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뇌.심리 - 데카르트에서 제임스까지
Wozniak, Robert H. 지음, 진영선 옮김 / 학지사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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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음, 뇌, 심리 ]     Robert H. Wozniak  /  학지사 


 

1.
과학의 발달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보고 싶고, 손에 잡히지 않는 것을 느껴보고 싶어지게 한다.


2.
마음과 신체에 관한 연구에 깊이 들어가면 들어갈수록 그만큼 모르는 것이 더 많아지고 의문점은 끝도 없어진다. 논쟁도 많아진다. 과학은 실증학문이다. 그 설명이 똑 떨어져야하기 때문이다. 아직 가야할 길이 먼 것은 인간의 뇌, 마음, 심리상태다.


3.
지은이는 미국심리학회와 미국의학도서관 주관으로 열린 미국심리학회 창립 100주년 기념 출판물 전시회에 등장한 심리학 관련 유명 출판물들의 작가 소개 및 그 기념비적 의미를 담았다.


4.
총 3부로 구성되어있다. 제1부에선 데카르트의 심신이원론과 이를 바탕으로 한 중세까지의 심리학적 논쟁이 소개된다. 2부에선 경험주의 철학과 인간 마음의 이해에 관한 실험심리적 접근의 필연적 관계에 대한 진술이 이어진다. 마지막 제3부에선 제임스의 『심리학 원리』의 등장에 영향을 준 미국의 문화와 의식, 그리고 학문적 풍토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다.


5.
뇌 안에 영혼이 내재 되어있다는 것은 이미 오래 전 철학자들의 생각에서 표현된다. 피타고라스, 히포크라테스, 플라톤, 에리시스트라투스 및 갈레노스 등의 저술에서 볼 수 있다. 중세의 심령 생리학자들은 정신능력이 뇌실의 체액에 위치한다고 생각했다. 그 후 뇌간과 대뇌로 이동한다. 뇌에 관한 연구가 빛을 발하기 시작한 것은 특정 정신적 과정이 뇌의 특정 부위와 상관이 있다는 기능적 국재화이다. 이러한 시도가 본질적으로 19세기의 업적이라고 생각한다. 이 부분에 이름이 올라가는 사람은 골(Franz Josef Gall)이다. 골은 ‘뇌가 마음의 기관 역할을 한다’는 견해를 갖고 있었다.


6.
프러시아 태생의 의학자, 물리학자, 수학자인 페히너는 정신물리학의 미래 프로그램을 위한 기초를 다져주었다. 정신의 긴장이 증가하는 것에 대응하여 신체 에너지가 증가하는 것을 관련시킴으로써 정신/신체 단일성을 경험적으로 증명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만든 것이 그것이다.

 

7.
정신/신체 문제를 놓고 볼 때 그냥 지나치지 못할 이름이 있다. 미국의 철학자, 심리학자인 제임스이다. ' 제임스 = 기능주의'라는 도식도 형성된다. 1842년 뉴욕의 한 호텔에서 태어난 제임스는 괴짜 종교철학자인 헨리 제임스 1세의 장남이고, 소설가 헨리 제임스의 형이다. 제임스는 에머슨의 윤리 철학에 지극한 영향을 받았다. 그의 연구 경력이 정점에 도달할 무렵인 1890년에 두 권의 『심리학 원리』를 펴냈다. 지금까지 심리학 분야의 위대한 저술 중 하나이고, 이 학문 분야에서 여전히 사용되고 있는 가장 중요한 교과서이다. 이 책에선 제임스는 주위의 중심에 있는 대상에 몰두하는 것에 대한 내용으로 시작하여, 심리학이 의식에 대한 인지심리학을 중심으로 발달한다고 주장하였다. 사고의 흐름은 그가 즐겨 사용하는 은유가 되었다.


