까?

 

책은 EU내 경제적 불평등 등에 대해 자세히 보여준다. EU내 경제적 운영과 문제점들을 알고 싶다면, 일독해 볼 가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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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가 되자 언론과 SNS는 영국이 바보짓을 했다는 글로 채워졌다. 그리고 브렉시트 이후 영국의 검색어는 EU가 무엇인지가 1위를 한 것을 두고 EU가 무엇인지도 몰랐다고 비아냥 거리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런데 과연 EU를 제대로 아는 사람들이 있을까 싶다.

 

90년대 후반 유로 통합통화를 검토할 때 쯤 유럽연합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관련 자료들을 찾아봤다. EU의 전신인 유럽석탄공동체 등 애초부터 영국은 가입하지도 않았다. 영국이 1970년대에 유럽연합에 가입하기는 했지만 대륙과 영국은 서로간에 신뢰하는 상태는 아니었다. 영국은 자신들의 주도권을 잃을 유럽연합에 대해 불신이 강했고, 대륙은 영국을 미국의 앞잡이로 생각한다는 글도 읽었던 터다.

 

브렉시트에 몇권의 책을 찾아 읽었다.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는 갑자기 발생한 사항이 아니다. 게다가 유럽연합이 생각하는 것처럼 민주적이지도 않은데다가, 독일-프랑스에 의한 횡포도 만만치 않다. 브렉시트에 대해 너무 과대평가하는 것은 아닐까 싶다.

 

유럽연합의 전신인 유럽경제공동체를 만들 즈음 2차대전 후 경제재건과 전범국가인 독일을 견제할 필요가 강했다.

전쟁에서 패하지도 점령당하지도 않았던 영국은 유럽인과 주권을 공유할 의사가 없었으며, 미국이나 북대 서양조약기구(North Atlantic Treaty Organization, NATO)와의 신뢰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15쪽, EU매뉴얼)

 

왜 겨우 6개국인가? 이렇게 된 배경에는 유럽의 분열과 관련된 해묵은 사연이 있다. 프랑스, 이탈리아, (서)독일, 베네룩스3국은 다음 단계로 나아갈 준비가 되어 있었지만, 영국은 자신들의 미래가 영연방과 더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유럽경제공동체에 가입하는 위험을 감수하고 싶지 않았다. (380쪽, 왜 지금 지리학인가)

사실 영국은 유럽연합 참여에 대해 불분명한 입장을 취해왔고 프랑스와 독일이야말로 유럽연합의 추진력이었다. 예를 들어 초기 5개국이 맺은 다자간 협정으로서 국경 절차를 간소화하고 여행 제한을 완화한 쉥겐 협정 Schengen Agreement에는 독일과 프랑스가 참여했지만영국은 참여하지 않았다. (391쪽, 왜 지금 지리학인가) 

 

사실 영국은 유럽연합에 가입해야 할 필요를 느끼지는 못했지만, 유럽연합에서 배제되었을때의 피해를 감안해 마지못해 가입한 것이 사실이다. 다행인 것은 영국의 특수성을 인정해 파운드화를 독립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유럽연합이 양보했다는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국은 지속적으로 유럽연합과 융합되지는 못했다. 종종 유럽연합의 조약에 대해 영국내에서 부결되기도 했다. 그리고 독일-프랑스 체제에 대해 영국의 개혁안은 유럽연합내에서 무시되었다.

2000년대 중반 이후 영국의 EU 탈퇴를 예상한 이들이 많았다. 그런데 브렉시트를 갑자기 일어난 일인냥 떠들어 대는 것을 보면 우리나라가 유럽에 대해 무지하고, 전문가도 없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다.

 

캐머런 본인은 그저 보편적인 개혁만 바라보고 있는 게 아니라 EU 고용법과 사회정책, 형법, 지역별 재원확보 구조에서 실질적인 영국의 선택적 이탈을 노리고 있다. 캐머런의 동지들도 모두 마찬가지로 저마다의 선택적 이탈을 염두에 두고 있으며, 이들이 보편적인 개혁의 종합적인 청사진에 합의할 것인지는 누구도 알 수 없다. 일부 국가의 경우 조약을 재협상하려면 국민투표를 실시해야 한다는 사실에서도 실리적인 해법의 여지가 거의 없음을 알 수 있다.(64쪽, 유럽연합의 종말)

 

