촘스키, 인간이란 어떤 존재인가
노엄 촘스키 지음, 구미화 옮김, 조숙환 감수 / 와이즈베리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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촘스키, 인간이란 어떤 존재인가 노엄 촘스키 저/구미화 역/조숙환 감수

                                                   ​와이즈베리

          _원서 : What Kind of Creatures Are We?

 

 

1.

인간이란 어떤 존재인가?’라는 질문은 참으로 막연하다. 촘스키는 이를 다시 세 가지 영역으로 구분지어 묻는다. ‘언어란 무엇인가?’, ‘인간의 이해력이 지닌 한계는 무엇인가(만약에 있다면)?’, ‘우리가 추구해야 할 공공선은 어떤 것인가?’ 등이다.

 

2.

언어는 촘스키의 일생을 통한 화두이다. “지난 2,500년 동안 많은 연구가 집중적으로 진행되었음에도 언어란 무엇인가에 대한 명확한 답을 구하지 못했다.” 이 공백으로 남아있는 답을 채우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언급한다.

 

3.

언어가 무엇인지를 명확히 밝히려고 애쓰는 근본적인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곧 인간이란 어떤 존재인가라는 질문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4.

촘스키는 기본특성을 다루는 생성문법 연구가 진지하게 진행되자마자 몇 가지 놀라운 수수께끼가 나타났다고 한다. 이는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함의를 지닌 것들이었다고 강조한다. 그 중 하나는 언어학적 연산이 구조 의존적이라는 사실이다. 촘스키가 주장하는 언어에 대한 가설은 다소 파격적인 면이 내재되어있다. 그에 의하면 인간의 언어는 서서히 생겨난 것이 아니라 갑작스럽게(그것도 비교적 최근에)생겨났다는 것이다. ‘두뇌의 배선이 살짝 바뀐 것을 계기로 일어났기에 “(그것이) 가장 단순한 형태의 병합을 가능하게 하고그전까지는 인간에게 없었던 한없이 창의적인 사고의 토대를 제공했다는 것이다.

 

5.

인간의 뇌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는 인지능력과 무관하지 않다. 촘스키는 꽤 오래 전 문제(problem)'미스터리의 차이에 대해 이렇게 언급한 바 있다. “문제는 우리의 인지 능력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이며, 미스터리는 그 범위를 넘어서는 것이다.” 이 책에서도 이어진다. “적어도 인간에게는 미스터리가 존재한다는 사실은 비통해할 일이 아니다. 대단히 고마워해야 할 일이다.” 귀추법에 한계가 없다면 우리의 인지 능력에도 범위가 따로 없게 된다는 이야기다.

 

6.

최근 몇 년 사이 인간의 의식(意識)에 관해 어려운 문제이며, 나머지는 당장, 혹은 가까운 장래에 이해할 수 있다고 표현하는 것이 일반적인 관행으로 자리 잡아왔다. 노벨생리의학상을 수상한 신경과학자 에릭 캔들과 정신의학과 교수 래리 스콰이어는 고등 인지과정을 연구하는 신경과학이 겨우 시작단계라고 판단한다. 갈 길이 멀다는 이야기다. 촘스키 역시 이 세상과 자연에도 미해결의 난제가 숨어 있고, 언어 지식의 문제 역시 미완의 상태라고 지적한다.

 

7.

촘스키가 제안하는 언어의 근본적인 의문 두 가지를 염두에 둔다. 첫 번째는 우리의 인지 체계와 감각운동 체계에서 해석 가능한 계층적 구조의 표현을 무한정 만들 수 있는 능력의 진화다. 두 번째는 이런 연산에 사용되는, 대략 어휘와 유사한 원자 같은 성분의 진화다. 여기서 감각운동 체계를 통한 언어의 외적 표출은 부차적인 절차이며 언어의 다양성과 복잡성이 발휘되는 영역이라고 한다.

 

8.

촘스키하면 떠오르는 것이 변형생성문법이다. 가장 최근의 저서인 이 책 인간이란 어떤 존재인가를 통해 저자는 1950년대 이후 인지 과학적 연구과정에서 언어 연구가 어떻게 과학적으로 발전했는지에 대해 다양한 사례를 들어주며 설명해준다. 촘스키를 처음 만나는 사람들에게도 권하고 싶은 책이다.