8.
인간의 마음/신체 관계에 대한 관심은 학문의 영역을 뛰어넘어 인간을 이해하기 위한 첩경이기도 하다. 이 책은 철학의 물리주의에 관한 연구에 관심을 둔 인문학도나 뇌 기능의 교육적 함의에 관심을 둔 교육전문가, 인지신경과학 임상연구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참고할 만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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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화혁명의 세계사 - 1700∼1850 이성과 혁명의 시대 지식을 다루는 기술 동아시아와 그 너머 3
대니얼 R. 헤드릭 지음, 서순승 옮김 / 너머북스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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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시스템의 기계화는 인간의 근본적인 삶 자체를 뒤 흔들어놓았다. 그 과정을 추적해보는 것도 의미가 있다. 과거를 통해 미래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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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화혁명의 세계사 - 1700∼1850 이성과 혁명의 시대 지식을 다루는 기술 동아시아와 그 너머 3
대니얼 R. 헤드릭 지음, 서순승 옮김 / 너머북스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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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화 혁명의 세계사 』  대니얼 R. 헤드릭 / 너머북스

 



1.
정보 시스템의 기계화는 인간의 근본적인 삶 자체를 뒤 흔들어놓았다. 그 과정을 추적해보는 것도 의미가 있다. 과거를 통해 미래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2.
이 책은 정보의 기계화가 급물살을 타기 시작하는 19세기 이전에 효율적인 정보시스템이 어떤 과정을 거쳐 발달해왔는지를 추적하고 있다.


3.
첫 장에선 정보의 개념을 정의해주고 있다. ‘정보화 혁명’은 최근의 현상이 아니라 역사적 뿌리가 깊다는 점을 밝히고 있다. “지금의 시대를 정의한다는 ‘정보’란 과연 무엇을 의미할까? 학자나 과학자에게 ‘정보’란 커뮤니케이션 시스템에서 불확실성이 감소한다는 것을 뜻한다. 같은 맥락에서 나무의 나이테, DNA구조, 멀리 떨어진 별빛, 동물의 발자취 등 자연이 형성하는 에너지 혹은 사건들의 일정한 양상은 정보를 담고 있다.”


4.
사례연구로서 과학언어를 사용하여 ‘정보를 조직하고 분류’하는 시스템이 이어진다. 19세기 초에 이루어진 중요한 과학적 공헌들은 새로운 발전 개념이 아니라 홍수처럼 쏟아진 새로운 관찰과 그것을 다루는 체계의 발전이라는 것이다.


5.
통계와 정보는 불가분의 관계이다. 현시대의 특징인 셈하고, 계량화하고, 그렇게 만들어진 숫자들을 분석하는 데 이르기까지 그 열광의 진원은 18세기와 19세기 초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6.
집약된 정보는 시각화를 통해 정점에 이른다. 지도를 예로 든다. 18세기에 접어들어서도 여전히 세계지도에는 채워 넣어야 할 빈 공간이 많았지만, 이전과는 비교가 될 수 없을 정도로 많이 채워졌다. 그 결과 자연스럽게 발견과 기술에서 정확성으로 무게 중심이 옮겨진다.


7.
‘정보를 저장하고 검색’하는 시스템이 필요했다. 그래서 만들어진 것이 사전, 백과사전이었다. 출판문화가 꽃 피운 18세기는 신간서적과 판본들이 늘어나고 판매 부수가 급격히 증가했다. 이는 교육받은 대중 사이에서 보편적 지식에 대한 수요가 늘어났다는 사실을 반영한다.

 

8.
‘정보’에도 소통이 필요하다. 우편제도와 시각통신기(망루나 지붕 위에 설치하여 손으로 움직이는 신호기), 해상 깃발 신호 체계는 사람이나 사물보다도 빠르게 메시지를 전달 할 수 있었다. 이는 정보의 기계화가 문제를 일으켰을 때 더욱 그 가치가 높아졌다.


9.
인류 역사를 통해 볼 때 인간에겐 늘 ‘정보’가 필요했다. 또 그것을 이용했다. 단지 그 시절에는 그것을 ‘정보’라고 명명하지 않았을 뿐이다. 하루에도 수없이 쏟아져 나오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그 방향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삶의 지혜도 필요하다.