영국의 이해관계를 대표하는 데이비드 캐머런David Cameron 수상이, 영국의 중요한 금융 산업에 대한 안전장치가 담기지 않았다며 유럽연합 조약의 개정안을 거부했다. 그는 금융거래세를 비롯한 유럽연합의 규제가 ‘시티 오브 런던[City of London, 런던의 금융 중심지-옮긴이], 의 지위를 위태롭게 할 것이라고 보았다 유럽 금융거래세에 대해 영국 언론들은 “런던의 심장을 겨냥한 총탄"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캐머런이 밤샘 토론 끝에 거부권을 행사하고 귀국하자 영국의 여론은 그의 결정을 환영했다.(395쪽, 왜 지금 지리학인가)

 

그리고 <차브>라는 책을 읽어보면 영국은 제조업이 존재하지 않고, 중산층은 사라졌다. 제조업 및 노동자를 적으로 생각하고, 노동자계층을 아예 없애버린 대처의 정책으로 현재 영국은 정상적이라고 보기도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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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자매 2016-10-03 14: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잘 읽었습니다~^^
 
제주밥상 표류기
양희주 지음 / 스타일북스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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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밥상 표류기>는 단순히 맛집을 소개하는 책이 아니다. 음식을 중심으로 제주를 이야기한다. 음식과 관련한 생활이 있고, 식당을 찾아과는 과정에 제주의 관광지가 등장한다. 그리고 때로는 가슴아픈 제주의 과거를 들려준다.

 

워낙 제주 음식이 많이 알려져서 이제는 <제주밥상 표류기>가 소개하는 음식명이나 유래의 독보성은 퇴색되었지만, 여전히 음식과 관련한 이야기는 들을 것이 많다.

 

제주도 육개장에는 한라산 고사리가 듬뿍 들어간다. 소고기 대신 돼 뼈를 푹 삶아 오래도록 고아 진하게 육수를 우려낸다. 여기에 고사리 듬뿍 넣고 되직하게 끓인다. 고사리가 뭉개져 실고추처럼 찢어질 때 까지 끓인 후에 메밀가루를 폴폴 푼다. 고사리와 함께 뭉근하게 저어가며 끝을 알 수 없는 돼지육수의 밑바닥을 끌어올린다. 걸쭉해진 국물에 삶은 돼지고기를 손으로 가늘게 쭉쭉 찢어넣고 다시 한참을 끓인다. 어느 게 고사리인지 돼지고기 인지 서로가 얽히고 설키어 형태를 알아볼 수 없는 지경에 이르면 스튜와 흡사한 제주도 고사리 육개장이 완성이다. 전에 알던 육개장과 전혀 다른 비주얼이다. 이름만 같을 뿐이다. 맛은 더 딴판이다. 수저를 넣어 휘휘 저으면 처음엔 이끼 같은 고사리향이 은은하게 퍼진다. 곧 이어 포근하고 달콤한 단내가 올라오고 큼큼한 나무 껍질향이 뒤를 따른다. 무엇보다 베이스를 좌지우지하는 중심에는 돼지 뼈국물의 진중함이 있다. 거스를 수 없는 굳건한 의지에 포용력이 더 해진다. 산속에서 웅크리고 자란 고사리향과 뒤섞이며 차원이 다른 개성을 획득한다. 이 육개장은 숟가락으로 먹으면 그 맛이 안 난다. 실처럼 가늘어진 돼지고기와 부들부들한 고사리를 젓가락으로 건져 가닥가 음미하며 먹어야 제맛이다. 고사리 육즙이 퍼지면서 국물은 더욱 진해지고 구수해진다. 여기에 향이 진한 봄부추를 새콤하게 무쳐서 함께 곁들인다. 돼지기름에 두툼하게 지진 녹두부침개와 막걸리 한사발을 더 하면 봄날의 소풍처럼 기쁨이 번진다. 고사리 육개장의 맛이라니, 세월 의 탓을 하지 않고 나이든 여인은 더 이상 조급하지 않다. 눈가의 주름과 함께 촘촘히 웃는다. (32-33)

 

다루는 음식들은 흑돼지, 육개장, 꿩메밀국수, 말고기, 토종닭, 방어, 은갈치, 오분작, 물회, 생선회, 생선조림, 멸치, 몸국과 돔베고기, 갱이죽, 보말죽, 보리빵, 빙떡과 옥돔구이, 오메기술, 전복죽, 순대, 성게, 고기국수, 회국수, 밀면, 짬뽕이다.