 

 

#촘스키 #노엄촘스키 #변형생성문법 #인간이란어떤존재인가 #와이즈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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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스러운 꽃
손은정 지음 / 디뷰북스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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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손한 자존심과 자긍심을 꽃향기로 채운 손은정 플로리스트. 그녀의 글들에선 꽃향기가 난다. 꽃 이야기이자 사람 살아가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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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스러운 꽃
손은정 지음 / 디뷰북스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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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수다스러운 꽃 손은정 저 / 손세정 그림 | 디뷰북스

 

 

그녀의 꽃 사랑은 결국 사람에 대한 사랑으로 완성된다.”

 

1.

꽃이란 건 참 묘하다. 사랑, 낭만, 우정, 슬픔에 대한 위로, 이런 걸 전하는 그렇게 아름다운 신의 선물 같지만 꽃을 팔아서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보면 꽃처럼 자본주의의 결을 타는 재화가 많을까 싶을 만큼 꽃은 재화로써의 특성을 지닌다.”

 

2.

꽃은 생물이다, 저장도 안 되고 대비도 안 된다. 가격변동에 속수무책이다. 경기변화에 매우 민감한 대상이기도 하다. “꽃을 팔고 사는 것과 무기를 팔고 사는 것, 어쩌면 그 안의 돌아가는 방향성은 다 똑같다. 다만 꽃을 보며 나와 다른 사람이 즐기고 향기를 맡고 인생을 생각할 수 있는 여지를 둘 수 있는가와 없는가는 매우 달라질 것이다.”

 

3.

이 책의 지은이 손은정은 다소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이다. 공대출신이다. 대기업에 취직해서 국내외에서 다년간 직장 생활을 이어갔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자신도 예측하지 못했던 꽃의 세계로 빠져 꽃을 사랑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오직 꽃을 배우기 위해 프랑스로 떠난다. 10여 년을 몸담던 IT업계를 떠나 수다 F.A.T(Flower, Art, Technology)’라는 작은 꽃집을 열었다. 그녀는 오늘도 고된 구멍가게의 꽃집 아가씨가 되어 간판도 없는 꽃집을 운영하고 있다.

4.

꽃을 만들 때 전체적인 형태도 중요하지만, 나는 작은 부분들에서 느끼는 재미나 감동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사람이 살아가는 일이 그러할 것이다. 삶의 전반적인 방향(方向)도 중요하지만, 부대껴 살아가는 삶 속에서 나는 어떤 방향(芳香)을 내고 있는가?

 

5.

왜 꽃집이름이 수다? 프랑스까지 가서 꽃 공부를 하고 왔으면 좀 더 우아한 이름을 짓지, 하고 많은 이름 중에 수다라니? “수다, 손이 많다. 라는 뜻이다손으로 하는 일들이 점점 자리를 잃어가는 시대, 손으로 하는 일들이 잊혀가는 요즈음이다. 지은이는 손으로 만든 것들이 진짜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그래서 수다라고 붙였다고 한다. “손길이 닿는다는 것은 그 영혼과 영혼의 울림이 만나는 것이다.” 아울러 흔히 연상하게 되는 수다라는 의미도 담겨있다. “그저 수다! 무언가 편하게 말해도 되고, 어떤 주제여도 좋다.” ‘수다라는 뜻에 내가 임의로 한 가지를 더 붙여주고 싶다. 수다(受多). 꽃에 관한 어떤 주문이든 모두 받을 수 있다. 해결해 줄 수 있다. 라는 좀 억지스러운 뜻을 보태준다.

 

6.

실제로 지은이는 12월에 결혼하는 신부의 특별한 부케주문을 받고, 봄꽃인 작약을 준비했다. 이를 위해 겨울 꽃 시장에서 12월 초에 딱 한 주 정도만 뉴질랜드에서 수입되는 탐스러운 작약을 찜해서 부케를 만들기로 했다. 추운 겨울에 작약 봉우리가 빨리 피지 않도록 히터조차 켜지 않은 채(얼어 죽는 줄 알았다) 딱 우아한 사이즈의 꽃이 피어난 작약 부케를 완성했다. 그런가하면, 창의적인 엄마가 개성 강한 아들의 유치원 졸업 꽃다발 주문엔, 세상에 듣도 보도 못한 쿠키런 딱지 졸업 꽃다발을 만들어준 이야기는 한 편의 콩트 같다.