10.
지은이 대니얼 R. 헤드릭은 루스벨트대학의 사회과학 및 역사학 교수이다. 저서로는《제국의 통치수단들 : 테크놀로지와 19세기 유럽의 제국주의》, 《보이지 않는 무기 : 원거리통신과 국제정치》, 《진보의 촉수들 : 제국주의시대의 기술이동》 등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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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투쟁 1
칼 오베 크나우스고르 지음, 손화수 옮김 / 한길사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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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덟 살 유년의 기억을 시작으로 가끔의 현재와 대부분의 과거를 오가며, 이야기가 펼쳐진다. 저자의 나이가 아직 젊기에 자서전이라고 부르기엔 이르다. 그저 독백이다. 자신의 삶에 대한 진솔한 고백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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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투쟁 1
칼 오베 크나우스고르 지음, 손화수 옮김 / 한길사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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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의 투쟁 (1) 】       칼 오베 크나우스고르 / 한길사

 

 

1.

심장의 삶은 단순하기 그지없다. 힘이 다할 때까지 움직이기만 하면 되니까. 그러다 멈추어버리면 되니까.” 이 책의 도입부분이다. 마치 메디컬 드라마의 한 장면을 보는 듯하다. “죽음은 생명이 완전히 꺼져버릴 때까지 참을성 있게 기다리다 몸속으로 서서히 쳐들어온다.”라는 표현도 눈에 들어온다. 뒤이어 의학적인 설명이 이어진다. 죽음 또는 시신을 바라보며 묘사하는 대목들이 매우 차갑다. 하긴 죽음은 체온이 상실된 상태이긴 하다. 죽음을 두 가지 체계로 설명하는 부분은 매우 철학적이다. 묵직함과 비밀스러움, 흙과 어둠 그리고 그 이면에는 가벼움과 개방성, 밝음과 유동성이라는 모호한 표현이 나온다.

 

2.

어느 봄날 저녁, 소년의 아버지는 정원을 손질하고 계셨다. 여덟 살 소년은 혼자 거실에 앉아 뉴스를 보고 있었다. 북극해 연안에서 한 고기잡이배가 가라앉았다. 선원 일곱이 목숨을 잃었다. 사고는 미스터리 그 자체였다. 사고 당시 날씨는 화창했고, 바다에는 큰 파도도 일지 않았다. 선박에서는 SOS 신호도 보내지 않았다. 뉴스에선 사고 현장인 텅 빈 바다 위를 맴돌며 조사하는 헬리콥터가 화면에 나왔다. 잔잔하고 묵직한 바다에는 간간이 하얀 거품을 만들어내는 파도만 보였다. 소년은 화면 속의 바다를 뚫어지게 보고 있었다. 그런데 얼굴 하나가 수면 위로 불쑥 솟아올랐다. 불과 몇 초 동안이었다. 하지만 그 몇 초의 경험이 그에게 평생 잊을 수 없는 기억으로 자리 잡는다.

 

3.

여덟 살 유년의 기억을 시작으로 가끔의 현재와 대부분의 과거를 오가며, 이야기가 펼쳐진다. 저자의 나이가 아직 젊기에 자서전이라고 부르기엔 이르다. 그저 독백이다. 자신의 삶에 대한 진솔한 고백록이다. 책 제목 나의 투쟁을 보면 대단한 전사(戰士)같다. 역사에서 사라지지 않을 이름 아돌프 히틀러의 나의 투쟁이 오버랩 된다.

 

4.

