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에 소개된 책 중에는 특이하게도 조선을 소재, 배경으로 한 책이 눈에 띄었다. 눈길을 끈 다른 책들을 올려본다.
쿠바는 특이한 나라이다. 공산국가이면서도 느낌은 그렇지 않다. 어떤이는 문화예술을 어떤이는 인간의 얼굴을 한 사회주의를 떠올릴 것이다. 쿠바는 서구의 경제봉쇄정책에 의해 이미 망했어야 하는데, 인간적인 국가로 알려지고 있다. 게다가 자본주의가 위기에 빠진 오늘 대안으로 떠오르는 것을 볼 때 쿠바는 어떤 나라인가 궁금해진다.
몰락 선진국, 쿠바가 옳았다
요시다 다로 지음·송제훈 옮김/서해문집·1만5000원
"지은이는 쿠바를 세계에서 유일하게 지속가능한 나라로 꼽는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이라크, 북한처럼 강제적으로 고립되기는 했지만 쿠바는 이 상황을 전화위복으로 삼았다고 본다. 지은이는 다른 세 나라가 국민을 무시한 것과 달리 쿠바는 상하가 일치되어 ‘나라 만들기’에 매진했다고 분석했다. ... 지은이가 가장 주목하는 것은 주민참여형 정책. 살아남기 위해 혁명 초기에는 ‘하라는대로 해’ 방식을 택했으나 차츰 국민이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 나갔다. 농업이 그 예다. 농민들이 육종프로젝트를 스스로 설계하고 실험결과를 현장에 적용하도록 했다. ... 그로써 쿠바는 사탕수수 단작농장의 상당부분을 일반농지로 전환해 식량자급에 성공했다."
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508373.html
예전에 프로이트를 읽어볼까 생각했던 적이 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이제 프로이트는 마음에만 담아두고, 읽을 엄두는 내고 있지 않다. 이번에 소개된 프로이트 전기 역시 읽을 마음은 별로 없다. 일단 시간을 들여 꼼꼼하게 읽을 자신이 없고, 손을 댔다가 독서목록만 더 커질 것 만 같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페이퍼에 책 정보를 남기는 것은 바로 아래에 있는 부분 때문이다. 공부 좀 했다 하는 이들이 프로이트에 거리를 둔 것은 인간의식이 주인이
아니라고 짚어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확 와닿기 때문이다. 
〈프로이트〉
피터 게이 지음ㆍ정영목 옮김/교양인ㆍ전 2권 각권 3만원
"이른바 ‘먹물’로 불리는 사람들이 프로이트를 탐탁지 않게 여기는 이유는 인간을 사유하는 존재이자 자기 자신의 주인이 아니라 ‘무의식’의 지배를 받는 일종의 노예의 자리로 끌어내렸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인간 이성의 무한한 가능성을 믿는 사람들에게 프로이트는 치명적인 모욕을 가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지은이는 이 과정이야말로 프로이트를 이해하는 가장 중요한 지점임을 역설한다. 프로이트는 모든 인간이 문명의 딜레마와 직면해야 한다는 점을 가장 먼저 인식했기 때문이다."
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509448.html
문학교과서에서 '꺼삐딴리'를 읽었을 때 놀랐던 기억이 여전히 남아 있다. 아주 단순한 플롯의 전개였지만 상황을 보는 듯이 눈에 들어와 책에 폭 빠져 버렸기 때문이다. 습작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허접한 수준이었지만 글을 쓰겠다고 '꺼삐딴 리'의 포맷을 흉내낸 적이 있다. 그토록 '꺼삐딴 리'는 기억의 한자락에 자리잡고 있다. <전광용문학전집> 발간 소식은 반가우면서도 이제야 전집이 나온 현실이 아쉽다.
<전광용문학전집>
"소설을 창작하며 대학에서 현대문학을 가르치는 ‘교수작가’로서 활동한 그의 작품은 소설작법의 교범을 보여주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전광용의 소설들은 직접체험이나 창조를 위한 충동보다는 관찰, 조사, 자료수집을 통해 쓰였으며 현재로 서두를 열고 나서 바로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는 공식을 밟는다. 서울대에 다니던 이승만 전 대통령 양자 이강석의 커닝 행위를 보고 벼락같이 호통을 치고, 제자들이 쓴 글의 단어 하나하나까지 쓰임새를 따지는 등 깐깐한 성격이 반영되어 문체는 군더더기가 없다. "
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509621.html
2008년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동아시아 일본, 중국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이 무엇이지?' 적지 않게 자리잡은 적대감 때문인지 가까우면서도 관심을 두었던 적이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래서 동아시아에 관심을 갖고자 했다. 먼저 일본을 한 3-4년 관심을 갖고 이후에 중국에 관심을 가지고자 했다. 역사, 문화, 문학에 관심을 두고 차근차근 읽어보고자 했다. 2009년 부터 일본 여행계획을 세웠다. 그런데 지진과 방사능 오염으로 인해 두차례 정도 일본을 다녀오고 일본에 대한 관심은 접어버렸다. 그러던차에 관심에 맞는 책이 출간되었다.
