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다스러운 꽃
손은정 지음 / 디뷰북스 / 2015년 12월
평점 :
절판


 

수다스러운 꽃 손은정 저 / 손세정 그림 | 디뷰북스

 

 

그녀의 꽃 사랑은 결국 사람에 대한 사랑으로 완성된다.”

 

1.

꽃이란 건 참 묘하다. 사랑, 낭만, 우정, 슬픔에 대한 위로, 이런 걸 전하는 그렇게 아름다운 신의 선물 같지만 꽃을 팔아서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보면 꽃처럼 자본주의의 결을 타는 재화가 많을까 싶을 만큼 꽃은 재화로써의 특성을 지닌다.”

 

2.

꽃은 생물이다, 저장도 안 되고 대비도 안 된다. 가격변동에 속수무책이다. 경기변화에 매우 민감한 대상이기도 하다. “꽃을 팔고 사는 것과 무기를 팔고 사는 것, 어쩌면 그 안의 돌아가는 방향성은 다 똑같다. 다만 꽃을 보며 나와 다른 사람이 즐기고 향기를 맡고 인생을 생각할 수 있는 여지를 둘 수 있는가와 없는가는 매우 달라질 것이다.”

 

3.

이 책의 지은이 손은정은 다소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이다. 공대출신이다. 대기업에 취직해서 국내외에서 다년간 직장 생활을 이어갔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자신도 예측하지 못했던 꽃의 세계로 빠져 꽃을 사랑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오직 꽃을 배우기 위해 프랑스로 떠난다. 10여 년을 몸담던 IT업계를 떠나 수다 F.A.T(Flower, Art, Technology)’라는 작은 꽃집을 열었다. 그녀는 오늘도 고된 구멍가게의 꽃집 아가씨가 되어 간판도 없는 꽃집을 운영하고 있다.

4.

꽃을 만들 때 전체적인 형태도 중요하지만, 나는 작은 부분들에서 느끼는 재미나 감동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사람이 살아가는 일이 그러할 것이다. 삶의 전반적인 방향(方向)도 중요하지만, 부대껴 살아가는 삶 속에서 나는 어떤 방향(芳香)을 내고 있는가?

 

5.

왜 꽃집이름이 수다? 프랑스까지 가서 꽃 공부를 하고 왔으면 좀 더 우아한 이름을 짓지, 하고 많은 이름 중에 수다라니? “수다, 손이 많다. 라는 뜻이다손으로 하는 일들이 점점 자리를 잃어가는 시대, 손으로 하는 일들이 잊혀가는 요즈음이다. 지은이는 손으로 만든 것들이 진짜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그래서 수다라고 붙였다고 한다. “손길이 닿는다는 것은 그 영혼과 영혼의 울림이 만나는 것이다.” 아울러 흔히 연상하게 되는 수다라는 의미도 담겨있다. “그저 수다! 무언가 편하게 말해도 되고, 어떤 주제여도 좋다.” ‘수다라는 뜻에 내가 임의로 한 가지를 더 붙여주고 싶다. 수다(受多). 꽃에 관한 어떤 주문이든 모두 받을 수 있다. 해결해 줄 수 있다. 라는 좀 억지스러운 뜻을 보태준다.

 

6.

실제로 지은이는 12월에 결혼하는 신부의 특별한 부케주문을 받고, 봄꽃인 작약을 준비했다. 이를 위해 겨울 꽃 시장에서 12월 초에 딱 한 주 정도만 뉴질랜드에서 수입되는 탐스러운 작약을 찜해서 부케를 만들기로 했다. 추운 겨울에 작약 봉우리가 빨리 피지 않도록 히터조차 켜지 않은 채(얼어 죽는 줄 알았다) 딱 우아한 사이즈의 꽃이 피어난 작약 부케를 완성했다. 그런가하면, 창의적인 엄마가 개성 강한 아들의 유치원 졸업 꽃다발 주문엔, 세상에 듣도 보도 못한 쿠키런 딱지 졸업 꽃다발을 만들어준 이야기는 한 편의 콩트 같다.

 

7.