 

7.

오늘은 한 커플이 상담 꽃 수업을 했다.” 꽃을 꽂다가 남자가 다 뽑아서 다시 시작했다. 지은이는 아무래도 그들에겐 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되어, 일부러 자리를 피했다. 돌아올 때까지 기다리라하고 1시간 30분 후에 돌아왔다. 돌아다보니 두 사람의 눈이 모두 빨개져 있다. 한바탕 전투를 치룬 모양이다. 이럴 땐, ()가 화()로 바뀐 듯하다.

 

8.

겸손한 자존심과 자긍심을 꽃향기로 채운 손은정 플로리스트. 그녀의 글들에선 꽃향기가 난다. 꽃 이야기이자 사람 살아가는 이야기다. 그녀의 꽃 사랑은 결국 사람에 대한 사랑으로 완성된다. “많은 것을 알지는 못하지만 꽃을 하면서 본 사람들은 모두가 아름답다. 모두가 꽃이니까..”

 

##수다 #수다스러운꽃 #손은정 #손세정 #디뷰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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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가 시작될 때 - 장기적 사고로의 가이드
매그너스 린드비스트 지음, 황선영 옮김 / 생각과사람들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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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향해 목을 빼고 길게 내다보지 않더라도 올 것은 오고야만다. 어쨌든 이 책은 미래에 대한 관심이 끌릴 때 개요서로 읽을 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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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가 시작될 때 - 장기적 사고로의 가이드
매그너스 린드비스트 지음, 황선영 옮김 / 생각과사람들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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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가 시작될 때 매그너스 린드비스트

       _황선영 / 생각과사람들

 

 

1.

아인슈타인은 '상대성이론'에서 시간은 일차원적인 것이 아니며, 미래로 갈 수도 있고 과거로 돌아갈 수도 있고, 짧게 압축할 수도 있고 길게 늘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한편 미래학(future study)은 예측(predict)이 아니라 예견(forecast)하는 것이고 발명하는 것(inventable)이라고 한다. 좀 더 간략하게 표현하면 미래는 맞이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가는 것이다.

 

2.

이 책의 저자 매그너스 린드버스트는 트렌드스포터이자 미래학자다. 그는 우리가 미래에 어떻게 살고, 일하고, 번성할지에 관한 단서를 발견하려고 세계를 여행한다. 여행을 통해 얻은 통찰력을 저서와 기조연설을 통해 세상과 공유한다. 현재를 제대로 볼 수 있다면, 그 안에서 미래 또한 내다볼 수 있다는 이야기다.

 

3.

"우리는 미래, 즉 과거의 미래에 살고 있다.'라는 문장으로 시작한다. "미래라는 단어는 세상에서 가장 섹시한 단어다." 그 이유는 '미래'라는 단어가 우리의 마음을 유혹하고 오늘보다 상황이 더 나은(혹은 더 나쁜)가상의 공간으로 우리를 이끌기 때문이다. 미래는 현재라는 압제에서 해방되도록, 즉 현재라는 이름의 감옥에서 탈출할 수 있도록 정신적 피난처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 미래는 탈출구뿐만 아니라 열쇠의 역할도 한다. 그러나 그 미래가 현재보다 더 나은 상태라는 것을 전제로 한다.

 

4.

좀 오래전 이야기지만, 1980년대 후반 미국의 한 실험에서 학생들은 미래에 대해 얼마나 자주 생각하는지 답해야했다. 결과는 미래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은 평균적으로 참가자의 시간 중 12퍼센트 또는 평일을 기준으로 학교에서 생활하는 여덟 시간 중 한 시간에 해당됐다. 생각보다 많다는 느낌이 든다. 그러나 여기서 언급이 안 된 부분은 그 미래라는 시간의 한계이다. 실험이 이뤄지는 낮에 생각하는 그날 저녁의 데이트 약속이냐, 낼모레 있을 시험에 대한 생각이냐, 학기가 끝나고 친구와 함께 배낭여행을 떠날 꿈이냐? 등등 미래라는 시간은 참 막연하다.

