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aladin.co.kr/events/wevent_book.aspx?pn=2324365_tlsdud&start=we
뵌적은 없지만 선생님이라 부르고 싶은 신영복 선생님이 타계하셨다.
책장 이곳 저곳을 살펴봤다. 선생님의 책이 몇 권 있다.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더불어 숲>, <강의>, <담론> 그리고 선생님을 기리는 사람들이 모여 쓴 <신영복 함께 읽기>가 다소곳이 자리잡고 있다.
사실 선생님은 책을 쓰신 적이 없다.
나는 그동안 책을 여러 권 냈습니다. 그러면서도 나는 책을 집필하지 않았다고 강변합니다. 옥중에서 편지를 썼을 뿐이고, 여행기를 신문에 연재했을 뿐이고, <강의>와 이 책 처럼 강의를 녹취하여 책으로 냈을 뿐이기 때문입니다. 내가 특별히 책을 집필하지 않은 이유를 소크라테스나 공자도 책을 내지 않았다는 것에 비유하는 것이 외람되지만, 강의록을 책으로 내면서 생각이 많습니다. '책'이 강의실을 떠나 저 혼자서 무슨 말을 하고 다닐지 걱정이 없지 않습니다. 책은 강의실보다 작고 강의실에는 늘 내가 서 있습니다. 그렇지만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책도 사람과 마찬가지로 자기의 길을 갈 수 밖에 없습니다. 생각하면 모든 텍스트는 언제나 다시 읽히는 것이 옳습니다. 필자는 죽고 독자는 끊임없이 탄생하는 것입니다. (6쪽, 담론)
그럼에도 선생님의 책은 많은 이들에게 울림을 준다.
그 중에서도 항상 생각하는 부분이 있다. 다른 책에서도 언급된 적이 있지만 <나무야 나무야>에서 소개된 부분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
"현명한 사람은 자기를 세상에 잘 맞추는 사람인 반면에 어리석은 사람은 그야말로 어리석게도 세상을 자기에게 맞추려고 하는 사람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세상은 이런 어리석은 사람들의 우직함으로 인하여 조금씩 나은 것으로 변화해간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82쪽, 나무야 나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