키워드로 읽는 동아시아
최원식·백영서·신윤환·강태웅 엮음/이매진·1만2000원
"가장 가까운 이웃 나라들이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우리가 잘 모르는 지역이 동아시아다. 흔히 뭉뚱그려 동아시아라고 하는 이 지역은 실로 이해하기 어려운 복잡한 구도로 짜여 있는 넓고도 다양한 또 하나의 세계다. 중국과 일본처럼 알수록 모를 이웃 나라들에, 역사와 문화와 현실이 서로 다른 동남아시아의 나라들을 과연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
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510615.html
MB정권 시절은 검사에 대한 신뢰가 땅에 떨어진 시기이다. 노무현 대통령시절 노 전대통령에게 받은 상처를 되갚아주려는 의도였는지는 몰라도 정치색을 아예 피하지 않아 보인다. 자신들의 세상이라는 것을 과시하려는 듯이 말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검사는 세상의 정의를 위해 불의와 싸우는 정의사회의 마지막 보루인데 대한민국에서의 검사는 꼭 그렇게 보이지 않는다. 슬프다.
검사님의 속사정
이순혁 지음/씨네21북스·1만3000원
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510628.html
제목만 보고 처음에는 경제위기에 대한 책인줄 알았다. 그러나 119는 그런 의미가 아니었다. 헌법 제119조를 이야기하고 있었다. 헌법은 분명히 경제의 민주화가 표현되어 있었다.
경제119
유종일 지음/시사인북·8000원
"헌법 119조 2항은 “국가는 균형 있는 국민경제의 성장 및 안정과 적정한 소득의 분배를 유지하고, 시장의 지배와 경제력의 남용을 방지하며, 경제주체간의 조화를 통한 경제의 민주화를 위하여 경제에 관한 규제와 조정을 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민주화 투쟁의 성과인 이 원칙을 망친 이명박 정부의 재벌독식 경제를 극복하려면 공정경쟁, 참여경쟁, 분배정의란 세가지 기본을 다시 세워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책은 지금 우리 경제의 중요 문제를 그래프와 표 등으로 쉽게 정리하고, 이를 해결할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512684.html
디지털 시대에 통제는 새로운 개념이 아니다. 그 통제에 대해 통찰력있게 들여다 본 책이 있다. 바로 프로그램을 독점하면서 사람들을 편향시킨다는 것이다.
통제하거나 통제되거나.
더글러스 러시코프 지음, 김상현 옮김/민음사ㆍ1만4000원
"<통제하거나 통제되거나>에서 그는 인류를 바꾼 도구이자 기술이자 미디어인 ‘문자’ ‘인쇄술’ ‘텔레비전’ 그리고 ‘인터넷 등의 디지털 기술’이 각각 인간에 미친 영향과 의미를 비교한다. 핵심은 지금의 디지털 문화는 앞선 문자와 글, 책, 영상매체들과 어떻게 근본적으로 다르냐는 점이다. 러시코프는 ‘편향성’의 힘이 실로 강력해졌다는 점을 강조한다. ... . 디지털 기기와 소프트웨어들은? 한두가지 특정 기능쪽으로 사람을 편향시키는 앞선 발명품보다 훨씬 광범위하게 모든 것을 편향시키는 속성을 지녔다. 그리고 프로그램에 맞게 사람들을 최적화시키고 있다. ... 프로그램을 어떻게 만들며 그 속에 무슨 편향성을 심어놓는지 대중들은 모르는데 소수 엘리트들만이 이런 기능을 장악해 독점하고 있다. 때문에 이제는 대중들이 프로그램 자체를 알아야 하는 세상이 되어버렸다고 러시코프는 역설한다. 디지털의 문제인 ‘편향성’을 극복할 방법으로 그가 기대하는 것은 디지털의 또다른 속성인 ‘개방성’이다. 더욱 많은 이들이 프로그램의 속성을 이해해 프로그램 개발 과정에 목소리를 낼 때 인간친화적 프로그램들이 나올 수 있다는 믿음에서다. 우리가 프로그램에 대한 지식을 갖추지 못하면 결국 우리는 프로그램을 하는 소수, 그리고 프로그램의 지배를 받아 프로그래밍되는 다수로 나뉘게 될 것이라고 책은 경고한다. 말 그대로 ‘생각대로 살지 못하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는 것이다. "
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513715.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