 

제주 제사상에 카스테라가 올라온 배경을 빵과 엮어낸다던지, 전복을 모두 착취당해 오분작이 향토음식으로 남게 된 과정 등 제주의 음식문화에 대한 설명이 꼼꼼하다.

 

게다가 제주에 대한 설명은 주재료 같은 덤이다.

제주에는 네 곳의 곶자왈이 있다. 9km에 이르는 서부의 한경-안덕 곶자왈과 북부의 애월 곶자왈, 최대 30km에 이르는 조천-함덕 곡자왈지대와 25.8km에 이르는 동부의 구좌-성산 곶자왈 지대이다. (39쪽)

 

그에 더해 안타까움도 전해온다. 개발로 망가져가는 제주에 대한 안타까움이다.

여름이 삼나무숲이라면 가을에는 억새밭이다. 서부의 새별오름과 마라도, 산굼부리는 가을이면 은빛 억새가 물결 친다. 교래리 억새는 예전부터 아름답기로 소문이 나서 매해 억새꽃잔치가 열렸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가 다 아는 그 생수공장이 들어서며 주변의 억새를 깡그리 베어 버렸다. 그후로 억새꽃축제는 애월읍 새별오름으로 자리를 옮겨 치르다가 그마저도 2010년에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지고 말았다. (94쪽)

 

잘 모르던 제주의 눈물 젖은 역사도 알려준다.

알뜨르 비행장 근처의 섯알오름이야말로 한맺힌 사연으로 제주도 사람들에게는 그냥 지나칠 수 없는 곳이다, 1950년 한국전쟁 당시 한림·대정 지역의 무고한 주민 200여 명이 예비검속이란 이름 아래 무차별 적으로 학살당한 곳이다. 예비검속이란 어떤 상황에 대하여 아직 어떤 짓도 저지르지 않은 사람들이지만 곧 일을 벌일지도 모르기 때문에, 실제로는 발생하지 않은 일에 대한 죄를 물어 구속하는 법이라고 한다. 법적으로 효력이 있을 리가 만무하다. 당시 제주는 이미 4·3이라는 엄청난 희생을 치른 후였다. 4·3에서 살아남은 얼마 되지 않는 양민들마저 마구잡이로 끌려갔으며 좌익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참혹하게 희생되었다. 남은 가족들은 공범으로 몰릴까 두려워 시체조차 수습 할 수 없는 안타까운 상황이었다. 6년이 지난 후에야 유족들에게 시체를 찾아가라 허락하였지만 이미 132구의 유구들은 누가 누구인지 제대로 구별할 수 없는 지경이었다. 별도리 없이 유구를 한데 모아 '백할아버지의 한 자손이라는 뜻의 백조일손 묘역을 만들게 되었으며 매년 위령제를 열고 억울한 죽음을 애도하고 있다. (110쪽)

 

제목은 밥상, 즉 음식을 표방하고 있지만, 이 책을 읽으면 제주에 대한 기본이 잡힌다고 해야 할 것이다. 제주의 현재, 과거 그리고 음식을 둘러싼 문화와 제주인들의 삶을 크게 한번 훑어 볼 수 있는 책이다.

 

 

(제주를 일곱~여덟차례 다녀왔다. 이태전부터 제주 가기전 주제로 책을 읽고 있다.

 첫번째는 유홍준의 문화유산답사기와 돌배게의 한려수도와 제주도 그리고 새로쓰는 택리지 제주도 편이었고,

 두번째는 제주역사기행, 주강현의 제주기행 등이었고,

 세번째는 제주이주민들의 삶을 다룬 책들이었고,

 이번에 네번째로 음식을 다룬 책들을 좀 들춰봤다. 태그는 제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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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를 맛보다 - 제주사람들이 즐겨 찾는 제주의 대표 맛집 탐방기
강석균 지음 / 넥서스BOOKS / 2012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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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를 맛보다>는 여행전문가의 책이라 내용도 적당하고, 지역별로 잘 정리되어 있어, 제주 여행길에 들고 가기에 제격이다. 지역별 유명 혹은 전통있는 식당을 중심으로 제주음식 이야기를 풀어낸다.

