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Free 프리 - 비트 경제와 공짜 가격이 만드는 혁명적 미래
크리스 앤더슨 지음, 정준희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11월
평점 :
절판


조선일보 서평란에서 처음 이 책 <프리>의 저자와의 대담기사를 읽었을 때 상당히 재미있을 것으로 예상했었다. 서평단 서적으로 선정되어 '공짜'로 이 책을 볼 수 있어 기쁨이 배가 되었다. 복권 맞은 기분이었고, 결과적으로 나도 '공짜 경제학'의 범주에 속해 있는 거다. 

작가의 경력을 보면 상당히 특이하다. 조지워싱턴대에서 물리학 전공, UC 버클리에서 양자역학(천재다!)와 과학 저널리즘 공부(<- 공부가 무슨 뜻인지 모르겠다 학위를 받은 것일까, 수료만 한 것일까), 미국 원폭의 태생지인 로스 알라모스 연구소에서 근무, 인터넷 <이코노미스트>의 편집자, <네이쳐>와 <사이언스>지에서 편집자.

책의 처음엔 공짜의 어원을 뒤진다. 영어 어원의 free는 공짜의 의미와 ~이 없는(~에서 자유로운)의 의미를 동시에 품고 있음을 밝히는 동시에 Free의 어원이 Friend에서 왔음을 알려 준다. p48부터 4가지 공짜 모델 즉 1) 1+1 같은 직접 교차보조금, 2) 제품은 공짜로 제공하고 광고비로 충당하는 3자간 시장, 3) 중저급은 공짜로 제공되고 고급만 돈을 받는 프리미엄, 4) 기부금, 노동의 제공과 같은 비금전적인 시장 같은 공짜모델이 제시된다. (서평을 올리고 책은 그냥 갖는 서평단 들도 4번째 비금적적인 시장에 속한다)

기존 시장에서 공짜로 접근하는 새로운 방식에 대해 전개 된다. 기존 Yahoo가 구축하고 있는 시장에 새로 진입하는 Google의 전략 그리고 Google의 수익구조, Linux에 대처하는 마이크로소프트 사의 방식도 설명되며 그 내용이 흥미롭다. 중국에서의 공짜인 불법 음반시장, 공짜를 제공함으로써 다른 곳에서 수익을 올린 사례, 혹은 명성을 올린 사례도 다룬다. 

책은 여러 공짜가 시장에 먹힌 성공 사례로 시작하여, 점차 경제학 이론으로 파고 든다. (그래서 글이 점점 딱딱해 지고 점점 재미없어 진다 - 나만 그런가?) 아마 경제학 전공자는 재미있을런지 모르겠다.

책을 읽어 가면서 생긴 의문인데, 공짜 전략은 기존의 시장이 이미 형성되 있는 곳에서 대체제로서효과를 발휘할 수 있고 후발 주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은 될 수 있겠지만, 새롭게 시작하는 시장이나 시장이 개편되는 곳에서는 그다지 많은 역할을 할 수 있을거 같지는 않다. 다시말해 '값을 지불하는 기존의 시장'에 비교할 때 공짜는 가격적인 측면에서 비교우의를 점할 수 있고, 다른 수익을 대체할 수 있는 구조로서 시장을 파고드는데 파괴력이 있을 순 있겠지만 미개척지의 시장을 일구는 데는 별 효과가 없을 생각이 든다. 또한 제 2, 제 3의 업체들이 같은 방식으로 따라 온다면 공짜의 방식이 일반화되어 그다지 효과가 없을 듯 하다. 처음 기반되는 구조를 만들어 내는 것이 어렵지, 선구자의 방식을 고대로 복사하기엔 얼마나 쉬운가 말이다. 예를 들면 어느 정도 규모가 되는 음식점에서 제공하는 공짜 주자창이나 공짜 밑반찬 같은 것들은 너무도 일반화되어 있어, 매출에 좋은 영향을 준다기 보단, 반대로 공짜로 주차장이나 밑반찬을 제공하지 않는 곳에선 서비스가 나쁜 곳으로 인식될 수도 있다는 뜻이다. 이런 상황이 되면, 기존에 이미 형성되어 있는 시장에선 공짜의 영향을 흡수 할 수 있는 규모가 되겠지만, 시장이 형성되는 과정에 있는 산업은 발전을 가로막는 문제점이 있지 않을가 하는 우려도 된다. 예를 들면 택배회사의 경우 경쟁은 심해지기 때문에 이미 시장에서 받아들이는 배송비를 올리진 못하고, 비용의 축소 즉 배달하는 분들의 수당 금액을 깍아 힘들게 일하고 돈은 적게 받거나 짧은 시간에 많은 량을 배달하기 위하여 서비스가 축소되는 문제가 생기지 않나 하는 점이다.

