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근대성들 - 중국, 베트남, 한국 그리고 세계사의 위험성 동아시아와 그 너머 6
알렉산더 우드사이드 지음, 민병희 옮김 / 너머북스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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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근대성들알렉산더 우드사이드 / 너머북스

 

 

1. 일찍이 헤럴드 퍼킨은 동아시아의 과거(科擧)제도를 인류의 세 번째 혁명이라고 표현했다. “직업적 엘리트에 의해 귀족제가 대체된 것이라는 평가와 함께 세습적 권력이 아닌 인재들의 교육을 바탕으로 한 통치를 현실에 실현하기 위한 오랜 노력의 결실이라고 언급했다.

 

2. 독재정권의 영향을 받긴 했어도 개인의 능력에 따라 공정하게 사회적 지위와 권리를 갖는 능력주의는 과거 한국과 중국, 베트남에서 천 년을 넘게 유지, 발전 시켜왔던 관료제이다.

 

3. 우리에겐 너무 자연스러운 일이 세계사의 측면에선 의외의 일로 받아들여졌던 모양이다. 하긴 유럽사회는 1차 세계대전까지 귀족주의적인 세습적 권력을 바탕으로 한 통치가 유지되었던 사회다. 버트런드 러셀이 1922중국인의 문제라는 책에서 중국이 오래된 낡은 제도와 관습에서 벗어나길 충고했을 당시만 해도 여전히 영국은 세습적인 상원이 존재하고 있었다. 또한 러셀 자신도 귀족 출신으로서 여전히 귀족적 원칙이 지배하는 사회에서 살았다.

 

4. 오늘날의 세계는 기존의 근대혹은 전근대(전통)’라는 구분이나 동아시아적혹은 서구적이라는 구분이 점차 모호해지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이 책은 바로 이러한 관점에서 근대와 근대성의 문제에 대해 더욱 근원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5. 인류사는 오직 근대에 그 이전의 시기와 완전히 다른, 또는 돌이킬 수 없는 혁명적인 변화를 경험했는가? 더 나아가 우리가 근대와 전근대를 이분법적으로 나누어 보는 시각 자체가 과연 인류사를 이해하는데 유효한 것인가?

 

6. ‘중국, 베트남, 한국 그리고 세계사의 위험성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이 책 잃어버린 근대성들근대의 시간표 다시 보기라는 도입부를 시작으로 중국식 관료제에 질문을 던지다’, ‘능력주의 사회의 이면’, ‘복지의 꿈 그리고 현실’, ‘중국식 관료제와 경영이론의 위험한 만남등으로 이어진다.

 

7. 이 책은 지은이가 2001년 하버드 대학의 라이샤워 강연에서 강의한 원고를 수정하여 2006년에 출간한 것이다. 그 강연은 라이샤워 교수(1910~1990)의 동아시아 연구에 대한 공헌을 기념하기 위해 하버드 대학교에서 1985년부터 매년 동아시아와 세계의 관계와 유대에 대한 주제로 이 분야의 최고 권위자들을 초청하여 개최하고 있다.

 

 

 

 

 

8. “산업화 이전 시기의 중국, 베트남, 한국의 정체(政體)에서 과거제와 그것에 기반을 둔 정부는 인격의 균열을 초래했다. 정치사의 정수(精髓)만을 기술한 역사가들은 이 세 정체들이 지닌, 공존하기 힘든 요소들의 위태로운 결합을 놓치고 있다. , 한편으로는 행정적 유용성과 채점관의 권위와 같이 암묵적이면서 비가족적인 권위에 대한 신뢰가 강조되었으며, 다른 한편으로는 유용성이 아닌 유가적 덕성에 대한 신뢰와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권위의 윤리적 우월성이 아니라 친족의 위계 또는 친족관계를 가장한 윤리적 우월성이 자리하고 있었던 것이다.”

