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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소리 트레이닝북 - 국내 최초의 보이스코치 임유정의
임유정 지음 / 원앤원북스 / 2014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목소리 트레이닝북] : 국내 최초의 보이스코치 임유정 저 | 원앤원북스
1.
스마트 폰이 폭발적으로 보급되면서 일어난 여러 가지 일상의 변화 중에 팟 캐스팅(Podcasting)을 들 수 있다. 다양한 분야 중에서 내가 가끔 듣는 것은 아무래도 책 관련 방송이다. 그런데 안타까운 것은 오래 들을 수가 없다. 무슨 책을 소개하고 있나 정도만 파악하곤 닫게 된다. 그 이유는 진행자들의 발음이 정확하지 않고 혼자 우물우물하다가 말기 때문이다. 게스트는 그래도 애교로 봐 줄 수 있지만 진행자가 말을 입안으로 다 삼키는 것은 문제가 있다. 바로 발음과 호흡이 문제다.
2.
아나운서들의 말소리가 듣기 좋은 것은 목소리가 좋은 탓도 있지만 발음이 정확하기 때문이다. 나는 안다. 아나운서들이 정확한 발음을 하기 위해 얼마나 많이 애쓰고 노력하는 줄 안다. 식곤증이 몰려오는 오후 수업시간에 ‘아무개 책 읽어봐!’해서 비몽사몽간에 일어나서 읽는 것처럼 딴 짓 하다가 읽는 것이 아니라 방송에 들어가기 전 거의 외우다시피하며 반복훈련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래야만 방송 중에 말이 ‘씹히지 않는’것이다.
3.
결론은 끊임없는 훈련이다. 그러나 아무리 고치고 싶어도 못 고치는 경우도 있긴 하다. 아니 나는 별로 안 불편하니까 그냥 편하게 발음할 수도 있다. 가까운 사람들은 익숙해져서 알아들을 수 있다 할지라도 대중을 상대로 하는 언어 전달은 정확해야 한다. 안 그러면 오해의 소지가 크다.
4.
두 분의 대통령을 모시고 연설비서관으로 재직했던 강원국 작가는『대통령의 글쓰기』에서 대통령이 연설문에 잘 쓰는 단어와 쓰지 말아야 할 단어를 가까운 곳에 붙여 놓고 수시로 참고 한다고 했다. 작가가 직접 모신 적은 없지만 역대 대통령 중 김영삼 대통령의 발음과 관련한 에피소드를 전해준다. 대표적으로 ‘확실히’를 ‘학실히’로, ‘경제’를 ‘갱제’라고 발음했다. 당시 연설문 담당 행정관 책상에는 가급적 쓰지 말아야 할 단어가 붙어 있었다. 그중 가장 심각한 단어는 ‘관광’이다. “제주도를 세계적인 ‘강간도시’로 만들겠다.”는 우스갯소리가 전해질 정도로 대통령의 발음은 심각했다.
5.
이 책의 저자 임유정은 이러한 발음의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해주는 ‘해결사’라고 생각이 든다. 신문방송학을 전공하고 리포터, 아나운서, 캐스터, 호스트를 거쳐 스피치 회사의 대표를 맡고 있다. 스피치와 관련된 명강사이다. 같은 말(言)이라도 정확하고 아름답게 전하는 일에 매진하는 저자의 열정에 감탄이다.
6.
저자에겐 국내 최초의 보이스코치라는 타이틀이 붙는다. 저자는 자신을 찾아 온 사람들이 "목소리가 정말 바뀔까요?" 물을 때 이렇게 답한다. “아니요. 목소리는 바뀌는 것이 아닙니다. 정말 좋은 목소리는 원래 내 몸 안에 있어요. 그런데 우리는 그걸 사용하는 방법을 모르는 것뿐이에요. 제가 하는 역할은 내 몸 안에 있는 좋은 목소리를 찾아내는 것뿐입니다. 그러니까 목소리를 ‘바꾼다’가 아니라 ‘찾는다’라고 표현하는 것이 맞습니다.
7.
책은 3부로 나뉘면서 전체 13장의 구성이다. 발음, 발성, 호흡 트레이닝을 시작으로 실전 트레이닝으로 넘어가선 입, 혀, 배 근육을 이용한 실전 훈련이 이어진다. 마지막 3부에선 목소리 고민을 해결하는 케이스 클리닉이다. ‘목소리가 너무 작고 웅얼거려요’에 대한 처방은 “일단 입을 크게 벌리지 않는다. 그리고 복식호흡으로 숨을 배에서 입으로 끌어올리지 않는다. 목소리 훈련의 가장 기본적인 배짜기 훈련과 입안의 아치 넓히기 훈련을 통해서 강하고 자신감 있고 밖으로 토해져 나오는 목소리를 만들어보자.” 목소리 작은 것에 대한 열등감에 배에 힘을 주고 자신감을 가지라는 추상적이기까지 한 일반적인 조언보다 구체적이다. 입을 작게 벌리고 숨을 배에서 입으로 끌어올리지 않는다는 부분이 처음엔 선뜻 이해가 가지 않았으나 ‘훈련 포인트’와 ‘방법’을 보니 수긍이 간다.
8.
트레이닝을 한다고 목소리가 변화될까? 의아해하는 독자들에게 저자는 이렇게 답한다. “목소리는 순수한 목소리의 싹과 공명이라는 것으로 나뉩니다. 순수한 목소리의 싹은 자신이 타고난 목소리이기 때문에 바뀌기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공명은 후천적으로 노력하면 충분히 만들어지는 기술입니다. 내 몸도 하나의 악기라고 생각해보세요. 단순히 목만을 울려내는 소리와 배 아래까지 깊숙이 숨을 담아 그 숨을 꺼내면서 내는 공명 목소리는 당연히 차이가 나겠죠.” 이 부분은 성악 하는 사람들에게도 가장 기본이 되는 지침이기도 하다. 부록으론 저자가 직접 강의한 동영상 CD가 있다. 이제 훈련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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