또한 이 책은 공짜라기 보단 사회적인 비용 혹은 다른 수입원에 비용을 전가시키는 것에 대한 설명을 이어간다. 공짜 음악에 대해 많은 부분을 할해하고, 그것이 무명가수의 이름 알리기, 음반 판매에서 수익을 얻기 보단 명성을 높여 콘서트 티켓에서 이익 창출(티켓의 가격이 높아질 것이다)등 이다. 이미 유명하여 콘서트가 꽉꽉 들어차는 가수들에겐 공짜의 경제학이 별 의미 없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그리고 짝퉁 상품에 대해서 가격으로만 보고 명품의 가치와 판매량의 상승으로 이어진다고 보는데, 디자인과 상표권의 도용에는 간과하고 넘어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아이디어의 도용 같은 무형의 재산권이나 상표의 이미지 훼손등을 인정하지 못하고 더군다나 이처럼 쉽게 도용 된다면 디자이너들의 동기를 낮추는 문제도 발생할 수도 있을 것이다. 

또한 공짜는 없는 수요도 창출한다. 가격 할인은 수요공급 법칙의 곡선에 따라 수요층을 약간 확대시킬 뿐이다. 이 책은 가격대비 수요의 곡선을 가격의 표지를 공짜로 혹은 공짜에 가까이 위치시킴으로서 수요를 극대화시키고, 새로운 가격을 지불하는 새로운 수요층을 창출(혹은 콘서트 수입 증대, 광고 수입 증대, 가격시장의 확기적 증대, 명성의 상승)한다고 본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일부를 이해할 순 있으나 전부를 동의하긴 힘들다.

조금 나쁘게 말해, 공짜가 경제학/마케팅에 새로운 판세가 될 것으로 억지로 끼워 맞춰 몰아간다는 생각이 든다. 공짜로 성공한 일부 몇몇 사례를 크게 부각시킴으로서 전체 시장경제를 왜곡하고 있지 않나 하는 우려도 든다. 몇몇 모델엔 적용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많은 부분의 비지니스 분야에 널리 적용되어 현실에서 주류를 이루긴 힘들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 예를 들면, 내가 지금 몸담고 있는 회사에서 제조하는 물건을 공짜로 공급하기 시작한다고 해서 다른 유사 제품의 매출이 획기적으로 올라간다 던지 아니면 다른 수입원으로 메꾸긴 거의 불가능하지 않나 싶다. 내생각엔 없다. 공짜로 나가는 제품에 광고를 붙인다던가 해서 약간의 수입을 얻을 순 있겠지만 기존의 제품을 판매해서 얻는 수익과 비교할 수 있는 정도는 아니다. 그렇다면 A제품, B제품, C제품, D제품이 있는데(가격은 A제품 < B제품 < C제품 < D제품), A제품 혹은 D제품을 공짜로 나눠준다고 해서 다른 제품의 판매가 두드러지게 늘어난다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p377 부록 - 이름은 부록이지만 쉽게 응용해 볼 수 있는 공짜 기법의 분류와 그에 관한 요점 정리이다. 이것은 마케팅 전략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각기 몸담고 있는 회사의 전략에 적용해 보시라! (혹시 실패한다고 해서 저는 욕하진 마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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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의 사생활이 대중에겐 흥미거리로 전락하고, 그 덕분에 몰랐던 것이 알려지는 것이 있다. 

타이거 우즈의 불륜 때문에 생긴 교통사고 때 우즈의 차안에서 발견된 책 존 그라빈의 <물리학을 잡아라>(원제 Get a Grip on New Physics (1999)).

