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
이순원 지음 / 세계사 / 199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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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작가 이순원의 성장과정을 소설이라는 옷을 입힌 자전적 성장소설이다. 작가가 한 해 일찍 학교에 들어갔기 때문에 13살에 중학생이 되는데 이 때부터 이야기는 시작된다. 요즘은 초등학생들도 "저는 사춘기란 말예욧!"하는 소릴 무슨 엄포같이 쏘아대긴 하지만 13살이 되었건, 14살이 되었건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에 들어가야만 진정한 사춘기가 시작되는 것 같다.

되돌아보면 중고등학교 학창시절만큼 아름다운 시기가 또 있으며, 또 그 시기만큼 불안하고 우울하던 때가 있었는가 싶다.  몸은 벌써 성인만큼 자랐으나 아직 덜 야문 정신세계를 소유한, 그래서 그 둘의 격차만큼 혼동스럽고 땅끝까지 추락하고 암울하고 이유모를 저항심에 기존 세대에게는 무조건 반항하고 싶었던 그 때를, 지금의 나는 그때를 그래도 '아름다웠다'라고 꼬투리를 지으련다.

책 속의 주인공 정수의 사춘기의 시작은 "검정필"이라는 별명에서부터 시작된다. 산골짜기 촌동네서 서울S대학을 진학하는 공부 잘하는 모범생 형을 둔 가난 농부의 둘째 아들-웬만큼 잘 해서는 부모님의 눈에 뜨이지도 않는 그래서 억울한 정수이다. 중학교로 진학하면서 두메 출신이지만 또래들에게 뒤지지 않으려고 무거운 콘사이스를 들고 다니고 "문교부 장관의 이름 아는 사람있나?"라는 선생님의 질문에 판권란에 씌인 <문교부장관 검정필>을 냉큼 보곤 "검정필입니다"라고 하는 외쳐 망신을 당한다.  이렇게 누구나 잠재된 의식 "인정받고 싶은 욕구"로 부터 사춘기의 문이 열린다.

14살,  15살을 지나면서 사춘기의 평범한 남학생이 겪는 신체적 변화를 경험한다. 나는 이 대목에서 내가 여자이고, 남자형제가 없이 자라서 인지 많이 놀라기도 했다. <몽정기>같은 영화만 봐도 알 수있지만 남학생들은 여학생들보다 훨씬 성에 집착하는 것 같다. 나는 중2 남학생들과 이 부분을 함께 공부할 때 내가 왜 이 책을 골랐는지 원망스러울만큼 민망했다. 나와는 정반대로 학생들은 아주 좋아했지만 말이다. 팀 중에 책을 죽으라 안 읽는 녀석이 있었는데 이 책은 무려 대여섯번 통독해 오는 놀라운 기록을 갖기도 했다. "너, 특정 부분만 열심히 읽었지?"하며 호통치니까 웃음바다가 되었다는......^^;

16살, 17살을 지나면서 강력한 일탈을 감행한다.  공부가 業인 학생이 공부가 싫다고 때이르게 돈벌이에 나선 것. 요행으로 대관령 고랭지 배추농사에서 큰 돈을 벌어 하기싫은 것(공부, 부모의 간섭)은 안 하고 하고싶은 것(어른행세?)을 맘껏 한다. 이 책이 실화를 근거로 한 자전적 소설이 아니었다면 이 대목이 너무 우스꽝스런 설정이 아니었을까마는 작가의 실제담이니 아이들은 한마디로 "우와~~~!!"하며 동경했다.

18살, 19살 껍데기만 어른인 체 하던 정수가 소년다운 순수한 "꿈"을 상기해 내곤 자신을 바른 길로 키우길 원하던 아버지의 품으로 돌아와 학교로 복학하며 이야기는 끝을 낸다. 정수의 미래는 어떻게 되었을까? 정수의 미래는 작가 이순원의 발자취이다. 그는 죽어도 안 가겠다는 대학을 마치고 지금은 나이 50을 바라보는 글쟁이로 자식을 기르며 이땅에 살아가고 있다.

나는 모든 책이 반드시 문학성이 높고, 교양이 풍부하며, 바르고 반듯한 교훈을 주어야만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 책은 학생들로 하여금 다소 불온한 사고를 부추킬 수 있다고 오해를 받을 수도 있을 것이다. 문장도 매끄럽다거나 세련되었다기 보단 온통 "킬킬"거리는 웃음소리로 가득찬 장난끼 어린 것들이다. 그러나 학생들 가방 속에 교과서나 사전같이 반듯한 책도 들어 있으면서 만화책이나 로멘스 소설책도 끼어 있는 것 처럼 교훈일색의 훈장님글 보단 이런 소설이 아이들 마음을 시원스럽게 뚫어 주는 것만으로도 제 몫을 했다고 생각한다.

