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지내요
시그리드 누네즈 지음, 정소영 옮김 / 엘리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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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지내요

_시그리드 누네즈 / 엘리

 

 

 

1.

어떻게 지내요? 이렇게 물을 수 있는 것이 곧 이웃에 대한 사랑의 진정한 의미라고 썼을 때 시몬 베유는 자신의 모어인 프랑스어를 사용했다. 그리고 프랑스어로는 그 위대한 질문이 사뭇 다르게 다가온다. 무엇으로 고통 받고 있나요?” “어떻게 지내?” 팬더믹 상황에 자주 들어볼만한 말이다. “별일 없고?”라는 인사말도 떠오른다. 요즘처럼 무소식이 희소식이라는 말을 실감하는 때도 없었다.

 

2.

옴니버스 형식의 이 소설집은 죽음, 상실감, 외로움 등 우리가 살아가며 부딪게 되는 삶의 뒷면의 상황을 담담하게 그리고 있다. 작가 시그리드 누네즈는 미국 태생이다. 대학 교수로 재직 중에도 많은 작품을 출간하고 있다. 이 책은 저자의 최신작이다.

 

3.

화자를 통해 전개되는 스토리는 크게 두 줄기이다. 화자의 베프가 암에 걸렸다. 특정 암을 전문으로 치료하는 병원에 입원해있다. 여러 해 동안 서로 만나지 못한 사이에 친구가 암에 걸렸다. 어쩌면 다시 못 볼지도 모른다는 마음에 친구를 만나러왔다. 우연히 그 지역 대학에선 화자의 전 남친이 강연을 하고 있었다. 강사는 디스토피아를 이야기한다. 극단적으로 지구상의 모든 생물이 사라지고 말 것이라고 한다. 한술 더 떠 이젠 애도 낳지 말자고 한다.

 

4.

우리의 세계와 우리의 문명이 더 지속되지 못하고 끝장이 날 것이라고 비관적으로 이야기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화자의 베프는 하루에도 수없이 절망과 체념사이를 넘나든다. 희망은 접은 지 오래 된 듯하다. ()환자는 모종의 계획을 세운다. “난 치욕스럽게 고통에 시달리다 가지는 않을거야.”

 

5.

문제는 환자가 이 소설의 주인공이자 화자인 친구에게 일생일대의 부탁을 한다는 점에 있다. 죽는 걸 도와달라는 것이 아니라, 적절한 타이밍에 스스로 목숨을 (약을 먹고)끊을 테니 뒷마무리를 부탁한다는 것이다. 그때까지 같이 있어달라는 이야기다. 누구나 이 세상에 태어날 때는 적어도 둘이 있지만, 떠날 때는 오로지 혼자이다. 죽음은 누구에게나 찾아오지만, 그럼에도 그것은 모든 인간 경험을 통틀어 가장 고독한 경험으로 남는 것이다(이승과 저승을 왕래하다가는 경우도 있지만).

 

6.

후반부는 환자가 편안하고 안전하고 괜찮은 장소를 선택해서 두 사람이 같이 있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죽음을 준비 하는 자와 그 죽음후의 뒷마무리를 준비하는 자. 마치 이 소설의 작가가 그 환자의 입장인 것처럼 섬세하다 못해 리얼하다. 이쯤에서 이라는 질병이 내 몸에 들어와 자리 잡고 있는 것을 알았을 때, 과연 나는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를 생각한다. 현재까지는 의학적인 접근을 막고 싶은 마음이다. 몇 년의 수명을 더하겠다고 수술, 항암치료 등을 받아들이기 힘들겠다는 이야기다. 여하한 경우든 생명연장 치료는 원치 않는다고 식구들에게 분명하게 공언한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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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속의 우주 - 서체 디자이너가 바라본 세상 이모저모
한동훈 지음 / 호밀밭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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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체 디자이너인 저자는 ‘글자‘라는 창을 통해 세상을 바라본다. 일상 속 구석구석마다 마주친 글자 모양 속에 담긴 이야기를 뽑아낸다. 글자를 통한 한국사회의 이력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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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지내요
시그리드 누네즈 지음, 정소영 옮김 / 엘리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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옴니버스 형식의 이 소설집은 죽음, 상실감, 외로움, 더불어 살아감 등 우리가 살아가며 부딪게 되는 삶의 다양한 상황을 담담하게 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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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으로 읽는 괴테 니체 바그너
승계호 지음, 석기용 옮김 / 반니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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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우스트‘, ‘차라투스트라‘, ‘니벨룽의 반지‘에 쉽게 다가가는 길을 제시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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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거저보기 : 서양철학 편 한빛비즈 교양툰 13
지하늘 지음 / 한빛비즈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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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거저보기 : 서양철학 편 | 한빛비즈 교양툰 13

_지하늘 / 한빛비즈

 

 


1.

