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끼리 왕 바바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13
장 드 브루노프 지음, 김미경 옮김 / 시공주니어 / 1993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내용에 앞서 책 크기에서 부터 이 책은 유별나다. 굉장히 크다. 이 책을 보노라면 "개그콘스트"의 한 코너가 생각난다. 사람들이 보통크기의 책을 들고 보고 있으면 통 큰 어떤 남자는 "이 정도는 되어야지!"하면서 엄청나게 커다란 책을 펼친다. 이 책을 그때 소품으로 내도 손색이 없을거다.(흐흐.. 과장 좀 심하다)

그 이유만으로도, 이제 막 책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하는 서 너살의 꼬마에게 선물할 일이 있으면 나는 이 책을 적극 추천한다. 일단은 크기부터 심상찮아서 꼬마들은 단박에 책에 관심을 보여준다. 실제로 나는 지금 세살 난 우리 조카에게 이렇게 큰 책을 시리즈로 다섯 권을 선물해 주었었다. 그랬더니 "언니,**가 지금 책 속에서 잠자고 있어." "하루종일 책 집에서 놀아, 간식도 그 속에서 먹고."하며 동생이 전화 한다. 다섯 권으로 벽도 세우고 지붕도 덮으면 아기가 들어갈 수도 있다? 허걱.사실일까? (그대로 믿지 마세요^^)

내용이야 고만고만하다. "바바라는 코끼리가 있었는데, 사람들이 바바엄마를 총으로 쏘아 죽였어요. 그래서 바바는 무서워서 도망치다보니 어라? 도시까지 온 거예요. 엄마를 죽인 사람들이 바글바글 모여사는 바로 원수같은 도시말예요. 그런데 바바는 다행히 맘씨 좋은 귀부인을 만나 도시생활에 정착하게 되었어요. 초록색 멋진 양복도 있고 구두도 신고, 백화점에도 가면서....그리고 나중에 바바는 자동차를 타고 자신이 고향 정글로 돌아와요. 사랑하는 여자친구코끼리(샐린느였던가?)와 결혼도 하고 결국엔 코끼리의 왕으로 추대되어요."하는 빠져들면 재미있을만한 아기자기한 이야기이다.  어려움 속에서도 용기를 버리지 않으면 끝엔 좋은 일이 생긴다라든지, 바바가 영원히 사람을 원수로 여기지 않고 좋은 사람(귀부인을 비롯한..)도 있다는 걸 알아서 참 다행이다..라는 이야기를 아이와 함께 나눌 수 있을 것이다.

1920년대 프랑스에서 씌인 책이기 때문에 어쩌면 내용이 고루할 수도 있을 것이다. 또 작가가 직접 그린 그림이라 세련된 구성은 아닐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난 작가 장 드 브르노프가 결핵요양차 가족과 따로 떨어진 채로 사랑하는 아들을 그리며 만든 책이라니 소박한 아빠의 마음이 담겨 있는 것 같아 좋게 본다.

이 책은 글자를 모르는 서너 살 부터 시작해서 유치원생까지 넓게 볼 수 있는 책이고 오랫동안 소장할만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책읽기는 단순한 문자의 해독과 이해만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책을 집으로 만들어 그 속에서 놀았던 어릴 적의 추억이 있는 아이라면 그 아이는 책을 사랑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니까 이 책은 내용 뿐만 아니라 판형자체도 한 몫한다고 생각하며, 일찍 세상을 떠나며 못다한 아빠의 사랑을 실은 작가의 사랑이 구석구석 묻어 있어서 (약간의 허술한 내용임에도 불구하고)나는 후하게 점수를 주고 싶다. 그리고 책값도 무지 싸다. (여담으로, 선물하면 멋진 외형에 눌려 받는 사람이 너무나 황공해한다..)

2005. 5. 12. 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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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박사 2005-05-12 12: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의겸이 사 주어야겠네요.. ^^

진주 2005-05-12 1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의겸이는 그 집에 못 들어가요....(울 조카는 겨우 돌 지난 것이 넘 조고만해서리..^^;;;)

미네르바 2005-05-12 2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읽어 봤어요. 저희 조카 어릴 때 선물해 준 책이거든요. 조카도 참 좋아했었는데... 그나저나 요즘, 진주님 리뷰가 술술 나옵니다요^^

진주 2005-05-12 2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미네르바님께서 또 검증을 해 주시니 더욱 신나네요!

참...리뷰쓰기가 힘들어요. 원래는 여기가 서평하는 곳이었잖아요? 뭘 안다고 책을 평한다고 설치냐 싶기도 하고...또 평을 제대로 하자면 신랄하게 비판도 많이 해야하는데 애써 글쓰는 작가들한테 미안하기도 하고....그래서 처음엔 서평이라서 좀 피했었고요....
그리고 요즘은 그야말로 게으름 때문에 리뷰는 잘 안 썼어요. 써야지 써야지 하면서도요...밀렸던 것 조금씩 쓰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늘,.추천해 주신 님들 고마워요. 누가누가 한 줄 제가 다 안다니까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