물론,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치곤 실제생활과 거리감이 느껴지는 부분이 많다. 한달 바짝 열심히 공부하니까 전교 1등도 무난하게 되는 것은 밤늦도록 학원에 매달리고도 석차 몇 등을 올리기가 힘든 요즘 아이들의 현실과는 괴리감이 느껴지고, 책을 불 지르고 집을 뛰쳐나가 농사를 짓는 것, 그리고 농사에 어마어마한 성공을 이루는 것이 그렇다. 아무리 요행이 따랐다치더라도 큰 규모의 농사에 덤벼들 수있는 그런 여건 자체가 보편적인 설정은 아니다. 그리고 돌아오고 싶다고 아무 일없듯이 받아주는 부모와 학교..이런 부분들을 보면 오히려 주눅이 들기 쉽상이다. 공부 잘하고 갖출 거 다 갖춘 학생이 탈선하는 것이 아니고 언제나 소외감을 느끼고 노력해도 안 되는 현실 때문에 아이들이 가출하는 걸 보면 말이다. 엉뚱한 독자들은 "이순원은 역시 잘 난 놈이야."라는 이상한 결론을 도출할 우려도 조금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 책을 질풍노도의 사춘기 애들에게 잘 읽혔다고 생각한다. 정수를 통하여 간접적으로 일탈의 기쁨을 체험하고 그가 마지막에 깨달았던 걸 책을 덮을 땐 자기걸로 소화해 폭풍을 잠재울 지혜를 마련하길 바란다.

그리고 앞으로 사춘기로 접어들 두 아들을 키우는 내가 읽은 건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어른들은 20세라는 강을 건너서면 사춘기의 일을 몽땅 잊어버리니까 말이다. 그들이 어떤 것에 집착하는지,그들이 얼마나 좌절하고 슬퍼하는지,  그들이 무엇을 바라는지를 레테의 강물을 마셔버린 나같은 어른들이 이 책을 읽으면서 아이들에게 조그만 숨통이라도 열어 둘 수 있다면 책값은 본전을 빼고도 남는다.

2005. 5. 14.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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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5-05-14 1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이문열의 레테의 연간줄 알았어요 ㅠ.ㅠ;;;

날개 2005-05-14 12: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이거 부모들이 봐야할 책 아닐까요?

인터라겐 2005-05-14 14: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하..빨리 읽어야겠어요.... 이 밀린책들을 언제 볼런지...지나친 서재질은 해로워요..ㅋㅋㅋ

진주 2005-05-14 2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주의 레테의 연가라고 할까요? ㅎㅎㅎ
날개님, 머스마를 키우는 사람은 사춘기 전에 보시면 도움이 될 것 같아요.
그러게요..지나친 서재질로 건강과 독서가 위협을 받고 있으니..원..^^; 그래도 인터라겐님은 책 많이 보시잖아요^^

stonehead 2005-05-16 12: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주님...
저도 아들 녀석만 둘이랍니다.
저...둘째는 딸 낳기를 고대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또 아들이...허허! 제 복에 공주님은 무슨?
근데 둘째 녀석이 흡사 딸 처럼 행동을 하더군요.
빨래도 거들어 주고, 김장도 거들어 주고...
큰 녀석은 믿음직해서 좋고, 둘째 녀석은 애교만점이라 좋고...

가출이나 그외 일탈된 행동들은 대개 둘째가 하더군요.
성서의 탕자의 예를 굳이 들지는 않더라도 둘째들이 좀 그렇지요.
영이가 그렇게 된다는 이야기는 아니랍니다.