 

요즘이야 제주의 음식들이 익숙하고, 서울에도 제주음식 전문식당들이 생겼지만, 2000년대 초반 제주에 갔을때만 해도 생전 처음 듣는 음식명칭들이 많았다.

 

몸국은 제주도에서 잔치 때 즐겨 먹었던 음식이다. 육지나 제주도나 잔치에서 돼지 한 마리는 잡아야 제대로 손님을 대접했다는 소리를 듣는다. 육지에서는 돼지사골을 끓인 육수에 푹 삶은 돼지 고기를 넣은 돼지국밥이나 돼지김치찌개가 대표적인 잔치음식이 라면 제주도에서는 몸국이나 고기국수가 대표적이다. (24-25)

화성 식당의 접짝뼈국 역시 제주도민의 삶이 녹아든 음식 중  하나이다. 제주도에서는 국물이 있는 음식에 대개 국을 붙인다. 갈치국, 성게국, 옥돔미역국, 각재기국, 고등어국 등이 그것이다. 화성식당의 인기 메뉴인 접짝뼈국은 생긴 모양새가 도가니탕과 비슷해 접짝뼈탕으로 이름을 붙일 수도 있겠으나 접짝뼈국에 머물고 있다. (32)

 

이외에도 보말, 각재기, 객주리, 어랭이 등 여러 제주에서 특별히 맛볼 수 있는 음식이 소개된다. 식당도 깔끔한 약도로 보여주고, 주변 관광지 소개도 잊지 않는다.

 

 

음식을 설명하면서 제주의 삶도 놓치고 있지 않다.

바닷가에 쪼그려 앉아 바위에 붙은 보말을 떼는 것은 여간 힘든 게 아니다. 이렇게 떼 온 보말의 속살을 빼내야하는데 이것 역시 끝 없는 고역이다. 작은 소라를 하나씩 집어 꼬챙이 (옷핀 등)로 일일이 속살을 빼야 하니 말이다. 이런 수고를 생각하면 보말이 귀한 대접을 받는 것이 충분히 이해된다. 오히려 예전에 보말이 풍성했을 때 너무 소홀히 대접했던 것은 아닌가 싶다. 이렇게 보면 보말에는 제주 할망의 진득한 땀이 서려 있다고 할 수 있다. (188-189)

 

그렇지만 중간 중간 저자가 너무 단순하게 생각하고 있거나, 나와는 생각이 다른 부분도 찾을 수 있다. 최근에는 섭지코지를 가지 않고, 섭지코지도 가지 말라고 말리는 정도이다. 2000년대 방문했을 때 넓게 펼쳐진 들판 앞에 가슴 화안하게 드러낸 바다는 놓치고 싶지 않은 장관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개발로 인해 번잡하기만 하다. 게다가 안도 타다오의 최악의 건축물이라 할 수 있는 글라스하우스는 시야를 막아버린다. 마치 스포츠경기장에서 중요한 장면에서 앞사람이 일어서 버려 시야가 막힌 느낌이랄까.

성산읍에서 남동쪽으로 보이는 나지막한 반도가 섭지코지 이다. 섭지는 재사(才士 )가 많이 배출되는 곳이란 뜻이고 코지는 제주도어로 '곶'을 말한다. 현재 섭지코지에는 휘닉스아일랜드라는 리조트가 들어서 있고 리조트 안에 세계적인 건축가 아미타 준이 설계한 지니어스로사이, 글라스하우스, 마리오 보타가 설계한 아고라 같은 멋진 건물이 있다. (138)

* 그리고 나중에 수정되었는지는 모르겟지만 심각한 오류가 있는데 지니어스로사이, 글라스하우스는 안도 타다오의 작품이다. 아미타 준이 설계한 건축물은 포도호텔, 방주교회 등이다.

 

부족한 부분이 있는 책이지만, 여행지에서 참고할만한 책으로는 제격이 아닌가 싶다.

 

(제주를 일곱~여덟차례 다녀왔다. 이태전부터 제주 가기전 주제로 책을 읽고 있다.

 첫번째는 유홍준의 문화유산답사기와 돌배게의 한려수도와 제주도 그리고 새로쓰는 택리지 제주도 편이었고,

 두번째는 제주역사기행, 주강현의 제주기행 등이었고,

 세번째는 제주이주민들의 삶을 다룬 책들이었고,

 이번에 네번째로 음식을 다룬 책들을 좀 들춰봤다. 태그는 제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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