 

 

 

 

 

 

 

9. 지은이 알렉산더 우드사이드 교수는 중국사, 동남아시아사, 비교사의 권위자로 방대한 사료에 대한 꼼꼼한 고증과 사회과학적인 분석력을 바탕으로 아시아의 경험을 보다 보편적인 이론으로 구성하는 가능성을 추구해 온 학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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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하고 매혹적인 쩐의 세계사 - 로마 제국의 붕괴부터 리먼 쇼크까지!
오무라 오지로 지음, 하연수.정선우 옮김 / 21세기북스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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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세계사를 보는 여러 방법 중 돈의 흐름을 통해 그 이면을 들여다보는 것도 유의미하다. 사회적 현상과 역사적 배경을 이해하는데 ‘돈’만큼 구체적이고 실용적인 관점이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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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하고 매혹적인 쩐의 세계사 - 로마 제국의 붕괴부터 리먼 쇼크까지!
오무라 오지로 지음, 하연수.정선우 옮김 / 21세기북스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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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 비정하고 매혹적인 쩐의 세계사 ]      오무라 오지로 / 21세기북스

 


1.

세계사를 보는 여러 방법 중 돈의 흐름을 통해 그 이면을 들여다보는 것도 유의미하다. 사회적 현상과 역사적 배경을 이해하는데 만큼 구체적이고 실용적인 관점이 없기 때문이다.

 

2.

이 책의 저자 오무라 오지로는 전 일본 국세청 조사관이다. 현재는 비즈니스 분야의 자유기고가로 활동하고 있다. 저자는 세계사를 뒤바꾼 중요한 사건들을 의 관점에서 분석한다. 그는 재물이나 부를 손에 넣는 방법은 변해도 인류가 재물이나 부를 추구하는 본질은 그 옛날부터 변하지 않았다고 한다. 세계의 역사는 인류가 재물이나 부를 어떻게 추구해왔는지에 대한 역사라고 강조한다. 고대 이집트에서 리먼 쇼크에 이르기까지, 인류의 긴 역사 속에서 ’(錢)과 관련된 비정하고도 매혹적인 12개의 사건을 선정해 장을 구성했다.

 

3.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화폐에 대해선 여러 가지 설이 있으나, 일반적으로 기원전 1600년 무렵 중국의 상나라가 조개를 통화대신 사용한 것이 최초라고 알려져 있다. 성경 이곳저곳에도 화폐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국가는 돈이 통용되기 이전부터 존재했는데, 세금을 걷고 재무를 관리하면서 국가로서의 기능이 더욱 공고해졌다. 국가가 어떻게 세금을 걷고 재무를 담당하느냐에 따라 부국이 되고, 빈국이 되기도 한다.

 

4.

어떻게 고대 이집트는 3,000년 동안 평화롭고 풍요로운 시대를 보냈을까? 저자는 그 원인을 세금징수 시스템에서 찾는다. “왕에게 재력이 있고 국민도 풍요로운 생활을 한다는 것은 세금징수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져 있음을 의미한다.” 만약 세금을 제대로 거두어들이지 못했다면 왕은 재력을 얻을 수 없다는 이야기다. 그렇다면 외부의 침략에 미리 대비할 힘이 없어 국민 역시 평온한 생활을 하지 못했을 것이다. 세금이 공평하고 효율적으로 걷히고 있었다는 방증이다.


5.

재테크에 관한 한 유대인을 배제시킬 수 없다. 유대인은 로마제국이나 대영제국처럼 강력한 대국을 만들어 세계경제를 지배한 적이 없다. 오히려 그들은 노마드의 삶을 살았다. 하지만 그들은 다양한 금융계획, 비즈니스계획을 세워 세계 여러 지역에서 경제의 중심역할을 하게 되었다. 저자는 유대인 특유의 부에 대한 감각, 이른바 유대인 상법은 방랑의 민족이라 불리는 그들의 상황적 특성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한다. 약점이 강점이 된 것이다. 방랑 생활을 하다보면 각 지역의 다양한 정보를 얻게 된다. 또한 세계 곳곳에 그들의 동포들이 산재하므로 네트워크를 형성하기가 쉽다. 또한 한 장소에 머무르지 못하고, 모국이 없다는 것은 여러 나라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되는 이점도 있었다.

 

6.