진주 2005-05-16 1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아들이 둘이라도 아들이 좋아요. 아들 편애 증상이 좀 심각하지요? 제가 종가에서 딸로 태어나 좀 서럽게 자라서 그런가봐요.
우리 영이도 다분히 둘째기질을 갖추고 있어요. 그래서 큰 애가 안 하던 예기치 못한 행동을 자주 해서 제가 깜짝 깜짝 놀랄 때가 한 두번이 아니예요. ㅡ.ㅜ
 
코끼리 왕 바바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13
장 드 브루노프 지음, 김미경 옮김 / 시공주니어 / 199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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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에 앞서 책 크기에서 부터 이 책은 유별나다. 굉장히 크다. 이 책을 보노라면 "개그콘스트"의 한 코너가 생각난다. 사람들이 보통크기의 책을 들고 보고 있으면 통 큰 어떤 남자는 "이 정도는 되어야지!"하면서 엄청나게 커다란 책을 펼친다. 이 책을 그때 소품으로 내도 손색이 없을거다.(흐흐.. 과장 좀 심하다)

그 이유만으로도, 이제 막 책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하는 서 너살의 꼬마에게 선물할 일이 있으면 나는 이 책을 적극 추천한다. 일단은 크기부터 심상찮아서 꼬마들은 단박에 책에 관심을 보여준다. 실제로 나는 지금 세살 난 우리 조카에게 이렇게 큰 책을 시리즈로 다섯 권을 선물해 주었었다. 그랬더니 "언니,**가 지금 책 속에서 잠자고 있어." "하루종일 책 집에서 놀아, 간식도 그 속에서 먹고."하며 동생이 전화 한다. 다섯 권으로 벽도 세우고 지붕도 덮으면 아기가 들어갈 수도 있다? 허걱.사실일까? (그대로 믿지 마세요^^)

내용이야 고만고만하다. "바바라는 코끼리가 있었는데, 사람들이 바바엄마를 총으로 쏘아 죽였어요. 그래서 바바는 무서워서 도망치다보니 어라? 도시까지 온 거예요. 엄마를 죽인 사람들이 바글바글 모여사는 바로 원수같은 도시말예요. 그런데 바바는 다행히 맘씨 좋은 귀부인을 만나 도시생활에 정착하게 되었어요. 초록색 멋진 양복도 있고 구두도 신고, 백화점에도 가면서....그리고 나중에 바바는 자동차를 타고 자신이 고향 정글로 돌아와요. 사랑하는 여자친구코끼리(샐린느였던가?)와 결혼도 하고 결국엔 코끼리의 왕으로 추대되어요."하는 빠져들면 재미있을만한 아기자기한 이야기이다.  어려움 속에서도 용기를 버리지 않으면 끝엔 좋은 일이 생긴다라든지, 바바가 영원히 사람을 원수로 여기지 않고 좋은 사람(귀부인을 비롯한..)도 있다는 걸 알아서 참 다행이다..라는 이야기를 아이와 함께 나눌 수 있을 것이다.

1920년대 프랑스에서 씌인 책이기 때문에 어쩌면 내용이 고루할 수도 있을 것이다. 또 작가가 직접 그린 그림이라 세련된 구성은 아닐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난 작가 장 드 브르노프가 결핵요양차 가족과 따로 떨어진 채로 사랑하는 아들을 그리며 만든 책이라니 소박한 아빠의 마음이 담겨 있는 것 같아 좋게 본다.

이 책은 글자를 모르는 서너 살 부터 시작해서 유치원생까지 넓게 볼 수 있는 책이고 오랫동안 소장할만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책읽기는 단순한 문자의 해독과 이해만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책을 집으로 만들어 그 속에서 놀았던 어릴 적의 추억이 있는 아이라면 그 아이는 책을 사랑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니까 이 책은 내용 뿐만 아니라 판형자체도 한 몫한다고 생각하며, 일찍 세상을 떠나며 못다한 아빠의 사랑을 실은 작가의 사랑이 구석구석 묻어 있어서 (약간의 허술한 내용임에도 불구하고)나는 후하게 점수를 주고 싶다. 그리고 책값도 무지 싸다. (여담으로, 선물하면 멋진 외형에 눌려 받는 사람이 너무나 황공해한다..)

2005. 5. 12. 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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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박사 2005-05-12 12: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의겸이 사 주어야겠네요.. ^^

진주 2005-05-12 1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의겸이는 그 집에 못 들어가요....(울 조카는 겨우 돌 지난 것이 넘 조고만해서리..^^;;;)

미네르바 2005-05-12 2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읽어 봤어요. 저희 조카 어릴 때 선물해 준 책이거든요. 조카도 참 좋아했었는데... 그나저나 요즘, 진주님 리뷰가 술술 나옵니다요^^

진주 2005-05-12 2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미네르바님께서 또 검증을 해 주시니 더욱 신나네요!

