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월간 샘터 2017년 09월호 월간 샘터
샘터편집부 / 샘터사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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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샘터 201709월호

_샘터편집부 (지은이) | 샘터사

 

 

가을의 문턱에 들어선 듯한데, 오늘은 좀 덥게 느껴졌다. 9월의 우리말 표현은 열매달이라고 한다. ‘가지마다 열매 맞는 달이란 뜻이다. 유난히 길게 느껴졌던 여름을 마치고, 모두 열매를 맺는 달이 되길 소망한다.

 

이달에 만난 사람은 혼()자수라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고 있는 이용주이다. 이용주의 작품은 작가 스스로 명명한 ()자수라는 용어를 통해서만 이해의 실마리를 얻을 수 있다. 혼자수는 염색실을 사용해 색을 나타내던 우리의 전통 가색자수와 비슷하지만 작가 자신의 독창적 자수기법과 노하우가 더해지면서 획기적으로 개량됐다. 뛰어난 입체감과 사실감으로 주목받는 현대미술의 한 갈래로 평가받고 있다. 경주시 노동동에 위치한 혼자수박물관’(2,3)에는 고흐의 명화들과 평소 작가가 즐겨 다루는 나무와 숲 등의 자연 풍경, 경주 지역의 유명 문화재, 마릴린 먼로나 데이비드 베컴 등의 인물화 등 수십 점의 혼자수 작품들이 전시되어있다. 그의 작품들은 보는 각도에 따라 화면의 색이나 농도가 달라지기도 한다. 바늘의 입사각과 실의 굵기를 조절해 홀로그램효과가 연출되기 때문이다.

 

 

조병화 시인의 9월의 시를 옮겨본다.

 

9월의 시

 

인간은 누구나

스스로의 여름만큼 무거워지는 법이다

스스로 지난 온 그 여름만큼

그만큼 인간은 무거워지는 법이다

 

또한 그만큼 가벼워지는 법이다

그리하여 그 가벼운 만큼 가벼이

가볍게 가을로 떠나는 법이다

 

기억을 주는 사람아

기억을 받는 사람아

여름으로 긴 생명을 이어주는 사람아

 

바람처럼 물결처럼

여름을 감도는 사람아

세상사 떠나는 거

비치파라솔은 접히고 가을은 온다


....살아가며 가벼움을 느끼는 경우보다는 삶의 무게를 느낄 때가 더 많다. 그러나 가볍고 무겁고도 결국은 생각하기에 나름 아닐까. 가을이 주는 가벼움이 있다. 여름의 그 무성함이 색깔이 변하고, 무게감이 달라진다. 그래서 가볍게 가을로 떠난다는 표현이 들어있는 듯하다. 기억을 주고받는 것도 큰 복이다. 나만 기억하는 일, 나만 내 가슴에 묻어둔 일들이 얼마나 많던가. 공유의 기억들이 모두 애틋하고 향기롭다면 이 또한 좋은 일이다. 마지막 연의 세상사 떠나는 거라는 글귀에 마음이 머문다. 우리는 모두 오늘을 떠나는 일상을 살아가고 있다. 나도 그렇다.

    

 

미술평론가 황인의 길 위의 사람들명동 속의 독일, 소피아서점이라는 글을 읽다보니, 내 젊음의 뒤안길 명동의 골목들을 회상하게 된다. 필하모니 음악감상실, 까페 테아트르등이 생각난다. 글쓴이는 언급을 안했지만, ‘티롤이란 음악 감상실도 생각난다. 3층인가, 4층인가 암튼 꼭대기 층에 있었는데 그곳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장난이 아니었다. 작은 감상실이었지만, 종종 찾아갔었다. 땅콩껍질속의 연가라는 베스트셀러의 송영 작가도 몇 번 마주쳤던 곳이다. 땅콩껍질속의 연가는 같은 제목으로 1979년에 신성일, 임예진 주연의 영화로 제작되기도 했다.

 

 

월간 샘터 9월호에는 이외에도 보통사람들의 살아가는 따뜻하고, 희망이 깃든 이야기들이 많이 실려 있다. 이번 호의 특집은 내가 가진 게 진짜 진짜야!’이다. 일상의 소소한 행복을 통해 힘과 용기를 내며 일어서는 우리 이웃들의 진솔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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