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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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ee 프리 - 비트 경제와 공짜 가격이 만드는 혁명적 미래
크리스 앤더슨 지음, 정준희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11월
평점 :
절판
조선일보 서평란에서 처음 이 책 <프리>의 저자와의 대담기사를 읽었을 때 상당히 재미있을 것으로 예상했었다. 서평단 서적으로 선정되어 '공짜'로 이 책을 볼 수 있어 기쁨이 배가 되었다. 복권 맞은 기분이었고, 결과적으로 나도 '공짜 경제학'의 범주에 속해 있는 거다.
작가의 경력을 보면 상당히 특이하다. 조지워싱턴대에서 물리학 전공, UC 버클리에서 양자역학(천재다!)와 과학 저널리즘 공부(<- 공부가 무슨 뜻인지 모르겠다 학위를 받은 것일까, 수료만 한 것일까), 미국 원폭의 태생지인 로스 알라모스 연구소에서 근무, 인터넷 <이코노미스트>의 편집자, <네이쳐>와 <사이언스>지에서 편집자.
책의 처음엔 공짜의 어원을 뒤진다. 영어 어원의 free는 공짜의 의미와 ~이 없는(~에서 자유로운)의 의미를 동시에 품고 있음을 밝히는 동시에 Free의 어원이 Friend에서 왔음을 알려 준다. p48부터 4가지 공짜 모델 즉 1) 1+1 같은 직접 교차보조금, 2) 제품은 공짜로 제공하고 광고비로 충당하는 3자간 시장, 3) 중저급은 공짜로 제공되고 고급만 돈을 받는 프리미엄, 4) 기부금, 노동의 제공과 같은 비금전적인 시장 같은 공짜모델이 제시된다. (서평을 올리고 책은 그냥 갖는 서평단 들도 4번째 비금적적인 시장에 속한다)
기존 시장에서 공짜로 접근하는 새로운 방식에 대해 전개 된다. 기존 Yahoo가 구축하고 있는 시장에 새로 진입하는 Google의 전략 그리고 Google의 수익구조, Linux에 대처하는 마이크로소프트 사의 방식도 설명되며 그 내용이 흥미롭다. 중국에서의 공짜인 불법 음반시장, 공짜를 제공함으로써 다른 곳에서 수익을 올린 사례, 혹은 명성을 올린 사례도 다룬다.
책은 여러 공짜가 시장에 먹힌 성공 사례로 시작하여, 점차 경제학 이론으로 파고 든다. (그래서 글이 점점 딱딱해 지고 점점 재미없어 진다 - 나만 그런가?) 아마 경제학 전공자는 재미있을런지 모르겠다.
책을 읽어 가면서 생긴 의문인데, 공짜 전략은 기존의 시장이 이미 형성되 있는 곳에서 대체제로서효과를 발휘할 수 있고 후발 주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은 될 수 있겠지만, 새롭게 시작하는 시장이나 시장이 개편되는 곳에서는 그다지 많은 역할을 할 수 있을거 같지는 않다. 다시말해 '값을 지불하는 기존의 시장'에 비교할 때 공짜는 가격적인 측면에서 비교우의를 점할 수 있고, 다른 수익을 대체할 수 있는 구조로서 시장을 파고드는데 파괴력이 있을 순 있겠지만 미개척지의 시장을 일구는 데는 별 효과가 없을 생각이 든다. 또한 제 2, 제 3의 업체들이 같은 방식으로 따라 온다면 공짜의 방식이 일반화되어 그다지 효과가 없을 듯 하다. 처음 기반되는 구조를 만들어 내는 것이 어렵지, 선구자의 방식을 고대로 복사하기엔 얼마나 쉬운가 말이다. 예를 들면 어느 정도 규모가 되는 음식점에서 제공하는 공짜 주자창이나 공짜 밑반찬 같은 것들은 너무도 일반화되어 있어, 매출에 좋은 영향을 준다기 보단, 반대로 공짜로 주차장이나 밑반찬을 제공하지 않는 곳에선 서비스가 나쁜 곳으로 인식될 수도 있다는 뜻이다. 이런 상황이 되면, 기존에 이미 형성되어 있는 시장에선 공짜의 영향을 흡수 할 수 있는 규모가 되겠지만, 시장이 형성되는 과정에 있는 산업은 발전을 가로막는 문제점이 있지 않을가 하는 우려도 된다. 예를 들면 택배회사의 경우 경쟁은 심해지기 때문에 이미 시장에서 받아들이는 배송비를 올리진 못하고, 비용의 축소 즉 배달하는 분들의 수당 금액을 깍아 힘들게 일하고 돈은 적게 받거나 짧은 시간에 많은 량을 배달하기 위하여 서비스가 축소되는 문제가 생기지 않나 하는 점이다.