참...리뷰쓰기가 힘들어요. 원래는 여기가 서평하는 곳이었잖아요? 뭘 안다고 책을 평한다고 설치냐 싶기도 하고...또 평을 제대로 하자면 신랄하게 비판도 많이 해야하는데 애써 글쓰는 작가들한테 미안하기도 하고....그래서 처음엔 서평이라서 좀 피했었고요....
그리고 요즘은 그야말로 게으름 때문에 리뷰는 잘 안 썼어요. 써야지 써야지 하면서도요...밀렸던 것 조금씩 쓰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늘,.추천해 주신 님들 고마워요. 누가누가 한 줄 제가 다 안다니까요 ㅎㅎ
 
도서관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119
사라 스튜어트 지음, 데이비드 스몰 그림, 지혜연 옮김 / 시공주니어 / 199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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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오후 다 늦게 우리집에 꼬마 손님이 왔다. 아파트 단지 안에서 나를 만나면 까딱까딱 인사를 참 이쁘게 하는 아이다. 하루는 그 엄마가 애가 책을 안 좋아한다고 걱정하길래 우리집에 영이가 안 보는 책을 물려 줄테니 애를 보내 보라고 했었다. 그말을 듣고 찾아 온 것이다.

꼬마 여자애는 이제 초등학교 1학년, 영이가 안 읽는 책을 서가에서 뽑는데, 이런, 내가 좋아하는 그림책이 많아 아까워서 골라내는 손이 부들부들 떨리는 것이었다.

앗! 게다가 내가 아주 좋아하는 그림책은 뺀다고 뺐는데 <도서관>이 나와 있는게 아닌가....어머, 이건 안 돼요. 제가 너무 좋아하는 책이라..이럴 수도 없고, 하긴 책 한 권 한 권마다 애착이 안 가는 책이 있으랴. 내 피같은 돈으로 사서  책을 끼고 우리 아이들과 행복하게 읽던 추억이 갈피마다 남아있으니. 나는 내심 아까운 맘을 꾹꾹 눌러 이 책을 계기로 책을 싫어한다는 꼬마가 책읽기의 즐거움을 알게 되면 좋겠다는 선한 마음으로 고쳐 먹기로 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도서관>과 이별식이라도 해야 서운한 마음을 누를 수 있을 것 같아서 "내가 책 읽어 줄게."하며 자처했다.

우리 아들 영이, 책 싫어하는 꼬마,  그 엄마가 졸르라미 앉아 있고 나는 책을 펼쳤다. 나는 침을 한 번 꼴딱 삼키고 <도서관>을 읽기 시작했다.

어느 날 하늘에서 뚝 떨어진 엘리자베스 브라운이라는 여자아이가 있었어요. 엘리자베스 브라운은 책을 너무너무 좋아해서 늘 책만 읽었어요. 책을 너무 많이 읽어 두꺼운 안경을 쓰고 얼굴의 반쪽은 언제나 책에 가려져 있었어요. 그녀는 책 수레에 항상 많은 책을 싣고 다니며 읽었어요.  엘리자베스 브라운은 잠 잘 때도 책을 읽고, 텐트 속에서 책 읽는 것 처럼 이불을 밑에서도 손전등을 켜고 책을 읽었어요.

책을 싫어한다는 꼬마,  책장 앞으로 바투 다가와 책에 조금씩 빠져 들어갔다. 아이는 물구나무서기를 하면서 책을 읽고 걸어가면서도 쉬엄없이 책에 빠져드는 책 속의 엘리자베스 브라운의 옷자락을 꼭 잡고 정신없이 따라가고 있었다. 엘리자베스 브라운이 길을 잃어버려 낯선 동네에 살게 되고 거기서 다시 책을 열심히 보고 모으며 온 집안 가득 책으로 채워지는 장면에선 책 바깥에 있던 우리 모두가 그 집 안으로 초대되어 가 있는 듯한 착각이 들었다. 그녀가 자신의 책을 마을 사람들이 다 읽을 수 있도록 책이 가득찬 집을 기증하고 남은 여생동안 친구집에서 살며 도서관이 되어버린 자신의 집앞을 책을 읽으며 산책하였어요. 하고 이야기는 끝이 났다.