 

5.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래는 우리가 가장 좋아하는 목적지 중 하나다. 그냥 꿈이라고 해도 좋다. 희망이라고 불러도 좋다. 저자는 이 책의 목적을 우리가 미래를 향한 정신적 순례를 떠나는 이유와 과정을 살펴보는 것이라고 한다. 스웨덴에선 미래를 '앞선 시간'이라고 표현한다고 하는데 그 '앞선 시간'에 대한 여행인 셈이다.

 

6.

책에선 다음 네 가지 질문을 중점적으로 다룬다.  #미래는 무엇인가? #우리는 미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그리고 #어떻게 생각하는 것이 옳은가? #미래를 어떻게 바꿀 수 있는가? 등이다.

 

7.

요즘처럼 하루가 다르게 변화되는 세상이 아닌 과거의 슬로우 모션 수세기 동안은 현재와 미래 사이에 큰 차이점이 없었다. 그렇지만 새로운 사고방식, 새로운 통치원칙, 산업주의, 과학적 돌파구가 등장함에 따라 우리의 삶은 극적인 변화를 거친다. 노스트라다무스 같은 예언자의 머릿속에서만 존재하던 미래가 대중 문학이나 정치와 같은 주류 영역으로 옮겨 갔다.

 

8.

'미래'라는 단어는 단수로는 사용할 수 없으며 복수일 때만 의미가 있다고 한다. 그 이유는 우리가 갖고 있는 미래의 모습이 각자의 마음속에 각기 변형된 상태로 다가오기 때문일 것이다- 느리고 점진적인 미래. - 빠르고 예상할 수 없는 미래. - 실제 미래. - 상상하는 미래. - 절대로 다가오지 않는 미래 등을 이야기한다.

 

9.

미래까지 갈 필요 없이 당장 내일을 생각할 때는 두 가지 양상이 예상된다. 낙관주의와 염세주의다. 이런 이야기도 들어있다. "미래가 의미 있고 두 종류만 나뉜다는 생각은 내일이 우리에게 던져 주는 것이 무엇이든 우리가 적어도 그것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는 가정이 뒤따른다. 미래가 사전에 경고해 줄 것이라는 생각이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미래는 추상적이고 예상하지 못한 의미 없는 일을 던져 준다. 무작위적인 폭력 행위, 날이 다섯 개인 면도기 또는 2012년도의 별난 히트 곡 '강남 스타일' 같은 것이 좋은 예다."

 

10.

미래에 대한 관심이 많은 저자이지만, 그의 아내 베스나의 청소년기에 대한 이야기는 '내일 일을 누가 알리요'이다. 저자가 미처 알기도 전 청소년기에 접어든 베스나는 교회 성가대를 따라 덴마크에 갔다. 부모님과 오랫동안 떨어져 생활하는 것이 처음이었던 만큼 그녀는 매일 집으로 전화를 걸었다. 휴대전화가 없던 시절이라 공중전화는 늘 줄이 길게 늘어져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저녁 아빠가 이런 말을 했다. “집에 못 온단다. 돌아오면 안 돼.” 그녀의 고향인 사라예보에 탱크가 돌아다니고 있었다. 어린 베스나는 하루아침에 전쟁 난민이 되었다. 집에 오면 안 된다는 말을 어린 딸에게 전하는 아빠 마음이 어땠을까. 내 가슴이 저려온다.

 

11.

"미래는 비밀, 수수께끼, 미스터리와 미지의 것으로 가득하다. 그런 것을 추구하기로 선택할 것인지는 우리에게 달렸다." 저자가 에필로그에 남긴 말이다. 미래를 향해 목을 빼고 길게 내다보지 않더라도 올 것은 오고야만다. 어쨌든 이 책은 미래에 대한 관심이 끌릴 때 개요서로 읽을 만한 책이다.

 

 

#미래가시작될때 #매그너스린드비스트 #생각과사람들 #미래학 #앞선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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