중세의 세계경제에서 몽골제국 칭기즈칸의 정치, 경제정책도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몽골제국의 정치경제의 특징을 한마디로 정리하면, ‘유연성이다. 그들은 행정이나 문화적 측면에서 중국, 유럽, 이슬람에 뒤쳐진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때문에 자신의 문화를 점령지에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그곳의 문화를 받아들이며 적극적으로 흡수하는 정책을 채택했다. 경제면에서는 이슬람계 상인을 적극적으로 이용하였다. 당시 중근동 지역의 이슬람 상인들은 오르톡이라 불리는 상인집단을 만들어 대규모의 무역활동을 전개하고 있었다. 몽골제국은 이 오르톡의 활동을 승인하며 보호했다. 게다가 몽골의 왕족들은 보유하던 은을 오르톡에게 빌려주었다. 다시 말해 투자를 한 것이다.


7.

이웃나라 일본을 가본다. 메이지 시대 일본은 어떻게 경제적 기반을 다졌을까? 저자가 일본인인 만큼 더욱 신뢰가 가는 스토리다. 일본은 메이지 초기부터 무역대국이었다. 수출량을 늘릴 수 있었던 요인은 생사(生絲, 삶아서 익히지 않은 명주실)때문이었다. 일본의 경제 성공 요인 중 하나로 발 빠른 인프라 정비를 들 수 있다. 그중 가장 두드러진 것이 철도였다. 일본은 메이지유신 5년 후인 1827년에 신바시 오코하마 간 철도를 부설했다. 세계사적으로 본다면 획기적인 일이었다. 구미 이외의 국가가 자력으로 철도를 건설한 것은 이 때가 처음이었다고 한다.

 

8.

저자가 에필로그에 언급한 세계적 규모의 국가붕괴가 온다는 메시지에 깊은 공감을 한다. 국가의 흥망성쇠에는 일정한 패턴이 있다는 것이다. “강한 국가는 재정 시스템과 정수 시스템이 제대로 정비되어있다. 그리고 국가가 기울 때는 부유층이 특권을 가지고 과세를 피하고, 중간층 이하에게 그 부담이 갈 때이다. 그래서 국가가 길게 번영하고자 한다면 세금을 피하는 특권계층을 만들어서는 안 된다.” 지금 한국은 어떤가? “현재 조세 피난 등을 이용해서 전 세계적인 규모의 특권계급이 생겨나고 있다. 이는 세계적인 규모의 국가붕괴가 가까이 다가온다는 것을 의미하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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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 있는 글쓰기 - 옥스퍼드 대학이 출간한 글쓰기 바이블
피터 엘보 지음, 김우열 옮김 / 토트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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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의 강의록이나 마찬가지인지라 다소 교과서 같은 느낌도 들긴 합니다만, 글쓰기 현장에서 터득한 여러 사례를 통해 분명 얻어지는 점이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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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 있는 글쓰기 - 옥스퍼드 대학이 출간한 글쓰기 바이블
피터 엘보 지음, 김우열 옮김 / 토트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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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 있는 글쓰기피터 엘보 / 토트

 

1. ‘글쓰기는 참으로 대단합니다. 글쓰기 덕분에 책을 읽을 수 있습니다. 출판계, 출판문화는 글 쓰는 사람들이 고맙지요. 물론 그 글을 읽어주는 독자가 있어야 여러모로 좋겠습니다. 여러 사람이 읽어줬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으나 그렇지 않다면 맥이 빠지지요.

 

2. 이 책의 제목엔 힘이 들어있습니다. 힘 있는 글쓰기. 지은이는 매사추세츠 대학 애머스트 캠퍼스 영문학과 교수로 소개되는 피터 엘보 입니다. 글쓰기에 관한 다수의 책과 논문을 발표하며 수십 년간 글쓰기 프로그램을 이끌고 있다고 합니다.

 

3. 최근에 글쓰기, 책 쓰기에 대한 관심들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글쓰기 관련 도서들도 많이 출간되고 있습니다. 어느 것이 먼저인지 모르겠으나, 좋은 현상이지요. 책이 잘 팔려 인세를 두둑이 받는 것은 단지 희망사항이지요. 책을 써놓고도 출판사를 못 찾아서 묵히는 원고들은 얼마나 많을까요. 경제적인 여유가 있는 사람들은 판매 부수와 상관없이 지인들에게 나눠줄 목적으로 출간하는 사람들도 있으나 어쨌든 책이 만들어지면 이 사람 저 사람 읽고 반응이 있어야겠지요.