마지막 장면을 펴 놓고 우린 너무 아쉬웠다. "아유, 정말 재밌네요"라고 말한 건 애 엄마였다. 반짝반짝 빛나는 꼬마의 눈을 보면 이 애가 책을 싫어한다니 믿기지 않았다. 나는 그 눈빛을 알아 볼 수 있다. 책에 취해 아련하게 반짝거리는 눈망울-지금 겉으로는 책을 가슴에 안고 인사를 하고 신발을 신지만 그 애는 지금 엘리자베스 브라운의 도서관에서 엘리자베스와 함께 책읽기에 골몰하고 있는 중 일것이다.

베란다로 나가 책을 가슴에 꼭 안고 가는 꼬마에게 손을 흔들어 주는데, 옆에서 영이가 칭얼거린다 "엄마, 우리 <도서관>다시 사요." 아마도 그래야 할 것 같다.

/2005. 5. 11. 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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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5-05-11 1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도서관이라는 책 제목만으로도 좋네요^^

조선인 2005-05-11 1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당연히 다시 사야죠. *^^*

울보 2005-05-11 1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요,,
저도 저책너무너무 좋아해요,,
엘리자베스의 모습도 너무 귀엽고 이쁘고 류도 이다음에 커서도 그런모습이었으면 하느 작은 바람이지요,....ㅎㅎ

진주 2005-05-11 1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벌레들은 책냄새를 알아본다니까요 ㅎㅎㅎ책왕벌레 물만두님ㅋㅋ
그래야겠죠? 참. 그 여자애가 마로랑 좀 닮았어요. 아주 귀여워요.^^마로는 책을 좋아하겠지만^^;
울보님, 그..그래도...류가 집을 잃어버리는 건 원치 않으시겠죠? ㅎㅎ

하이드 2005-05-11 16: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너무 좋아요 ^^

icaru 2005-05-11 16: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저도 너무 좋아요 ~

아영엄마 2005-05-11 22: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저 책.. 절대 못 줘요!!(애들도 집에 있는 책은 누구 못 주게 해요. ^^*)

진주 2005-05-11 22: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스 하이드님, 이카루님도 좋아하시는군요^^방가 히ㅎ^^;
아영엄마님...우리집도 거의 엘리자베스 브라운집이 될 지경이라서(남편 책이 무지 많아요)많이 쌓아두는 것도 힘들고요.. 그리고 또, 고 예쁜 꼬마가 책을 싫어한다니 괜히 오지랖은 넓어가지고 구제해 주고 싶다는 열망에 그만 ㅠㅠ

2005-05-11 23: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진주 2005-05-12 09: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게만 보이는 님..그러게 말여요....쩝.....^^;

clavis 2005-05-12 1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음도 예쁘시네요^*^

진주 2005-05-12 1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반갑습니다. clavis님..마음이 이쁘다기 보다..오지랖이 넓은거지요 ㅡ.ㅜ
(그래도 착한 구석이 좀 있긴 하죠? 헤헤^^;;)

다소 2005-06-22 19: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너무너무너무 좋아해요.^^
5년전쯤 샀는데..책장에 꽂아놓고 심심하면 꺼내봐요.
사랑스러운 동화예요.

진주 2005-09-02 07: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malzza님, 너무 늦게 답글을 달아서 보실런지는 모르겠지만....
님의 표현이 정확해요 <사랑스러운 동화>!^^
 
노래나라 동동 비룡소 창작그림책 6
조은수 글, 이혜리 그림 / 비룡소 / 199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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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지렁이와 굼벵이가 길을 가다가 커다란 바위를 만났대요. 바위가 말하길 노래를 불러주면 점점 작아질거라나요? 그래서 둘이는 아는 노래들을 부르기 시작했지요.

원숭이 똥구멍/ 나팔 똥구멍/ 나팔 한 대 불다가/ 코가 깨져서/

병원에 갔더니 / 안 고쳐 주기에 / 경찰서 갔더니 / 뺨만 맞고 /

집에 와서 생각하니 / 분해 죽겠네

라는 대목에선 책을 읽던 우리 모자는 깔깔거리고 웃었어요. 이 엄마가 울 아들이 만큼 어렸을 적에 친구들이랑 놀면서 부른 낯익은 노랫말이라 목에 힘을 주어 멋드러지게 한판 불렀거든요. 그리곤, 이 노래는 말야, 일제시대에 불렀던 노래야, 일본 사람들을 원숭이에 빗대어 부른 건데-어때 속이 시원하지? 식민지 치하에서 우리나라 어린이들은 그런 방법으로 스트레스를 풀었나봐. 하며 설명도 곁들이지요.