 

 

 

 

 

  

신문기사 원본 http://www.asiae.co.kr/news/view.htm?idxno=2009120812592205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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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 아픈 사랑에 답하다>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심리학, 아픈 사랑에 답하다 - 사랑에 아파하는 영혼들을 위한 심리 정화 솔루션
이규환 지음 / 왕의서재 / 2009년 11월
평점 :
절판


글의 제목을 짓고 보니 책의 제목인 <심리학, 아픈 사랑에 답하다>보다 나은거 같다. 하지만 글의 제목은 내 자신이 생각해 낸 것은 아니고, 책의 어디선가 봤는지 어딘지 인용하여 찾으려고 했는데 못찾겠다.

책의 전반부는 사랑에 관한 정의와 사랑의 본질에 관한 탐구가 주를 이룬다. 여기서 사랑은 정신적인 사랑과 육체적인 사랑을 모두 포함하나, 아가페적인 사랑이나 부모님의 사랑, 인류애나 희생정신, 신의 사랑 같은 사랑은 포함하지 않고 주로 남녀간의 사랑을 다루며 여성적인 감각에 맞춰 서술해 나간다. 또한 책의 뒤로 갈수록 정신적인 사랑보다 육체적인 사랑에 중점을 두고 전공심리학으로 풀어 나간다(그래서 책이 뒤로 갈수록 더욱 재미있었다-나만 그런가?). 하지만 심리학 전공 지식이나 전문분야 보단 '교양심리학'쯤 될 수 있도록 균형을 잘 맞추고 있다. 읽는 사람의 마음가짐에 따라 지루할 수도 있겠지만, (앞부분의 약간 지루한 부분만 잘 넘기면) 쉽게 읽어 나갈 수 있다.

나 왜 만나는 사람마다 모두 이 모양일까, 책의 p78 에서 보면 내 개인적인 경험으로 볼 때, 내가 그동안 만났던 여성들에 대해 정확하게 묘사한 부분이 나오는데,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다들 내게 너무 의존적이어서 상당히 힘들었다. 공통적으로 나를 매어 두려고만 했고, 그래서 나는 도망치려 했었다. 이런 여성들만 꼬이는 걸까, 아니면 내가 이런 여성만 선택하는 것일까 나도 궁굼한데, 이 책은 그것이 전이감정으로 진단하며, 그 원인을 찾아 맥을 끊지 않는 한 다른 사람을 만나도 똑같은 사람을 만날 것이라고 한다.

책을 읽어나가면서 여러 생각을 했다. 주로 이성에 관한 생각이었다. 그때 만났던 그 이성과 관계를 지속시켜, 혹은 과정에서 더 깊숙한 관계를 가졌으면 어땠을까, 아니면 이전에 그만 뒀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해봤다. 하지만 결과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을 것 같다.

이러면서 점점 글의 주제는 '19금'을 슬그머니 넘어 선다. 일반적으론 이런 소재의 이야기를 읽으면 아랫도리가 뜨끈뜨끈해져 오고, 생식 기관의 끝트머리의 말초신경이 자극되지만, 형이상학적으로 허리하학적 소재를 다루는 부분도 있기 때문에 (사실 책을 펼치면 보이는 소제목이나 사용되는 단어만으로 전철의 옆자리 앉은 사람의 눈치는 좀 보였다) 그리 자극적이진 않다(그래도 이 책은 청소년보다 성인이 대상이다.). 사랑과 섹스에 대해 여성/남성, 생물학적 차이/인간으로서의 동질감을 교차하여 넘나들며 음담패설의 동일한 소재를 가지고 상식적이며 약간 학문적으로 이야기를 풀어 준다.

이 책은 섹스에 관한 죄책감에서 자유를 허락한다. 사회에서 일어날 수 있는 사건의 한 종류로 분류하고 이해시키며 죄의식이나 과거와 다른 의식으로 분리시켜 보완해 준다.  

