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터 2016.2
샘터 편집부 엮음 / 샘터사(잡지)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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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2016-027

 

샘터        2016-2월호 (시샘달)

 

 

어느덧 2월 중순도 넘어섰습니다. 음력설을 보내고 난 후라 그런지 요일, 날짜 감각이 둔해진 듯합니다. 지금이 넷째 주(21~27)인줄로 아는 사람도 많더군요. 2월의 우리말 표현은 시샘달입니다. ‘꽃샘추위가 있는 겨울의 끝 달이란 뜻이랍니다. 아직 몸과 마음을 놓진 못하겠으나, 겨울의 뒷모습이 보이는 듯합니다.

 

 

 

샘터2월호에도 좋은 글, 따뜻한 글이 많이 실려 있군요. ‘이달에 만난 사람은 건축가 승효상입니다. 그는 2014년부터 서울시 총괄 건축가로 활약하고 있습니다. “모든 행정의 결과는 건축으로 나타납니다. 특히 서울처럼 1천 만이 사는 도시는 이런 결정을 해야 할 때가 많죠. 지난 세기에는 시장이 혼자서 다 결정 한 탓에 전혀 조화롭지 못하더군요. 전문가가 꼭 필요하다 생각했는데, 제가 맡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그가 말하는 이상적인 건축은 나누는 공간에 있다. 공동체가 지속될 수 있게 하는 것이 건축이다. 그러니 좋은 건축가란 공공성을 위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해인 수녀님이 건강이 안 좋으시다는 이야기는 진작부터 들었습니다. 최근 수녀님은 잠시 어수선한 시간을 보내셨더군요. 위독하시다는 소문, 나아가서 돌아가셨다는 소문이 나돌았기 때문입니다. 해외에서 국내에서 사실 여부를 확인하는 전화가 교환실로 오기 시작했다지요. 더러는 수녀님이 직접 전화를 받기도 했답니다. 수녀님은 이런 글을 올리셨습니다. “이런저런 헛소문의 주인공이 되면서 나는 느끼는 게 많았다. 내가 죽었을 때 사람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도 부분적으로나마 엿볼 수 있었다. 정말로 위독한 순간의 나를, 이 세상에서의 마지막 순간을 좀 더 자주 그려보게 되었다. 모든 것이 다 예측 불허이긴 하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준비를 미래 해두어야지 하고 다짐하는 계기도 되었다. 사랑을 많이 받는 만큼 갚아야 할 빚 또한 그만큼 많다는 깨달음과 함께!”.

 

 

 

섬진강 시인 김용택의 나무라는 시를 옮겨봅니다. 매우 좋습니다.

 

강가에 키 큰 미루나무 한 그루 서 있었지

봄이었어

, 그 나무에 기대앉아 강물을 바라보고 있었지

 

 

강가에 키 큰 미루나무 한 그루 서 있었지

여름이었어

, 그 나무 아래 누워 강물 소리 멀리 들었지

 

 

강가에 키 큰 미루나무 한 그루 서 있었지

가을이었어

, 그 나무에 기대서서 멀리 흐르는 강물을 바라보고 있었지

 

 

강가에 키 큰 미루나무 한 그루 서 있었지

강물에 눈이 오고

강물은 깊어졌어

한없이 깊어졌어

 

 

강가에 키 큰 미루나무 한 그루 서 있었지 다시 봄이었어

, 그 나무에 기대앉아 있었지

 

 

그냥

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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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시

 

 

갈대 _신경림

 

 

언제부터 갈대는 속으로

조용히 울고 있었다

그런 어느 밤이었을 것이다

갈대는 그의 온몸이 흔들리고 있는 것을 알았다.

 

 

바람도 달빛도 아닌 것

갈대는 저를 흔드는 것이

제 조용한 울음인 것을 까맣게 몰랐다.

 

산다는 것은 속으로 이렇게

조용히 울고 있는 것이란 것을 그는 몰랐다.

 

 

.............................

    

    

울 일이 없는 사람은 행복할까

 물론 행복이란 존재감은 생각하기 나름이다.

 

속 깊은 삶의 진리는 눈물 속에 묻혀있는 경우가 많다. ‘

산다는 것은 이렇게 조용히 울고 있는 것’. 슬픈 진리다

             

                            _ 2016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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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시]


땅 어디에 내려앉지 못하고
눈뜨고 떨며 한없이 떠다니는
몇 송이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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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6-02-17 16: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육필로 써내려간 시가 생동감이 있네요. *^

쎄인트 2016-02-18 12:18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좋은 시를 써보기 위해..요즘 시와 벗하고 있습니다.

[그장소] 2016-02-17 18: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지다...^^
떠다니던 눈.
그 눈 송이들 후르륵 잡아채서
목화솜같은 이불 만들어 간밤에 잘 덮고 잤더니
눈뜨니 꿈같이 사라지고 없더라..고,^^

쎄인트 2016-02-18 12:19   좋아요 1 | URL
멋집니다~!!
고운 시 한 편 남겨주셨네요..
늘 평안하신 날 되십시요~^^

[그장소] 2016-02-18 16:17   좋아요 0 | URL
아..고맙습니다 ㅡ^^
파워리뷰어님도 굿굿한 오후보내세요!^^

 

 

너의 이름을 부른다는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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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16-02-16 18: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늘 느끼지만 글씨가 너무 좋네요!
시도 좋구요^^

쎄인트 2016-02-16 22:38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오늘 문득 시를 읽다가,,
필사하고 싶어지더군요~
평안하신 밤 되십시요~^^
 
세계 1%의 철학수업 - 정답이 없는 문제를 해결하는 생각법 세계 최고 인재들의 생각법 3
후쿠하라 마사히로 지음, 임해성 옮김 / 21세기북스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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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2016-026

 

세계1%의 철학수업 】      후쿠하라 마사히로 / 21세기북스

 

 

정답이 없어도 답은 나온다』 

 

자기 스스로 생각하지 않는 사람은 전혀 생각하지 않는 사람과 다름없다.”