이 책은요, 아이가 유치원생이라도 괜찮고요, 초등학교 저학년이라도 엄마랑(혹은 아빠랑) 같이 읽을 수 있어요. 할머니나 할아버지가 같이 사는 집이라면 책을 더 재미있게 즐길 수 있어요. 책 속에 있는 전래동요는 동네에서 흔히 들려 오던 노래가락이거든요.

구전되던 동요들을 아이와 한 곡 한 곡 부르며 책의 주인공 지렁이와 굼벵이의 이야기를 따라가다보면 아련한 향수가 느껴지고요,삭막한 현대의 아이들에겐 푸근한 옛 정과 옛날 아이들의 놀이들을 재미있게 보여줄 거예요.

책 제작자에게 아쉬운 점은요, 이 책에 실린 노래들을 CD로 재작을 했더라면 더 좋았을 텐데하는 바램이 있어요. 모르는 노래도 많이 있더라구요. 그렇게 했더라면 잊혀져 가는 구전동요의 맥을 좀 더 이을 수도 있었을 텐데요.

/2005. 5. 9. 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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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네르바 2005-05-09 2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도 이 책 보고 싶어요. 저도 노래 부르고 싶어요. 저학년의 아이들이랑 보면 재밌겠는 걸요? 초등학교 1학년인 조카에게도 사 줘야겠어요. 일단 탱스투도 누르고 보관함에도 넣겠어요.

진주 2005-05-10 1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쓴 동화리뷰의 대부분의 땡스투는 미네르바님이 하신 걸거예요^^
 
마법천자문 4 - 울려라! 소리 음音 손오공의 한자 대탐험 마법천자문 4
시리얼 글 그림, 김창환 감수 / 아울북 / 2004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작은 애가 한자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는데, 지혜로운 엄마라면 이 때를 놓치지 않아야 한다. 그래서 나는 괜찮은 한자교재를 찾기 시작했다. "마법천자문"에 대해 주위 여러사람에게 물어 보았더니 어떤 이는 너무너무 좋은 책이라고 했고 어떤 이는 한자를 배우는 책으론 부족한 책이라고 했다.

내가 직접 사서 작은애한테 줘 본 결과, 나는 대체로 만족하는 편이다. 아이가 이 책을 보면서 한자에 대한 흥미가 더욱 높아졌고 한자를 익히는 속도가 엄청나게 빠르도록 학습에 지대한 동기를 부여했다. 한자의 음과 글자의 모양을 익힐 때 강력한 흡인력이 있는 만화 스토리를 사용했기 때문에 한 번 보면 한자의 음과 훈이 뇌리에 박히도록 잘 만든 책이다. 부록으로 딸린 한자 카드로 놀이로 연장할 수도 있고 공부할 때 좋은 도구가 되기도 하였다.

한자공부에 입문하는 아이에게 적절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처음에 나는 한자연습장은 안 샀었는데 이걸 사보니 더욱 효과적이었다.

그런데 흠이라면 한 권에서 익힐 수 있는 한자의 수에 대비하면 책값이 비싸다. 만화책인데 지질이 너무 좋은 걸 사용했다(앗, 그럼 만화책은 질 나쁜 종이로만 만들란 말이야?하며 만화팬들의 원성이..) 만화책이 아니더라도 책을 만들 때 질좋은 종이로 만드는 것을 나는 반대하는 입장이다. 그만큼 나무도 많이 베야하니 환경파괴의 주범이며, 소비자에겐 비싼 책값을 감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어쨌거나 학습을 효과적으로 하려면 [한자연습장]까지 산다고 치면 책값이 너무 비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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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oninara 2005-04-22 18: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림이 너무 크고, 색이 화려해서 눈이 아프더군요.
좀더 순한 색을 쓰고..그림도 작게 만들면 한자도 더 넣을수가 있을텐데..
만들면 잘 팔리니 갈수록 책도 얇아지고..7편인가는 정말..너무 얇아서 돈이 아깝던데요..전 문고에서 구입하면 빌려서 보여주거든요.

진주 2005-04-23 12: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금 8편이 나왔다지요? 수니님 말씀대로 돈이 아까워요. 앞으로도 계속 시리즈로 나올 모양인데 좀 더 저렴하게 만들면 좋을텐데요..그리고 수니님 지적대로 색감도 강한 것 맞아요. 아무래도 화려해야 손님을 끌 수 있으니까...쩝....
그런 단점들이 있지만, 저는 흥미유발과 학습에 톡톡히 효과를 봤기 때문에 별을 넷으로 추천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