아무리 세대가 달라진다고 하나 섹스에 관하여 공개적으로 이야기하긴 좀 그렇다. 하지만 모르면 불편한 이야기 임을 부인할 수 없다. 섹스를 통해 무엇을 이루겠다는 생각, 그리고 무슨 이유나 목적을 위해 섹스를 한다는 생각 이전에 그 이유를 이해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말한다. 또한 이 책은 섹스를 이야기하면서 때로는 공개적으로 받아 들이기 거북한 한계를 넘나들지만 개인에 따라 적용하고 확장 할 수 있도록 여지도 남겨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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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생태학>을 읽고 리뷰해 주세요.
부자생태학
고제희 지음 / 왕의서재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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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부자가 부자인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이 책은 부자가 되는 근본적인 원인을 풍수지리에서 찾는 책이다. 잠자리를 둘 때 머리는 어느 방향에 두어야 할지, 집을 구할 때 어떤 곳은 좋고, 어떤 곳은 나쁘다는 몇가지 예, 애들이 공부 잘 하려면 어떤 조건을 맞춰야 한다, 현재 잘 나가는 기업은 어떤 방법을 사용했고, 어떤 풍수를 타고난 기업은 망했고, 대기업의 총수는 어떤 집에 살고, 어떤 집에 살았던 기업가는 결과가 좋지 못했고, 로또 명당은 로또는 사는 사람이 아닌 파는 사람의 명당이고, 풍수 전문가의 책 답게 묘자리는 어떻게 써야 하고, 경매로 나온 집은 피하는 것이 좋고와 같은 내용으로 이 책이 구성되어 있다. 

우리네 삶에 풍수지리가 과거 많은 영향을 끼쳐왔고,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미신이니 마니해서 무시할 수 없는 것은 맞지만, (미안한 이야기지만) 책에는 약간 부족한 감이 있다. 물론 지면의 한계에 따라 저자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자세하게 다루지 못한 것과 개인 정보의 유출 위험에 따라 충분히 공개할 수 없다거나 아니면 풍수지리의 기본 개념을 다룬 책이 아니라 부자학에 연관시키는 응용서의 한계가 있을 수 있겠지만, 그리 인과관계가 신뢰가 가지 않는다. 예를 들면, 삼성의 이건희 전회장에게는 세계 최고의 기업 총수를 이끌었던 밝은 면이 있지만, 지금은 삼성의 지분분할이나 자신의 실수을 인정하고 실권을 공식적으론 다 내려 놓은 신세이지만 같은 집에 살고 계신데, 좋은 점에만 강조한 느낌이 든다.  

내가 개인적으로 오랜 시간을 살진 못했지만, 사람이 살다보면 좋은 일도 있고, 안 좋은 일도 있기 마련이다. 그 원인을 풍수에서 찾자면 한도 끝도 없을 거 같다. 고스톱 치다가 더군다나 풍수에 맞지 않아 따고 잃는다고 보는건 무리가 아닌가 싶다(물론 자리 바꾸지 않는다는 점은 알고 있지만). 또한 우리 민족에 명리학이 사회의 주도를 잡은 것은 조선중기 때부터인데, 그 전 고려나 통일신라, 삼국시대에서도 여전히 우수한 민족이었고, 자료에 따르면 오히려 지금보다 더 자유분방하게 살기도 하셨다. 꼭 우리의 길흉화복을 풍수에 직접 연결시킨다는 것이 어렵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책에서 나왔듯이 많은 사람들이 한번 이사를 하고 잠자는 방향을 정하면 잘 옮기지 않는 습성이 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좋은 일이 생기고 나쁜 일이 생길텐데 이것은 어떻게 설명하겠는가. 좋은 일은 그냥 당연한 것으로 받아 들이고, 나쁜 일이 생겼을 때 무언가 불길한 어떤 것을 저지르고 있는건 아닐까 눈에 쌍불을 켜고 훑어 보면 잠자리 방향이 잘못된거 같고, 집의 풍수가 이상한거 같고, 혹시 하고 조상님의 묘를 파보면 물이 흐르고 있고 하는 건 아닌가. 또한 일이 잘되고 못되고 하는 것이 우리의 노력이나 환경의 변화에 대처하는 능력 이라는 부분을 너무 가볍게 보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즉 삼성전자가 잘나가는 것이 이건희 회장의 집터가 주원인이 아니라 삼성전자의 이건희 회장과 그 임직원들의 리더십, 경영 관리 능력이나 도전의식, 노력, 땀, 올바른 선택을 내린 결단력 등에서 찾아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 이부분을 꺼꾸로 본다면 지금까지의 성공이 단순 회장의 집터 때문이라고 본다면 임직원들의 땀과 노력이 너무 섭섭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물론 서양의 합리가 들어오면서 동양이 정신이 주도권의 자리를 물려 주어 풍수에 관한 연구가 많은 부분 이루어 지지 않아, 논리적인 정리가 이루어 지지 못한 데서 한가지 이유를 찾을 수도 있겠다. 다른 면에서 본다면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 눈에 걸면 안경, 입에 걸면 피어싱 류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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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의 땅, 팔레스타인 - 전쟁은 이미지가 아니라 현실이다
김재명 지음 / 프로네시스(웅진) / 2009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책을 읽어 가면서 느낀 점은 '답답함'이었다. 같은 사안을 두고 완전히 상반된 시각, 그러기 위한 사실의 왜곡, 거짓, 외면, 그리고 그것을 몰랐던 내 자신, 미국이라는 친이스라엘의 편향적인 필터를 통해 전해지는 외신, 그것을 고대로 받아 적어 전달한 우리 언론을 통해 한쪽 의견만 받아 들이라 강요받아 왔었다. 사막에서 옥토로 바꾼 부지런함 만을 부각시킨 긍정적인 이미지와 <홀로코스트 산업> 할리웃 영화속의 이미지 속에서 '학대받던'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에 퍼붓는 폭탄은 '방어'였고, 이들에게 저항하는 팔레스타인의 반작용의 이름은 '테러'였다.