웹툰으로 만나는 인문서이다. 서양철학 인물사이기도 하다. 소크라테스에서 비트겐슈타인까지 이어지는 철학자들의 살아생전 행적과 주요 사상 및 주변 인물들과 얽힌 에피소드가 흥미롭게 담겨있다. 웹툰이라고 만만하게 생각했다가 머리 쓰면서 읽었다. 밀레니얼세대이자 Z세대인 이 책의 저자 지하늘 작가는 예술대학에서 애니메이션과 영화를, 인문대학에서 철학을 공부하고 있다고 한다. 두 가지 다 믿을만하다는 이야기다.

 

2.

고대 그리스 철학의 문을 활짝 열어젖힌 소크라테스(기원전 470~기원전399)이야기부터 시작된다. 당시 아테네에는 소피스트라는 무리가 많았다. 이들은 당시 그리스의 여러 도시 국가를 떠돌며 젊은 사람들에게 돈을 받고 주로 변론술이나 연설방법을 가르치던 유급교사들이었다. 반면 마치 재능기부자처럼 무급교사가 있었으니 소크라테스였다. 아마 이 때부터 안티그룹이 형성되어 독배(毒杯)를 마시는 상황까지 가지 않았을까?

 

3.

특징적인 것은 그간 다른 인문서적에서 만나보기 힘들었던 여성 철학자들 이야기가 담겨있는 점이다. 작가는 여성 철학자들은 대부분 가려진 역사라고 한다. 소크라테스에게 정신적 토양이 되었다는 이오니아 출신의 아스파시아를 비롯해서 철학자 겸 수학자 히파티아(355~415), 피타고라스 학파를 이어나갔던 피타고라스의 아내 테아노와 그의 딸들, 플라톤의 향연에 등장하는 여사제 디오타마, 플라톤의 여동생 포토네, 아카데메이아에서 플라톤에게 가르침을 받은 여성 제자인 악시오테아와 라스테니아(이들은 공부하기 위해 남장을 했다), 견유학파 학자 히파르키아, 키레네 학파의 여성학자인 아레테 등이 소개된다.

 

4.

한국의 역사에서 미해결 상태로 찜찜하고 불쾌하게 남아있는 것이 친일파문제이다. 독립유공자후손에 비해 친일파 후손들은 너무 잘 먹고, 잘 살고 있다. 히틀러의 나치 시절로 가보자. (독일 내에서)나치의 등장에 사람들은 술렁였으나, 당장 그 위험성을 깨달은 사람은 많지 않았다. 그러나 그들의 등장을 불안하게 지켜보던 사람들이 있었으니, 독일의 철학자이자 심리학자인 카를 야스퍼스 부부이다. 카를 야스퍼스 주변에 하이데거가 있었다. 하이데거 역시 철학자이자 작가이다. 그 시절 카를 야스퍼스와 하이데거는 실존주의의 두 탑이었다. 두 사람의 공통된 스승은 에드문트 후설(현상학 창시자)이다. 문제는 하이데거가 나치 추종자가 되면서(대학총장 부임) 유대인인 후설과 유대인 아내를 둔 야스퍼스가 대학을 쫓겨나게 되었던 것이다. 2차 세계대전 후 하이데거는 나치 추종자로 찍혀서 5년간 강단에 서지 못했다.

 

5.

저자는 책을 이렇게 마무리한다. “헤겔은 철학이 진보한다고 믿었습니다. 그래서 가장 최근의 철학이 가장 발달하고 깊이 있고 풍부한 철학이라고 말한 바 있지요. 그렇다면 그보다 200년 후에 태어난 우리는 당연히 더 발달하고 깊이 있고 풍부한 철학을 할 수 있겠지요. 도전은 우리 모두의 몫입니다.” 저자가 이 책을 쓰고 그리기 위해 참고했던 수십 권의 도서들(참고문헌)묶음도 유익한 자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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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라 2021-09-11 11:4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좋은 책 소개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여성 철학자들에 대한 내용은 쉽게 접하기 어려울 것 같아 더 관심이 가네요.
리뷰를 어떻게 써야할지도 배우게 됩니다. 감사드립니다. 편안하고 즐거운 주말 되세요.^^

쎄인트 2021-09-11 11:59   좋아요 1 | URL
그러게요...여성 철학자도 많고, 흔적을 많이들 남겼지만..
어찌 철학사엔 모두 남자들만 내세웠는지요..ㅠㅠ
평안하신 주말과 휴일 되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