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의 첫 번째 번역서가 나왔습니다.
막상 책으로 나오니 가슴이 콩닥콩닥 뛰어요. 아직 실물을 보지 못했는데 받으면 혹시 실수라도 있을까 떨려서 책장을 못 펼칠 거 같아요.
어떤 분이 저에게 그러시더라고요. 쉼 없이 걷던 발걸음이 어느새 길을 내어 왔다고. 나의 자리는 독자라고 생각해서 한 번도 글을 쓰는 꿈은 꿔 본 적이 없어요. 꿈이 없었기에 치열하게 달리지도 않았고요. 내가 좋아하고 할 줄 아는 것이 그저 읽는 것이라 꾸준히 읽었던 것뿐인데 그 발걸음이 번역가라는 길을 만들어왔네요. 영어가 싫어서 이과를 갔던 제가 번역을 하다니 참 인생의 오묘함이란. 이 책을 번역하면서 이 일이 정말 내가 좋아하고 오래오래 하고 싶은 일이구나 하고 깨달았어요. 앞으로 두 번째, 세 번째 이렇게 계속하고 싶다는 마음을 담아 첫 번째라고 썼지만, 너무 조급하여 안달하지 않으려고 해요. 나를 이리로 이끌었던 수많은 우연과 인연들이 앞으로 저를 어떤 길로 데려갈 지 알 수 없으니까요. 그저 지금처럼 계속 읽고 사람들과 책 읽기의 즐거움을 나누다보면 운명이 저에게 주는 기회가 있으리라 믿어요.
이 책은 제가 전에 읽고 서재에 쓴 적이 있는 책이에요.
한국 아이들에게 들려주고 싶다고 생각한 이야기가 저의 첫 번째 번역서가 되어 정말 기뻐요. 혹시 내용이 너무 어두울까 주저하시는 분이 있으시다면 걱정하지 마세요. 다루는 내용은 무겁지만 정신없이 술술 읽히거든요. 청소년 자녀가 있으신 분들은 같이 읽고 이야기 나눌 수 있는 기회를 만드시면 더욱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