우리에게 외국은 미쿡(외국 속에 약간의 유럽도 섞여 있긴 하지만 대부분이 미쿡) 밖에 없기 때문에 그들의 시각을 일방적으로 받아 들이는 경향이 있다(근데 미국 언론의 주류는 누구더라?). 결과적으로 이스라엔과 팔레스타인의 관계를 바라보는 시각이 중립적이거나 객관적이지 못했다. 이 책 <눈물의 땅, 팔레스타인>의 작가는 팔레스타인의 시각에서 바라본다. 인터뷰한 내용이라던지 인용한 자료의 내용과 주변상황 전후의 인과관계가 훨씬 설득력이 있다는 생각이 들어 작가의 관점에 동조 한다. 사실은 아무리 추악하더라도 사실이기 때문에 가치가 있다.

무자비한 이스라엘의 강경한 진압 방식과 경제 봉쇄 때문에 막판에 몰린 팔레스타인 사람들로선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이 그리 많지 않았을 테고, 상대적인 약자의 해결책으로 폭력적인 방법인 테러로 연결 시키긴 그리 어렵지 않았을 것이다. 강경파에 맞서는 강경파의 극단적인 방법인 자살폭탄테러도 가슴으로는 이해가 가지 않더라도 머리로는 이해가 간다.


이해를 돕고자 퍼왔습니다. <지도 원본 출저 : http://www.lib.utexas.edu/maps/israel.html

* 지도에서 보면, 예수님의 탄생지 베들레헴, 가장 오래된 도시이자 탈애굽하여 가장 먼저 정복한 도시 여리고(Jericho), 이 산지를 내게 주소서 갈렙의 땅 헤브론이 서안지구(West Bank)에 속해 있네요. 

 

I부 <좌절과 분노의 현장에서>에선 팔레스타인의 암울한 현실에 대해 이야기 한다. 냉혹하게 밀어 부치는 이스라엘의 경제 봉쇄정책, 무력 진압정책의 직접적인 피해자인 팔레스타인 민중의 삶은 심각해 보이고 암울해 보인다. 이 책에서 여러 차례 강조했듯이 유대인들은 나치의 희생자 들이지만, 나치에게 배운 수법을 그대로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 써 먹는다. 

책의 II부 <팔레스타인의 과거와 현재>에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역사에 대해 설명한다. pp141~145까지의 유대인의 뿌리에 관한 내용은 (비공식적으로 들은 적은 있었지만 분석 달린 설명은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 조금 놀랐다. AD 70년 경 반란을 일으켜 로마의 말살 정책에 따라 전세계로 흩어진 디아스포라의 민족은 '세파라딤' 이고, 그 중에서도 중동에 살던 이들은 '미즈라히'이고, 이들이 순수 혈통을 이은 유대인이고 소수면서 하류층이고, 혈통은 다르지만 유대교를 믿어 개종한 카자르 왕국의 민족은 '아쉬케나짐'으로 다수면서 상류층이다. 나치에게 핍박을 받은 유대인 들은 '아쉬케나짐'으로 혈통적으론 별 상관이 없다. 오히려 카자르계가 세운 나라는 터키고, 터키는 돌궐에서 왔고, 고구려와 형제의 나라였으니 (이야기가 점점 이상해 진다) 차리리 우리 한민족하고 연관성이 있다. 하지만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 땅 회복운동인 '시오니즘'과는 거리가 있다. 즉 유대인과 유대교의 정통성에 의심이 간다. 이렇게 결론이 흐르자 책의 내용이 의심할 정도라서 이 부분을 또 읽고 또 읽었다.