                   _오스카 와일드

 

하버드의 생각수업〉 〈세계최고의 인재들은 무엇을 공부하는가의 저자이기도 한 후쿠하라 마사히로는 한국의 독자들에게 이렇게 묻는다. “여러분은 2030년이 어떠한 세상일지 상상해 본적이 있습니까?” 2030년이래야 불과 15년도 안 남았다. 요즘처럼 급변하는 세계 속에서 단지 일 년 앞을 바라보는 것도 쉽지 않은데, 15년 후라? 가만있자, 15년 후면 내가 몇 살이지? 그 계산만 하고 있어야 할까? “우리 모두는 시대의 산물입니다. 시대의 커다란 흐름을 거스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시대의 흐름이 어느 방향으로 흘러가는지를 잘 파악하지 못하면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저자는 사고라는 단어로 독자의 의식을 건드리지만, ‘도태’, ‘머무름’, ‘주저앉음등으로 표현이 바뀌어 질 수 있다. 유능한 선장은 파도를 잘 탄다. 바다에서의 수영도 마찬가지다. 시대의 흐름을 잘 파악하고 어떤 흐름이 되더라도 그 흐름과 너울에서 살아남을 수 있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가를 생각해봐야한다. 팔다리를 열심히 움직이는 것 못지않게, 두뇌의 활동도 무시할 수 없다. 강의 흐름을 어떻게 파악할 수 있을까? 헤엄치는 법을 어떻게 배우면 좋을까? 저자는 그 방법론 중에서 특히 철학을 권유한다. 이 책의 키워드는 철학’, ‘철학적 사고이다.

 

 

 

 

한국이나 일본이나 교육 시스템이 닮은꼴이다. 사지선다형 찍기 시험에 익숙해있다. 교육 자체도 찍기 시험을 대비하기 위한 방식으로 진행된다. 저자는 정답이 무엇인가? 아닌, 나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중요하다고 역설한다.

 

 

 

 

저자는 1996년 당시 근무하고 있던 도쿄미스비시 은행의 유학제도를 활용해 프랑스로 건너가 인시아드에서 공부를 했다. 어학 실력도 부족하고 친구도 없다보니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많이 위축될 수밖에 없었다. 그러던 차에 프랑스인 동급생 한 사람과 친해지게 되었다. 조금씩 의사소통이 가능해졌다. 그런데 일본인 저자가 프랑스인 동급생에게 무슨 말을 하면 아니야소리를 자주하자 불쾌감이 들고, 화가 났다. 그래서 따졌다. 그랬더니 프랑스인 친구가 하는 말 오해를 했구나, 불만이 있은 게 아니라, 만약 네가 한 말에 대해서 그렇다고 해버리면 대화가 더 이상 깊어지지 않잖아. 난 너와 더 깊은 대화를 나누고 싶거든. 상대방과 다른 의견을 내는 것이야말로 서로의 생각을 더 알아갈 수 있는 방법이야. 그러니까 오히려 넌 나한테

감사해야 할 걸.” 저자는 이 말에 깊은 자극을 받게 된다. 이 에피소드를 프랑스인의 사고방식은 이렇다하고 표현하는 것은 무리가 있겠지만, 그들은 어려서부터 어떤 사유방식을 배우는가 하는 것에 관심을 갖게 된다.

 

 

    

 

작은 철학자들이라는 2010년에 제작된 프랑스 다큐멘터리 영화가 있다. 서너 살배기 어린 유치원생들이 철학 수업을 받는 모습을 2년에 걸쳐 밀착 촬영한 내용이다. “사랑이란 뭘까?” “자유는 뭐야?” “어른들은 뭐든지 다 할 수 있어?” 등등 서너 살이 아니라, 30~40대 연령층에 물어도 즉각 답이 나오기 힘든 질문들이다. 유치원생 어린이들이 철학적이면서 정답이 정해져 있지 않은 문제에 대해 자기들 머리로 생각하고 서로 이야기를 나눈다. 대단하다. 상대방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그에 자극을 받음으로써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키워가는 것이다.

우리의 아이들은 어떻게 지내고, 어떻게 성장하고 있는가?

    

 

    

 

 

세계 1% 글로벌 인재 안에 들어간다는 것은 참으로 대단한 일이다. 목표지점까지 잘 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는 길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고 추진력으로 삼을 것인가도 중요하다. 미국의 철학자이자 심리학자인 에이브러험 매슬로는 인간욕구의 5단계를 이야기했다. 먹고 자고 입는 등의 생리적 욕구에서 출발해 안전의 욕구’, ‘사회적 욕구’, ‘존중의 욕구를 지나 마지막 가장 높은 수준의 욕구는 자아실현의 욕구라고 했다. 자아실현이 이뤄지는 과정에 철학이 빠질 수 없다. 정답 찍기에만 급급하다보니, 성장을 해서도 그런 시각으로 사람을 보고 세상을 보게 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염려의 마음이 일어난다. 철학에선 답이 없을수록 엉터리 문제가 아니라 진짜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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