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읽으면서 내내 든 생각은 인간의 삶에서 경제적인 요소가 아무리 중요하다 할지라도,인간 의식의 산물인 언어의 생존을 강제할 수 없다는 것이 자명한데도 이런 이야기들이 계속되는 것에 대한 황당함이었습니다.저자들이 미래의 중국어 공용화 열기를 빗대어 정확히 지적하였듯이, 현재의 경제적 필요에 의한 모국어의 사멸(?)의도는 언제든지 국가간의 세력균형에 따른 언어의 변동을 가져올 수 밖에는 없을것입니다.또한 그 과정에서 나오는 여러 논의들이 존재하지만 근본적으로는 민족이나 국가에 대한 자부심내지는 뿌리 인식이 부족한 사람들(스스로는 국제주의자,사민주의자라고 하며 있는척(^.^;)을 하는 사람들이지요...)의 궤변에 이리 흥분할 필요도 없다는 생각도 들구요...언어학자들이 가장 훌륭한 알파벳이라고 이야기하는 한글과 한국어를 두고 영어공용화 주장이 난무하는 상황에서 뿌리잃은 인간,경제적 동물을 생각하게 되는 것은 너무 심한 생각일까요?
이 책을 읽고 난 후 든 생각은 그의 글 하나 하나에 묻어 있는 인간에 대한 그리움과 자기자신에 대한 애정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는 것이었습니다. 감옥이라는 공간에서 봉함엽서에 깨알같이 써내려가는 편지야 말로 자신과 사회와의 유일한 연결고리이며 그 속에서 자신이 감옥속에서 인간답게 살고 있음을 알리며 또한 자신에게도 인지시키는 과정은 겪어본 사람만이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 속에서 초기에는 신을 그리고 이 후에는 세상의 모든것을 사랑하게 되고 또 그 후에는 작고 작은 세상의 모든 존재에 대해 소중하게 여기게 되는 것 또한 이해할 수 있습니다.결론적으로 제목이 '야생초 편지'라고 되어 있고 야생초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지만 이 책은 인간이 인간다움을 유지하기 위해 싸워나가는 과정을 담고 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고고학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기에 당연히 고대문자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은 편입니다.물론 제가 그 것을 해독할 정도의 능력은 가지고 있지를 않지만 해독자들의 이야기들을 읽으며 나름대로 관심을 가지고 있었지요... 그렇기에 이 책을 접하고 바로 구매를 해서 단숨에 읽었는데 결론적으로 아주 만족스러웠습니다.알파벳이라는 것이 단순히 영어에 국한된 것이 아닌 일정한 룰을 가진 문자양식이라는 것과 알파벳의 범주에 한자와 한글도 포함된다는 것을 알게된것도 큰 소득이었고,결국 알파벳이 전혀 상관없는것 같은 상형문자에서 출발했을 가능성이 제일 높다는 것을 알게된 것도 의외의 소득이었던 것 같습니다.전체적으로 일반인들도 무난히 읽을 수 있을정도로 쉽고 간단하게 정리가 잘되어 있는 편이고,내용도 충실한 편이기에 고고학이나 언어에 관심이 많으신 분들에게 좋은 시간을 선사할 것 같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내내 저자가 참 쉽고 재미있게 글을 쓰신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기본적으로 제일 잘 아는 사람이 가장 쉽고 재미있게 이야기할 수 있으며 잘 모르는 경우에 어려운 말로 설명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기에 저자의 능력(?)에 대한 신뢰가 가더군요...전반적으로 재미있고 쉽게 조선시대 풍속(보통 이런 류의 책을 풍속사라고 하더군요...)을 이해할 수 있고,더불어 일반적으로 역사학에서 잘 다루지 않는 부류의 사람들에 대한 분석도 아주 흥미롭게 읽을 수 있습니다.다만 워낙 자료가 부족하다보니 중복되는 근거와 몇가지 근거에서부터만 출발하는 추론등은 좀더 보강되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드네요^.^;
이전에 <창가의 토토>를 읽었기에 나름대로 기대를 가지고 읽었는데 실망감이 든게 사실입니다. 전체적으로 작가 개인의 신변잡기에 대한 간단간단한 글들로 구성되어 있는데,재미있기는 하지만 전작에서 느낀 감동은 얻을 수가 없더군요...아마 <창가의 토토>가 어린시절의 대안학교(?)와 그 과정에서 아이들이 제대로 커가는 모습에 대한 내용이라 다른 많은 분들처럼 저도 감동을 받았지만 이번에는 성인이 되어 겪은 재미있는 에피소드 중심의 가벼운(?) 책이라 너무 비교가 되어 그런 것 같기도 합니다.테츠코씨의 글 솜씨를 좋아하시는 분들은 읽고 충분히 만족할 만 한 책이겠지만 <창가의 토토>를 읽고 비슷한 감동을 기대하는 분들에게는 부족한 책일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