예상과 달리 책에서 투쟁이라는 단어가 처음 나오는 대목이 생뚱맞다. 전업 작가로 자리 잡은 저자의 일상이다. “내가 과연 무엇을 하고 있었던가. 집안을 청소하고, 빨래를 하고, 저녁밥을 짓고, 설거지를 하고, 장을 보고, 놀이터에서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아이들을 집으로 데려와 씻기고 옷을 갈아입히고 잠자리에 들기 까지 돌보는 일? 젖은 빨래를 말리고, 옷가지를 잘 접어 옷장에 차곡차곡 넣고, 정리를 하고, 탁자와 의자, 벽장을 닦는 일. 이건 투쟁이다. 비록 영웅적인 투쟁이라 할 수는 없지만, 해도 해도 끝이 없는 집안일, 치워도 치워도 구질구질하기 짝이 없는 방, 눈을 뜨고 있는 한 한도 끝도 없이 뒤를 따라다니며 돌봐주어야 하는 아이들 등 내 힘으로 넘어설 수 없는 어떤 지배적인 것들에 맞서는 투쟁인 것이다.” 공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전업 주부(主婦), 주부(主父)던 간에... 하긴 이미 우리는 수많은 상황에 전쟁을 붙이고 있다. 육아 전쟁, 교육 전쟁, 살과의 전쟁, 때로는 전쟁 같은 사랑. 그 전쟁터에서 때로는 이기고, 때로는 무릎을 꿇고, 피를 토하고, 장렬히 전사하기도 한다. 개인에겐 투쟁맞다.

 

5.

유년의 기억을 넘어, 청소년기로 들어선다. 이성에 눈을 뜨는 시기에 일어나는 일상의 묘사는 참으로 리얼하다. 아슬아슬하게 그 시기를 넘긴다. 책 표지 안쪽에는 거의 2미터에 육박하는 키의 소유자인 저자의 브로마이드가 실려 있다. 깊게 패인 주름살, 세련된 턱수염, 전사(戰士)와 같은 인상적인 눈매, 나이를 가늠하기 힘들지만 그는 아직 젊다. “내가 본 것은 삶이었다. 내가 생각했던 것은 죽음이었다.” 삶과 죽음의 자리가 바뀌었다는 생각도 든다. “삶에서 내가 배운 한 가지 교훈은 참고 견디는 것이며, 삶에 대해 질문하지 말라는 것이다. 그러니 내 속에서 서서히 싹이 트고 자라나는 동경과 온갖 감정은 글로 풀어낼 수밖에 없다.”

 


6.

참으로 묘하게 끌어당김이 있는 책이다. 저자는 특별히 자신을 미화(美化)하려고도 하지 않는다. 자신의 부족하고 어수룩한 모습, 갈등하는 마음, 저질렀던 실수 등을 마치 저자 자신을 또 다른 가 바라보듯이 담담하게 그리고 있다. 주관과 객관이 함께한다. 뭔가 큰일을 낼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래서 계속 바라보게 만든다. 저자의 나이 40에 유년의 기억을 시작으로 과거의 자신을 불러들여 세밀화를 그린다. 그가 걸어 온길, 그의 생각이 의식의 흐름처럼 진행된다.

 

7.

이 책은 저자의 조국인 노르웨이에서 예상치 못한 성공을 거두었다. 전업 작가인 저자 크나우스고르는 나의 투쟁이전의 삶과 이후의 삶으로 갈라진다. 책은 총인구 500만 명인 노르웨이에서 50만 부 이상이 팔렸다. 성인 대다수가 읽었다고 봐야한다. 그 후 전 세계 32개국에서 연이어 출간되었다. 현재 국내에선 나의 투쟁2, 3권을 10월 초부터 만나 볼 수 있다.

 

8.

이 책에 쏟아지는 세계 각지의 유력 언론들의 극찬도 이채롭다. 미국 평단은 나의 투쟁2012년 노벨 문학상 후보로까지 올렸다. 솔직히 뭘 그렇게까지...”하는 마음도 든다. 그러나 떨궈버릴 수 없는 생각은 이 책을 읽는 독자는 저자가 그린 세밀화 어디쯤에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되리라는 것이다. 그림이 추상화가 아니기 때문이다. 사실화(寫實畵)라서 그렇다. 세계 각지의 수많은 언급 중에서 인포르마시온 (덴마크)의 코멘트에 콜이다. “노르웨이 독자들이 이 야심적인 작가에 대해 경외심을 느끼며 무릎을 꿇는 이유는 그의 진실함 때문이다. 그의 문학적 스킬에 아무런 꾸밈과 두려움이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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