오늘은 한 커플이 상담 꽃 수업을 했다.” 꽃을 꽂다가 남자가 다 뽑아서 다시 시작했다. 지은이는 아무래도 그들에겐 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되어, 일부러 자리를 피했다. 돌아올 때까지 기다리라하고 1시간 30분 후에 돌아왔다. 돌아다보니 두 사람의 눈이 모두 빨개져 있다. 한바탕 전투를 치룬 모양이다. 이럴 땐, ()가 화()로 바뀐 듯하다.

 

8.

겸손한 자존심과 자긍심을 꽃향기로 채운 손은정 플로리스트. 그녀의 글들에선 꽃향기가 난다. 꽃 이야기이자 사람 살아가는 이야기다. 그녀의 꽃 사랑은 결국 사람에 대한 사랑으로 완성된다. “많은 것을 알지는 못하지만 꽃을 하면서 본 사람들은 모두가 아름답다. 모두가 꽃이니까..”

 

##수다 #수다스러운꽃 #손은정 #손세정 #디뷰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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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가 시작될 때 - 장기적 사고로의 가이드
매그너스 린드비스트 지음, 황선영 옮김 / 생각과사람들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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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향해 목을 빼고 길게 내다보지 않더라도 올 것은 오고야만다. 어쨌든 이 책은 미래에 대한 관심이 끌릴 때 개요서로 읽을 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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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가 시작될 때 - 장기적 사고로의 가이드
매그너스 린드비스트 지음, 황선영 옮김 / 생각과사람들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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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가 시작될 때 매그너스 린드비스트

       _황선영 / 생각과사람들

 

 

1.

아인슈타인은 '상대성이론'에서 시간은 일차원적인 것이 아니며, 미래로 갈 수도 있고 과거로 돌아갈 수도 있고, 짧게 압축할 수도 있고 길게 늘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한편 미래학(future study)은 예측(predict)이 아니라 예견(forecast)하는 것이고 발명하는 것(inventable)이라고 한다. 좀 더 간략하게 표현하면 미래는 맞이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가는 것이다.

 

2.

이 책의 저자 매그너스 린드버스트는 트렌드스포터이자 미래학자다. 그는 우리가 미래에 어떻게 살고, 일하고, 번성할지에 관한 단서를 발견하려고 세계를 여행한다. 여행을 통해 얻은 통찰력을 저서와 기조연설을 통해 세상과 공유한다. 현재를 제대로 볼 수 있다면, 그 안에서 미래 또한 내다볼 수 있다는 이야기다.

 

3.

"우리는 미래, 즉 과거의 미래에 살고 있다.'라는 문장으로 시작한다. "미래라는 단어는 세상에서 가장 섹시한 단어다." 그 이유는 '미래'라는 단어가 우리의 마음을 유혹하고 오늘보다 상황이 더 나은(혹은 더 나쁜)가상의 공간으로 우리를 이끌기 때문이다. 미래는 현재라는 압제에서 해방되도록, 즉 현재라는 이름의 감옥에서 탈출할 수 있도록 정신적 피난처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 미래는 탈출구뿐만 아니라 열쇠의 역할도 한다. 그러나 그 미래가 현재보다 더 나은 상태라는 것을 전제로 한다.

 

4.

좀 오래전 이야기지만, 1980년대 후반 미국의 한 실험에서 학생들은 미래에 대해 얼마나 자주 생각하는지 답해야했다. 결과는 미래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은 평균적으로 참가자의 시간 중 12퍼센트 또는 평일을 기준으로 학교에서 생활하는 여덟 시간 중 한 시간에 해당됐다. 생각보다 많다는 느낌이 든다. 그러나 여기서 언급이 안 된 부분은 그 미래라는 시간의 한계이다. 실험이 이뤄지는 낮에 생각하는 그날 저녁의 데이트 약속이냐, 낼모레 있을 시험에 대한 생각이냐, 학기가 끝나고 친구와 함께 배낭여행을 떠날 꿈이냐? 등등 미래라는 시간은 참 막연하다.

 

5.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래는 우리가 가장 좋아하는 목적지 중 하나다. 그냥 꿈이라고 해도 좋다. 희망이라고 불러도 좋다. 저자는 이 책의 목적을 우리가 미래를 향한 정신적 순례를 떠나는 이유와 과정을 살펴보는 것이라고 한다. 스웨덴에선 미래를 '앞선 시간'이라고 표현한다고 하는데 그 '앞선 시간'에 대한 여행인 셈이다.

