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 행복은 간장밥 - 그립고 그리운 법정 스님의 목소리 샘터 필사책 1
법정 지음, 샘터 편집부 엮음, 모노 그림 / 샘터사 / 2017년 5월
평점 :
품절



법정 행복은 간장밥 - 그립고 그리운 법정 스님의 목소리 l 샘터 필사책 1

  _법정 (지은이) | 샘터 편집부 (엮은이) | 모노 (그림) | 샘터사 | 2017-05-23

 

 

요즘 필사책이 꾸준히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이 책은 법정 스님이 남기신 말씀과 아껴 읽으셨던 명언들을 주제별로 모아서 어록 + 필사책형태로 편집되었습니다. 샘터에서 출간한 필사책 1권이네요. 필사책은 두 가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책에 있는 글을 좀 더 깊이 마음에 간직하고 싶은 바람과 IT시대 덕분에 손글씨를 어쩌다 가끔 쓰게 되다보니 그렇잖아도 못 쓰는 글씨가 더 난해해지려는 것을 막기 위함이겠지요.

 

사람은 때로 외로울 수 있어야 합니다. 외로움을 모르면 삶이 무디어져요. 하지만 외로움에 갇혀 있으면 침체되지요. 외로움은 옆구리로 스쳐 지나가는 마른 바람 같은 것이라고 할까요. 그런 바람을 쏘이면 사람이 맑아집니다. 우리는 모두 언젠가는 죽는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하는 것처럼 우리는 모두 고독할 수밖에 없는 존재라는 사실도 받아들여야 합니다.”

 

...사람은 때로 외로울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이 마음에 와 닿습니다. 외로움. 병이 아니지요. 극복하려고 애쓸 일도 아니지요. 혼자서도 잘 살아갈 수 있는 사람이 결혼 생활도 무난하게 잘 해나갑니다. 어긋난 애착, 불안정한 애착은 나도 힘들고 상대방도 힘들게 합니다. 외로움이 옆구리를 스쳐 지나가는 마른 바람이라는 표현도 참 좋습니다. 마른 바람의 반대는? 젖은 바람이겠지요. 젖은 바람은 눈물샘을 자극하겠지요. 눈물은 한숨이 되고 어느 결에 원망이 되고. 급기야 바로 너 때문이야.”하고 눈빛이 달라지겠지요. 마른 바람을 쏘이면 사람이 맑아진답니다. 젖은 바람은?

 

 

지금 우리가 이렇게 살아있다는 사실이 새삼스레 기적 같기만 하고, 둘레의 모든 것에 고마움을 느끼는 요즘입니다. 앓고 나면 철이 든다더니 뒤늦게 그런 생각이 들어요...”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이 기적 같고, 고마운 일이건만 우리는 잊고 살지요. 나도 마찬가지입니다. 오히려 사는 것이, 살아있다는 것이 구차하게 느껴지고 괴로운 사람도 있겠지요. 그 사람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 못하면 조용히 입을 다물고 있어야겠지요. 내 주변에는 중병을 앓고 나서 삶에 대한 애착이 더 강해지는 사람도 있는가하면, 훨씬 더 마음이 너그러워지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리고 보면 앓고 나면 철이 든다는 말도 사람 나름인 모양입니다. 감사함을 잊고 산다는 것은 본인에게도 주위사람에게도 참 힘든 일입니다. 아는 목사님이 은퇴하시고 집에 계시던 중 아내 되시는 분(이 목사님은..사모, 사모님이라는 호칭을 참 싫어하심)이 친구 분들과 여행을 떠나셨답니다. 그래서 아내가 집을 비운 사이에 서프라이즈를 계획했습니다. ‘집안 대청소를 태어나서 처음 하신 듯합니다. 그리고 그 내용(글과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리시면서 마지막에 남기신 말. “철 들면 죽는다던데...”

 

 

웬 간장밥? 스님이 묻습니다. “그래, 자네는 어떻게 밥해 먹고 사나?” “스님, 제가 혼자 자취를 해서요. 갓 지은 밥에다 간장 넣고 참기름 몇 방울 똑똑 떨어뜨려서 그렇게 간단히 때웁니다.” “그래, 그 밥......참 맛있지.” _2000년 봄 길상사에서..

 

책 말미에는 홍석훈 아트디렉터의 필사책, 이렇게 써보세요라는 글이 실려 있습니다. 마음을 비우고, 나무가 자라는 것처럼, 바다를 바라보듯, 누군가를 그리워하면서...라는 소제목이 붙어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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