또한 이 책은 공짜라기 보단 사회적인 비용 혹은 다른 수입원에 비용을 전가시키는 것에 대한 설명을 이어간다. 공짜 음악에 대해 많은 부분을 할해하고, 그것이 무명가수의 이름 알리기, 음반 판매에서 수익을 얻기 보단 명성을 높여 콘서트 티켓에서 이익 창출(티켓의 가격이 높아질 것이다)등 이다. 이미 유명하여 콘서트가 꽉꽉 들어차는 가수들에겐 공짜의 경제학이 별 의미 없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그리고 짝퉁 상품에 대해서 가격으로만 보고 명품의 가치와 판매량의 상승으로 이어진다고 보는데, 디자인과 상표권의 도용에는 간과하고 넘어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아이디어의 도용 같은 무형의 재산권이나 상표의 이미지 훼손등을 인정하지 못하고 더군다나 이처럼 쉽게 도용 된다면 디자이너들의 동기를 낮추는 문제도 발생할 수도 있을 것이다.
또한 공짜는 없는 수요도 창출한다. 가격 할인은 수요공급 법칙의 곡선에 따라 수요층을 약간 확대시킬 뿐이다. 이 책은 가격대비 수요의 곡선을 가격의 표지를 공짜로 혹은 공짜에 가까이 위치시킴으로서 수요를 극대화시키고, 새로운 가격을 지불하는 새로운 수요층을 창출(혹은 콘서트 수입 증대, 광고 수입 증대, 가격시장의 확기적 증대, 명성의 상승)한다고 본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일부를 이해할 순 있으나 전부를 동의하긴 힘들다.
조금 나쁘게 말해, 공짜가 경제학/마케팅에 새로운 판세가 될 것으로 억지로 끼워 맞춰 몰아간다는 생각이 든다. 공짜로 성공한 일부 몇몇 사례를 크게 부각시킴으로서 전체 시장경제를 왜곡하고 있지 않나 하는 우려도 든다. 몇몇 모델엔 적용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많은 부분의 비지니스 분야에 널리 적용되어 현실에서 주류를 이루긴 힘들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 예를 들면, 내가 지금 몸담고 있는 회사에서 제조하는 물건을 공짜로 공급하기 시작한다고 해서 다른 유사 제품의 매출이 획기적으로 올라간다 던지 아니면 다른 수입원으로 메꾸긴 거의 불가능하지 않나 싶다. 내생각엔 없다. 공짜로 나가는 제품에 광고를 붙인다던가 해서 약간의 수입을 얻을 순 있겠지만 기존의 제품을 판매해서 얻는 수익과 비교할 수 있는 정도는 아니다. 그렇다면 A제품, B제품, C제품, D제품이 있는데(가격은 A제품 < B제품 < C제품 < D제품), A제품 혹은 D제품을 공짜로 나눠준다고 해서 다른 제품의 판매가 두드러지게 늘어난다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p377 부록 - 이름은 부록이지만 쉽게 응용해 볼 수 있는 공짜 기법의 분류와 그에 관한 요점 정리이다. 이것은 마케팅 전략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각기 몸담고 있는 회사의 전략에 적용해 보시라! (혹시 실패한다고 해서 저는 욕하진 마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