 

6.

책에선 다음 네 가지 질문을 중점적으로 다룬다.  #미래는 무엇인가? #우리는 미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그리고 #어떻게 생각하는 것이 옳은가? #미래를 어떻게 바꿀 수 있는가? 등이다.

 

7.

요즘처럼 하루가 다르게 변화되는 세상이 아닌 과거의 슬로우 모션 수세기 동안은 현재와 미래 사이에 큰 차이점이 없었다. 그렇지만 새로운 사고방식, 새로운 통치원칙, 산업주의, 과학적 돌파구가 등장함에 따라 우리의 삶은 극적인 변화를 거친다. 노스트라다무스 같은 예언자의 머릿속에서만 존재하던 미래가 대중 문학이나 정치와 같은 주류 영역으로 옮겨 갔다.

 

8.

'미래'라는 단어는 단수로는 사용할 수 없으며 복수일 때만 의미가 있다고 한다. 그 이유는 우리가 갖고 있는 미래의 모습이 각자의 마음속에 각기 변형된 상태로 다가오기 때문일 것이다- 느리고 점진적인 미래. - 빠르고 예상할 수 없는 미래. - 실제 미래. - 상상하는 미래. - 절대로 다가오지 않는 미래 등을 이야기한다.

 

9.

미래까지 갈 필요 없이 당장 내일을 생각할 때는 두 가지 양상이 예상된다. 낙관주의와 염세주의다. 이런 이야기도 들어있다. "미래가 의미 있고 두 종류만 나뉜다는 생각은 내일이 우리에게 던져 주는 것이 무엇이든 우리가 적어도 그것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는 가정이 뒤따른다. 미래가 사전에 경고해 줄 것이라는 생각이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미래는 추상적이고 예상하지 못한 의미 없는 일을 던져 준다. 무작위적인 폭력 행위, 날이 다섯 개인 면도기 또는 2012년도의 별난 히트 곡 '강남 스타일' 같은 것이 좋은 예다."

 

10.

미래에 대한 관심이 많은 저자이지만, 그의 아내 베스나의 청소년기에 대한 이야기는 '내일 일을 누가 알리요'이다. 저자가 미처 알기도 전 청소년기에 접어든 베스나는 교회 성가대를 따라 덴마크에 갔다. 부모님과 오랫동안 떨어져 생활하는 것이 처음이었던 만큼 그녀는 매일 집으로 전화를 걸었다. 휴대전화가 없던 시절이라 공중전화는 늘 줄이 길게 늘어져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저녁 아빠가 이런 말을 했다. “집에 못 온단다. 돌아오면 안 돼.” 그녀의 고향인 사라예보에 탱크가 돌아다니고 있었다. 어린 베스나는 하루아침에 전쟁 난민이 되었다. 집에 오면 안 된다는 말을 어린 딸에게 전하는 아빠 마음이 어땠을까. 내 가슴이 저려온다.

 

11.

"미래는 비밀, 수수께끼, 미스터리와 미지의 것으로 가득하다. 그런 것을 추구하기로 선택할 것인지는 우리에게 달렸다." 저자가 에필로그에 남긴 말이다. 미래를 향해 목을 빼고 길게 내다보지 않더라도 올 것은 오고야만다. 어쨌든 이 책은 미래에 대한 관심이 끌릴 때 개요서로 읽을 만한 책이다.

 

 

#미래가시작될때 #매그너스린드비스트 #생각과사람들 #미래학 #앞선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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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켈러의 묵상 (레드) - 예수의 노래들 팀 켈러의 묵상
팀 켈러.캐시 켈러 지음, 최종훈 옮김 / 두란노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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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묵상집은 《시편》에 집중한다. 말씀에 집중하게 한다. 묵상을 돕는 글과 기도문은 말 그대로 ‘도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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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켈러의 묵상 (레드) - 예수의 노래들 팀 켈러의 묵상
팀 켈러.캐시 켈러 지음, 최종훈 옮김 / 두란노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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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켈러의 묵상 팀 켈러, 캐시 켈러 공저/최종훈 역 | 두란노

      _원제 : THE SONGS OF JESUS

 

 

1.

