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가 시작될 때 - 장기적 사고로의 가이드
매그너스 린드비스트 지음, 황선영 옮김 / 생각과사람들 / 2013년 12월
평점 :
품절


 

미래가 시작될 때 매그너스 린드비스트

       _황선영 / 생각과사람들

 

 

1.

아인슈타인은 '상대성이론'에서 시간은 일차원적인 것이 아니며, 미래로 갈 수도 있고 과거로 돌아갈 수도 있고, 짧게 압축할 수도 있고 길게 늘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한편 미래학(future study)은 예측(predict)이 아니라 예견(forecast)하는 것이고 발명하는 것(inventable)이라고 한다. 좀 더 간략하게 표현하면 미래는 맞이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가는 것이다.

 

2.

이 책의 저자 매그너스 린드버스트는 트렌드스포터이자 미래학자다. 그는 우리가 미래에 어떻게 살고, 일하고, 번성할지에 관한 단서를 발견하려고 세계를 여행한다. 여행을 통해 얻은 통찰력을 저서와 기조연설을 통해 세상과 공유한다. 현재를 제대로 볼 수 있다면, 그 안에서 미래 또한 내다볼 수 있다는 이야기다.

 

3.

"우리는 미래, 즉 과거의 미래에 살고 있다.'라는 문장으로 시작한다. "미래라는 단어는 세상에서 가장 섹시한 단어다." 그 이유는 '미래'라는 단어가 우리의 마음을 유혹하고 오늘보다 상황이 더 나은(혹은 더 나쁜)가상의 공간으로 우리를 이끌기 때문이다. 미래는 현재라는 압제에서 해방되도록, 즉 현재라는 이름의 감옥에서 탈출할 수 있도록 정신적 피난처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 미래는 탈출구뿐만 아니라 열쇠의 역할도 한다. 그러나 그 미래가 현재보다 더 나은 상태라는 것을 전제로 한다.

 

4.

좀 오래전 이야기지만, 1980년대 후반 미국의 한 실험에서 학생들은 미래에 대해 얼마나 자주 생각하는지 답해야했다. 결과는 미래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은 평균적으로 참가자의 시간 중 12퍼센트 또는 평일을 기준으로 학교에서 생활하는 여덟 시간 중 한 시간에 해당됐다. 생각보다 많다는 느낌이 든다. 그러나 여기서 언급이 안 된 부분은 그 미래라는 시간의 한계이다. 실험이 이뤄지는 낮에 생각하는 그날 저녁의 데이트 약속이냐, 낼모레 있을 시험에 대한 생각이냐, 학기가 끝나고 친구와 함께 배낭여행을 떠날 꿈이냐? 등등 미래라는 시간은 참 막연하다.

 

5.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래는 우리가 가장 좋아하는 목적지 중 하나다. 그냥 꿈이라고 해도 좋다. 희망이라고 불러도 좋다. 저자는 이 책의 목적을 우리가 미래를 향한 정신적 순례를 떠나는 이유와 과정을 살펴보는 것이라고 한다. 스웨덴에선 미래를 '앞선 시간'이라고 표현한다고 하는데 그 '앞선 시간'에 대한 여행인 셈이다.

 

6.

책에선 다음 네 가지 질문을 중점적으로 다룬다.  #미래는 무엇인가? #우리는 미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그리고 #어떻게 생각하는 것이 옳은가? #미래를 어떻게 바꿀 수 있는가? 등이다.

 

7.

요즘처럼 하루가 다르게 변화되는 세상이 아닌 과거의 슬로우 모션 수세기 동안은 현재와 미래 사이에 큰 차이점이 없었다. 그렇지만 새로운 사고방식, 새로운 통치원칙, 산업주의, 과학적 돌파구가 등장함에 따라 우리의 삶은 극적인 변화를 거친다. 노스트라다무스 같은 예언자의 머릿속에서만 존재하던 미래가 대중 문학이나 정치와 같은 주류 영역으로 옮겨 갔다.

 

8.

'미래'라는 단어는 단수로는 사용할 수 없으며 복수일 때만 의미가 있다고 한다. 그 이유는 우리가 갖고 있는 미래의 모습이 각자의 마음속에 각기 변형된 상태로 다가오기 때문일 것이다- 느리고 점진적인 미래. - 빠르고 예상할 수 없는 미래. - 실제 미래. - 상상하는 미래. - 절대로 다가오지 않는 미래 등을 이야기한다.

 

9.

미래까지 갈 필요 없이 당장 내일을 생각할 때는 두 가지 양상이 예상된다. 낙관주의와 염세주의다. 이런 이야기도 들어있다. "미래가 의미 있고 두 종류만 나뉜다는 생각은 내일이 우리에게 던져 주는 것이 무엇이든 우리가 적어도 그것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는 가정이 뒤따른다. 미래가 사전에 경고해 줄 것이라는 생각이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미래는 추상적이고 예상하지 못한 의미 없는 일을 던져 준다. 무작위적인 폭력 행위, 날이 다섯 개인 면도기 또는 2012년도의 별난 히트 곡 '강남 스타일' 같은 것이 좋은 예다."

 

10.

미래에 대한 관심이 많은 저자이지만, 그의 아내 베스나의 청소년기에 대한 이야기는 '내일 일을 누가 알리요'이다. 저자가 미처 알기도 전 청소년기에 접어든 베스나는 교회 성가대를 따라 덴마크에 갔다. 부모님과 오랫동안 떨어져 생활하는 것이 처음이었던 만큼 그녀는 매일 집으로 전화를 걸었다. 휴대전화가 없던 시절이라 공중전화는 늘 줄이 길게 늘어져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저녁 아빠가 이런 말을 했다. “집에 못 온단다. 돌아오면 안 돼.” 그녀의 고향인 사라예보에 탱크가 돌아다니고 있었다. 어린 베스나는 하루아침에 전쟁 난민이 되었다. 집에 오면 안 된다는 말을 어린 딸에게 전하는 아빠 마음이 어땠을까. 내 가슴이 저려온다.

 

11.

"미래는 비밀, 수수께끼, 미스터리와 미지의 것으로 가득하다. 그런 것을 추구하기로 선택할 것인지는 우리에게 달렸다." 저자가 에필로그에 남긴 말이다. 미래를 향해 목을 빼고 길게 내다보지 않더라도 올 것은 오고야만다. 어쨌든 이 책은 미래에 대한 관심이 끌릴 때 개요서로 읽을 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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