또한 이 책은 팔레스타인 저항세력의 탄생부터 찬찬히 설명한다. 자살폭탄으로 미 해병대를 공격한 헤즈볼라, 무장세력 하마스, 911을 일으킨 알 카에다, 아라파트의 PLO까지. 우리에겐 테러단체로 알려졌지만 반이스라엘 무장독립운동 단체로 유명세만큼 강하진 못하다. 이스라엘 정부군만큼 강한 군사력을 갖추고 있진 못하니까. 양쪽 모두 온건파는 미움받아 자체적으로 '처리'하고 강경파만 득세하여 양쪽 모두 피가 마를 날이 없겠다.

이 책에서 가장 많이 나오면서 자극적인 단어는 전쟁, 테러, 인권, 복수, 자살폭탄, 암살 등이다. 자극적인 만큼 이 단어들은 이 상황의 맥락을 이해 할 수 있는 keyword이고 그래서 더 잔인하다. 제네바 조약이라던가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간의 협정/협약은 명분일 뿐이고, 시간 낭비이고 휴지 조각과 동일하다. 이스라엘 뒤에는 미국이 있고, 팔레스타인 뒤에는 아랍국가들과 이슬람이 있고, EU는 중립으로 보이지만, 과거 이스라엘 편이었고, 지금도 이스라엘 쪽에 더 가깝다. 역사는 이긴자가 쓰는 것이고, 전쟁터가 법을 결정한다(p219)한다. 정의는 힘이 있는 자의 편이고, 지금은 미국과 이스라엘에게 정의가 있다. 역사적으로 봐도 독일, 일본, 유고연방, 이라크 지도자는 전범재판에 섰고, 그 이유는 전쟁에 졌기 때문이었다.

III부 <중동, 미국, 그리고 평화의 전망>에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현재를 통해 미래를 전망한다. 여러 협상의 어려운 점이 열거되며 하나 하나 짚어 가며 설명되는데, 결론적으로 그리 희망적이지 못하다.

여기에서 여러 인물들이 등장하는데 간단히 정리하자면,
아리엘 샤론, 베냐민 네타냐후(이스라엘, 리쿠르당, 강경파), 이츠하크 라빈(노동당, 온건파) 
세이크 마흐메드 야신(팔레스타인, 하마스, 강경파), 야세르 아라파트(PLO, 온건파) 

또한 이스라엘을 물심 양면으로 지지하는 미국과, 이런 미국의 행동을 지지하는 네오콘, 그리고 오바마 행정부의 한계를 짚어 준다. 이스라엘에서도 일부 양심이 어렴풋이나마 있어, 희망이 남아 있다는 것도 보여준다.

이 책의 도움으로 앞으로 아랍권 대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대 이스라엘의 뉴스를 관심있게 볼 거 같다. 참고적으로 성경에 나오는 인물의 자손들은 모두 세파라딤(마르다히) 소속이다. 사실 세파라딤의 입장에서 본다면 하나님께서 주신 땅을 찾아야 하니 팔레스타인에 대해 강경파일 수 밖에 없고, 아쉬케나짐의 힘을 빌릴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 연장선 상에서 본다면 이스라엘에서 대법원이 내린 정의 1)유대혈통을 가진 사람(세파라딤), 2)유대교를 믿는 사람(아쉬케나짐) 모두 아우르는 것도 이해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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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메타블로그 난장 2009-12-11 1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안녕하세요!
문화메타블로그 난장의 운영자입니다.
다름이 아니라, 저희가 문화메타블로그의 글들 중
우수한 포스팅을 모아 오픈캐스트를 발행하고 있습니다 :)
밀어준다님의 글이 우수하여 문화메타블로그 난장 오픈캐스트
http://opencast.naver.com/NJ555 에 실었습니다.
우수한 포스팅을 난장에 제공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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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결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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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장에 관심 가져 주셔서 감사합니다. :)

밀어준다 2009-12-11 1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 좋은 책 읽을 기회주셔서 저야 고맙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