 

4. , 그럼 지은이의 말을 들어보겠습니다.글을 힘 있게 쓴다는 것은 말과 독자를 장악한다는 뜻이고, 명쾌하고 정확하게 쓴다는 뜻이고, 진실하거나 참되거나 흥미로운 것을 쓴다는 뜻이며, 설득력 있게-독자와 특정 방식으로 교감하여 글쓴이의 의도나 시선을 독자가 실제로 경험하게-쓴다는 뜻이다.”

 

5. ‘틀려도 괜찮아선생이란 닉네임이 붙어 있는 지은이는 글을 쓰겠다고 마음먹은 사람들에게 이렇게 용기를 주고 있습니다. “너무 많이 묻지 말고, 일단 써라. 어떤 단어를 고를지 생각하지 말고, 자기가 묘사하려고 하는 나무를 경험하려고 노력하라. 글의 질이나 비평에 주의를 기울이지 마라. 그냥 써라.”

 

6. 자유롭게 쓰기 : 지은이는 본격적으로 글을 쓰기 전에 자유롭게 쓰기훈련을 통해 워밍업이 되길 바라고 있습니다. 자유롭게 쓰기는 지은이가 아는 한 글을 써내는 가장 손쉬운 방법이자 만능 연습법이라고 합니다. 만약 쓸게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으면 그게 어떤 느낌인지 쓰거나, “쓸게 없다거나 말도 안 돼이럴 수가같은 말이라도 반복해서 쓰라고 하네요. 어떤 문장이나 생각이 중간에 막히면 뭔가 떠오를 때까지 마지막에 쓴 단어나 문구를 그냥 반복해서 써보라는 겁니다. “요점은 계속 쓰는 것이다.” 글쓰기 참 쉽죠?

 

7. ‘마중물이라는 단어가 자주 나오는군요. 내가 좋아하는 단어입니다. 글쓰기에 대한 두려움이 없어졌다면 어떤 주제에 대해 아이디어와 인식과 느낌을 더 많이 생산하는데 유용한 질문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일종의 훈련과정이지요. 예를 들면 평가서, 추천장, 사례연구를 써야 할 경우 알고 지냈거나 함께 일한 사람에 대해 쓸 때 도움이 되는 질문들이 있습니다. 질문이 좀 황당하기도 합니다만, 훈련이라고 하니 이해해야겠지요. ) 000() 1년간 아주 가까이 지내게 되었다면, 어떤 상황에서 어떤 장소에 있으면 좋을까? 최악의 상황과 장소는 어디가 되겠는가?

 

8. 글쓰기와 목소리 : 자연적으로 울림이란 단어가 떠오릅니다. 지은이가 학생들에게 글을 쓰는 과제(자서전)를 주고 이를 피드백 하는 과정 중에 실제 같아, 울림이 있어, 왠지 모르지만 진짜처럼 들려.” 라는 감정을 느꼈다고 합니다. 종이 위에 드러나는 한 개인의 음성이기도 한 글쓴이의 목소리. “목소리가 없는 글은 생명력이 없고, 기계적이고, 얼굴이 없다.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목소리가 없는 글이라 해도 뭔가 옳거나 중요하거나 새로운 말을 할 수 있다. 논리적으로 구성되었을 수도 있고 심지어 천재적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은 어떤 사람이 내뱉는 말이라기보다 믹서 같은 것을 통해서 나온 글과 같다. 목소리의 부재는 관료주의적인 제안서, 기술공학적 글, 상당수의 사회학 글, 교과서에서 특징적으로 나타난다.”

 

9. 글을 좀 써볼까? 하는 마음이 들거나, 글을 좀 더 잘 써보겠다는 마음을 가진 분들이 읽어볼만한 책입니다. 지은이의 강의록이나 마찬가지인지라 다소 교과서 같은 느낌도 들긴 합니다만, 글쓰기 현장에서 터득한 여러 사례를 통해 분명 얻어지는 점이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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