오직 나는 주의 풍성한 사랑을 힘입어 주의 집에 들어가 주를 경외함으로 성전을 향하여 예배하리이다. 여호와여 나의 원수들로 말미암아 주의 의로 나를 인도하시고 주의 길을 내 목전에 곧게 하소서. 그들의 입에 신실함이 없고 그들의 심중이 심히 악하며 그들의 목구멍은 열린 무덤 같고 그들의 혀로는 아첨하나이다. 하나님이여 그들을 정죄하사 자기 꾀에 빠지게 하시고 그 많은 허물로 말미암아 그들을 쫓아내소서. 그들이 주를 배역함이나이다. 그러나 주께 피하는 모든 사람은 다 기뻐하며 주의 보호로 말미암아 영원히 기뻐 외치고 주의 이름을 사랑하는 자들은 주를 즐거워하리이다. 여호와여 복을 주시고 방패로 함 같이 은혜로 그를 호위 하시리이다.” (시편 57-12)

 

2.

시절이 시절인지라, 유독 이 시편 구절에 시선과 마음이 머문다. ‘그들의 입에 신실함이 없고 그들의 심중이 심히 악하며 그들의 목구멍은 열린 무덤 같고 그들의 혀로는 아첨하나이다.’ 다윗의 시대가 언제인데, 마치 오늘 조간신문의 한 귀퉁이를 보는 듯하다. 다윗의 시편들엔 원수라는 단어가 많이 나온다. 옛 왕들은 늘 모반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었다고 한다. 국정 운영을 잘해도 모반, 못해도 모반이다. 잘했다 칭찬받을 사람보다는 못했다는 평가가 대부분이다. 그 역시 그때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라는 사실이 놀랍기도 하고, 답답하기도 하다.

 

3.

이 책의 저자 팀 켈러는 누구인가? 뉴욕타임스가 선정한 베스트셀러 저자이자 뉴스위크에서 “21세기의 C. S 루이스라는 찬사를 받았다고 소개된다.

 

4.

문학적으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시편은 마음 깊은데서 부터 도움을 갈구하는 절박한 탄식으로 시작하는 노래가 많다. 또한 시편은 거룩한 영감을 받아 기록한 찬양 모음집이기도 하다. 옛 이스라엘에선 하나님을 찬양하는 공식적인 예배에 쓰였다고 한다.

 

5.

마르틴 루터는 온 시편을 한 편 한 편 빠트리지 말고 사용해야 한다고 가르쳤다. 장 칼뱅은 예배하는 회중들이 반드시 섭취해야 할 영양식으로 시편의 시가들을 처방했다.

 

6.

팀 켈러 목사가 이 묵상집을 쓸 때 결코 평안한 상태가 아니었다. 아내의 건강에 심각한 문제가 생겼고, 부부는 사역에만 집중하기에도 버거운 상황이었다. 저자는 묵상집을 써 보라는 제안을 받고 첫 원고를 다시 읽어보니, 온갖 정보와 아이디어들이 매 쪽마다 차고 넘쳐 마치 고도로 압축적인 상징주의 시를 읽는 느낌이었다고 한다. 초고를 깨끗이 잊고 새로 원고를 썼다. 두 번째 원고는 편집자 쪽에서 제동을 걸었다. 형식이 너무 복잡해서 쉽게 읽히지 않는다는 이유였다. 세 번째 원고는 저자와 아내의 합작품으로 완성되었다. 그렇게 지금의 묵상집이 나오게 되었다.

 

7.

이 묵상집은 시편에 집중한다. 말씀에 집중하게 한다. 묵상을 돕는 글과 기도문은 말 그대로 도움이다. “시편은 예수님의 노래책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 시편은 단순히 주님이 즐겨 부르셨던 노래가 아니라 그 분 자신에 관한 노래입니다. 시편은 결국, 말 그대로 예수님의 노래들입니다.”

 

 

#팀켈러의묵상 #팀켈러 #두란노 #시편 #예수님의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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