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모 사케르 - 주권 권력과 벌거벗은 생명 What's Up 3
조르조 아감벤 지음, 박진우 옮김 / 새물결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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쎄인트의 이야기 2017-064

 

"what's up"-03 호모 사케르 : 주권 권력과 벌거벗은 생명

      _조르조 아감벤 저/박진우 역 | 새물결

    원제 : Homo sacer: Il potere sovrano e la nuda vita

 

1.

우선 이 책의 제목으로 쓰인 호모 사케르란 어떤 의미인가? 고대 저술가인 페스투스(페스투스, 섹스투스 폼페이우스)는 그의 논집 말의 의미에 대해에서 이런 말을 남겼다. “호모 사케르란 사람들이 판정한 자를 말한다.” (호모 사케르)를 희생물로 바치는 것은 허용되지 않지만 그를 죽이더라도 살인죄로 처벌 받지 않는다는 부연 설명이 뒤따른다. 최초의 호민관법은 만약 누군가 평민 의결을 통해 신성한자로 공표된 사람을 죽여도 이는 살인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명기하고 있다. 이로부터 나쁘거나 불량한 자를 신성한 자라고 부르는 풍습이 유래한다.

 

2.

참으로 수수께끼 같은 이야기다. ‘나쁘거나 불량한 자를 신성한 자라고 부르는 해괴망측한 표현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 ‘여타의 신성한 것을 해치는 건 금하면서도 신성한 인간을 죽이는 건 가하다는 사실은 또 무슨 소리인가? 바로 이러한 모순된 부분을 이해하기 위해 저자와 함께 사유의 길을 걷는다.

 

3.

고대 저술가들에 의해 제기된 신성화(神聖化)’에 대해선 현대 학자들의 상이한 해석들이 첨예하게 대립된다. 신성화를, 종교법과 형법이 아직 분화되지 않았으며 또 사형선고를 신에 대한 희생으로 받아들였던 태곳적 단계가 약화되고 세속화된 잔여물로 바라보는 진영이 있는가 하면, 신성화란 신성함의 원형적인 형상, 지하 세계의 신들에게 바치는 봉헌의 흔적들을 지닌 것으로, 터부라는 인류학적 개념의 이중적 의미와 유사한 것으로, 즉 존엄하면서도 저주받았으며, 숭상 받을 가치가 있으면서도 공포를 불러일으키는 것으로 바라보는 진영이 있다.

 

4.

이 책의 지은이 조르조 아감벤은 1942년 로마 태생이다. 로마 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했다. 그의 사상 기저는 프랑스의 철학자 시몬 베유와 하이데거가 영향력을 끼쳤다. 그가 사숙한 철학, 사상가들은 발터 벤야민, 아비 바르부르크 등이 거론된다. 1970년대 후반 이후에는 자크 데리다, 질 들뢰즈, -뤽 낭시, 알랭 바디우 및 안토니오 네그리 등 프랑스 지식계와 본격적으로 교류하기 시작했다. 호모 사케르연작 시리즈 외에 20여 권의 저술이 있다. 조르조 아감벤은 이탈리어 판 벤야민 전집 편집자로 유명하다.

 

5.

이 책을 출간하기 이전까지 지은이는 주로 문학 비평가 혹은 미학자로만 알려져 있었지만, 이 작품을 통해 정치철학분야의 가장 독창적인 사상가로 확고한 자리매김을 한다. 호모 사케르시리즈를 통해 저자는 거의 누구도 주목하지 않았던 사유의 대상을 중심으로, 정치적 관심 및 법에 대한 관심을 본격적으로 드러낸다. 그의 생각을 펼치고 정리하기 위해 수많은 사상가들이 등장한다. 많은 역사적 사례들을 참고한다. 조르조 아감벤 사상의 특징은 기존 이론가나 입장의 연구 노선이나 사유 방향을 동일하게 반복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모든 사유들을 보다 급진적으로 다시 읽고 새로운 틀 속에서 재사유하는 것을 과제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 전체의 핵심 주제는 바로 정치의 근본 범주를 동지/의 대립관계가 아니라 주권/벌거벗은 생명의 관계로 새롭게 파악하는데 두고 있다. , 주권자와 벌거벗은 생명(혹은 호모 사케르, 또는 생명 정치적 신체)간의 관계에서 정치의 본질을 발견하게 된다는 것이다. 지구상 곳곳에 테러가 난무하고, 우리 사회 곳곳에 무수히 늘어나고 있는 소외된 이들, 기본적인 인권조차도 보장받지 못하는 이들이 하루하루를 연명하는 냉혹한 현실을 돌아보게 하는 사색의 단초를 제공해주고 있다. 아울러 생명 정치적 현상들정치적 존재론의 성찰을 유도하는 깊은 의미가 담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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